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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경영 추진 체계

새 키워드 ‘녹색 경영’… 전략을 바꿔라

김상열,김인,이성욱 | 56호 (2010년 5월 Issue 1)

녹색 경영이라는 새로운 키워드가 등장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환경 이슈가 아닌 경영 이슈가 됐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국제협약의 증가와 국제적인 규제 강화, 투자자들의 환경 적합성 요구, 소비자들의 친환경 제품 선호, 다른 기업 대비 경쟁 우위 확보 등 여러 이유로 인해 기업들이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해결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가히 기업의 성장 목표 자체를 녹색 성장이라는 용어로 대체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제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녹색 성장을 경영에 적용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 가능한 리스크들은 시장에서 게임의 룰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즉 각 기업에게 새로운 위협이 될 수도 있으며, 반대로 성장의 기회로 다가올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은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을 추진하고, 주도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혁신 관점에서 녹색 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기업은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까? 먼저 녹색 경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본적인 전략 방향성을 수립하는 게 우선이다(Strategy). 이에 따른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을 파악하고(Risk Management), 이렇게 파악된 리스크들을 즉각적으로 보고하는 체계를 수립하며(Reporting),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 그 결과를 검증받을지 대책을 마련하고(Assurance), 현재의 규제에 대응할 뿐 아니라 선제적 조치를 시행하는(Compliance) 5단계로 녹색 경영을 추진할 수 있다.(그림1)
 
1.전략
녹색 성장이라는 말이 처음 정부에서 제기됐을 때, “도대체 녹색 성장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많이 나왔다. 혹자는 녹색(환경)과 성장이 양립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으며, 혹자는 기업의 성장 중심 정책을 완화하기 위한 수사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녹색 성장은 이런 고정관념에 의거한 비판까지 아우르고 가야 하는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환경을 논할 때, 다시 산업사회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기반으로 환경을 개선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기술을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서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경제와 환경의 선순환’이 필요하다. 이는 기업이 성장이라는 전략의 중요한 축과 함께, 기술이라는 또 다른 전략의 기반을 발전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웅진그룹은 2006년 4월 그린 비즈니스를 그룹의 전략적 목표로 선언했다. 이미 웅진그룹의 주력 제품인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용 가전 제품은 녹색 이미지를 반영하고 있다. 웅진그룹은 웅진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품질, 디자인, 가격 요소와 함께 반드시 ‘환경’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한다고 주문하며, 그룹 전체적인 시너지 효과를 강조한다. 이에 따라 제품의 개발에서부터 설계, 생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생명 주기 전반에 걸친 친환경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다.
 
공주 시에 있는 웅진코웨이와 웅진식품 공장에서는 공장 오·폐수 처리 시설 개선 활동을 실시해 용수를 재활용하며 물을 절약하고 있다. 또 전기 절감기를 설치해 연간 1억 원 이상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웅진케미칼 공장에서는 열매보일러(합성 오일을 고압 가열하는 방식의 보일러)에 쓰던 벙커씨유를 LNG로 전환해 연간 1만 5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고 있다. 태양 전지 소재 기업인 웅진에너지의 대전 공장은 건설 단계에서부터 3000톤 규모의 히트펌프를 설치해 심야 전기를 활용하고, 폐수 재생 시스템을 설치해 95% 이상의 폐수를 재사용함으로써 하루 300톤의 물을 절약하고 있다. 또 웅진에너지와 함께 웅진폴리실리콘 등 친환경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성장 동력도 계속 확보하고 있다.
 
웅진그룹의 이런 사례는 녹색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어 경영진의 경영 철학과 실행력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즉 강력한 경영진의 의지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의 축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서부터 보유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실행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2.
리스크 관리
녹색 경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다양한 환경적인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이다. 즉 기후변화와 에너지 고갈에 대한 대응과 함께, 이를 유발시키는 리스크에 대한 관리 활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989년 알래스카 해협 주변에 엑슨모빌의 기름 유출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가 초래한 환경 오염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알래스카 주민의 생업인 어업과 관광을 위협하고 있다. 결국 환경을 망친 대가가 그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끼쳤으며 동시대의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8년 이후 고유가 시대를 맞으면서 기업들은 화석 에너지 고갈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들은 지난 수십 년간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 에너지에 의존해 산업 발전을 일궈 왔다. 우리가 먹는 모든 농수산물의 운송은 물론, 수도 공급, 섬유와 화학 제품 등 공산품 생산의 근간이 화석 에너지로부터 비롯됐는데, 이는 결국 탄소 배출을 심화시켰고 에너지 가격을 높였으며, 궁극적으로 공산품 가격 등 물가 상승을 불러왔다.
 
이런 변화는 기업들이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로 그대로 반영됐다. 결국 리스크 관리라는 것은 이러한 환경적인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업 스스로가 환경 리스크를 관리하고 줄일 수 있는 방향성을 잡아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SK그룹은 1972년부터 조림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여의도 면적의 13배에 달하는 4100ha(41km2)의 면적에 나무를 심었다고 최근 밝혔다. 1ha(헥타르)의 숲이 연간 50명이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이 조림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한 산소만도 매년 중소 도시 인구인 20만 명이 숨 쉴 수 있는 양이다. 숲 1ha는 8.1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으므로 SK 조림지는 매년 3만 3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로 바꿔놓고 있다. 3만 3000톤의 이산화탄소는 자동차 4000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다. 결국 SK는 충주 인등산, 천안 광덕산, 영동, 오산 등지를 녹화함으로써 SK라는 기업에서 배출할 수 있는 탄소 배출권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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