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성공 노하우 프레젠테이션

멋지지 않아도 좋다, 이기는 PT하라

56호 (2010년 5월 Issue 1)

 
편집자주 제안·입찰 분야의 글로벌 컨설팅사인 쉬플리 한국 지사(www.shipleywins.co.kr)의 김용기 대표가 치열한 제안 전쟁에서 깨달은 실전 노하우를 연재합니다. 제안·입찰에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독자 여러분께 실용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제안 프레젠테이션(PT)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戰場)’이다. 여기서는 ‘세련되고 멋진’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라 ‘이기는’ 프레젠테이션이 필요하다. 제안 프레젠테이션은 철저하게 승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련될 필요도 없고, 심지어는 논리적일 필요도 없다. 궁극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으면 그것이 성공적인 제안 프레젠테이션이다. 이기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전략을 소개한다.
 
질의응답에 승부를 걸어라
대학교수인 당신은 어제 늦게까지 친구와 술자리를 함께 했고 오늘 오전 9시에 조달청에 평가 위원으로 앉아 있다. 귀찮기도 하고 수당도 많지 않았지만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신기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고 싶어서 평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조달청 직원의 오리엔테이션 후에 배포된 제안서의 양에 기가 질렸다. 늦은 술자리로 컨디션도 안 좋은데 300쪽이나 되는 제안서가 5권이나 되다니. 점심시간까지 1시간 30분 남짓 남았으니 제안서당 검토 시간이 20분 정도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①제안 요약서를 훑어보고, 대충 순위를 결정한 후에 프레젠테이션 때 확인한다.
 
②전공 분야인 LED 기술 적용 섹션을 중점적으로 평가한 후 프레젠테이션 때 물어볼 질문을 메모한다.
 
③대충 있다가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결정하기로 한다.
 
대체로 평가 위원들은 위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평가 위원들의 평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제안 평가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것은 프레젠테이션 때의 질의응답이다. 제안서는 가장 영향력이 낮다. 평가 위원들이 제한된 시간 내에 여러 제안 내용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가자가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 짧을수록 제안서보다는 제안 요약서를 보게 된다.
 
PT 장표는 제안 요약서보다 전략을 잘 구현할 수 있는 도구다. 제안 요약서에서 메시지를 강조하기는 어렵다. 그림을 삽입한다거나 글씨를 크게 하거나 굵게 강조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나 PT 장표는 과감한 생략과 비주얼화가 가능하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강조할 수 있다.
 
PT 장표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핵심은 PT 장표가 아니라 PT임을 명심해야 한다. 실패하는 대부분의 PT는 PT 장표가 주인공이 되고, 발표자는 보조가 되어 PT를 그대로 읽고 있는 경우다. 성공적인 PT를 하려면 질의응답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질의응답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각자 준비한 PT에서는 큰 차이가 안 나지만 질의응답에서는 변별력이 생긴다. 발표자는 PT에서 애매하거나 불리한 것은 숨기거나 무시할 수 있지만 질의응답에서는 피할 수 없다.
 
제안을 준비할 때 영향력이 큰 순서대로 집중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현실은 우선 순위와 반대다. 제안서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PT의 질의응답은 시간에 쫓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노련하고, 경험이 많은 프로젝트 매니저들은 제안서 초안이 나오면 서둘러 제안 요약서와 PT 장표를 작성한다. 왜냐하면 승부는 늘 PT에서 나온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순서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
PT를 준비할 때는 평가자들이 인간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그들은 논리적 이해뿐 아니라 정서적 공감도 중요시한다. 그들은 분석적인 잣대로 점수를 주지만 때로는 제안서의 이미지와 발표자의 신뢰감에 점수를 주기도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PT시간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침 9시에 PT를 한다면 발표자의 목이 풀리지 않아 목소리가 좋지 않게 들릴 수 있다. 반면 평가자들은 가장 환기되어 있는 상태여서 의미 있고, 중요한 이야기를 들으려 할 것이다. 또 점심식사 후에 시작되는 PT는 대체로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런 점을 미리 감안해 대비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PT 첫 번째 순서라면 이 프로젝트를 평가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배경 설명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네 번째 PT인데 다른 팀들과 똑같이 배경 설명을 하고 있다면 평가자들은 매우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주목해야 하는 건 경쟁자와 자신의 순서다. 경쟁자보다 먼저 한다면 경쟁자를 공략하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프로젝트를 이해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해야 하므로 차별화 포인트를 설득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경쟁자보다 나중에 한다면 이미 평가 위원들이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의 차별화 요소를 설득하는 데 시간을 활용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경쟁자가 깔아놓은 전략적 함정에 걸려들 위험이 있다. 순서에 따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PT를 경쟁자보다 먼저 한다면 적극적으로 경쟁자를 공략하고, 나중에 한다면 차별화 요소를 부각시키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게 좋다.

 

 
서두는 주의집중으로 시작하라
오후 3시쯤 세 번째 발표자로 서울조달청 회의장을 들어가본 경험이 있는가? 따뜻한 햇빛이라도 비추면 발표하는 사람은 평가 위원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한다. 평가자들은 다른 팀과 다른 장표, 다른 주장, 다른 내용을 원한다. 이를 위해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룰은 다음과 같다. 우선 시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시작(Opening)과 마무리(Closing)를 위해 시간의 20%를 떼어놓고, 남은 시간을 3분으로 나눈다. 예를 들면 20분 중에서 본론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80%인 16분이고 16분 동안 당신이 충분히 강조할 수 있는 포인트는 최대 5개다.
 

 
서두는 주의집중(Attention)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첫 문장을 사전에 충분히 익힌 후 현장에 입장하라. 평가 위원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시작하지 말고, 잠시 침묵을 유지한 뒤 모두가 바라보는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시작하라. 시작은 다음 기법들 중 하나를 사용하라.
 

 

 
본론은 3S를 강조하라
본론은 3S-State(주장), Support(증명), Summary(요약)로 핵심 포인트를 강조해야 한다.
 
3S는 PT를 이끌어나가는 핵심 기법이다. 제안서는 헤드라인식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핵심 메시지를 먼저 강조한 뒤 이를 설득하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단어가 아닌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흡수한다고 말한다. 아래 비주얼이 좋은 사례이다. 98%의 범용성을 젊은 여성의 웃음을 통해서 이미지화한 예다.(그림1)
 

마무리는 강렬하게 하는 것이 좋다. 마무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끌거나 새로운 이슈를 말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의 가장 큰 이슈가 무엇이고, 그 이슈를 우리는 어떤 솔루션으로 해결할지를 한두 문장으로 말하라.
 
PT 장표는 그래픽을 잘 활용하라
필자가 컨설팅 현장에서 본 70∼80%의 PT 장표는 메시지 전달에 실패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장표가 제안서 같기 때문이다. 제안서처럼 헤드 메시지가 써 있고, 깨알 같은 글씨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당연히 평가 위원들은 읽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대부분의 장표는 평가자에게 읽히려고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발표자가 읽기 위해서 작성한다. 고객을 위한 장표를 만들려면 최소한 3일 전에는 완성해 완전히 숙지한 뒤 장표를 읽지 않고 발표하도록 해야 한다.
 
효과적인 PT 장표를 만들려면 그래픽을 잘 활용해야 한다.
 
배경에 있는 주사위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연관이 없는 불필요한 그래픽이다. 특히, 제안PT에서 메시지와 직접 연관되지 않은 비주얼의 사용은 메시지의 전달을 오히려 방해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그림2)
 

 

PT
장표는 위에서 아래로, 좌에서 우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인간의 시선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이렇게 훈련되어왔기 때문에 이 원칙을 어긴 장표를 보면 불편하거나 긴장한다. 가운데 원이 있거나 화살표가 아래에서 위로 그려지면 강조는 할 수 있겠지만 이를 전 장표에 걸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림3>처럼 개념도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경우 읽기 불편하다.
 
6*6 법칙도 기억해야 한다. 이는 장표에 들어가는 텍스트는 최대 6줄에, 1줄에는 6단어가 넘어가면 안 된다는 법칙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글이 가득 차 있어서 가독성이 떨어진다. <그림4>는 색깔도 너무 많다. 색깔로 특정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3가지 색(무채색 1개 포함)을 넘으면 안 된다는 것이 시각 디자인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하나의 장표에는 하나의 메시지만을 담아야 한다. 몇 개의 내용을 담게 되면 전달력이 약해진다. <그림5>는 2개의 메시지(터널 관리 전략, 교량 관리 전략)가 한 장표에 들어 있어서 전달력이 떨어진다.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각 장표는 일관된 템플릿과 색깔의 통일감 속에서 변화를 주어야 내용 전달과 신뢰성 확보에 유리하다. <그림6>에서 3장의 장표는 전문적인 내용이 산만하게 표현됐다. 장표들에 일관성을 주려면 제목을 붙이는 방식과 색상 선택에 통일감을 줘야 한다.
 
무대에서 승리하라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죽음(6위)’, ‘통증(5위)’보다 ‘높은 곳(2위)’, ‘곤충(3위)’을 더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1위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무대 공포)’이라는 점이다. 심리학자들은 무대 공포가 원시 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맹수에게 노출되었을 때 보이는 육체적, 심리적 반응과 매우 유사하며 이를 긍정적으로 소화하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맹수에 노출되었을 때 전력 질주하듯이 적절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PT를 할 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시선 처리에서 드러난다. 청중을 보고 있으면 프로이고, 시각 자료를 보고 있으면 아마추어다. 청중을 보려면 자신의 메시지를 구조화하고 이를 청중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방법과 소화력을 갖춰야만 한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키노트(Key Note)를 이용하라. 원고를 줄줄이 외우면 반드시 중간에 생각나지 않는 구간이 있기 마련이고, 그 다음부터 PT는 꼬이기 시작한다. 이를 대비해 핵심 키워드를 크게 쓴 키노트를 준비하라. 설령 한두 문장, 심지어 한두 단락을 빼먹거나, 현장에서 시간이 줄거나 늘어나더라도 핵심 키워드를 숙지하면 강조할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청중들과 시선을 교환할 때도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마음속으로 청중을 서너 개 그룹으로 나누어라. 한 그룹에서 가장 호의적인 표정과 시선을 가진 한 명을 정해서 주로 그와 눈을 맞춘다. 이후 마찬가지로 다른 그룹에서 가장 호의적인 한 명과 주로 눈을 맞춘다. 시선을 각 그룹에 골고루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들은 예외 없이 자신을 봐주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하면 발표 장소에 있는 어떤 사람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할 수 있다.
 
몸은 흔들지 않아야 한다. 손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옷 재봉선에 내려놓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이 상태를 유지하면 바보 같아 보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적절한 제스처를 취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스처 사용시 주의해야 할 점은 반복이다. 제스처가 반복되면 메시지를 강조하는 효과가 아닌 ‘노이즈’가 되어 메시지의 선명도를 떨어뜨린다. 습관적인 제스처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질의응답을 지배하라
앞에서 밝혔듯 질의응답은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질의응답 시간에 발표자는 의도적으로 평가자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거나 이슈화시켜 그들의 질문을 유도해야 한다. 경쟁자가 어떤 점을 장점을 내세울지 예상한 후 질의응답 시간에 그 장점을 어떻게 공략할지를 생각하라. 질문에 답변할 때는 결론부터 이야기하고, 자신의 답변이 만족스러웠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