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후 평판, 이해관계자에 달렸다

40호 (2009년 9월 Issue 1)

금융 부문에서 촉발된 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되면서 기업의 평판 관리는 지난 수십 년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부정적 평판을 받는 기업 및 산업은 종종 대중의 분노를 사고 있으며, 입법기관과 규제당국의 감시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 민간 부문에 대한 신뢰도는 보호무역, 규제 등 주요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행히 많은 고위 경영진이 기업 평판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영진은 일부 금융회사들이 소비자와 주주, 규제당국, 납세자들과의 사회적 약속을 저버림으로써 기업 전체 이미지에 광범위한 타격을 입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맥킨지 쿼털리가 2009년 3월 전 세계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서 기업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가 하락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85%에 달했다. 또 자유 시장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약화됐다고 대답한 응답자도 7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 ‘에델만 신뢰도 지표조사(Edelman Trust Barometer)’에서도 세계 20개국 응답자 중 62%가 “1년 전에 비해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이렇게 기업 평판 문제의 심각성 및 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가 커지는 것은 단지 최근의 경제 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터넷 등 미디어 확산과 비정부기구(NGO) 등 이익단체들의 영향력 증대, 광고의 신뢰도 하락 등 일련의 근본적 환경 변화가 주요 원인이다.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은 더욱 신속하게 노출 및 감시되고 있으며, 전통적 PR 방법들은 평판 관리에서 이전과 같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제 긍정적인 평판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바뀐 환경에 맞는 새로운 대처 방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기업들은 새로 발생하는 이슈들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경청의 기술’을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핵심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지지자 네트워크를 구축해 핵심 타깃 계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평판 관리 활동을 수행하는 데 적합한 조직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일부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우려 사항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첨단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고객을 태도 및 성향 중심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또 개별 부서를 초월한 팀을 구성해 평판 관리와 관련된 위협 요인을 폭넓게 수집하고 신속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걸림돌이 되는 조직적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 리더십의 강력한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고위 경영진이 적극적 의지를 갖고 이를 추진할 경우 변화무쌍한 환경에서도 차별화된 평판을 구축해 이해관계자 및 일반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업 평판 관리 환경의 변화
이번 금융위기는 기업의 평판 관리와 관련한 2가지 중대한 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이 얼마나 미흡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그 첫 번째 변화상은 NGO와 시민 활동가, 온라인 네트워크 등 간접 이해관계자 세력의 성장이다. 실제로 국제연합(UN)이 인정한 NGO 단체의 수는 1980년대 초 1000개 미만이었으나, 최근 4000개 이상으로 대폭 늘어났다. 간접 이해관계자 세력들은 기업들이 인간의 얼굴을 한 글로벌화 추진, 기후 변화, 비만, 인권 침해, 에이즈와 같은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 미디어 기술과 인터넷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확산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활동을 더욱 신속하고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열악한 노동 조건과 같이 특정 지역에서는 용인돼왔던 이슈들이 ‘시민 기자’와 블로거들에 의해 포착돼 다른 지역에서는 대중적 격분을 일으키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 결과 이전에는 프로세스나 인력, 시스템상의 실패에 기인한 운영상 리스크로 간주되던 문제들이 이제는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는 기업 평판 리스크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은행의 거래 데이터 유출은 은행의 평판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게 된다. 제약회사의 임상실험에서 투명성이 조금이라도 미흡할 경우 파국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머크의 바이옥스(1999년 출시돼 2만7000명에게 심장질환 부작용을 일으킨 소염진통제로, 2004년 머크사가 자진 회수하고 허가가 취소됨)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금융 부문의 리스크 관리 부실로 일어난 천문학적 손실을 충당하는 데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부정적인 기업 평판은 경영에 심각한 여파를 가져올 수 있다.
 
기존 평판 관리 방법의 문제
다양하고 분산된 오늘날의 환경에서 기업들은 평판을 저해할 수 있는 조직 전반의 리스크 요인들을 파악해 고도의 기법으로 분석한 후, 완화 대책을 수립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유형의 제휴 파트너, 정부, 시민 사회단체, 소비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여기서 성공의 관건은 전사적 조율 및 조속한 실행 능력에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위협 요인들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고찰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전담 부서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특히 수많은 NGO 단체들에 대응하는 데는 전통적 PR 방식만으로는 불충분하므로, 기업들은 쌍방향 대화 활성화 등의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현장의 사업부 관리자들은 잠재적 이슈들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막상 기업 평판 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또 평판 리스크의 수집 및 정량화를 위한 일관된 방법론의 부재가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을 저해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평판 관리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모호하게 정의돼 있는 경우도 많다.
 
그 결과 평판 이슈에 대한 대응이 단기적, 임시적, 사후 대응적 차원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중이 가지고 있는 우려의 정도를 감안할 때 이는 매우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기업의 평판 이슈로 인해 PR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기는 하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한 통찰 없이 기존 PR 방식에만 의존한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평판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기업의 평판 관리를 개선하는 일은 효과적인 조기 경보 체계를 구축해 경영진이 기업 평판 문제를 조기에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출발한다. 맥킨지의 경험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들은 언론 보도 내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영향력 있는 인터넷 사이트 및 NGO 단체들에 대한 모니터링에 착수한 기업들도 많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경영자들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은 평판상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추는 일이다. 규제당국 및 입법기관 등의 이해관계자들이 반기업적 정서로 규제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평판 리스크의 잠재적 발생 빈도 및 영향도 역시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러한 위협들은 금융 회사의 최근 행태에 대한 비판과 같이 약품 부작용(제약회사), 기후 변화(산업 장비, 석유, 가스 산업), 비만(식음료 산업), 수수료 은폐(통신업체), 폐기물(제조업), 근로자 안전(광산) 등 각 산업별로 다양한 형태의 문제 제기로 이어질 수 있다.
 
맥킨지의 경험에 따르면, 이런 위협에 대비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음 3가지에 주력해야 한다. 첫째, 상품 선호도뿐만 아니라 소비자 그룹의 정치적 성향까지 파악해 충분한 정보를 취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소비자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다. 둘째, 이해관계자들에게 가장 큰 중요성을 가지는, 전략적 방향성과 같이 지나칠 정도의 투명성과 실질적 실천이 요구되는 부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전통적 PR 접근법에서 벗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대응의 바탕에는 과거 많은 기업들의 관행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대중의 논의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깔려 있어야 한다. 특정 이슈에 대해 관련 이익집단이 논의를 주도하도록 놓아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복잡한 득실 관계를 보다 잘 조명해볼 수 있는 폭넓은 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해관계자를 이해하라
무엇보다도 선행돼야 할 것은 각 이해관계자들이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는 평판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상품 및 서비스, 운영 관리, 구매 등의 기업 활동들이 이러한 이슈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심도 있게 이해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환경과 관련한 평판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지속 가능성 관련 노력을 문서화하고, 경쟁업체 및 업계 표준과 비교하기 위한 벤치마킹을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방출된 탄소의 양과 소요된 수자원의 양 등의 사실 관련 정보는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정량적 측정이 가능해야만 효과적인 비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을 통해 적극적으로 강조해야 할 부분들과 실질적 행동에 착수할 때까지 자제할 필요가 있는 부분들이 도출될 수 있다. 평판 리스크에 대한 객관적인 정량화 작업은 이런 분석으로부터 출발한다. 분석 결과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김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거부나 사업장의 강제 폐쇄 등 잠재적인 평판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 및 그 재무적 비용을 측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기업에 대한 평판은 이해관계자의 인식에 달려 있기 때문에 단지 이슈에 대해 분석만 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기업들은 매출 및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 영향력의 구심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관찰이 필요하다. 즉 소비자, 직원, 주주, 규제당국 등 전통적인 이해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이들의 인식 및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NGO 및 미디어 등의 간접적 이해관계자들까지도 면밀히 고찰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을 직접적으로 상대하지 않는 기업이라도 대중의 의견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사 역시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이슈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들은 유형별로 고유의 인식 및 우려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주주들은 평판 이슈가 회사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반면 규제당국은 해당 회사에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중의 시선을 우려하게 된다. 미디어의 경우 기업이 사회를 착취하는 사례가 있는지 눈여겨볼 수 있다. 각 이해관계자 고유의 인식 체계와 그 근본 원인은 이해관계자에 따라 서로 다른 방법을 적용해 파악할 수 있다. 보도 내용을 상세히 분석하면 기업이 주요 이슈에 대한 기자 및 편집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규제당국을 인터뷰함으로써 기업은 이들의 우려 사항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 및 시장 조사는 기업이 폭넓은 소비자 대중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소비자 조사를 할 때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자사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지 아는 것이 마케팅 목적의 고객 세분화 작업과 어떻게 다른지 파악해야 한다. 기업 평판 관리를 위한 조사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 선호도에 기반한 고객 세분화 작업과 비슷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정치 캠페인 과정에서 유권자들을 분류하는 과정과 더 흡사하다. 예를 들어 사회적 이슈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회사의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규제와 관련한 이슈에 관심이 크기 마련이다. 그러나 부동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라면, 기업 평판에 대한 논의에 참여해야 할지 확신이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관련 이슈에 대해 아예 관심이 없는 소비자 그룹도 존재할 수 있다. 한편 친기업 또는 반기업적 의식이 매우 확고해 입장 변화 가능성이 전혀 없는 소비자들도 있다. 규제 이슈에 직면해 있던 한 기업은 ‘사회적 인식 및 태도’를 기준으로 소비자들을 세분화해 분석했다.(그림1) 이 기업은 이런 방법을 통해 영향력 있으면서도 개방적 사고를 지닌 소비자 그룹을 발굴해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이 회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크게 개선됐다.
 
 
GP TIP 평판 관리는 책임의 감수에서 출발
평판 관리의 대가인 스탠리 그린버그와 하워드 패스터는 오랫동안 기업 및 개인(빌 클린턴 등)을 대상으로 정치 컨설팅 및 PR 관련 자문 역할을 수행해왔다. 패스터는 WPP그룹의 PR 회사인 힐앤놀튼의 회장 및 CEO를 역임했다. 맥킨지의 셰일라 보니니와 앨런 웹이 2009년 3월 이들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대기업들의 평판은 지난 수년 동안 부침을 거듭했다. 오늘날 기업들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그린버그 주목할 만한 점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촉발하는 데 기업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기업의 잘못된 의사결정 및 무책임한 행동이 위기의 주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평판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
패스터 신뢰, 믿음, 통제 부재의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 등 보다 광범위한 규모의 기업 평판 문제가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런 환경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그린버그 핵심은 책임의 감수에 있다. 주요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 자발적으로 책임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기업의 리더들이 이를 특별한 임무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또한 기업의 평판 문제에 대한 해답이 대외적 활동보다는 회사가 운영되는 방식, 즉 직원 및 소비자들에 대한 태도, 리더들의 행동과 보상 방안 등에 달려 있는 매우 특별한 시기라는 생각도 든다. 이는 푸드뱅크와 같은 사회 환원 활동을 단순히 확대하는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바로 사업 관행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객들은 은행들이 본연의 기능을 저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은 본연의 업무인 대출 확대 방안 등을 특별히 강조해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다.
 
패스터 금융 부문의 기업이라면 우선 ‘우리는 현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회사가 아님’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부실 금융기관과 거리를 두고 차별화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가 회사를 대표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라면 최고 경영진의 교체를 고려해봐야 한다.
 
또 차별화된 업무 방식을 알릴 필요가 있다. 회사 운영의 기본 전제로 도덕성을 강조하고 윤리 강령을 수립해 사업에 반영하며, 이를 계속 강화시킬 방안을 다양하게 추진해야 한다. 자선 활동에 지출할 수 있는 자금이 많지 않은 시기에는 차라리 높은 수준의 도덕성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데 주력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뉴욕 출장 시 저가 호텔 숙박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상징적 조치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린버그 단지 상징적 의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에 대해 경영진은 무감각한 경향이 있지만, 이는 상당히 중요한 조치다.
 
그 외 도움이 될 만한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패스터 평판 문제에 직면해 있는 기업들에게 우리는 늘 이렇게 이야기한다. “영입할 수 있는 인물은 누가 있는가?” “존재만으로도 자정 효과를 내는 고결한 도덕성을 가진 인물을 독립적인 감사나 조사관으로 영입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전 미국 법무장관이나 워런 루드먼 전 상원의원과 같은 청렴한 인물을 기용해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고, 변화된 행동 양식에 대한 검증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이들은 도덕성은 물론 확고한 의지와 정직성, 투명성을 겸비한 인물들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평판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규제 및 정책 수립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기업들은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그린버그 지금은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 강화로 이행하는 단계에 있다. 기업들은 심각한 글로벌 위기를 가져온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인지하면서 이런 논의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기업들 간에는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영역에 관여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저 가만히 두고 보는 것은 규제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최선의 방안이 아니다. 반면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적절한 규제 방안에 대한 의견을 CEO를 통해 표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가장 필요한 것은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할 목소리를 과연 누가 내는 게 바람직할지 파악하는 일이다. 여기서 가장 큰 관건은 책임성이라고 생각한다. 책임의 확립이야말로 개인 및 기업, 정치 차원에서 우선시돼야 할 덕목이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 기업들은 규제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정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곧 찾을 것이다.
 
셰일라 보니니는 맥킨지 실리콘밸리 사무소의 컨설턴트이며, 앨런 웹은 맥킨지 쿼털리의 편집위원이다.
투명성과 실천이 중요하다
성공적인 평판 관리를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이 실제 기업의 활동을 통해 입증되지 않는 PR 메시지가 무엇인지 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킨지의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행동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로비 및 PR에 기업들이 지나치게 많이 의존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핵심 이슈와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제조업체가 제품의 내용물, 제조 프로세스, 생산직 직원에 대한 처우 등 핵심 이슈에 대해 충분히 공개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이런 핵심 이슈를 다룰 때는 반드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면 핵심 이해관계자들은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미국 식품의약청장이 고지혈증 치료제인 크레스토의 부작용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표명하자,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전국 언론에 광고를 실었을 뿐만 아니라 회사 홈페이지에 임상실험의 원 데이터를 공개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를 통해 독립적인 연구원들이 자발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는 사실 위험한 전략일 수 있다. 동일한 데이터를 분석하더라도 매우 다른 통계적 추론 결과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런 전략을 통해 대중의 신뢰를 다시 구축하고,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 1980년대 미국 플라스틱 산업이 플라스틱 포장의 환경적 영향을 우려하는 소비자 및 규제당국에 대해 취한 조치를 고찰해보자. 당시 주요 플라스틱 기업의 CEO들은 연합전선을 펼쳐 플라스틱과 관련한 대중의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아동의 안전성 보장과 같은 플라스틱 활용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한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동시에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업계의 의지를 표명해 자신들이 환경 문제 해결에도 나서고 있음을 보여줬다. 나아가 플라스틱 기업들은 재활용 관련 연구 및 플라스틱 표준화 시스템 개발에 12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실질적인 실천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런 행동을 반드시 현재의 평판 문제에 대한 대응책으로서만 취할 필요는 없다. 이런 실천은 향후 일어날 수 있는 악재에 대한 일종의 ‘보험’과도 같은 대중의 호의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도요타와 GE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긍정적인 평판을 구축할 수 있었다. 때로는 기업 평판을 염두에 두고 추진한 행동들이 직접적인 매출 증대를 가져오기도 한다. 2008년 미국의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고객들이 쓰지 않는 오래된 전자제품을 매장에서 수거해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 캠페인은 언론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다뤄져 베스트바이는 환경 부문의 선진기업으로 자리잡게 됐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고객들이 베스트바이 매장을 찾아오게 됐다.
 
광범위한 이해관계자 그룹을 참여시켜라
기업의 평판 관리에 있어 공식적 마케팅 및 PR 활동은 여전히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심각한 위협에 대응할 때는 해당 기업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신속히 전파할 수 있는 더욱 효과적인 방안들을 강구해야만 한다.(그림2) 일반적으로 자체 PR 또는 마케팅 부서가 아닌 제3자들이 해당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면 평판 제고 효과가 훨씬 높다. 블로그, 범퍼 스티커, 쌍방향 웹사이트 등 ‘풀뿌리’ 지지자들을 활용하는 것도 그 좋은 예다. 또 다른 방안은 영향력 있는 단체나 인물을 통해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NGO와의 파트너십은 해당 NGO의 대외적 신뢰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물론이고, 회사의 활동상 미흡한 부분에 대해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회도 가져다준다.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들과 긍정적 관계를 구축하면 위기 때 회사의 입장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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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자사의 이미지가 부정확하게 묘사될 위험을 감지한 회사 한 곳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명확한 사실을 전달해 그간의 오해를 불식시켰다. 또한 규제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설명한 과학적 논문을 규제당국에 제시했고, 사업 관행 개선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일반 대중과도 폭넓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이런 접근 방법은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미세한 형태의 방법도 시도해볼 수 있다. 특정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 시스코와 HP, 인텔처럼 회사 블로그로 소비자들과 대화하는 방법, 연구 게시판을 통해 과학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 등이 좋은 예다.
 
쌍방향 대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셰브론은 ‘참여(Will you join us?)’ 캠페인을 통해 석유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자원 고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 대중과 함께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표방하고 있다. 이 캠페인에서 셰브론은 관련 의견 및 정보를 공유하는 쌍방향 웹사이트를 활용해 대중과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빠르게 전개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개별 부서 단위가 아니라 전사적 차원에서 평판 이슈를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 또한 여기에는 규제, PR, 마케팅, IR 등 관련 부문의 모든 담당자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관련 부서 간의 의견 조율과 협조는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기업의 평판 관리 전략은 이를 전담하는 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CEO가 책임지고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의 평판이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오늘날의 기업 환경에서 고위 경영진의 전폭적 관심과 참여는 평판 관리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편집자주
이 글은 McKinsey Quarterly 인터넷판(2009년 6월)에 실린 원문 ‘Rebuilding Corporate Reputations’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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