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전략

시간과 공간, 超세분화하라!

40호 (2009년 9월 Issue 1)

사례 1 문자메시지
2001년 1월 20일. 부패한 필리핀 정부의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민중 혁명에 의해 쫓겨났다. 혁명의 숨은 공신은 문자메시지였다. 야당 의원들이 시민들에게 보낸 ‘검은 옷을 입고 에드사 성당으로 가자(Go 2 EDSA, Wear black)’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1시간 만에 2만여 명의 사람들을 에드사 성당 앞으로 집결시켰다. 나흘간 100만 명이 넘는 군중이 반(反)에스트라다 집회장에 몰려들었다. 결국 에스트라다는 허겁지겁 대통령궁을 떠나야 했다.
 
사례 2 블로그
2003년 3월 23일. “이라크전 발발 4일째. B-52 폭격기 출격 뉴스를 듣는 순간부터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보통 출격 후 6시간이면 바그다드에 도착하는데, 어제는 6시간이 지나도 폭격이 시작되지 않았다….”(dear_raed.blogspot.com에서 발췌) 이라크 전쟁 당시 바그다드 폭격 상황을 가장 생생하고 발 빠르게 전달한 것은 CNN도, 알 자지라도 아닌 ‘살람 팍스(Salam Pax)’라는 필명의 이라크인 블로거였다. 당시 29세의 평범한 이라크 청년에게 전 세계는 귀를 기울였다. 전장의 한복판인 바그다드에서 전쟁의 참상을 알린 그의 블로그는 이라크판 ‘안네의 일기’로 불렸다.
 
사례 3 마이크로블로그(트위터)
2009년 7월 5일.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최악의 유혈 시위로 평가되는 중국 위구르 우루무치 사태를 가장 먼저 세계에 알린 것은 마이크로블로그의 일종인 ‘트위터(Twitter)’였다. 당시 우루무치에 있던 미국인이 트위터 메시지로 전한 현장 소식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나 CCTV 보도보다 12시간이나 빨랐다.
 


 
왜 ‘소셜 미디어’에 주목해야 하는가
미디어가 사회적 변화에 핵심적 역할을 한 사건은 지난 20세기에도 종종 있었다. 1979년 이란 혁명 때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파리에서 보낸 연설 카세트테이프는 이슬람 혁명의 촉진제 역할을 했다.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들은 팩스로 상황을 주고받으며 조직적 투쟁 활동을 벌였고, 미국 대학생들은 중국 관련 뉴스를 추려 팩스로 다시 중국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뉴스 공수 작전’을 벌였다. 1991년 유고 내전 당시 슬로베니아 대학생들은 유고 군인들의 잔혹 행위와 학살을 e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서방에 알려 국제적인 지지 여론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현재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영향력은 그 파급력 측면에서 과거 사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20년 전 톈안먼 사태와 비견되는 위구르 사태는 정보기술(IT) 능력의 발전이 중국의 강력한 언론 통제를 어떻게 무력화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정확한 사상자 수조차 알 길이 없는 톈안먼 사태와 달리, 이번 위구르 시위는 사태 발생과 동시에 그 실상이 낱낱이 세계로 알려지며 중국 정부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은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직접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직접 교류되는 정보는 디지털 기술과 통신 장비의 발달 덕분에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공간적 제약을 허물어뜨릴 수 있는 인터넷의 본질적 가치를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정보의 생산자로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고, 이는 다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업종과 규모에 상관없이 날로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는 소셜 미디어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미국에선 델, 스타벅스, 사우스웨스트 항공,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포드 등 유수의 기업들로부터 구멍가게 수준의 소자본 창업자들까지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를 마케팅 및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툴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IT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소비자들의 니즈가 더욱더 세분화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소셜 미디어의 전략적 활용에 눈을 돌릴 때다.
 
소셜 미디어의 정의 및 특성
소셜 미디어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 경험, 관점 등을 서로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온라인 툴과 플랫폼을 뜻한다. 소셜 미디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가이드와이어 그룹의 창업자인 크리스 쉬플리다. 소셜 미디어의 종류는 관점에 따라 다양하지만 크게 블로그, SNS(Social Network Service), 위키(Wiki), 손수제작물(UCC), 마이크로블로그 등 5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그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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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양질의 정보를 기반으로 활발한 의견 교환이 가능한 소셜 미디어로, 일부 블로그의 경우 정보의 전문성이나 분석의 신뢰도 측면에서 상당한 공신력을 확보해 전문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수준에 이르렀다. 단점은 이동성과 즉각성이 떨어진다는 것. 어떤 일이 벌어진 후 그 사안에 대해 장문의 완결된 문장을 써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PC가 기본적인 도구로 사용된다. 당연히 모바일 기기를 통한 즉각적 의사소통에는 한계가 있다.
 
UCC여가를 위한 콘텐츠 제공 및 유통 형태의 변화는 ‘유튜브’로 대표되는 UCC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 전문 정보 작성자나 특정 기업에 의해 주도되던 콘텐츠 제작 역할이 일반인에게로 넘어온 사례다. 서비스의 핵심은 사용자들이 올린 동영상 콘텐츠들이다. 태생적으로 사용자들의 주관적 해석과 창의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소통 채널이다.
 
위키 단순히 정보를 모아 게재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보 형성 과정에 다수의 사용자들이 참여해 콘텐츠의 질적, 양적 향상을 이뤄 나간다는 게 핵심이다. 가장 유명한 서비스는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 특정한 편집인이 있는 게 아니라 다수의 사용자들이 조금씩 내용을 보태거나 고쳐 특정 개념을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협업(collaboration)에 의해 창조된 지식이 역동적으로 반영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SNS블로그가 정보 공유를 주목적으로 한다면, SNS는 사람과의 관계 형성을 목표로 한다. 다뤄지는 콘텐츠도 심각한 주제에 대한 논평보다는 개인 프로필과 신변잡기적 내용이 주를 이룬다. 실제 삶에서 구축한 사회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실명 기반으로 네트워킹이 이뤄진다는 점도 다른 미디어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대표적 SNS로는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등이 꼽힌다. 국내에는 ‘싸이월드’가 대표적이다.
 
마이크로블로그 ‘트위터’로 대표되는 단문 블로그 서비스. 트위터는 유선 웹 기반 서비스를 무선통신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영문 140자 이내의 짧은 글만 올리도록 해, PC나 인터넷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를 통해 다량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강점은 즉시성이다. 블로거들이 사건이 모두 끝난 후 해당 사안을 정리해 글을 올린다면, 트위터 사용자들은 순간순간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즉석에서 문자메시지로 보낼 수 있다. 반면 정보의 신뢰성 측면에서는 취약하다. 익명으로도 서비스 등록이 가능해 정보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다. 악소문이 쉽게 퍼질 수 있고, 자칫 거짓말의 온상으로 자리잡을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생애 주기
소셜 미디어는 생애 주기(life-cycle)의 변화에서 완만한 S자 곡선을 따르는 일반적인 생애 주기와 큰 차이를 보인다. 주목을 받기 위해 걸리는 준비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신뢰 형성), 우연한 촉매에 의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폭발), 기업의 본격적 참여에 의해 대중화되고(대중화), 그 여파로 미디어로서의 신뢰도가 떨어지지만(쇠퇴), 쇠퇴하더라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잔존) 특성을 가진다.(그림2)


①신뢰 형성
소셜 미디어는 대개 사용자들의 입소문에 의존해 알려진다. 따라서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기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필요하다. 블로그의 경우 그 시초가 정확히 언제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대개 미국의 존 바거가 ‘웹로그(Weblog)’ 서비스를 시작한 1997년을 효시로 본다. 지금은 ‘1인 미디어’라고 불릴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2001년까지 블로그는 IT 분야의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제품이 출시될 때 먼저 구입해 평가를 내린 뒤 주위에 제품의 정보를 알려주는 성향을 가진 소비자군)’들의 전유물이었을 뿐 일반 대중에게까지 주목받지는 못했다. 2006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트위터 역시 초기에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②폭발 소셜 미디어는 다른 서비스나 미디어와 달리 사회 문화적 현상으로 불릴 만큼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폭발적 성장을 일으키는 동인이 기술 혁신이나 마케팅 활동에 의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즉 우연히 발생한 사회적 사건이나 이슈가 촉매로 작용한다. 블로그는 2001년 미국 시애틀 지진과 9·11 사태 당시 주류 언론의 뉴스 공급원으로 활용되면서 미국에서 급격하게 확산됐다. 트위터도 지난해 인도 뭄바이 테러와 미국 대선, 올해 이란과 중국 시위 사태 등을 계기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③대중화 소셜 미디어가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위협할 정도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시기. 전통적 홍보 및 광고 방식에만 집중해왔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기 시작해 미디어로서의 가치를 높여 나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④쇠퇴 소셜 미디어가 기업의 상업적 도구로 사용되고 태생적인 한계를 드러내면서 신뢰도가 떨어지는 시기. 기업 외부에서 제3자적 시각을 제공해주던 블로그가 어느 순간부터 특정 기업의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면서 콘텐츠의 신뢰성과 진정성이 희석되기 시작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서비스 자체의 참신함마저 사라지면서 초기 서비스를 주도했던 적극적 사용자들의 이탈도 나타난다. 이에 따라 미디어로서의 활용 가치가 감소하는 현상을 보인다. 축적된 참여와 공유의 결과물 때문에 쇠퇴의 속도는 성장기에 비해 느리다.
 
⑤잔존 미디어로서의 신뢰도는 매우 낮아지고 사용자 수도 줄어들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일부 기능 또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여전히 활용 가치를 지닌다. 국내의 대표적 SNS인 싸이월드는 초창기엔 네트워킹 기능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잔존기에 접어든 최근에는 개인 사진을 보관하는 앨범으로서의 기능이 더욱 커졌다. 쇠퇴하는 소셜 미디어의 대안으로 새로운 소셜 미디어가 태동하기 시작하는 것도 이 시기다.
 
 
소셜 미디어,어디에 활용할 수 있나?
상당수 글로벌 기업들이 경영 활동의 거의 전 영역에 걸쳐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먼저 기업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소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데,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게 고객을 대상으로 한 광고와 판촉의 수단이다. 소셜 미디어는 자사 고객 및 광범위한 소비자 대중, 이해관계자와 관계를 구축·강화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더 나아가 소셜 미디어는 기업 외부로부터 혁신적인 상품 아이디어를 얻는 채널 또는 채용 정보를 제공하거나, 기업의 인수합병(M&A) 소식을 전하는 창구로 활용되기까지 한다.(그림3)
 
 
소셜 미디어를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면 효율성 증대, 내부 결속력 강화, 커뮤니케이션 시간 및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 간 유대감 형성에 효과가 크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소비자 마케팅이 중요한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를 다양한 영역에 활용하고 있으며, 델 컴퓨터와 SAP 같은 첨단 IT 기업들 역시 여러 방식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기업의 소셜 미디어 활용도 평가 사이트인 ‘EN GAGEMENTdb’에 따르면, 스타벅스와 구글의 소셜 미디어 활용 수준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도 자사의 공식 SNS 뿐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및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위한 SNS를 별도로 운영하는 등 소셜 미디어 활용에 적극적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여러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으며, 각각에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배치해 그 활성화 수준 또한 매우 높다.(그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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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의 역풍을 맞은 기업도 적지 않다.
영국의 해비타트라는 가구업체는 이란 대선이 이슈화되는 시점에서 자사의 소셜 미디어 광고에 이란 개혁파 후보 무사비를 연관 검색어로 올렸다. 이 업체는 자사 광고에 대한 방문자 수를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 엄청난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됐다. 도미노피자 직원이 장난삼아 피자 제조 과정을 희화화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사회적으로 식품 위생 관리 문제에 대한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도미노피자의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결국 문제의 동영상을 올린 직원은 문책 당했으며, 도미노피자의 CEO는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발표해야 했다.
 
델은 소셜 미디어로 천국과 지옥을 모두 오가는 경험을 했다. 소셜 미디어 활용 초기, 델은 일부 파워 블로거들이 안티-델 관련 게시물을 올려 불만을 나타내자 해당 블로그인 ‘델 커뮤니티 포럼’을 폐쇄하는 등 일방적 대응으로 맞섰다. 이는 곧 고객 불만 급증으로 이어졌고, 수익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델은 자신들의 실책을 시인하고 개방과 공유, 참여의 원칙에 기초해 전 영역의 소셜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델의 소셜 미디어에서 고객 불만 관련 게시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49%에서 20% 로 감소했다.
 
한국에서는 티맥스소프트의 국산 운영체제(OS) 발표가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을 잘 보여준 사례다. 국산 운영체제인 티맥스 윈도를 발표할 때,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맞서는 한국 기업의 노력을 평가해달라는 논리로 이 회사는 대중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실제 소프트웨어 기능에 대해 일부 참석자들이 내린 부정적 평가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됨으로써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 기업의 소셜 미디어 활용 수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회복기에 가장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측면에서는 선진 기업보다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소셜 미디어의 활용 현황에서도 드러난다.(그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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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소셜 미디어 활용 수준을 평가하는 ‘EN GAGEMENTdb’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전 세계 1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2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 역시 삼성은 26위, 현대자동차는 44위에 그쳐 동종 업계 기업인 델(2위)이나 인텔(10위), 도요타(21위)보다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의 순위가 낮은 이유는 채널의 다양성 측면에선 최상위 기업들과 동등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해당 채널들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소셜 미디어를 활성화시킬 만한 소프트웨어나 콘텐츠가 한국 기업들에 부족하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건 글로벌 기업들이 쌍방향 의사소통의 채널로서 소셜 미디어의 본질에 적합한 미디어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 기업들은 아직도 전통적인 미디어관을 유지한 채 소셜 미디어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만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있을 뿐 고객들이 직접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소셜 미디어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의 차이
: 자동차 산업 사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혁신의 주도자였던 도요타가 급격히 쇠퇴하고, 그 자리를 현대자동차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0년 10만km 보증’ ‘실직 시 할부금 할인’ 등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 활용 측면에서는 이용자 규모나 업데이트 콘텐츠 수 등에서 도요타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그림6) 특히 이용 시간이 길고 주목도를 높이기 쉬운 SNS나 UCC가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도요타는 소셜 미디어를 협력사들과의 관계 구축에도 활용하고 있는 반면, 현대자동차는 아직 이런 영역으로까지 확장하지는 못했다. 자동차 산업은 그 특성상 광범위한 전후방 산업이 존재한다. 이들과의 유기적 협력은 해당 기업뿐 아니라 국민 경제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협력사 간 네트워크 구축에도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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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트위터 계정과 블로그를 개설하고 페이스북 등 SNS에 사진을 올린다고 해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어떤 고객에게 어느 소셜 미디어를 제공할 것인지, 어떤 콘텐츠를 고객에게 전달할 것인지, 고객들의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 충분히 고민하고 노력해야만 ‘개방을 통한 참여와 공유’라는 소셜 미디어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성공적인 소셜 미디어 활용을 위한 원칙
소셜 미디어는 기존 커뮤니케이션 또는 마케팅 채널과는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입소문 확산에 적합하다는 장점이 큰 만큼 단점이나 한계 또한 존재한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다음 원칙을 유념해야 한다.
 
①소셜 미디어의 생애 주기 흐름을 분석하라.기업이 활용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의 생애 주기를 파악하고, 해당 시점에서 기업이 수행해야 할 활동들을 시의적절하게 수행해야 소셜 미디어 활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는 특정 사건이나 촉매로 극단적인 팽창을 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쇠락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실례로 60%의 트위터 계정이 한 달 내에 휴면 계정이 된다는 AC닐슨의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쇠락기에 접어든 미디어에 새로이 진입해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폭발기 직전의 서비스를 발굴하고 대응하는 게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이다. 특정 소셜 미디어가 쇠퇴기에 접어드는 순간, 새롭게 태동하는 다른 소셜 미디어로 갈아타는 기술 역시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이다.
 
②신규 고객 창출보다는 기존 고객에게 집중하라.소셜 미디어는 정보 제공자와 수용자 간 정서적 유대와 신뢰를 근간으로 한다. 제공자가 상업적 목적으로 수용자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거나, 수용자를 단순히 영업의 대상으로만 간주하면 정보 제공자와 수용자 간의 신뢰가 유지되기 힘들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의 본질에 더욱 적합한 활동은 신규 고객 창출보다는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내려 하기보다는 기존 보유 고객에게 적정 수준의 자원을 투입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불만을 사전에 처리하는 채널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③기능적 장벽을 초월하는 전담 조직을 구성하라.성공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전담 팀을 갖추고 있다. 미디어의 다양성 증가와 실시간성 확대에 따라 고객 응대에만도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블로그를 제대로 운영하고 선제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존 미디어 관련 조직에 담당자 한두 명을 추가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또 미디어로서의 성격 및 이용자 특성이 완전히 다른 전통적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를 동일 조직에서 관리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과거에는 미디어의 활용이 외부에만 집중돼 있었지만, 소셜 미디어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전략 기획과 연구개발(R&D) 영역에 이르기까지 기업 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일관성 있게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④기술과 서비스의 진화를 맹신하지 말라.유행이라는 측면에서 트위터는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서비스보다 최신의 소셜 미디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트위터와 비슷한 기술이나 콘텐츠를 가진 서비스는 이전부터 존재해왔으며, 다른 종류의 소셜 미디어 서비스와 비교해볼 때 기술의 진보나 서비스 혁신 측면에서 앞선 것이라 평가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트위터는 140자의 글자 제약에서 오는 단순성과 간단한 관계 맺기 방식, 간편화된 사용자 화면 등 과거로 회귀해 성공을 이뤄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⑤저비용의 환상에서 벗어나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일부 소셜 미디어가 별도의 이용 요금 없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는 저비용 채널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전담 직원을 배치하고 활용 전략을 세우는 일 등에 쓰이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소셜 미디어는 분명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매체다.
 
⑥고객의 입장에서 소셜 미디어를 바라보라.과거에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은 정보를 수용하는 객체였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고객이 직접 정보를 생성하는 시대가 열렸다. 또 그 종류도 전통적인 미디어와 달리 주류와 비주류의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다양하다. 각각의 매체별 특성을 파악하고 소셜 미디어 내에서 고객이 행동하는 양태를 충분히 분석해 기업의 전략 방향에 맞는 소셜 미디어 활용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세분화되지 않은 과거의 매스 미디어 전략은 소셜 미디어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 활용 및 분석에 정통한 외부 전문가 그룹의 객관적 시각 또한 기업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⑦시간과 공간의 단위를 초세분화하라.무선통신 방식의 소셜 미디어가 본격적으로 활용됨에 따라 기업들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세분화된 타깃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다. 음식료 및 소매업체는 특정 지역의 재고 상황에 따라 한시적으로 그 지역에서만 재고 처분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해당 매장 방문이 가능한 고객에게만 이를 알릴 수 있다. 이같이 특정 시점에서의 고객의 위치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활동은 보다 효과적인 타깃 마케팅을 가능하게 하며, 제품과 서비스의 포지셔닝 또한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
 
소셜 미디어의 효과적 활용을 위한 단계적 접근
기업이 소셜 미디어 활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모니터링, 포지셔닝, 소통, 통합, 주도, 관리의 6단계를 거쳐야 한다.(그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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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monitoring)
초기에는 가능한 많은 소셜 미디어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는 잠재적으로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고, 성급한 초기 투자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포지셔닝(positioning)미디어의 특징, 미디어 내 고객들의 활동, 자사와의 전략적 정합성, 해당 미디어의 확산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사가 집중해야 할 미디어 및 미디어 내의 고객을 골라내야 한다. 또 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활동을 전개할 것인지 선정해야 한다.
 
소통(interaction)선정된 미디어 내의 타깃 고객에 대해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정서적 유대가 가능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통합(integration)활용 미디어가 다양해짐에 따라 각각의 미디어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제어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별도의 전담 부서를 조직해 각 소셜 미디어의 특성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주도(leading)수동적인 고객 응대나 정보의 수집 단계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서비스와 콘텐츠 기획으로 소셜 미디어 내의 여론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기업이 비로소 부정적 효과를 막는 것을 넘어 기업 가치 증대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되는 단계다.
 
관리(managing)각각의 미디어가 본래의 목적과 생애 주기에 맞게 유기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여해야 한다. 이 단계에 이르러 기업은 소셜 미디어로 인한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영화 <해리포터>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배우 엠마 왓슨이 사망했다는 허위 소식이 트위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일부 주류 미디어들이 이를 보도함으로써 거짓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검열 및 확인 기능이 없는 미디어로서 소셜 미디어의 파급력 및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재무 성과나 대규모 계약 등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들이 악의적으로 활용된다면 기업은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과거 코리아닷컴(Korea.com) 계정이 60억 원에 거래됐던 것처럼, 암암리에 계정을 거래하는 ‘디지털 암시장’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얼마 전 ‘@CNNbrk’라는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던 개인이 CNN에 거액을 받고 계정을 판매한 사례처럼 이 같은 우려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CNNbrk’를 실제로 CNN이 운영하는 공식 트위터로 착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새로운 소셜 미디어가 등장할 때는 반드시 기업을 사칭한 행위나 스팸, 피싱 등이 일어나고 있는지, 악의적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소셜 미디어 활용 수준은 걸음마 단계다. 절대 사용 규모 면에서의 열세는 차치하고라도 식음료, 유통, IT, 자동차, 금융 등 업종을 막론하고 소셜 미디어가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통신업이나 IT 관련 업종에만 활용 사례가 국한돼 있다. 미국에서는 이동식 바비큐 트럭과 동네 빵집 같은 소자본 창업자들까지 소셜 미디어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웬만한 중소기업들의 활용 사례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를 단순히 신기한 서비스나 수익 모델이 의심스러운 또 하나의 인터넷 사업이라고 치부할 뿐, 기업 가치를 높이는 도구로서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는 활용 기업의 능력에 따라 매출 증대는 물론 기업의 내외부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나아가 사업 전략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동인으로도 기능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트위터 사이트를 개설하는 것 같은 하드웨어적 측면뿐만 아니라, 고객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 기획 등 소프트웨어적 역량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창의적 콘텐츠 개발로 고객 참여를 극대화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홍범식 대표는 통신, IT 산업 분야의 경영 전략 수립 전문가다.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MBA/MIA 학위를 받았고, SK텔레콤 글로벌 비즈니스 부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올리버와이만 서울 사무소 공동 대표 및 글로벌 이노베이션 프랙티스 리더를 맡고 있다.
심현보시니어 어소시에이트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기업 전략 수립 및 신규 사업 개발, 기업 인수합병(M&A)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