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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효율’ 위기를 넘는 징검다리

심태호 | 27호 (2009년 2월 Issue 2)
미국의 부동산 및 금융 시장 붕괴로부터 촉발된 위기가 전 세계적인 실물경제의 침체로 확산되면서 경제활동 주체들을 공황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주요 국가들이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경기부양을 위한 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경기의 V자형 또는 U자형 반등은 요원하다. 최근에는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경제 주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경제 상황이 급변하자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달러 중심의 기축통화 체제인 브레턴우즈 체제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파키스탄·아르헨티나 등 상당수 국가들의 채무불이행 선언 가능성에 따라 향후 국제경제는 한 치 앞도 전망할 수 없는 혼돈스러운 상황이다.
 
자국 내 산업기반이 붕괴될 위험에 처한 많은 국가가 보호무역 정책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은 특히 우리나라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와 기업들에는 치명적인 충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국의 자동차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정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급변하는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생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업들은 사전에 철저한 관리체계를 수립하고 운영해야 한다. A.T.커니는 불황에 직면한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하여 다음 10가지를 제안한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를 맞아 기업들은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전면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기에는 신규사업에 진출하기보다 기존 시장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1. 마케팅 비용을 현명하게 사용하라
마케팅은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기업은 마케팅의 효율성과 효과를 동시에 고려해 마케팅 비용을 현명하게 써야 한다. A.T.커니가 제시하는 4가지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광고비용을 분석하라 구매 등 기업경영의 다른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정량분석 방법론을 미디어 광고 분야에 적절하게 적용한다.
 
광고 대행 업체와 함께 일하라 때때로 불필요한 중복업무로 인해 광고 실행에 인력 투입이 늘어나고 비용이 증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낭비를 제거하기 위해 사전에 확고한 광고 방향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광고 제작 과정을 개선하라 충분한 사전 준비기간을 거쳐 마지막 작업에서 갑작스럽게 무언가가 변경되는 일을 막음으로써 광고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승인이나 재검토와 같은 낭비 요소를 줄이기 위한 기본 업무 프로세스를 수립, 활용해야 한다.
 
A.T.커니는 한 고객사를 대상으로 지난 15년 동안 150개 TV 광고 제작에서 수행한 모든 활동을 정리한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어 분석함으로써 고객사와 광고사 간의 업무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
 
전문가가 되어라 외주 업체의 산업 동향 및 업무 현황에 대해 전문가가 되어 외주 업체로 하여금 예상보다 많은 비용을 청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전통적인 가격결정 방식(pricing)에서 탈피하라
정가(표시가격)를 인상하기보다 실제로 지불하는 소비자 가격을 높여라 정가에서 할인 비용을 제외하면 소비자의 실제 지불가격이 된다. 따라서 할인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소비자의 실제 지불가격을 높일 수 있다. A.T.커니의 분석에 따르면 할인 비용과 매출 간에는 상관관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 및 서비스 비용을 분석하는 방법론을 활용하라소비자 실제 지불가격 폭포(net pocket price waterfall)’ 분석은 정가에서 소비자의 실제 지불가격에 이르기까지 할인 비용을 세분화하여 살펴보고 낭비요소가 없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할인 비용 항목에는 ‘가격 할인’ ‘물류비용’ ‘샘플 비용’ 등이 있다. 특히 B2B 사업의 경우 물류비용이나 기술지원비 등이 반드시 필요한 고객들에게 지출되고 있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고, B2C 사업의 경우 샘플이나 수리보증기간 등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분석활동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단위별·고객별 수익성을 파악하고 제품별·서비스별 인센티브의 효과에 대해 검증할 수 있다.
 
A.T.커니의 고객사 사례 분석 결과 정가에 대한 직접적인 할인은 미미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정가의 42.8% 정도를 할인해 주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틀에서 벗어난 사고를 하라 전통적인 가격결정방식은 판매자가 가격을 제시하고 이를 구매자가 선불하는 개념이었지만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변형할 수 있다.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가격결정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웃사이드 인 가격결정(Outside-in pricing·경매와 같이 구매자가 가격을 제시하고 선지불하는 방식)’ ‘회고적 가격결정(Retrospective pri-cing·팁과 같이 구매자가 원하는 만큼 후지불하는 방식)’ ‘인사이드 아웃 가격결정(Inside-out pricing·불만이 있으면 판매자가 환불이나 보상해 주는 방식) 등을 활용하여 가격결정의 패러다임을 바꿔 가격정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고객군을 더욱 세분화하여 고객군별로 차별화한 가격결정 방식을 도입하라 소비자를 더욱 세분화하여 경기와 상관 없이 지불의사가 높은 고객군을 찾아 낼 수 있다. 가격 할인에 있어서도 무조건적으로 모두에게 가격을 할인해 주기보다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고객군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
 
3. 고객과의 접점에서 더욱 창조적이 돼라
불황일수록 영업에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고객과의 접점에서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들은 불황기에 비용 절감을 위해 영업 및 서비스 직원 수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자칫 고객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고객 정보 획득을 위한 중요한 경로를 차단할 수 있으며, 중장기적인 성장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영업 및 서비스 직원을 감축하기보다 현장 조직(field force)의 고용 및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고객 서비스 제공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다음의 핵심 고려 사항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 어떤 고객 응대 방식이나 고객 접점에서 고객과의 관계가 저해되거나 제고되고 있는가?
- 타깃 고객 유입을 위해 어떠한 프로세스를 도입해야 하는가?
- 기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프로세스는 무엇인가?
-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직 역량은 무엇인가?
- 어떠한 평가지표를 활용하는 게 적합한가?(매출, 고객 유지, 고객관계 유지기간, 성장률 등)
 
특히 접점에서의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개선은 불황에 따른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역량을 가장 집중해야 하는 분야다. 이를 위해 A.T.커니가 제시한 방법론인 고객경험 개선을 위한 단계적 접근(Gated approach)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접근법은 <그림 3>에서 보듯이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 및 운영을 변화시키는 방법론이다.
 
A.T.커니는 고객사인 소매 은행의 고객 유지(customer retention)를 위한 유효 속성들을 찾아내고 고객군별로 이용 은행의 선택과 변경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화한 방안을 실행했다. 그 결과 고객유지율이 기존의 1.5%에서 3.6%로 증가했으며, 5억 달러의 대출 상품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또 A.T.커니는 고객사인 하드웨어 제조업체의 애프터서비스(AS) 품질 및 비용에 대한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접점을 우선순위화하고 새로운 고객서비스 모델을 설계해 주요 고객으로부터 3000만 달러의 추가 매출을 달성했다.

 
4. 비용 절감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혁신을 간과하지 마라
어떠한 경제 환경에서도 기업들의 중요한 핵심 성공 요인은 혁신이다. 경기 불황 때 비용 절감에만 집중하기보다 제품기술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물론 더욱 어려워진 경영 환경에 따라 요구되는 현금보유액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도입을 통한 R&D 투자의 효율화도 고려할 수 있다. 개방형 혁신은 R&D를 공급사나 경쟁사 등 외부의 파트너와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개발 속도 및 투자비용을 줄이고 성공률도 높이는 새로운 형태의 개발 모델이다. 경기 불황 때 다수의 선도업체들이 이 모델을 선호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IBM이 2001년에 선보인 이클립스(Eclipse)라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있다. 현재 IBM은 160여 개의 공급사와 연구기관, 심지어 경쟁사인 오라클과 인텔 등을 이클립스 파트너로 확보하고 있다. 회원사들은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비용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제품 기능들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A.T.커니의 연구(Global Best Innovator Competition) 결과에 따르면 혁신을 이끄는 기업들은 ‘혁신전략 수립’ ‘아이디어 개발’ ‘아이디어 선별’과 같은 콘셉트 개발 앞 단계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4 참조)

5. 직접 재료비(material costs)를 절감하라
불황일수록 상당수 기업들은 공급사에 지나친 가격할인을 요구하면서 공급사와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장기적으로 비용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하는 사례가 있다. A.T.커니는 이러한 파괴적인 가격할인 정책의 대안으로 CRA(Cost Re-gression Analysis)기법의 활용을 제안한다. CRA는 비용과 제품의 세부 구성요소(specification·길이·무게·색상 등)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내 세부 구성 요소 변화에 따라 비용이 얼마가 될지를 추정하는 분석이다.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CRA를 활용해 공급사의 적정가격을 추정하고 이를 합리적인 가격 협상에 활용할 수 있다.

CRA를 활용한 추정가격(expected price)을 공급사가 제시한 실제가격(ac-tual price)과 비교하여 추정가격이 실제가격보다 높을 경우 공급사에 가격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그림 6 참조) 

A.T.커니는 건설장비 제조업체에 CRA기법을 활용해 공급 업체당 2030%의 비용절감을 이끌었다.
 
6. 수요를 차단하고 간접 재료비 줄여라
비용 절감을 위해 공급업체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지출을 유발하는 요인을 구조적으로 제거하는 ‘수요 관리(demand management)’를 통해 짧게는 3개월 이내에 1020%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비용 집행의 행태와 수요의 동인을 규명하여 비용 절감의 기대 효과가 크면서도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는 항목(통신비 등)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임시방편이 아닌 양(quantity) 또는 사양(specification) 관점에서 구조적인 절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A.T.커니의 경험에 따르면 2류(minor) 공급사로부터의 구매 품목이나 하위 범주(subcategory)에 많은 비용 절감 기회가 있다. 한 회사는 IT 구매에 수요관리 접근법을 적용한 결과 소액의 비핵심 구매 품목에 대한 관리가 취약했음을 발견했다. 대부분 품목이 20만 원 이하였지만 이들이 모여 연간 3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차지하고 있었다. 인력을 교육하고 적절한 통제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이 회사는 불필요한 수요를 대부분 제거할 수 있었다.
 
7. ‘두더지 잡기’식 일반관리비 절감을 피하라
불황일수록 기업들은 재무·IT·인사·법무 등 배후 기능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근시안적 접근은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한쪽을 줄이면 다른 쪽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좀 더 효과적인 접근은 일반관리 기능 전체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 대규모 제약회사는 기능별 절감 방안에 만족하지 않고 전사 관점(cross-functional)의 절감 기회를 모색한 결과 수요예측, 교육훈련, 공급사 관리, 시설관리 분야에서 중복을 발견하고 추가로 150억 원을 줄일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적용 가능한 4가지 방안을 살펴보자.
- 프로세스를 표준화·단순화·자동화하고 웹 기반의 셀프서비스 확대
- 분명한 전략을 갖고 아웃소싱과 오프쇼링(off shoring) 추진
- 꼭 필요한 일반관리 기능을 재정의하고 수혜자 부담을 강화하여 수요를 감축
- 중복·분산을 최소화하고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조직과 프로세스를 통합 (그림 7 참조)
 
8. 묶여있는 돈을 현금화하라
불황기일수록 현금을 확보하고 재무제표를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기업들은 특히 전체 수금 프로세스(order-to-cash cycle)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함으로써 당장 필요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A.T.커니의 한 고객사는 이를 통해 17억 달러의 현금흐름을 창출하기도 했다. 운영자본 축소를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존의 프로세스, 정책, 조직, 정보 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현금창출뿐 아니라 이자비용 절감, 대손 축소, 고객 서비스 개선, 분쟁 최소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9. 효율화된 조직을 설계하라
과거의 순수 사업부(SBU) 조직은 사업단위간 시너지 추구, 공격적 아웃소싱, 공유서비스, 전략적 제휴 등으로 인해 그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모듈화된 시대의 사업부 조직(SBU 2.0)은 규모의 경제 및 역량 공유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leverage)하는 한편 비핵심 부문은 외부로부터 조달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최적화를 추구한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가치사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기회비용 요인을 탐색하여 개별 프로세스 규모를 키우고 재배치하며 업무를 재설계(reengineering)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 크게 일하라: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전문화 및 투자 분담을 통해 임계질량(critical mass)을 높인다.
- 싸게 일하라: 요소비용 및 역량 확보 가능성 관점에서 최적 위치를 선정함으로써 비용 효율성을 확보한다.
- 똑똑하게 일하라: 업무 시스템, 자원, IT 활용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프로세스를 효율화한다.
 
10. 선택적으로 기업 인수를 실행하라
경기 침체 시기의 낮은 평가액(valua-tion)은 현명한 기업에 인수를 통한 성장 및 경쟁력 확보 기회를 제공한다. 성장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은 거래의 규모와 빈도에 따라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그림8 참조)

A.T.커니 연구에 따르면 기업 인수 프로세스를 표준화하여 연속적으로 소규모 기업의 인수를 추진하는 인수 공장(acquisition factory) 전략이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위험도를 줄이면서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인수 전(pre-acquisition): 피인수 기업의 규모가 작아 자본이 많이 요구되지 않으며, 인수 대상 선정 기준이 훨씬 명확하고, 인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 실사&통합: 제품군 또는 사업군이 단순해 실사 시간이 단축되며 통합 과정도 훨씬 용이하다.
- 인수 후(post-acquisition): 지속적인 인수를 통해 시장 지위를 이른 시간 안에 끌어올릴 수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전 세계 기업의 고위 경영자를 대상으로 컨설팅사 A.T.커니가 발행하는 최신호에 실린 아티클(How to survive the economic storm)을 바탕으로 A.T.커니 코리아의 심태호 파트너와 이원주 파트너가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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