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3. ‘문훅 싱킹(Moonhook thinking)’과 마케팅 전략

달에 안 가도 돼. 달을 끌어오면 되잖아!
혁신은 문샷 아닌 문훅에 있을 수도

284호 (2019년 1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달 착륙 50년을 기념하는 2019년 현재, 몇몇 선도 기업이 민간 차원에서의 ‘문샷 싱킹’을 통해 실제 우주로의 진출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무리 비용이 싸지고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도 모든 기업이 우주 산업에 뛰어들 수는 없다. 그런데 달과 우주의 이미지를 가져오는 ‘문훅 싱킹’을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실제 달 착륙에 함께했던 시계 브랜드 오메가는 물론 무관해 보이는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와 만년필 몽블랑도 ‘문훅 싱킹’을 했다. 이들의 방식은 달을 가리켰는데 달이 아닌 손가락을 보면서 뭔가를 해보려는 발상의 전환이라 할 만하다. 혁신적 마케팅과 스토리텔링은 이런 간단한 반전으로 가능할 수도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조수경(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다음의 우주 개발 경쟁(The next space race)’

인간의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2019년 7월29일에 발행한 미국 주간지 타임(Time)의 타이틀이다. 표지에는 달을 향해 다가가는 4명의 우주인이 묘사돼 있다. 각각의 우주인을 살펴보면 2명은 미국 국기와 중국 국기 완장을 차고 있고, 나머지 2명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Blue Origin)’ 로고가 적힌 배낭을 메고 있다. 이 표지 디자인(그림 1)은 50여 년 전에 발행한 ‘달을 향한 경쟁(Race for the moon)’ 표지를 모티브로 했는데 그때와 차이가 있다면 미국의 경쟁 상대가 중국으로 바뀐 것과 국가 간 경쟁에 민간 기업들이 가세했다는 점이다.



[그림 1]의 타임지 표지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정부 주도가 아니면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우주 개발 경쟁에 민간 기업들이 뛰어들었다. 우주 산업 영역에 발을 걸치며 모양새만 내는 정도가 아니다. 우주 산업의 70% 이상을 민간 기업이 담당할 정도로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우주 시대를 앞당기는 주체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어간 셈이다. 이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만든 ‘블루오리진’,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 구상한 ‘버진갤럭틱’이다.

기업이다 보니 우주 개발 경쟁에 뛰어든 목적이 다르다. 정부가 군사적 또는 기초과학 연구를 위해 우주 개발을 시작했다면 이들은 우주를 비즈니스적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우주에 관심을 갖는다.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한다든지, 우주 수송 시스템을 갖춘다든지, 우주 관광을 본격화한다는 등 기업별로 추구하는 방향은 달라도 사업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목적은 공통적이다. 물론 수익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하지만 로켓을 재활용할 수 있는 정도까지 기술이 진화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이처럼 우주 산업에서 민간 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를 비즈니스적으로 활용하자는 비전은 아득하게만 보인다. 지금까지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기업들을 보면 주체의 속성만 기업이지 사실상 하나의 국가에 버금갈 만한 규모와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 리더들 또한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선견지명 넘치는(Visionary)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주 산업이 성장하고 있어도, 기업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어도 여전히 우주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대다수 기업에는 공상 과학 소설처럼 들리는 이유다.

그렇다면 자본력이 없는 기업, 첨단 기술과는 관계없는 기업, 지구를 뚫고 나갈 만큼의 비전은 없는 기업들은 우주를 비즈니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의 접근으로 우주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달나라로 가겠다고 하면 우주는 여전히 요원한 대상이겠지만 달나라를 일상으로 끌어들이겠다(hook·연결하다)는 ‘문훅 싱킹(Moon-hook thinking)’ 1 을 하면 제품 기획, 마케팅, 브랜딩 등에서 우주를 매개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50년 전에 정부 주도로 인류가 최초로 달에 착륙할 때, 지금은 사라진 미국의 항공사 ‘팬암’이 문훅 싱킹으로 우주를 사업적으로 활용한 선례를 남겼다. 팬암은 1969년에 달 여행을 홍보하며 여행 프로그램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가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는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을 때다. 아직 누구도 달에 안착해본 적 없는 상황에서 아폴로 프로젝트의 인기에 편승해 달 여행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기술력도 없고, 자본력도 충분하지 않고, 심지어 가능한지 여부도 알 수 없었지만 팬암은 천연덕스럽게 달을 비즈니스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명분은 그럴듯했다. 팬암은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하고, 보잉 747을 가장 먼저 도입하는 등 항공 산업에서 개척자 역할을 했기 때문에 언젠가 인류가 달을 여행하게 된다면 최초로 우주로 운항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여행 일정, 프로그램 참가비 등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으나 사람들은 달 여행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팬암은 달 여행 프로그램을 신청한 고객들에게 ‘최초의 달 여행 클럽’에 소속된 회원임을 인증하는 카드와 함께 대기 순번이 적힌 편지를 보내줬다. 그뿐이었다.

이 실체 없는 서비스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초기에는 200여 명에 불과했는데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을 탐사한 후에는 2만5000여 명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예약을 종료한 시점인 1971년까지 신청자는 9만 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3년 동안 9만 명이니 하루 평균 100여 명의 사람이 달 여행 프로그램 참가 의사를 밝힌 셈이다.

신청자라고 해서 모를 리 없었다. 가격이 비행기 티켓보다는 당연히 비싸고, 어쩌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비싸리라는 것을. 이 부분은 팬암에서 보낸 편지에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비쌀 수도 있다고’ 명시적으로 표현돼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암이 출시한 달 여행 프로그램은 9만 명이 선뜻 신청한 히트 상품이었다. 물론 예약금 등을 받은 건 아니기 때문에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팬암을 널리 알리고 최초에 도전하는 항공사로 브랜딩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팬암이 그때 당시 실제로 달 여행을 준비했을까? 내부 관계자가 아닌 이상 알기 어렵지만 지금도 추진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달 여행 프로그램은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달나라로 실제 가겠다는 ‘문샷 싱킹’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달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문훅 싱킹’에 가깝다. 그렇다면 팬암의 문훅 싱킹 사례는 50년 전의 전설로만 남아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문훅 싱킹을 하는 기업들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깨질 수 없는 기록을 끌어온다 - 오메가

인류 최초로 달로 떠난 사람은 3명이다. 선장인 닐 암스트롱, 달 착륙선 조종사인 버즈 올드린, 사령선 조종사인 마이클 콜린스가 달 탐사를 떠난 주인공들이다. 마이클 콜린스가 조종하는 사령선이 달 주위를 돌고 있는 동안 달 착륙선이 달 표면에 안착했다. 닐 암스트롱이 7월21일 02시56분15초 UTC에 달에 첫발을 내디뎠고, 20분 정도 후에 버즈 올드린이 달에 내렸다. 그리고 그 둘은 2시간30분가량 탐사를 했다. 물론 교신을 하기 때문에 지구의 컨트롤타워에서도 시간을 측정하겠지만 현장에서도 시간에 대해 인지하고 기록하며 협업하기 위해선 시계가 필요하다. 이때 달에서 사용된 최초의 손목시계가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다.



바뀔 수 없는 기록을 갖게 된 오메가가 달 착륙 50주년을 그냥 보낼 리 없다. 50주년을 맞아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았다. (그림 2) 달에서도 작동 가능한 시계임을 강조하기 위해 또 달에 갈 필요 없이, 50년 전에 있었던 일을 되새기며 앞서가는 시계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작할 때 기능은 물론이고 기념하는 것 자체에도 신경을 썼다.

최초의 달 착륙선인 아폴로 11호를 표현하기 위해 11시 방향만 숫자로 표시했고, 스몰 세컨드 영역에는 달에 발을 내딛는 우주인의 이미지를 담았다. 또한 시계 뒷면에는 닐 암스트롱이 달 탐사 후 남긴 말인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다)”라는 문구를 최초의 발자국 모양과 함께 새겼다. 그뿐 아니라 시계의 주요 컬러는 오메가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 ‘문샤인 골드’로 구성했으며 시계를 담는 케이스는 달 표면과 달 착륙선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누가 봐도 달을 떠올릴 수 있는 에디션이다.

이 리미티드 에디션의 한정 제작 수량은 6969개다. 달이 착륙한 해인 1969년에서 따온 숫자 조합이다. 이 시계를 한화로 약 1200만 원에 판다. 한정판이 다 팔린다고 가정하면 약 840억 원가량의 매출이 발생한다. 달에 또다시 가지 않고 달을 일상으로 끌어와 기념 시계를 통해 추가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달에 최초로 착륙한 시계라는 낭만적인 스토리텔링이 달 착륙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에게 다시금 소환되는 것은 물론이다.


우주에 적합할 재료를 끌어온다 - 버드와이저

오메가는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할 명분이 분명하다. 오메가처럼 최초로 달에 착륙해본 경험이 있다면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가 자연스럽겠지만 그럴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렇다면 과거의 영화가 없는 기업들은 어떻게 달을 일상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미국의 맥주 회사 버드와이저 사례를 참고하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2017년 12월에 버드와이저는 맥주의 원료가 되는 홉의 씨앗을 국제우주정류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 보냈다. 국제우주정류장에서는 화성 탐사 등에 필요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 홉을 보내 중력이 다른 곳에서도 홉을 재배할 수 있을지 확인하려는 목적이다. 우주는 끝없이 넓을 수 있어도 우주선은 제한된 공간이라 생존에 꼭 필요한 것만 실어도 모자랄 판에 버드와이저는 무슨 이유로 맥주 홉을 우주에 보냈을까?



언뜻 보기에 쓸데없어 보이는 시도엔 우주 개발을 바라보는 버드와이저의 철학이 담겨 있다. 우주 개발을 통해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는 것도, 화성 같은 곳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버드와이저는 놓치지 말아야 할 생각이 있다고 강조한다. 지구에서의 삶의 방식과 문화를 포기한다면 우주 개발은 반쪽짜리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에서도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맥주를 마시며 삶을 즐기는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홉을 우주에 보내 실험한다는 설명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으나 미래의 이벤트에 대비함으로써 우주 개발과 아득한 거리가 있어 보이는 맥주 기업도 우주를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였다.

이미 우주와의 연결 고리를 만들었으니 이제 사업적으로 활용할 차례다. 버드와이저는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한정판인 ‘디스커버리 리저브’를 출시했다. (그림 3) 스페셜 에디션인 디스커버리 리저브는 ‘보이저’라는 홉으로 주조한 점이 특징이다. 보이저는 보통의 홉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라는 홉으로, 국제우주정류장에서 실험을 하기 위해 보낸 것이기도 하다. 향후 우주에서 맥주를 주조한다면 사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홉을 활용해 한정판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우주에서 맛보는 맥주의 느낌을 전달하려는 시도다. 한정판은 버드와이저의 매출로 이어졌을 뿐 아니라 우주에서 맥주를 마신다면 최초가 될 것만 같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달에서 바라본 풍경을 끌어온다 - 몽블랑

달 착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오메가야 달 착륙 기념 에디션을 내놓는 게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우주 공간에 사람들이 거주할 때를 상상하며 미래 준비를 시작한 버드와이저도 달 착륙을 기념하는 에디션을 내는 게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면 달 근처에도 못 가본 기업들은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는 제품을 선보일 수 없는 것일까? 몽블랑의 시도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몽블랑은 문훅 싱킹의 접근으로 달과 아무런 연관이 없더라도 달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냈다.



몽블랑이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기획한 제품은 ‘스타워커 컬렉션’이다. 달 착륙을 기념했다고 해서 무중력 공간에서도 쓸 수 있는 펜을 개발한 것이 아니다. 몽블랑은 달에 가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달에 도착함으로써 바뀌는 관점에 주목했다. 달에 착륙했다는 건 그동안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관점이 생긴다는 뜻이다. 지구에서 달을 바라보다가 이제는 반대로 달에서 지구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달에 가기 위해 지구를 떠난 사람들이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 풍경은 어땠을까?’ 몽블랑이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떠올린 질문이다. 모두가 달을 바라볼 때, 반대 방향에 관심을 둔 것이다. 그렇게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우리가 사는 푸른 별의 소중함을 상기하자는 의미에서 스페셜 에디션인 스타워커 컬렉션을 출시했다. (그림 4)

틀을 깨는 기획 의도와 스페셜 에디션 사이의 연결 고리는 펜의 뚜껑에 담아냈다. 돔 모양의 캡탑을 푸른빛과 검은빛으로 그러데이션해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풍경이 연상되도록 만들었다. 또한 제품 디자인에 녹여낸 메시지를 프로모션 포스터에도 고스란히 이어갔다. 포스터에는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인이 등장하는데 그가 바라보고 있는 건 달이 아니라 아련하게 빛나는 지구다. 그뿐 아니라 론칭 행사에서도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인 NASA의 본사가 있는 휴스턴에서 진행한 론칭 에서는 지구를 형상화한 돔 내부에 거울과 대형 이미지를 설치해 마치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의 공간을 연출했다.

이처럼 달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도 전 인류적인 이벤트인 달 착륙을 기념한다는 명분으로 달을 끌어들일 연결고리를 찾으니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달을 가리킨다고 꼭 달이 중요한 건 아니다?

오메가, 버드와이저, 몽블랑 사례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며 이를 사업적으로 활용했다. 레고는 아폴로 11호 달 착륙선의 모형을 만들었다. 디테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NASA를 방문해 아폴로 11호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NASA와 협업했을 정도다. 또한 오레오도 달, 우주선, 우주인 등의 모양을 쿠키에 새긴 ‘마시멜로 문 오레오 쿠키’를 내놓았다. 오레오 쿠키가 교육 현장에서 어린아이들에게 달의 주기를 재미있게 설명하는 교보재로 쓰일 만큼 달과 연계성이 있는 터라 스페셜 에디션이 더 특별해 보인다. 그뿐 아니라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도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며 사업적 활용 방안을 찾았다. 우주인들이 우주를 탐사할 때 들었던 노래는 물론이고 제목에 ‘달(Moon)’이 들어간 18만5000개 이상의 노래 중 재생 빈도가 높은 베스트 10을 추천한 것이다.

이처럼 우주와 관련 없어 보이는 시계, 맥주, 펜, 완구, 과자, 음악 등을 파는 기업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냈다. 우주를 사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달로 가겠다는 거대한 ‘문샷 싱킹’을 했다면 엄두도 못 냈을 테지만 반대로 달을 일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문훅 싱킹’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문샷 싱킹이 꼭 달에 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문샷 싱킹은 달 표면을 관찰하기 위해 망원경의 성능을 개선하기보다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을 만들자는 접근 방식으로, 10% 개선보다는 10배 향상시키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는 의미다. 달은 비유의 대상일 뿐이다. 문훅 싱킹도 마찬가지다. 달을 일상으로 끌어들이자는 말은 비유적 표현이다. 동떨어져 보이는 일에서도 연결 고리를 찾아 사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문훅 싱킹’의 핵심이다.

달을 가리킬 때 달은 안 보고 손가락을 보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 하지만 ‘문훅 싱킹’을 할 때는 달을 가리킨다고 달을 바라보면 보면 본질을 놓칠 수 있다. 꼭 달이 아니어도 괜찮다. 관계없어 보인다고 그냥 지나치는 게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접점을 만들어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할 수 있다면 ‘문훅 싱킹’은 여전히 유효하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건과 비전이 자기 기업의 특성, 속한 업종의 특성상 무관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어떤 사건이든, 그 어떤 원대한 비전이든 ‘내 기업과 브랜드’와 연결해서 생각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 마케팅 전략과 혁신적 사고란 바로 그런 지점에서 시작된다.

필자소개 이동진 트래블코드 대표 dongjin.lee@travelcode.co.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올리버와이만에서 컨설팅 업무를, CJ E&M에서 전략기획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여행의 이유’를 만드는 여행 콘텐츠 기획사 트래블코드를 운영하고 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 『퇴사준비생의 런던』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를 공동 저술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5호 AI on the Rise 2019년 1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