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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Forum

성장 정체된 ‘명품’ 부활의 길? 똑똑해진 고객에게 ‘절대가치’를 선물하라

윤덕환,송지혜 | 216호 (2017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무섭게 성장하던 국내 명품 시장이 본격적인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었다. 기존 ‘성공 공식’과 다른 ‘생존 공식’을 쓰기 위한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럭셔리 마케터들은 이제 기존에 생각지도 못했던 시장 환경을 염두에 둬야 한다. 소비자들이 이제 습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성능이나 디자인은 괜찮은 ‘가성비’ 지향적 소비를 추구한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가성비 갑(甲)’ 상품을 찾는 추이는 기존 브랜드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다. 가성비 소비는 또한 제품의 상대적 평가보다 객관적 효용성을 중시하는 ‘절대 가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한편 ‘중국’과 ‘밀레니얼세대’라는 키워드로 대변되는 핵심 고객의 니즈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점도 놓쳐선 안 될 포인트다.
이에 대응하는 디지털 혁신, 가치사슬의 재정리, 운영 체계상의 혁신 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우종현(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명품(名品)은 가치중립적이지 않은 단어다. 주로 고가의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를 가리킬 때 쓰는 이 표현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국내에 상륙한 뒤 줄곧 이 업종의 제품들을 통칭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이 단어를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점유하게 된 데 대해 정부기관, 언론을 비롯한 일반 소비자들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불과 3, 4년 전부터다. 당시 정부 기관들이 처음으로 명품을 ‘해외 유명 브랜드’ 등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브랜드에 대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본격적으로 종용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다. 2013년은 여러모로 명품 시장의 전환점으로 꼽을 만한 해였다. 1984년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이른바 ‘3대 명품’ 중 하나로 불리는 루이뷔통이 처음 입점했고, 이를 발판으로 1985년 에르메스, 1986년 샤넬이 차례로 같은 면세점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2013년은 1984년을 기점으로 국내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30년째가 되는 해였던 셈이다.1

그리고 2016년, 소비자 트렌드를 아우르는 핵심 단어로 ‘가성비’가 떠올랐다. 함부로 공존하지 못할 것 같았던 가성비와 럭셔리는 한 푼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면 손품, 발품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 속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또 최근 럭셔리 브랜드의 국내 초대 지사장 등 ‘1세대 CEO’들이 속속 세대교체를 시작하고 있다.

국내 럭셔리 시장이 또 다른 격변기를 맞이한 2016년, 동아일보사와 채널A는 ‘럭셔리 포럼’을 신설해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의 조인트 세션으로 첫선을 보였다. 포럼에는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드 지사장 및 임직원들과 국내 백화점, 면세점, 호텔 등 관련 업체 관계자들이 몰려 미리 준비한 좌석이 부족할 정도였다. 참가자들의 학습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던 ‘럭셔리 포럼’의 현장을 요약해 소개한다.



1. 리서치 결과로 보는 한국인의 명품 소비 의식 변화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 이사

기조연설 강사로 나선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 이사(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겸임교수)는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설명하며 첫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2016년 5월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 만 19∼54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명품 소비 관련 인식 조사’2  결과, 사람들이 생각하는 럭셔리 제품의 ‘희소성’ 가치가 높지 않게 나타났는데 이를 의미 있게 해석해봐야 한다. 응답자 가운데 74.6%는 ‘명품은 이제 더 이상 희소한 제품이 아니다’라고 답했고, ‘내 주변에서 명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답한 비율도 73.0%에 달했다.


대한민국의 ‘럭셔리 소비자’들이란


명품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사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색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2015년 8월, 밀워드브라운이 발표한 브랜드가치 평가에서 13개 업종 가운데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은행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하락세를 기록한 업종으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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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명품 소비 인식에 대해 강의한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이사

그만큼 국내에서 이른바 ‘명품’으로 군림했던 유명 럭셔리 브랜드들이 시장의 성숙과 함께 대중화 시대를 맞게 됐고 온라인 파워에 힘입어 대중화는 점점 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 나란히 이슈가 된 비틀즈의 음원 공개와 샤넬의 본격적 온라인 시장 진출을 관련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온라인이 표방하는 ‘대중성’과는 상관이 없어보였고 실제 이를 거부해왔던 비틀즈 측과 샤넬이 시대의 조류에 맞춰 기존의 방침을 전격 수정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 ‘온라인을 통한 정보 공유’라는 새 흐름을 맞게 된 럭셔리 브랜드들은 기존 성공 공식을 수정하느라 이미 잰걸음에 나선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 읽기’다.

요즘 소비자들의 가장 뚜렷한 특성으로는 ‘정보소비습관’을 꼽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가성비’란 가치가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습득하게 된 ‘정보소비습관’으로 구현된다는 것이다. 영화 ‘버드맨’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딸이 “아빠는 페이스북도 안 하지 않아? 페이스북에 나오지 않는 사람은 이 시대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한 대사처럼 ‘검색이 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는 시대가 된 것은 이미 꽤 오랜 일처럼 느껴진다.

가성비라는 키워드는 하지만 지금껏 브랜드, 특히 소비자 로열티가 중시되는 감성적 소비재인 럭셔리 브랜드의 권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나비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정보 또는 브랜드에 대한 신념이 아닌 검색을 통해 즉흥적으로 나타나는 각 제품의 가성비 또는 동료 소비자들의 평가가 소비를 결정하는 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음이 여러 설문조사를 통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패션 럭셔리 제품 카테고리의 경우에도 정보 탐색 경로 1위(55.0%)는 인터넷(카페 및 블로그 포함)이다. 전통적인 판매 경로인 매장(50.9%) 방문을 통한 정보 탐색이 2위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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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한 검색은 소비자의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비 관련 검색 활동과 관련해 ‘인터넷에 떠다니는 정보 중 가치 있는 정보를 선별해내는 것이 하나의 능력’이라고 답한 소비자는 91.3%에 달했다. (그림 1)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과정의 핵심에는 능동성이 자리 잡고 있고, 이 능동성에는 자기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성비 소비의 3가지 전제로는 △‘내가 원하는 제품’을 두 가지 이상 알고 있을 것 △그 제품들 각각에 대한 기능과 가격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것 △각 제품에 대한 소비자 평판을 알고 있을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능동적인 정보 소비 형태가 ‘(브랜드에 의해 제공되는 정보)’에 대한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킬러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대비 브랜드 영향력을 평가하는 설문을 살펴보면 ‘과거보다 브랜드의 영향력이 낮아진 것 같다’고 답한 비율은 27.8%로 ‘과거보다 브랜드 영향력이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23.8%)보다 다소 높았다. 특히 소비 성향이 강한 20대 여성의 부정적인 응답 비율(32.0%)이 평균 대비 높았다는 점도 주목해볼 만하다.

가성비의 나비효과는 뉴스 소비에 대한 태도에서도 나타난다. 언론사가 취재한 정보를 주어진 대로 믿지 않고, 자발적으로 ‘추가 취재’해 정보를 더하고 공유하는 일을 재미있게, 또는 보람 있게 여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10월27일자 <세계일보>에는 당시 비선 실세로 처음 부각돼 행방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던 최순실 씨 인터뷰가 실렸는데 이 기사를 ‘소비’하는 네티즌들의 행태는 흥미로웠다. 인물 뒤로 찍힌 배경에서 전기 콘센트를 찾아내고, 이 모양을 서로 공유하며 실제 인터뷰가 진행된 장소가 어디일지 ‘추적’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의 모습은 동급 최저가 상품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는 ‘가성비 소비자’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밀레니얼세대를 고찰하라


한편 럭셔리 업계도 최근 떠오르는 새로운 소비집단, ‘밀레니얼세대’에 주목해야 한다. 밀레니얼세대란 X세대의 뒤를 잇는 인구집단으로 통상 1982년생부터 2000년생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한국에선 현재 20대(1987∼1997년생)가 주류 밀레니얼세대에 해당한다. 분류 기준은 명확하지 않으나 대체로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들로 인터넷, 휴대전화 발달과 함께 나고 자란 세대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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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존 세대에 비해 모방욕구(동조욕구)와 과시욕, 차별화 욕구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럭셔리 산업의 근간이 됐던 ‘인간의 소비 본능’ 관련 이론을 위협하는 결과로 럭셔리 브랜드로서는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동조욕구와 관련해 ‘주위 사람들이 많이 소비하는 브랜드를 나도 구입하는 편이다’라고 답한 20대 응답자 비율은 32%로 50대(40%)를 웃돌았다. (그림 2) 또 ‘친구와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려면 위조품이라도 고가의 브랜드 제품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답한 20대 응답 비율은 10.8%로 50대(22.2%)보다 현저히 낮았다. (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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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욕구는 50대가 20대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점이 독특한데 ‘옷이나 구두 등에 뚜렷한 나만의 개성이 존재한다’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 비율은 20대가 40.6%, 50대가 50.0%였다. (그림 4)

마크로밀엠브레인은 이런 결과가 나타나게 된 원인의 단서를 이들의 ‘사회성’에서 찾았다. 밀레니얼세대는 온라인 중심의 소통 및 인간관계를 갖고 있고(나는 채팅을 즐기는 편이다: 20대 32.6%, 50대 13.4%), ‘나홀로 활동하기’를 좋아하며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다’(20대: 46.0%. 50대 25.6%), 공동체 의식도 낮은 것으로(‘나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20대: 17.6%, 50대 38.4%) 나타났다.

종합하면 20대 밀레니얼세대는 서로 ‘연결’은 돼 있지만 ‘사회적이지 않은’ 아이러니한 모습을 나타내며 이것이 소비 습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온라인 마케팅도 ‘상품의 효용’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스토리텔링)’에 집중해 진행돼야 한다. 밀레니얼세대에 사회적 욕구(과시, 모방, 차별화)를 자극하기 쉽지 않은 만큼 이들이 스스로 해당 브랜드 또는 제품에 대해 흥미를 가질 만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소비하게 하라는 것이다. 이를 실천한 좋은 예가 샤넬의 ‘인사이드 샤넬’ 시리즈다.



이 시리즈에는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의 인생과 샤넬을 대표하는 아이콘 제품들의 역사 및 제작 과정 등이 흥미롭고 짧은 다큐멘터리식으로 소개돼 있다. 이 같은 방식은 브랜드가 강요하지 않아도 소비자 스스로 샤넬이 여성 해방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고,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제품 가운데 혁신성을 띤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샤넬’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함께 뜨는 부정적인 뉴스들(가격 인상, CSR 활동 인색 등)로 고객들을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따지게 들게 하는 대신 긍정적인 이야기의 ‘원료’를 충분히 주입해 고객의 인식을 선점하는 전략이다. 그리고 이 원료를 통해 고객들이 스스로 학습하게 하는 것이 관련 마케팅의 목표이자 방식이다. 이제 사회문화적 맥락이 없는 진공상태 같은 ‘고급스러움’을 강요하는 전략은 통하지 않고, 존재하지도 않는다. 초기 명품 브랜드들이 패션을 통해 사회적 혁신을 시도한 이야기를 일깨우는 등 사회적 가치를 담은 ‘가치지향적 이야기’를 재미와 의미를 녹여 제공하는 것이 밀레니얼세대 감성에 맞는 마케팅이 될 것이다.


2. 럭셔리 업계 ‘퍼펙트 스톰’의 시대, 대응 방안은?

“글로벌 럭셔리 산업 역시 장기 저성장, 즉 ‘뉴노멀’의 시대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지역, 카테고리, 브랜드 측면에서 성장기회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송지혜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가 진행한 ‘글로벌 럭셔리 산업, 뉴노멀 시대의 대응 전략’ 강연에선 유독 찰칵대는 사진기 소리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베인앤드컴퍼니가 매년 두차례 발간하는 ‘글로벌 명품시장보고서’, 최근호 글로벌 시장 분석 자료가 심층적으로 공개돼 업계 실무자들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송 파트너의 강연을 요약해 소개한다.


송지혜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파트너


글로벌 명품 시장의 퍼펙트 스톰

여러 업종을 통틀어 지난 20년간 럭셔리 부문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한 분야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처음엔 상류층, 이후엔 중산층의 모방심리, 중국인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모멘텀을 찾아 지속적으로 성장한 럭셔리 부문은 그러나 올해 처음 실질 성장률 0%를 기록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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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시대, 럭셔리 성장전략을 강의한 송지혜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파트너

하지만 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역별, 매장 형태별 양상은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 △지역(최근 성장이 다소 주춤했으나 향후 다시 모멘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카테고리(단순 제품 구매가 아닌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및 경험 추구로 예술, 호텔 서비스, 럭셔리 푸드 등이 각광), △양극화(가성비 추구 트렌드에 따라 소비 양극화 트렌드가 확산돼 아예 초고가이거나 반대로 진입장벽이 낮은 브랜드가 인기), △채널(지금까지 디지털에 보수적이었던 명품 업계에서 디지털 커머스, 매장과 연계된 ‘옴니채널 커머스’에 능한 브랜드가 유리)이란 네 가지 키워드에 주목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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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인이 전체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5%에 달하는 만큼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 상류층 중심의 고객층이 2∼4선 내륙지역 소비자들로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 8위 규모이지만 내수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던 한국 시장에 유입되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사실은 국내에 기반을 둔 럭셔리 브랜드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 배치 등의 지정학적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추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하겠다. (그림 5)

한편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주목해야 할 점이다. 베인이 최근 국내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톱10 브랜드’를 집계한 결과, 2014년 9, 10위에 이름을 올린 구찌와 프라다가 2016년에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가격대가 저렴한 뷰티 브랜드 ‘투쿨포스쿨’, 패션 브랜드 ‘스타일난다’가 차지했다. 과거처럼 고가의 명품 브랜드만 사가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는 고급스럽되 저렴한 가격대의 ‘가성비’ 높은 브랜드에도 관심을 갖는 패턴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성향 역시 변화한 것이다.

특히 가격 이슈는 럭셔리 브랜드 또는 유통 채널 관계자들이 유념해야 할 요소로 지목할 만하다. 럭셔리 제품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가치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별, 유통 채널별로 같은 상품의 판매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소비자가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이제 럭셔리 소비자들이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세계에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제품 가격을 비교할 수 있게 된 만큼 글로벌 가격 통제와 관련한 체계적인 메커니즘 수립이 절실해졌다. 이러한 변혁의 시대, 핵심 대응 전략으로 △신흥 고객층 공략을 위한 브랜드 재정립 △디지털은 더욱 과감하게, 매장은 더욱 고객에 가까이 △고객 접점과 가격에 대한 통제 강화 △M&A와 파트너십은 옵션이 아닌 필수 등의 구호를 기억해야겠다.


브랜드 가치를 다시 세우라


특히 브랜드 가치 재정립은 럭셔리 마케터들의 필수 과제로 지목됐다. 삼성이나 애플, 샤오미 모두 기능과 기술면에서는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 제품을 내놓는 만큼 이보다 더 감성적인 소비재인 패션, 화장품 관련 럭셔리 제품은 더욱더 ‘우리가 가진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브랜드 중 선도그룹을 스터디한 결과 몇 가지 패턴이 발견됐다. (그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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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브랜드 가치의 가장 아랫단에 있는 브랜드들은 ‘기능적 요소’가 강조되는 브랜드들이다. 하지만 이 제품들로 고객들을 유인하기엔 소위 ‘약발’이 약할 수 있다.

피라미드의 윗단으로 갈수록 감정적인 가치가 두드러진다. 감성적 요소를 자극하는 브랜드들에 이어 ‘인생을 바꿀 만한 요소’들이 상위 단계를 차지하고 있다. 예컨대 추억이라는 가치를 자극하는 라이카카메라가 이에 해당된다.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브랜드가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다. 한 켤레를 구입하면 한 켤레를 기부하는 탐스슈즈처럼 사회에 대한 기여를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게 실천해야 고객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동기가 부여된다. 이미 제품의 기능으로는 브랜드끼리 차별화 요소를 찾기 어려운 시대가 된 만큼 소비자들이 ‘영혼’이 담긴 브랜드를 찾는다는 의미다. 지금의 브랜드 가치에 소속감, 자아실현, 사회공헌 등의 사회적 요소를 결합하기 위해서는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재정립할까. 또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까’ 하는 고민이 절실하다. 이 고민만이 험난한 가성비의 시대를 극복하게 할 힘이 될 것이다.



한편 중국 등 신흥국의 럭셔리 소비자 공략을 위해 아시아 지역에 대해 로컬 마케팅이 아닌 ‘세컨드 홈’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아시아와 유럽의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한 민감도와 상품 정보를 습득하고 구매하는 채널이 각기 다를 수 있다. 특히 아시아 소비자들은 좋은 가격을 찾아 해외에 나가냐, 아니면 익숙한 자국에서 사느냐의 문제에 있어 대체로 기꺼이 해외쇼핑을 선택한다.

특히 이러한 성향이 뚜렷이 나타나는 중국 고객을 잡기 위해 샤넬은 ‘중국 온리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고, 에르메스는 중국의 유명 디자이너 ‘Jiang Qionger’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샹시아’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특히 에르메스가 새로운 브랜드까지 만든 의도에 주목할 만하다. 에르메스는 ‘메이드 인 차이나’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너무나 평가 절하되고 있는데 에르메스의 명성과 품질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10년 내에 이 중국 브랜드를 ‘궁극의 럭셔리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표현한 바 있다. 이른바 ‘중국발 명품’을 론칭하는 적극적인 전략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에 LVMH(루이비통모에에네시)그룹 계열 사모펀드 L캐피털 아시아(사명이 2016년 1월부터 L Catterton으로 변경)가 투자한 것도 한류를 이용한 아시아 지역 럭셔리 소비자 공략의 포석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럭셔리 뉴노멀 시대의 성공 공식’으로 지목할 것이 ‘디지털은 더욱 과감하게, 매장은 고객에 더욱 가까이’다. 국내 온라인 시장의 침투율은 2019년 약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화장품 및 패션의 모바일 플랫폼은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7)


테스트베드로 떠오른 한국


한국이 특히 최근 글로벌 소비재 업체들에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발달된 디지털 환경 때문이다. 지금껏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브랜드의 본사들마저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 한국에 기대하는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이 디지털 혁신을 실험할 ‘테스트 베드(test bed)’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국 내에서는 이미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디지털) 1세대’ 아이템으로 쿠팡의 기저귀 등 일상품을 꼽을 수 있다면 향후 2, 3년간은 패션, 화장품, 생활소품 등 대표적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직접 체험하고 구입했던 소비재 카테고리에서 ‘디지털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럭셔리 패션군에서는 아직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일어나지 않아 실제 온라인을 통한 거래 규모는 전체 시장의 6%가량으로 추정되지만 향후 3년간 현재의 2배 이상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두 기업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모바일몰을 열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전에 백화점에 내던 수수료를 줄이고 디지털로 판매 채널을 이동하는 동시에 고객들에게 가격 혜택이 돌아가는 전략을 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화는 선도 브랜드라 할 수 있는 ‘빅 브랜드’에 손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1, 2위 톱 브랜드들이 지금껏 디지털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것은 가격 방어, 오프라인 스토어 보호 등의 기존 자산 침해에 따른 리스크 때문이었다. 하지만 신생 브랜드라면 좀 더 과감하게, 게다가 적은 비용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이전이라면 대규모 투자 없이 진행되기 어려웠던 ‘브랜드 알리기’가 디지털 채널을 통해 좀 더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스타트업형 브랜드들이 오히려 디지털 시대의 문법에는 적합할 수 있다. 이를 ‘메가 브랜드의 위기’로 정의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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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소형, 니치(틈새) 브랜드의 부상으로 화장품 및 패션 시장의 경쟁 구도는 ‘게릴라형’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그림 8)

이와 더불어 앞으로는 온라인 쇼핑과 관련된 플랫폼 구도가 상당히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명품 디지털 커머스 1세대는 상품을 싸게 직매입해 상당히 싼 가격에 판매하는 업체들에 의해 주도됐다. 미국의 온라인 럭셔리 브랜드 쇼핑몰로 출범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됐던 ‘길트’3 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참신한 새로운 주자들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럭셔리 브랜드 유통 쪽에서 시도할 만한 첫 번째 제안 사항은 모바일을 커머스로만 파악하지 말라는 것이다. 상품 외에도 콘텐츠와 기술 측면에서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인게이지먼트 플랫폼’으로 상정해야 고객 충성도를 제고할 수 있다. 벤치마킹이 될 만한 업체들도 이미 시장에서 활약 중이다.

예컨대 ‘리스트(Lyst)’는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툴을 기반으로 고객이 검색하는 럭셔리 관련 정보를 모아 맞춤형 큐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트렁크클럽’은 뭘 입을지 고민하는 남성들을 위한 서비스로 월정액을 내면 완벽히 코디네이션된 의상들이 집으로 배달된다. 이 가운데 일부를 입어보고 마음에 드는 것만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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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기적으로 배송되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가 과연 직접 옷을 착용해보고 어울림과 크기를 체크해봐야 하는 패션 분야에서도 만족스럽게 구현될 수 있을지 여전히 의심이 갈 것이다. 이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바로 기술이다. ‘4D피팅’ 서비스처럼 집에서 한 번 피팅을 하면 그 다음에는 몸에 딱 맞는 옷을 알아서 찾아주는 기술들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팝슈가’는 전 세계 패션 미디어와 쇼핑의 결합 버전 같은 사이트다. 패션 기사나 사진 속에 등장한 의상을 곧바로 구입할 수 있게 해 이른바 ‘커머스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해준다.(그림 9)

둘째, 디지털이 잘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매장이 더욱 바뀌어야 한다. 고객과 더욱 밀착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실 많은 럭셔리 업체들이 중국 등지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매장이 편리한 상품 검색, 신속한 구매 배송, 제품 정보 제공, 고객 스타일 추천, 쇼핑의 즐거움 극대화 등 다섯 가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오프라인 점포의 존재의 의미가 커진다.

셋째, 실제 거래와 관련해 온오프라인 채널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고객 데이터, 판매 현장에서의 매출 집계 등의 정보를 활용하고 매장을 판매뿐 아니라 배송과 반품의 허브 역할을 하도록 조성해야 한다.

즉, 아마존 서점처럼 오프라인 매장 내에서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온라인과 연동해 쇼핑을 할 수 있고 온라인 서평과 별점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경험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 조성하기’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보완하는 사례로 소개할 만한 업체가 남성복 매장인 ‘보노보스’다. 사실 온라인 기반인 이 업체는 오프라인 매장에선 상담과 피팅만 진행한다. 모든 데이터는 온라인에 연결돼 이를 통해 판매 및 배송이 이뤄진다. 오프라인 매장 내에 재고가 없으니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따른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가격에 대한 통제 강화


럭셔리 뉴노멀 시대에 기억해야 할 또 다른 가치는 앞에서도 거론한 바 있는 ‘고객 접점과 가격에 대한 통제 강화’다. 최근 환율 변화 및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유통 구조 변화로 소비자들이 각 국가별 가격 차이를 투명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글로벌 가격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과거 럭셔리 업체들은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확립하고 신흥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가격 인상이란 카드를 자주 꺼내들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고 ‘전 세계 최저가’를 찾아 쇼핑을 나서는 사람들이 늘면서 시장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즉 가격 불균형으로 제품의 ‘진정한 가치’에 의문을 품게 된 성숙 고객들이 시장을 이탈하고 신흥소비자는 가격 간 혼란을 느끼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이에 많은 업체들이 글로벌 판매 가격을 전략적으로 조정하고 나섰으나 근시안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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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환율 탓에 동일 브랜드, 동일 제품에 대한 가격 차이가 60%까지 벌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따라서 브랜드들 역시 이러한 가격 정책과 고객인식 간의 괴리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그림 10)

또 온라인에 입점하는 업체들의 경우 매출을 늘리기 위해 할인을 단행해야 할지, 안 팔리는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오프라인에서 똑같은 가격 전략을 고수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에 대해 명확히 해답을 제시한 회사는 없지만 좋은 해결책의 실마리는 찾을 수 있다. 구찌가 ‘구찌 가든 컬렉션’을 구찌닷컴을 통해서만 판매했듯 온라인 전용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고객 분석을 기반으로 우량 고객에 대해서만 ‘특혜’를 주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삭스피프스애비뉴 등 미국의 프리미엄 백화점들은 전체 고객이 아닌 충성 고객만을 대상으로 은밀하게 할인 또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가격 정책을 개편했다. 또한 메이시스백화점 사례처럼 통합 재고 시스템 도입으로 재고 파악 정확도를 개선하고, 이에 따라 좀 더 탄력적으로 가격 정책을 개편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럭셔리 뉴노멀 시대의 성공 공식은 ‘M&A와 파트너십’이다. 럭셔리 업계의 최근 인수합병(M&A)은 포트폴리오 강화, 밸류체인 확장, 디지털 역량 확보에 집중돼 있다.

과거에는 포트폴리오 강화 측면에서 M&A를 진행했다면 최근 화두는 가치사슬의 재정립이다. 그냥 제조해서 판매하는 것보다 원사, 원단 등 근본적 기술까지 장악해야 프리미엄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기반한 전략이다. 구찌 등을 거느린 케링그룹이 2013년 악어가죽 가공업체 ‘프랑스크로코(France Croco)’를 인수하고, LVMH가 2012년 1803년 설립된 가죽 가공업체 ‘타네리루(Tanneries Roux)’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한쪽에서는 유통뿐 아니라 리테일까지 직접 진행하려는 접근법이다. 특히 디지털의 DNA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옴니 채널 사업 모델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각종 제휴 및 인수가 일어나고 있다. 노드스트롬백화점이 앞서 설명한 온라인 남성 쇼핑몰인 ‘트렁크클럽’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송지혜 베인엔드컴퍼니코리아
정리=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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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가치 시대의 럭셔리 브랜드의 생존 전략


“브랜드를 중시하던 ‘사치’의 시대는 갔고 제품의 사용 경험을 중시하는 ‘가치’의 시대가 왔습니다.”

2015년 출간돼 마케팅 학계 및 관련 업계에서 화제가 된 베스트셀러 <절대 가치(Absolute Value, 엠마뉴엘 로젠과 공저)>의 저자이자 소비자 선택이론의 권위자인 이타마르 시몬슨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온라인 쇼핑 환경이 가져온 브랜드 가치의 변화와 소비자들의 소비 태도 변화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박정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의 진행으로 열린 럭셔리 포럼 세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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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소비재인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에는 일반 소비재에 비해 절대가치의 지배를 조금 덜 받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최근 럭셔리 소비자들도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국가별로 조금씩 다른 양상을 띠고 있지 않나 싶다. 예컨대 미국에선 이미 로고가 크게 새겨진 루이뷔통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을 ‘쿨’ 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아직 이 가방이 상징하는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여전히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감성적 가치가 중시되고 있다는 뜻이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온라인 판매를 주저해온 이유는 자사 제품끼리도 전 세계적으로 가격 정책 등이 다르다보니 어떤 형태로든 직접적인 비교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럭셔리 제품에 대해서도 온라인을 통한 정보 공유는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재에 적용돼온 절대가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로서는 여전히 감성적 가치를 강조해야 하고, 또 이를 온라인상에서도 최대한 극대화시키기 위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

럭셔리 소비자들도 서로 다 ‘연결’돼 있는 세상이다. 즉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감성적 가치를 살리기 위해 이 시점에서 ‘온라인상의 소비자들이 누구인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편 잘 만들어진 럭셔리 브랜드 사이트를 방문하면 오프라인 매장 이상으로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있고, 또 재미있는 콘텐츠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온라인을 통해서도 감성적 가치를 풍부하게 할 만한 요소들을 개발할 수 있고, 현대의 소비자들은 어쩌면 온라인을 통한 브랜드 경험에 이미 더 익숙할 수도 있다.


저서 <절대가치>에 따르면 동료 소비자들의 제품 리뷰는 고객이 제품을 선택하는 데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가 신빙성이 있을지는 알 수 없을뿐더러 특히 럭셔리 브랜드 중 상당수가 속해 있는 서비스 영역에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절대가치를 명확히 평가할 수 없을 것 같다.

제품 리뷰 사이트, 소셜미디어, 쇼핑 관련 애플리케이션 등을 살펴보면 특정 상품에 대한 사용자들의 의견이 정말 많이 올라온다. 과거 이러한 의견을 조작하려는 기업이 있었지만 곧 들통이 났고 엄청난 역풍을 겪기도 했다. 집단의 힘이 발휘되는 리뷰 사이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영리하다. ‘조작된 진실’을 가려낼 선별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또 미국에선 맛집평가 애플리케이션 ‘옐프’, 여행 평가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 등을 통해 동료 고객들의 반응을 먼저 체크한 뒤 소비에 나서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라도 여러 사람의 평가가 더해지면 객관적인 자료로서 힘을 발휘한다.


소비자들이 아무리 ‘완벽한 정보’를 제공받는다고 한들 합리적 판단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인터넷이라는 환경이 주어지든, 아니든 우리의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은 같다는 것이다. 사실 인간 본성은 두 가지 이상의 제품을 비교해 구매를 결정하는 ‘상대적 가치 판단’에 더 익숙하지 제품 자체의 본연적 가치를 꼼꼼히 따지는 ‘절대적 가치 판단’에 익숙해지긴 오히려 쉽지 않다. 이럴 때 절대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동료 소비자들의 평가인 만큼 럭셔리 마케터들 역시 소비자 리뷰를 관리하는 데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부적절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걸러내기 위해서라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리뷰를 찾아보고 소비자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토론자 = 이타마르 시몬슨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 박정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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