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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플랫폼

페이스북,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열다

이보경,김태진 | 103호 (2012년 4월 Issue 2)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말 그대로 서비스다. 과거 싸이월드는 인기 있는 SNS였지만 플랫폼으로 진화하지는 못했다. 싸이월드는 타 사이트와의 연계를 배제한 채 폐쇄적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최근의 SNS는 소셜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이트와 서비스를 연계해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활발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은 소셜 플랫폼의 가장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21일 페이스북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5월 상장 목표이며 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 규모는 인터넷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이며 미국 역사상 VISA, GM, AT&T에 이은 네 번째 규모의 IPO.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일반적인 시장가치 추정치는 약 750∼1000억 달러로 이미 구글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 언론은 페이스북 IPO로 인한 주식시장 활성화, 세수 증가, 관련 산업 일자리 창출 등 침체된 미국 경제의 활력을 기대하고 있다.

 

세간의 관심은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나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사회적 이슈에 쏠려 있는 듯하지만 플랫폼 관련 사업자는 IPO 이후 본격화될 페이스북의 행보를 둘러싼 전략방향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이 84500만 명의 글로벌 가입자 기반을 보유한 소셜네트워크 사업자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애플보다 더 많은 앱을 보유한 플랫폼 사업자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애플 앱 60만 개 vs. 페이스북 앱 80만 개) 또한 개인이 페이스북에 정보를 올리면 상호 연결된 친구 네트워크를 통해 신속하게 전파된다는 것은 잘 알지만 외부 사이트에서 음악을 듣고 새로운 앱을 깔기만 해도 그 정보가 페이스북과 연동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페이스북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으며 IPO는 그 촉매제가 되고 있다.



 

IPO 신청서에 공개된 페이스북의 2011년 매출은 37억 달러로 구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반면 기업가치는 1000억 달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2분의 1 수준에 이른다. (구글 2011년 매출액 379억 달러, 시가총액 2000억 달러 수준) 향후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고도의 매출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매출 구조를 보면 이것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페이스북 매출액의 85%가 인터넷 매체의 전통적 수익원인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다. 이 분야는 성장성도 높지 않고 경쟁도 치열한 시장이다. 매출의 15%를 차지하는 페이스북 크레디트 수수료 매출이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페이스북이 버블 논란에 휩싸이는 것도 무리는 아닌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1000억 달러의 가치에 동의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페이스북의 성장 잠재력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페이스북의 사업 전략과 소셜 플랫폼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페이스북의 전략: 소셜 그래프에서 오픈 그래프로 진화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개념으로그래프(Graph)’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소셜 그래프(Social Graph)는 사람들과 그들 간의 관계, 그리고 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물과의 관계를 통칭한다. 2004년 창립 이래로 지난 8년간 페이스북은 사람들을 엮는(Connecting People) 소셜 그래프 확대에 집중해왔다. 이를 위해 광고 게재도 최소화했다. 하지만 IPO를 기점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외부의 앱과 웹을 연결하는(Connecting Apps/Webs) 오픈 그래프(Open Graph)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오픈 그래프는 2011 9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픈 그래프 서비스는 이전부터 있었던 소셜 플러그인(Social Plug-in)을 포함해 크게 세 가지1 로 구성돼 있다. 이 서비스들은 제3(3rd party) 웹사이트가 페이스북과 연결되게 하고 소셜 그래프를 활용하는 간편하고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한다. 커뮤니케이션과 게임, 미디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가진 웹사이트들이 페이스북과 연동돼 사용자가 외부 사이트에서 하는 활동이 자연스럽게 소셜 그래프를 타고 친구와 지인들에게 확산된다.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신문을 읽고, 요리를 하는 등 모든 일상 행위가 페이스북과 연결된다. 외부 웹사이트를 가도 페이스북이 존재하고 페이스북 안에도 외부 웹사이트가 존재하는 쌍방향의 동기화가 일어난다. 이는 모든 웹사이트의 페이스북 의미하며 개인은 소셜화된 동시에 가장 개인화된 웹 생태계를 향유하게 된다.

 

오픈 그래프는 페이스북에 웹 생태계에서의 막강한 지위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이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두 가지다. 하나는 외부 사이트의 클릭 정보다. 페이스북은 어떤 사람이 어느 웹사이트에 가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지에 대한 방대한 DB를 구축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 두 번째 실익은 다양한 수익모델의 가능성이다. 페이스북 자체는 현재로서 광고 이외에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웹사이트들이 페이스북 플랫폼과 제휴하면 이들의 수익 중 일부를 페이스북의 수익으로 연결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오픈 그래프 전략이 IPO 시기와 맞아떨어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픈 그래프 전략의 3대 수익모델: 광고, 커머스, 결제

페이스북이 오픈 그래프 전략으로 추구하는 수익모델의 구체적인 모습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단지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것을 추려보면 광고, 커머스, 결제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형태 역시 지금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지금 인터넷의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돼 있는 검색광고시장은 구글이 만든 것이다. 구글은 전 세계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 시장은 인터넷 디스플레이광고 시장보다 크다. 페이스북 역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해 인터넷 비즈니스의 개념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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