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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의 두 마리 토끼 잡기

양웅철 | 101호 (2012년 3월 Issue 2)







전 세계 자동차시장은 커다란 변혁의 기로에 서 있다. 이제 친환경차 개발은 자동차 메이커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으며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친환경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내연기관 역시 상당 기간 자동차의 주 동력원으로써 역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어려움이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면서 내연기관 차량의 연비 개선 기술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연기관을 기본 동력원으로 하는 일반 차량의 고효율화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동시에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종의 양손잡이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친환경차 중 가장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HEV)은 일본 업체들이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지만 미국과 유럽 업체들도 속속 개발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PHEV)은 배터리의 전기에너지가 소진되면 내연기관을 이용해 HEV 형태로 운행이 가능하다. 전기차에 비해 급속충전의 필요성은 작지만 가정 내 심야 충전을 위한 완속충전 인프라의 보급은 필요하다. 내연기관의 동력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전기차(EV)의 경우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는 차량 가격이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의 2∼3배에 이른다. 진동과 소음은 거의 없지만 1회 충전에 의한 주행가능거리가 100∼200㎞ 수준이다. 또 배터리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려 운송수단으로서의 실용성에 아직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주요 국가에서 EV에 대한 지원정책을 확대하고 있으며 업체들은 EV 양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연료전지차(FCEV)는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핵심부품인 연료전지 가격이 아직 비싸고 수소 충전소 확보와 같은 인프라 구축의 장벽이 크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시장전개 시점은 다소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가장 이상적인 친환경차이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양산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재 시장 확대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HEV는 앞으로 상당 기간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각국 정부의 녹색 정책으로 EV PHEV가 점차 시장을 넓혀 나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내연기관을 대체할 미래의 그린카는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EV FCEV가 될 것이다. 배터리 성능의 혁신과 충전 인프라 구축 등으로 가격과 사용편리성에 대한 문제가 해결된다면 EV는 단거리 이동용과 일정 구간을 주행하는 차량으로, FCEV는 장거리용 차량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친환경차 개발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세계 최초로 실용화된병렬형 하이브리드시스템으로 경쟁사보다 소형 모터를 사용함에도 하이브리드차의 약점인 고속주행 연비 및 동력성능까지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시장상황에 따라 PHEV의 소규모 판매도 계획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레이 EV’도 내놓았다. 현대차그룹의 FCEV는 유럽의회 및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범운행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효율 극대화를 위해 차량 경량화와 10단 이상의 다단 변속기, 클린연소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친환경 차량 분야에서도 시스템 구조 간소화, /동력 전달효율 증대에 필요한 신기술, 차세대 배터리, 희토류 저감 영구자석 개발 등 원가를 절감하고 근본적 기술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의 성능과 연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친환경차 분야에서는 핵심 부품에 대한 자체 설계/개발 능력을 갖추고 대부분 부품의 국산화를 이뤘다. 앞으로는 친환경차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 원천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파급효과가 매우 큰 산업이다. 특히 친환경차는 녹색성장산업에 필요한 기반기술을 제공하는 차세대 성장 동력원으로서의 역할이 크다. 따라서 친환경차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 부문 모두가 투자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업체뿐만 아니라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양웅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은 서울대(학사)와 미국 텍사스대(석사)를 거쳐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에서 기계설계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R&D) 총괄본부의 전자개발센터장, 하이브리드개발 실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현대·기아자동차의 R&D전체를 총괄하는 부회장을 맡고 있다.

 

  • 양웅철 | - (현)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R&D) 총괄본부 전자개발센터장, 하이브리드개발 실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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