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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토요시장

‘주말+한우직거래’ 포지셔닝 전략 전통상인의 꿈을 이루다

이방실 | 82호 (2011년 6월 Issue 1)

  

서울 광화문 정남쪽에 위치했다고 해서정남진이라 불리는 전라남도 장흥군. 3개 읍과 7개 면으로 이뤄진 이 곳의 인구는 1960년대만 해도 14만 명이 넘었다. 하지만 농촌 인구가 급격하게 줄면서 지금은 42000여 명에 불과하다.

 

여기까지는 여느 농어촌의 현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장흥군에는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바로사람 수보다한우 숫자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장흥군청에 따르면 현재 군내에서 사육하고 있는 한우 수는 5만여 마리가 넘는다. 사람보다 많은 한우가 바로 장흥군 지역경제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하는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의 간판 상품이다.

 

장흥군 장흥읍내 중앙을 가르는 탐진강변에 자리 잡은 장흥 토요시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주말 관광시장이다. 원래 공설시장(상설·5일장) 형태로 운영해 오던 재래시장을 2003년부터 약 2년간 총 75억 원(국비 50억 원, 군비 25억 원)을 투입, 전면적으로 재개발해 2005 7 2일 새롭게 개장했다.

 

장흥군청에 따르면 현재 장흥 토요시장의 연 매출액은 약 500억 원에 달한다. 개장 전 연평균 매출액( 100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5배가 늘어난 규모다. 이 중 한우 판매 액수만 약 340억 원( 6800)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토요시장을 찾아오는 방문객수는 하루 평균 3000명 수준. 여름철 성수기로 접어들면 방문객 수는 두 배 이상( 7000) 늘어난다고 한다. 특히 추석 명절 즈음엔 값 싸고 질 좋은 한우를 구입하기 위해 하루에 9000여 명까지 인파가 몰려든다. 이중 90%가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이다.

 

지금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명물 재래시장이지만, 장흥 토요시장도 2005년 주말시장으로 새롭게 개장하기 전까지는 여느 재래시장처럼 고사 위기에 처해 있었다. 계속된 인구 감소와 대형 마트 등장 등 외부 환경 변화로 사장 직전까지 몰렸다. 하지만 장흥 재래시장은 주말시장이라는 틈새를 공략하고 값싸고 질 좋은 한우라는 간판상품 개발을 통해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의 성공 스토리를 집중 분석한다.

 

‘전남 3대 시장에서 사장 위기로 내몰린 장흥 재래시장

장흥 토요시장은 1961년 생겨난 5일장이 뿌리다. 20여 년간 매달 2일과 7일로 끝나는 날에 서던 이곳 재래시장은 1982년 장옥(牆屋)을 신축하면서부터 상설시장과 5일장 두 가지 형태로 운영돼 왔다. 상설시장에선 어물, 곡물, 식료품, 플라스틱류, 식기, 철물 등을, 5일장에선 채소, 의류, 잡화 등을 주로 취급했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장흥 재래시장은 나주 영산포 시장, 함평 학다리 시장과 더불어 전남 3대 시장으로 꼽혔다. 하지만 계속되는 인구 이탈 및 노령화, 이에 따른 지역 경제 침체로 점점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1966 14 4543명을 최고 정점으로 찍은 후 계속 인구가 급감, 2000년엔 급기야 5만 명 선으로 주저앉았다. 경쟁 환경도 갈수록 치열해졌다. 재래시장 시설은 계속 노후화한 반면, 반경 500m 안팎으로 250∼400평 규모의 현대식 대형 할인점이 속속 들어서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재래시장 위축과 함께 지역경제 침체에 대해 우려하던 장흥군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지자체 중 최초로 2002 7월 장흥군청 안에 마케팅과(현 지역경제마케팅과)를 신설했다. 전남 3대 시장으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고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게 신설된 마케팅과에 부여된 핵심 과제였다. 초점은 어떻게 하면 외지인을 장흥으로 끌어올 것인가에 맞춰졌다. 때마침 2005 7월부터 주 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는 사실에 주목,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주말시장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마케팅과 신설 초기부터 지금까지 장흥 토요시장 활성화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김경태 지역경제마케팅과 주사는어차피 군내 거주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노령화로 구매력까지 떨어진 만큼 새로운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봤다토요시장 아이디어는 그때까지만 해도재래시장=5일장 혹은 상설장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보자는 새로운 접근이었다고 말했다. 장흥은 인근 관광지인 보성, 강진 등에 밀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바다와 산악 풍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자연경관을 갖춘 곳이다. 김경태 주사는천관산, 득량만 등 장흥의 관광자원에 지역 특산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재래시장을 한데 묶으면 주 5일 근무시대를 맞아 늘어날 가족단위 주말 관광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토요시장 개장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 기존 5일장과 상설시장은 계속 유지한 채 토요시장을 추가로 열면 생필품을 필요로 하는 장흥 관내 사람들은 예전처럼 5일장과 상설시장을 이용하고 토요시장에는 관광객들이 몰려 기존 고객층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장흥군은 곧바로 군청 공무원, 군 의원, 시장 상가 대표 등 민관 합동으로장흥 토요시장 활성화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2002 9)하고 시장 재개발에 대한 군민 의견 수렴 및 시장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장흥군 장흥읍내 상권은 탐진강을 한 가운데 두고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동쪽 상권과 재래시장이 자리 잡은 서쪽 상권으로 나뉘어 있었다. 문제는 동쪽 상권에 대부분의 상가 및 위락시설이 집중돼 있고 서쪽에는 군내 주민들조차 발길이 뜸한 재래시장만 덩그러니 있다는 점이었다. 매출액 기준으로 동서 상권 비율이 대략 8 2에 달할 정도로 불균형한 상태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터미널부터 예양교(장흥읍내 탐진강의 동서를 잇는 다리)에 이르는 동쪽 시가지내 약 1㎞ 구간에 350여 명의 노점상이 오밀조밀 자리 잡고 있는 형국이었다. 이에 따라 시가지내 교통 혼잡이 극심해 주민들의 불만이 컸다. 반면 서쪽의 재래시장은 드나드는 사람도 별로 없거니와 장옥이 너무 노후화해 불편이 컸다. 워낙 시설이 열악하다 보니 심지어 상인들이 시장 안에서 장사를 하지 않고 되레 바깥으로 나와 시장 입구 주변 도로에서 장사를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추진위원회는 이에 따라 노점 상인과 시장 바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을 한데 끌어 모으고 쇠락해가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후화한 장옥을 전면 재개발하기로 결정했다. 5일 근무제 도입에 맞춰 토요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설하기 위해서는 시설 정비가 급선무라는 판단에서였다. 군청내 지역개발과에서 시설 현대화 작업을 맡고 마케팅과에서는 토요시장 개장 후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하기로 했다.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군비(25억 원) 외에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15억 원), 중소기업청(35억 원) 등 정부 지원을 받았다. 75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한 장흥군은 2003 11월 장옥 재개발 관련 설계 용역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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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실smile@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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