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Innovation - 한국 강릉

커피도시 강릉, 스토리텔링으로 도약하라

80호 (2011년 5월 Issue 1)


편집자주

한국 최고의 마케팅 사례 연구 전문가로 꼽히는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가 전 세계 도시의 혁신 사례를 분석한 ‘City Innovation’ 코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급격한 환경 변화와 거센 도전에도 굴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도시를 운영한 사례는 행정 전문가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자들에게도 전략과 조직 운영, 리더십 등과 관련해 좋은 교훈을 줍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국내 커피 시장 확장세가 놀랍다. 2010년 국내 커피 시장은 어느 새 2조 원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원두커피 시장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원두커피 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2010년 하반기 카페베네, 엔젤리너스, 할리스, 스타벅스, 커피빈 등 국내외 커피 브랜드 매장이 서울에서만 1000개가 넘었다. 카페베네만 하더라도 매장 수가 2010년 초 100개에서 2010년 말 400개로 늘었다. 19∼44세 성인 남녀 중 24%가 일주일에 2∼3, 23%는 일주일에 한 번 커피전문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서울 같은 대도시를 벗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판기 커피, 커피믹스는 많아도 서울 등 대도시에서 맛보는 커피전문점의 원두커피를 마시기가 힘들다. 대형 커피 브랜드 전문점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포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원도 강릉은 예외다. 강릉에서는 2010년 말 기준으로 카페가 200여 개나 된다. 현재 22만 명에 불과한 강릉 인구를 감안한다면 이는 매우 놀라운 수치다. 이제 강릉은 스타벅스 등 커피 전문점의 본고장인 미국 시애틀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커피도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해안도시 강릉은 어떻게 커피도시가 됐을까.
 

강릉, 커피도시로 거듭나다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대관령을 넘어 동해안을 향해 내려 가다보면 시야가 확 트인 넓은 평야지대가 나오는데, 이때 처음 만나는 도시가 강릉이다. 강릉 카페를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카페들이 관광지와 상권을 따라 한 지역이 아닌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다. 일부 도심을 빼면 대부분의 카페가 해변에 몰려 있다. 지금은 강릉항으로 이름이 바뀐 안목항권 카페들이 있고, 그 북쪽에 경포권 카페들이 있다. 북쪽으로 올라가면 주문진, 연곡, 사천권이 있다. 남쪽으로 가면 정동진을 중심으로 한 안인항, 하슬라 아트월드, 썬크루즈 조각공원을 중심으로 한 남쪽권이 있다. 시내로 가면 강릉역, 종합터미널이 있는 시내권이 있다. 이 외에도 카페는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이런 식으로 서울에서 한참 떨어진 강릉에는 2010년 말 현재 200여 곳의 커피 전문점이 생겼다. 생두를 볶아 원두로 만드는 로스터리 숍도 30여 곳에 이른다. 이 커피 전문점들의 대부분이 카페들이 밀집한 서울 홍익대 앞이나 이태원에 뒤지지 않는 멋진 인테리어를 갖추고, 직접 볶은 원두나 숙련된 기술로 만든 정성스러운 커피를 내놓는다. 사람들은 이 커피 맛과 풍광을 잊지 못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주말, 평일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이렇게 강릉에 뿌리내린 커피 문화는 새로운 지역의 상징이 됐고, 강릉은 오래지 않아 커피도시로 불리기 시작했다.

커피 전문점이 늘어나면서 강릉만의 독특한 카페들도 생겨났다. 2010년 강릉 교동에 문을 연 모카트리(Mocha Tree)라는 카페는 꽃을 모티브로 인테리어를 꾸몄다. 플로럴 카페(floral café)라고 해야 할까. 매장 여기저기에 있는 꽃들이 화사하고 향긋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꽃을 사러 갔다가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고,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꽃을 사서 나올 수도 있는 그런 곳이다. 스터디 그룹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있고, 꽃꽂이 강좌도 배울 수 있다. 강릉 구정면에 있는 테라로사(Terarosa) 공장에 가면 커피 향이 물씬 풍긴다. 매장 여기저기에 커피 포대들이 쌓여 있다. 원목 인테리어는 산속 샬레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곳에서는커피 생두를 볶아 원두를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바리스타가 되기 위한 교육도 받을 수 있다.

강릉은 지역 내에 형성된 커피 전문점과 커피 문화를 지역 자산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이른바창조된 경쟁우위(Created competitive advantage)’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에 나선 것이다. 강릉에서는 커피축제가 열린다. 경남 하동과 전남 보성에서 우리나라 차를 주제로 한 녹차축제가 열리듯이 커피를 주제로 한 축제를 시작한 것이다. 강릉시는 2009년 강릉 커피축제를 시작했다. 강릉 이외에도 2010년 민간업체 주도로 양평 커피문화축제와 제주 커피축제도 열렸다. 해외에서는 12년째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The Rocks Aroma festival’과 미국 하와이코나 커피축제’, 뉴칼레도니아의 커피축제 등이 있다.

2010 2회 강릉 커피축제에는 22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목표인 30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 정도도 상당한 규모다. 아직 해외까지 알려지지는 않아 외국인 비중은 1% 미만에 그치고 있다. 하지면 언론 등에서는 이 축제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15억 원, 카페로 인한 연간 부가가치 창출액이 2000억 원에 이른다는 추산을 내놓고 있다.

강릉 커피축제는 강릉단오제와 함께 강릉을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강릉에 자리 잡은 커피 전문인들은커피 도시로의 신나는 여행을 주제로 제2회 강릉 커피축제를 2010 10 22∼31일 열흘간 열었다. 98개 카페가 이 행사에 참여했는데, 커피 전문점이 모여 있는 강릉항이 주요 무대였다. 이 축제에서는 커피 전문점을 탐방하는커피 여행 스탬프 밸리’, 유럽 커피 문화의 원형인 터키 등의 커피 유물을 볼 수 있는커피 유물 대전’, 생두를 볶아 에스프레소로 추출해 직접 커피를 만들어 보는커피 추출 체험관등 커피의 역사와 제조과정을 보여주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선보였다

커피도시 강릉의 성공 요인

강릉이 커피도시로 커나갈 수 있었던 요인은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지역적 강점이 되는 강릉의 자연과 문화적 자산이다. 강릉은 예로부터 관찰사가 상주하던 영동지방 행정 중심지였다. 강릉에는 명문 사대부 집안이 많아 풍류와 사교 문화가 발달했다. 상류층을 중심으로 차 문화가 인기를 끌고, 여성들 사이에서 계문화도 널리 퍼져 있었다. 카페 문화가 성숙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을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여기에 천혜의 자연문화 자원이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강릉에는 통일신라 시대 때 소를 몰고 가던 노인이 아름다운 수로부인에게 꽃을 바쳤다는 설화가 있는 헌화로, 율곡 이이의 생가이자 모친인 신사임당의 외가였던 오죽헌, 비운의 예술가인 허균과 허난설헌 기념관, 조선 말기 사대부 집이었던 99칸의 선교장,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향교인 강릉향교, 강릉 사대부 집안의 고가(조철현, 이광노, 김윤기, 박치규 가옥) 등 문화관광지가 많다. 게다가 오래된 축음기 등을 전시하는 참소리박물관, 드라마모래시계촬영지로 유명한 정동진, 고구려 시대 때의 지명을 따서 만든 하슬라 아트월드, 멋진 동해안과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바다열차 등 현대적 관광 시설도 있다. 여기에 바닷물을 간수로 해 만든 초당두부와 같은 먹을거리,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2005년에 선정된 강릉단오제 등의 콘텐츠도 갖고 있다.

둘째, 이 같은 강릉의 지리적 강점은 커피 클러스터가 성장할 수 있는 기본적인 커피 수요를 창출했다. 여기에 인구 통계학적으로도 카페 클러스터가 발달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교육도시로 명성이 높은 강릉에는 강릉원주대, 관동대, 강릉대, 강원도립대, 한국폴리텍대 등 여러 대학들이 밀집해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카페 문화를 향유하는 핵심 소비자들이다.

셋째, 지리적 강점과 수요가 충분해도 이 산업을 일으킬 인재가 없다면 경쟁우위가 발현되지 않는다. 좋은 커피를 생산하고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카페와 이를 일군 일꾼들이 활약했다는 게 커피도시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Tip 참고)

넷째, 강릉은 지리적 강점, 지역적 수요, 핵심 인재를 이용해 커피를 산업화했다. , 커피 전문점을 열고, 고급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특색 있는 인테리어 카페들은 고급 커피 문화를 향유하는 수요를 창출하기 시작했다. 강릉시는 커피 문화를 확산시키는 커피축제를 조직해 커피 클러스터를 측면 지원했다.

강릉 커피 문화를 선도적으로 이끈 사람은 커피전문점 보헤미안의 박이추 씨다. 일본에서 나서 자라다가 한국에 온 그는 서울을 거쳐 2000년에 강릉에 터를 잡았다. 그래서인지 그의 발음에는 아직도 일본식 억양이 남아 있다. 일본 홋카이도의 구시로 습지를 좋아했던 박 씨는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문막에서 목장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강릉에 와서는 영진해수욕장이 있는 연곡면 영진리에 보헤미안(Bohemian)이라는 원두커피 전문점을 처음 열었다. 박 씨는 한국 커피 문화를 이끄는 선구자였다. 그는 일본식 핸드 드립의 최고수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한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 안명규 회장(대구 커피명가 대표)은 우리나라 스페셜티 커피계의 1세대인 고 서정달, 고 박원준, 박상홍, 박이추 씨에게 ‘1서 쓰리 박이라는 별칭까지 붙였을 정도다.

박 씨는 아직도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 직접 핸드드립 커피를 내어 놓는데, 몸이 그리 좋지 않아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매장 문을 열지 않는다. 커피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 강의하기를 즐기고 보헤미안 커피숍에서 제자들의 실습도 지도한다.

강릉 커피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한 또 다른 이가 히피커피(The Hippie Coffee)의 이병학 사장이다. 이 사장은 테라로사를 연 김용덕 사장 등 많은 사람에게도 자문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강릉의 히피커피를 다른 사람에게 매각하고 서울로 이전했다. 경포 해안의 히피커피는 지금은언덕 위의 바다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현재 강릉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 중 하나가 테라로사(Terarosa)일 것이다. 이 회사를 만든 김용덕 대표는 19살에 은행에 입행해 21년간 성실히 일하던 금융맨이었다. 그러던 그가 마흔 즈음에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고향인 강릉에 내려와 레스토랑을 차리게 됐다. 이때 후식으로 내놓던 커피에 눈을 돌리게 됐다. 그리고 2002년 테라로사를 차렸다. 경포해변의 매장이 1호점이고, 구정면에도 훨씬 넓은 공간이 있다. 카페와 커피나무를 키우는 온실, 로스팅 공장이 들어서 있다.

커피커퍼(Coffee Cupper)의 김준영 대표는 커피나무를 키워 생두를 생산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 제주 여미지 식물원으로부터 아라비카 커피나무 50그루를 들여와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5개동 2000여 평의 온실에 중남미 지역과 비슷한 환경을 갖춘 커피존(coffee zone)을 만들었다. 2010년 커피 20kg을 생산해 시음행사까지 열었다. 이른 바 토종 한국산 커피가 나온 것이다. 왕산면 왕산리에 커피를 재배하는 커피농장과 커피박물관도 있다. 여기서는 커피나무 심기, 커피 로스팅, 에스프레소 추출, 핸드드립 등 커피체험을 할 수 있다. 커피커퍼 카페 1,2호점은 안목항에, 3호점은 교동에 있다.


 

커피도시 강릉, 이렇게 만들자

강원도 동해안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는 7번 국도다. 이른바동해안 낭만가도. 북쪽 끝의 통일전망대부터 시작해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을 거쳐 남쪽 끝의 원덕까지 내려가는 7번 도로의 중앙에 강릉이 있다. 더구나 서쪽에서 동쪽으로 오는 영동고속도로는 강릉에서 갈라져 65번 도로로 연결된다. 따라서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강릉에 커피까지 더해진다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한국의 커피도시 강릉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축제라는 이벤트성 행사보다 일상적인 삶 속에 커피 문화가 이식돼 더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즐기는 문화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로 매년 가을에 열리는 커피축제를 보다 활성화해 지역 브랜드로 가꿔야 한다.

1)스토리텔링 마케팅 활성화 커피와 관련된 스토리를 최대한 많이 찾아서 널리 알려야 한다. 이 스토리를 활용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필요하면 이 스토리를 중심으로 관광지와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강릉을 커피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한 인물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를 개발할 수도 있다. 강릉을 커피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한 보헤미안의 박이추, 히피커피의 이병학, 테라로사의 김용덕, 커피커퍼의 김준영 등을 소재로 만화, TV드라마나 영화도 만들 수 있다.

틀에 박힌 카페는 지양해야 한다. 카페마다 스토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각 카페의 설립 스토리 등을 수집해 개성이 있는 카페 스토리를 사람들에게 알리면 좋을 것이다. 이렇게 커피와 관련된 스토리를 수집하려면 다양한 채널이 필요하다. 인터넷 매체를 통해 스토리를 수집하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효율적이지만 이런 매체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순회하는 스토리 버스를 운영해 보는 것도 좋다. 미국 국회도서관은 이런 스토리 수집 버스를 운영한다. 사람들이 이 버스에 들어와 자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녹음하거나 녹화할 수 있도록 한다. 카페가 많이 모인 카페 길이나 커피축제 기간에 스토리 버스를 운영하면 좋을 것이다.

2)스토리 있는 공간 조성 개발한 커피 스토리를 널리 알리는 공간도 필요하다. 강릉에는 도서관이 많다. 이 공간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10 2월 문화작은도서관(구 문화의 집) 1층에 커피전문도서실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커피 관련 서적과 커피 만들기 체험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도서, CD와 같은 콘텐츠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커피도서실에 머물지 말고 커피박물관을 세우는 방안도 고민해볼 만하다. 세계 커피 역사, 강릉에서 커피가 시작하게 된 과정을 알려주는 전시실, 커피 관련 강의, 커피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박물관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일본 고베에도 커피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콘셉트는 캐나다 밴쿠버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밴쿠버 역사를 연극, 인형극, 다큐멘터리, 영화, 판토마임, 뮤지컬, 밀랍 인형 같은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를 통해 스토리를 제공하는 스토리움(Storyeum) 같은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

지금은 강릉항으로 이름이 바뀐 안목항 주변은 오래 전부터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의 카페촌이 형성되기 전 이 해변에는 커피 자판기들이 카페를 대신했다. 연인들은 동전을 넣고 커피 한 잔을 빼서 해변에서 바다를 보며 데이트를 즐겼다. 현재도 안목 해변에 약 70여 개의 자판기가 있다. 그런데 이 자판기 디자인이나 커피 종류가 커피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특색이 없다. 자판기 디자인과 커피의 종류를 다양하게 만들면 안목해변은 자판기거리로 이름을 더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자판기 천국일본에는 정말 다양한 상품을 자판기에서 판매하고 있고, 이 자판기 디자인도 무척 독특하다. 창의적인 자판기 디자인을 얻기 위해 공모전을 여는 것도 방법이다. 이 자판기를 커피축제 기간에 자판기 모양의 박스를 젊은이들이 몸에 걸치고 돌아다니는 식으로 홍보해도 좋을 것이다. 안목항 인근의 커피거리가안목 있는커피거리가 되지 않을까.

3)다양한 채널을 통한 마케팅 외지인들에게 강릉이 커피도시라는 사실이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더욱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활용한 홍보가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홍보수단이 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도 필요하다. 2010년 제2차 강릉 커피축제 방문객 중 외국인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드니 아로마축제, 하와이 코나축제, 뉴칼레도니아 커피축제, 태국 커피축제에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게 방문한다. 앞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 외국인 홍보의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먼저 강릉 커피축제 홈페이지 내용을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소개할 필요가 있다.

한국관광공사에는 주한대사 등 외국인들이 포함된 서포터스(supporters) 그룹이 있다. 이들을 강릉에 이미 유치한 바 있듯이 앞으로 입소문이나 블로그를 통해 강릉이 커피도시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

외국인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홍보수단은 이들이 해외여행을 떠날 때 참고하는 여행서적이다. 론리플래닛(Lonely Planet)을 비롯해 Frommer’s Travel, Footprint Handbook, Insight Guide, The Rough Guide, Fodor’s, Open Road’s, Blue Guide, AA Publishing, Dorling Kindersley와 같은 여행 가이드북을 통해 홍보하는 방안도 마련하면 좋을 것이다.

4)커피축제 개선 두 차례 열렸던 커피축제는 성공적으로 운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세계의 대표 축제와 비교하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먼저 축제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인터넷에서강릉 커피’, ‘커피 축제등을 검색하면 강릉 커피축제 홈페이지로 바로 접속할 수 있다. 하지만 강릉 시청과 심지어 강릉 관광 홈페이지의 축제 탭에서는 커피축제에 관한 언급을 볼 수 없다. 관련 홈페이지에 커피축제 소개가 필요하다.

커피축제에서 커피를 로스팅하고 분쇄하고 추출하는 과정을 체험하는 과정이 큰 인기를 끌었다. 관동대에서는 심포지엄도 열렸다. 커피와 관련된 문화행사를 늘리고, 심포지엄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에서 열리면 좋겠다.

강릉의 카페거리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커피축제 기간에 여러 카페거리를 가려면 걷거나 택시,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다녀야 한다. 축제기간에 관광객 편의를 위해 한시적으로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 택시, 버스 사업자의 반발도 우려되지만, 이렇게 해서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축제가 널리 알려져 방문객이 증가한다면 결과적으로 이들 사업자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설득 노력이 있다면 이 역시 가능할 것이다. 관광 서비스를 강화하려면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없는 강릉택시 서비스 등의 작은 불편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5)커피를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강릉은 단기간에 커피도시로 성장했다. 강릉에 가면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단계까지는 왔다. 하지만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커피를 매개체로 사람들이 만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진다. 강릉의 커피 문화는 아직 음료 차원에 머물고 있다. 카페에서 문학 발표회를 하고, 예술 공연을 하는 단계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카페가 제3의 문화공간이 되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카페에서는 커피만 판매하지 않는다. 원두도 살 수 있고, , 잡지, CD, 머그잔도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커피 찌꺼기도 훌륭한 지역자원이 된다. 이 찌꺼기는 활성탄이 돼 바다에 버려진 기름을 분해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정부가 지정한 녹색시범도시인 강릉이 커피와 연계한 환경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국내 다른 커피축제와의 경쟁도 인식해야 한다. 강릉에 이어 제주, 양평에서도 커피축제를 열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에서 커피나무를 재배할 수 없다는 선입견이 점차 깨지고 있다. 강릉, 제주, 양평에서도 커피나무를 재배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강릉만의 커피축제 색깔이 필요하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솔향, 문향, 예향을 추구하는 강릉 이미지를 잘 살려 강릉만의 커피 이미지가 형성되길 바란다.

2010년 우리나라 커피 시장은 2조 원에 이르렀다. 커피는 도시인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고 생활 속 작은 위로가 된다. 도시의 상징이 돼 지역 브랜딩의 핵심 요소가 되기도 한다. 커피는 이제 커피 한 잔으로 끝나지 않는다. 커피가 지역을 바꾸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까? 커피도시 강릉의 움직임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필자는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리드앤리더 대표이자 비즈니스 사례 사이트인 이마스(emars.co.kr)의 대표 운영자다. 서울대와 시카고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한국은행과 SK에너지에서 근무했고 건국대 겸임 교수를 지냈다. <로하스 경제학> <글로벌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하인리히 법칙> 등의 저서와 <깨진 유리창 법칙> 등의 역서가 있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 mjkim89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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