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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TREND Report

카테고리를 깨면 혁신의 쓰나미가 온다

유인오 | 71호 (2010년 12월 Issue 2)

 

편집자주 메가트렌드에 비해 마이크로트렌드는 미세한 변화를 통해 파악되기 때문에 쉽게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트렌드는 기업에 블루오션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상품을 통해 마이크로트렌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메타트렌드연구소의 최신 연구 결과를 신사업 아이디어 개발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표준화가 사용자들의 사용성을 강화하고 기술의 보급을 앞당기는 촉발제 역할을 하는가. 아니면 표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기술의 혁신을 막는 필요악인가. 이는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진행돼 온 논쟁거리다. 명시적 혹은 암묵적 표준은 일종의 테두리다. 자유는 이 테두리 안에서만 향유할 수 있고,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 새로운 표준화의 범주가 되거나 혹은 버림받고 도태된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효율성과 속도와 같은 이전 세대의 가치에 얽매어 주변의 모든 것을 체계화, 그룹화, 정리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 이런 움직임이 지금까지의 기술과 문화의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해 왔던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로 인해 기존의 범주에서 벗어나려는 것은 불안정한 것,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면서 혁신적인 생각이나 사상, 기술을 배척하거나, 기존의 체계에 맞추기 위한 규격화를 시도해 왔다.

 

하지만 창의성과 혁신은 꼭 합리성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안정함, 기존 체계의 해체와 파괴에서 도출된다. 이미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체계화, 그룹화, 카테고리화와 같은 기존 가치가 해체되고 무의미해지면서, 혁신과 창의성, 다양성, 통찰로 가치의 중심이 옮겨지는 현상이 바로카테고리의 해체(Decategorization)’. 이미 우리 주변에서카테고리의 해체가 진행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최근의 급격한 기술과 문화의 변화에 힘입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다양화와 혁신

‘카테고리의 해체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내적인 요인에 의해 자체적으로 카테고리가 해체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별한 목적을 갖고 외부에서 카테고리의 해체를 시도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적인 요인에 의한 카테고리의 해체를다양화라고 하며, 외부에서의 카테고리 해체 시도를혁신이라고 한다.

 

기존 카테고리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해체되는카테고리의 해체는 내적인 요인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점차 다양해지고, 기술과 문화, 예술에 대한 요구가 변화하면서카테고리의 해체가 점차 가속화된다.

 

그 중심에는 IT 기술이 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지구촌 사이의 인터랙션이 가속화하면서 이제는 인종과 국가를 넘어선 본격적인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한 지역의 로컬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은 이제 아주 작은 계기만으로도 전세계로 퍼져나가며, 실시간으로 지구 반대편의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만들어지면서 인종이나 국가와 같은 구분, 즉 카테고리가 사라지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는 국가, 민족, 인종, 거리의 장벽을 없애고, 단순한 아이디어가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전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매시업 트렌드도카테고리의 해체를 이끄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서로 다른 카테고리들이 모여 기존 카테고리 분류로는 포함할 수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매시업이다. 당연히 기존 카테고리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미 라이프스타일, 문화와 예술, 기술 측면에서 다양한 매시업이 이뤄지면서카테고리의 해체를 이끌고 있다. 

 

또 기술의 발달과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가 만나면서 기존 제품들에 새로운 변형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피처폰은 스마트폰과 확연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제는 이 둘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구분조차 희미해지고 있다. 다양화된 삶의 모습은 다양한 기술, 도구, 문화, 예술을 만들어내고 이런 다양성은 카테고리화된 분류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카테고리의 해체를 통한 파괴적 혁신

기존의 카테고리화된 분류에는 수많은 경쟁자들이 모여든다. 이런 경쟁을 피해 블루오션을 찾고자 한다면카테고리의 해체과정을 통해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이뤄야 한다. ‘카테고리의 해체는 기존 질서의 해체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며, 이것은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반이 된다. 지난 수년간 애플은 혁신의 대명사이자, 가장 창의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애플은 기존 MP3의 개념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아이팟을 선보였으며 이어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라는 태블릿을 선보였다. 애플이 선보인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제품들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개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제품들은 과거 단품만 파는 하드웨어 중심의 판매 방식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비즈니스 생태계 중심으로의 이동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애플 외에도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많은 업체들이 기존 틀을 깨고 혁신을 하고 있다. 음악이나 회화, 사진, 공연과 같은 예술 분야에서도 파격적인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런 경향은 음악과 미술의 탈 장르화, 미디어 파사드, 디지스테이지(DigiStage)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예술, 공연 문화를 이끈다.

 

창조를 위한 융합 과정

매시업은 기술과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 우리 삶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종간의 결합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매시업은 기존 카테고리의 의미를 퇴색시키는카테고리 해체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문화와 문화가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예술과 기술이, 기술과 또 다른 기술이 만나 기존 카테고리에 해당하지 않는 새로운 것이 만들어진다. 산업 혁명은 효율성과 생산 속도에 초점을 맞춘 대량 생산을 이끌어 일반 대중에게 기술과 문화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일한 제품, 동일한 음식, 동일한 옷을 제공함으로써 몰개성을 낳았다. 이에 대한 카운터 트렌드로 다양성과 창조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전과는 다른, 기존에는 없었던 것을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기존의 것을 결합시킨다. 이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기존의 것을 결합시킴으로써 이전에 없던 것을 창조한다.

 

매시업은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창조를 하는 과정이다. 디자인 외에도 기술과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수많은 매시업 과정이 시도되고 있다. 매시업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성공적인 매시업의 경우 다른 분야에까지도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와 휴대폰의 매시업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기술적인 매시업이 라이프스타일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좋은 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카테고리 해체

AR(Augmented Reality) SNS, LBS(Location Based Service), 모바일 인터넷 기술이 복잡하게 얽힌 매시업은 현재 IT 분야에서 시작해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미 금융이나 쇼핑 같은 분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으며, 온라인에서의 행동이 오프라인과 직접적인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환경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더욱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특히 포스퀘어나 고왈라 같은 LBS와 융합된 SNS 서비스, 구글맵, 빙맵과 같은 온라인 맵 서비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후즈히어나 구글 버즈와 같은 SNS 서비스는 온라인의 인맥을 오프라인의 경험으로 이어줌으로써 단순히 온라인이라거나 오프라인이라는 잣대로는 한정 지을 수 없는카테고리 해체의 예를 보여주고 있다.

 

AR도 마찬가지로 가상과 현실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현실도 가상도 아닌 니얼리티(Neality, Near Reality, Near Virtuality)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 경험, 그리고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에서 현실과도, 가상과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니얼리티다. QR코드, RFID 태그, 혹은 현실의 오브젝트를 인식해 현실과 가상의 접점을 제공하는 니얼리티가카테고리의 해체를 구체화하는 공간이 된다.

 

사용자에 의한 카테고리의 재정의

사용자가 사용성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을 규정하며 카테고리를 결정짓는 유저리즘(Userism)카테고리 해체의 핵심적인 배경 중 하나다. 이 유저리즘에 의해 카테고리를 결정하는 기준이 달라진다.

 

이제 제품의 카테고리는 제조사가 아닌 사용자의 사용 목적에 의해 결정된다. IT 컨설턴트인 니콜리스 카(Nicholas Carr)는 일찍이 그의 저서, <빅 스위치(The Big Switch)>에서 기술 자체만으로 상품의 경쟁우위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미래의 상품은 제조사에서 규정한 대로 사용되기보다 사용자의 사용 목적에 따라 카테고리가 결정된다.

 

카테고리의 해체는 사용자에 의해 재정의되는 카테고리를 뜻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오늘날 스마트폰의 카테고리를 정의하기란 매우 어렵다. (Phone)이라는 이름만 보자면 전통적인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통화를 위한 기기로 생각되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이 통화 자체보다 게임기, MP3플레이어, PMP, 전자책 등의 용도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을 단순히 휴대전화로만 카테고리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단적으로 전자책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아이패드는 아마존 킨들의 가장 큰 위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음악을 듣기 위해 MP3플레이어와 스마트폰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한다.

 

오늘날 기업들은 다양한 고객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더 많은 기능을 기기 안에 넣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들의 경험을 통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용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는 특히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애플 제품들에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트위터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발생하는 또 다른 트렌드는 콘텐츠 독립(Contents Independence)이다. 상품을 카테고리로 구분하는 일이 무의미하게 되면 콘텐츠의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벌써 쇼핑몰들은 상품을 카테고리화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기업의 생산조직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카테고리의 해체는 기존의 카테고리를 무너뜨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상품이 하나의 성격으로 정의되는 것은 점점 더 불가능해진다.

 

카테고리의 해체 이끄는 통섭

기술과 인문학, 예술과 기술, 문화와 예술 등 서로 다른 분야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자유롭게 분리, 결합하는 통섭은카테고리의 해체를 이끌고 이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간다.

 

2010 1 27,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인 아이패드(iPad)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느닷없이 두 개의 표지판이 그려진 슬라이드를 스크린에 띄웠다. 인문학와 기술. 이어 그는우리는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서 있고자 노력해 왔으며, 이제는 우리가 기술에 다가가는 게 아니라 기술이 사용자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장면은 6 7일 아이폰(iPhone) 4 출시 행사에서도 반복됐다. 그는 이것을 애플이 단지 기술기업이 아닌 그 너머에 있는 기업(Apple is not just a technology company. It’s more than that.)이라고 말하는 근거로 내세웠다.

 

통섭은 자연과학과 인문학만을 연결하는 고리가 아니다. 1998 <통섭: 지식의 대통합(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을 저술한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은 자연과학, 사회과학, 예술, 윤리, 종교 등 지금까지 인간이 이룩한 모든 학문적 성과에 대해 통섭을 주장한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간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것을 나누어 분석하려던 것이 인간애와 만나면서 통합적인 지식으로 발전한다. 한마디로 기술은 예술을 더욱 가깝게 하는 통로이며, 디지털은 더 이상 현실과 가상을 구분 짓지 않는다. 그들은 자유롭게 소통하며, 서로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재구성이 아닌 해체의 연속 과정

‘카테고리의 해체는 카테고리를 재구성(Recategorization)하는 과정이 아니다. 바로 영원히 계속되는카테고리의 해체과정이 있을 뿐이다. ‘카테고리의 해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돼 온 트렌드며,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될 트렌드다.

 

‘카테고리의 해체는 직접적인 행위와 대중의 참여를 유도한다. 소셜 네트워크의 광범위한 파급 효과는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마이크로 인터랙션으로 표출되는 소셜 네트워크 내에서의 사람들의 인터랙션은 더욱 빈번해지고, 서로에게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카테고리의 해체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대규모의 빠른 인터랙션은카테고리의 해체과정을 더욱 가속화한다. 이들이 주고받는 인터랙션은 사람들의 수많은 요구와 응답으로 이뤄져 있으며,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 속성을 통해 다양성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수많은 주제가 오고 가는 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 소식,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이를 체계화하기보다 통찰과 직관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

 

‘카테고리의 해체는 전통적인 장르를 변화시켜 나가는 힘이다. 융합과 분리의 순환을 반복함으로써 이전의 전통적 장르를 파괴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문화와 제품을 창조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제품과 문화는 더욱 다양화되며, 개인의 개성과 창의적인 사고가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된다.

 

혁신과 창조를 위한 첫 걸음

‘카테고리의 해체는 혁신과 창조를 위한 첫 단계다. ‘카테고리의 해체과정 속에서 사람들, 혹은 기업은 창의적인 사고를 유도해내며, 이를 통해 남들이 가보지 못한 신천지를 찾아 떠나는 모험가가 된다.

 

창의성과 혁신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기존의 카테고리에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 카테고리 밖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필요하다. 이런 시야를 통해 카테고리를 부수고 블루오션을 향해 나가는 첫걸음에카테고리의 해체가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화에 의한 자체적인 카테고리의 붕괴 외에도, 의도적으로 외부에서 카테고리를 해체하려는 시도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카테고리의 해체는 창의성과 혁신으로 대표되는 이 시대를 이끄는 힘이자 트렌드다. 

 

유인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대표이사 willbe@metatrendmedia.com

신동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수석연구원 dyshin@metatrendmedia.com

 

메타트렌드연구소(METATREND Institute·www.themetatrend.com)는 상품 중심의 최신 마이크로 트렌드를 분석해 전세계 주요 미디어, 글로벌 기업,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목표로 운영되는 글로벌 트렌드 연구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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