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TREND Report
편집자주 메가트렌드에 비해 마이크로트렌드는 미세한 변화를 통해 파악되기 때문에 쉽게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트렌드는 기업에 블루오션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상품을 통해 마이크로트렌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메타트렌드연구소의 최신 연구 결과를 신사업 아이디어 개발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표준화가 사용자들의 사용성을 강화하고 기술의 보급을 앞당기는 촉발제 역할을 하는가. 아니면 표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기술의 혁신을 막는 필요악인가. 이는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진행돼 온 논쟁거리다. 명시적 혹은 암묵적 표준은 일종의 테두리다. 자유는 이 테두리 안에서만 향유할 수 있고,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 새로운 표준화의 범주가 되거나 혹은 버림받고 도태된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효율성과 속도와 같은 이전 세대의 가치에 얽매어 주변의 모든 것을 체계화, 그룹화, 정리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 이런 움직임이 지금까지의 기술과 문화의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해 왔던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로 인해 기존의 범주에서 벗어나려는 것은 불안정한 것,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면서 혁신적인 생각이나 사상, 기술을 배척하거나, 기존의 체계에 맞추기 위한 규격화를 시도해 왔다.
하지만 창의성과 혁신은 꼭 합리성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안정함, 기존 체계의 해체와 파괴에서 도출된다. 이미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체계화, 그룹화, 카테고리화와 같은 기존 가치가 해체되고 무의미해지면서, 혁신과 창의성, 다양성, 통찰로 가치의 중심이 옮겨지는 현상이 바로 ‘카테고리의 해체(Decategorization)’다. 이미 우리 주변에서 ‘카테고리의 해체’가 진행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최근의 급격한 기술과 문화의 변화에 힘입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다양화와 혁신
‘카테고리의 해체’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내적인 요인에 의해 자체적으로 카테고리가 해체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별한 목적을 갖고 외부에서 카테고리의 해체를 시도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적인 요인에 의한 카테고리의 해체를 ‘다양화’라고 하며, 외부에서의 카테고리 해체 시도를 ‘혁신’이라고 한다.
기존 카테고리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해체되는 ‘카테고리의 해체’는 내적인 요인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점차 다양해지고, 기술과 문화, 예술에 대한 요구가 변화하면서 ‘카테고리의 해체’가 점차 가속화된다.
그 중심에는 IT 기술이 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지구촌 사이의 인터랙션이 가속화하면서 이제는 인종과 국가를 넘어선 본격적인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한 지역의 로컬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은 이제 아주 작은 계기만으로도 전세계로 퍼져나가며, 실시간으로 지구 반대편의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만들어지면서 인종이나 국가와 같은 구분, 즉 카테고리가 사라지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는 국가, 민족, 인종, 거리의 장벽을 없애고, 단순한 아이디어가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전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매시업 트렌드도 ‘카테고리의 해체’를 이끄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서로 다른 카테고리들이 모여 기존 카테고리 분류로는 포함할 수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매시업이다. 당연히 기존 카테고리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미 라이프스타일, 문화와 예술, 기술 측면에서 다양한 매시업이 이뤄지면서 ‘카테고리의 해체’를 이끌고 있다.
또 기술의 발달과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가 만나면서 기존 제품들에 새로운 변형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피처폰은 스마트폰과 확연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제는 이 둘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구분조차 희미해지고 있다. 다양화된 삶의 모습은 다양한 기술, 도구, 문화, 예술을 만들어내고 이런 다양성은 카테고리화된 분류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카테고리의 해체를 통한 파괴적 혁신 기존의 카테고리화된 분류에는 수많은 경쟁자들이 모여든다. 이런 경쟁을 피해 블루오션을 찾고자 한다면 ‘카테고리의 해체’ 과정을 통해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이뤄야 한다. ‘카테고리의 해체’는 기존 질서의 해체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며, 이것은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반이 된다. 지난 수년간 애플은 혁신의 대명사이자, 가장 창의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애플은 기존 MP3의 개념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아이팟을 선보였으며 이어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라는 태블릿을 선보였다. 애플이 선보인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제품들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개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제품들은 과거 단품만 파는 하드웨어 중심의 판매 방식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비즈니스 생태계 중심으로의 이동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애플 외에도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많은 업체들이 기존 틀을 깨고 혁신을 하고 있다. 음악이나 회화, 사진, 공연과 같은 예술 분야에서도 파격적인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런 경향은 음악과 미술의 탈 장르화, 미디어 파사드, 디지스테이지(DigiStage)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예술, 공연 문화를 이끈다. 창조를 위한 융합 과정 매시업은 기술과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 우리 삶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종간의 결합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매시업은 기존 카테고리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카테고리 해체’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문화와 문화가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예술과 기술이, 기술과 또 다른 기술이 만나 기존 카테고리에 해당하지 않는 새로운 것이 만들어진다. 산업 혁명은 효율성과 생산 속도에 초점을 맞춘 대량 생산을 이끌어 일반 대중에게 기술과 문화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일한 제품, 동일한 음식, 동일한 옷을 제공함으로써 몰개성을 낳았다. 이에 대한 카운터 트렌드로 다양성과 창조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전과는 다른, 기존에는 없었던 것을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기존의 것을 결합시킨다. 이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기존의 것을 결합시킴으로써 이전에 없던 것을 창조한다. 매시업은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창조를 하는 과정이다. 디자인 외에도 기술과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수많은 매시업 과정이 시도되고 있다. 매시업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성공적인 매시업의 경우 다른 분야에까지도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와 휴대폰의 매시업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기술적인 매시업이 라이프스타일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좋은 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카테고리 해체 AR(Augmented Reality)과 SNS, LBS(Location Based Service), 모바일 인터넷 기술이 복잡하게 얽힌 매시업은 현재 IT 분야에서 시작해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미 금융이나 쇼핑 같은 분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으며, 온라인에서의 행동이 오프라인과 직접적인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환경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더욱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특히 포스퀘어나 고왈라 같은 LBS와 융합된 SNS 서비스, 구글맵, 빙맵과 같은 온라인 맵 서비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후즈히어나 구글 버즈와 같은 SNS 서비스는 온라인의 인맥을 오프라인의 경험으로 이어줌으로써 단순히 온라인이라거나 오프라인이라는 잣대로는 한정 지을 수 없는 ‘카테고리 해체’의 예를 보여주고 있다. AR도 마찬가지로 가상과 현실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현실도 가상도 아닌 니얼리티(Neality, Near Reality, Near Virtuality)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 경험, 그리고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에서 현실과도, 가상과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니얼리티다. QR코드, RFID 태그, 혹은 현실의 오브젝트를 인식해 현실과 가상의 접점을 제공하는 니얼리티가 ‘카테고리의 해체’를 구체화하는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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