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raging Core Competencies: Case of BBQ’s Global Expansion

나만의 맛 + 유연한 마케팅… BBQ 세계를 뚫다

58호 (2010년 6월 Issue 1)

 


2010년 3월 3일 오후
싱가포르의 대표적 번화가인 오처드로드의 한 대형 쇼핑몰. 지하 1층에 들어서자 낯익은 한국 브랜드 간판이 나타났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BBQ치킨’ 매장이었다. 이곳은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4시경이었는데도 빈 좌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한산한 인근의 세계적인 햄버거 및 치킨 브랜드 매장과는 대조적이었다. 남녀 친구 3명과 함께 BBQ치킨을 주문한 17세 싱가포르 학생은 “맛도 좋지만 건강에도 좋은 한국 음식이라 친구들과 자주 온다”며 “한 달에 한 번 꼴로 BBQ치킨 매장을 찾는다”고 말했다.2007년 7월 싱가포르에 처음 진출한 BBQ치킨은 이미 10개의 카페형 매장을 냈다. 연매출도 600만 달러(약 68억 원)에 이른다. 아시아와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요충지인 싱가포르에서의 성공은 이웃한 국가들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됐다. BBQ치킨은 말레이시아에도 50개의 매장을 내고 연 1800만 달러(약 204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세계 최고 외식 브랜드들의 각축장인 싱가포르에서 토종 한국 브랜드가 안착하고 인접 국가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세계 13개국에 351개의 가맹점.
해외 총 매출 1억1189만 달러(약 1268억 원).
 
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BBQ(이하 BBQ)의 2009년 해외 사업 성적표다. BBQ는 2003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스페인, 일본, 베트남,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13개국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BBQ가 해외에서 이런 성과를 올리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국내에서의 성공 모델을 그대로 이식했다가 뼈아픈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한국에서 창립 13년 만에 최대 닭고기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공한 데서 비롯된 지나친 자신감이 문제였다. 소비자의 구매 의향에 대한 단편적인 시장 조사 결과를 믿었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 해외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서 어떤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는 게 좋을지 깨닫기까지 수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제 BBQ는 자신만의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내며 양적·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성장의 돌파구로 삼다
BBQ는 한국에서 1995년 창업한 이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5년 만에 가맹점 1000개를 돌파했다. 현재 전국 3400여 개 가맹점에서 약 88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국내 시장 상황은 BBQ에 그리 녹록지 않게 변해 갔다. 음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둘러싼 경쟁의 지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음식 프랜차이즈는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고 초기 자본이 많이 들지 않아 진입 장벽이 낮은 사업이다. 때문에 독특한 사업 기획과 차별화된 아이템이 중요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공급업체 개발을 통한 아웃소싱 활성화로 원가를 절감해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대형 닭고기 공급업체들이 나타나면서 닭고기 생산·가공 시장이 과점 형태로 변해갔다. 즉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입장에서 보면 수요자 시장에서 공급자 시장으로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고 BBQ 경영진은 판단했다. 시장성도 충분했다. 2003년 당시 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이 약 11kg이었던 데 비해 미국은 약 43kg이었고, 일본과 유럽도 14.5kg에 달했다. 말레이시아 38kg, 대만 28kg 등 동남아 국가의 1인당 소비량도 엄청 났다. 중국은 약 8kg으로 한국보다 적었지만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엄청난 인구까지 감안한다면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특히 급속도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 각국은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인 ‘배달’ 방식으로 쉽게 접근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또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1인당 닭고기 소비량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BBQ는 그동안의 노력으로 해외 진출을 위한 실탄도 충분히 확보했다.
 
전격적인 직접 진출과 실패
2002년 BBQ는 중국에서도 경제가 가장 발전한 상하이와 칭다오를 타깃으로 정했다. 매장을 내기 전에 대규모 소비자 조사도 했다. 중국의 음식전문 컨설팅 회사와 1만 명이 넘는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시식회를 했다.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지표인 맛과 가격에서 모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 정도면 통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게다가 세대수가 증가하고 아파트도 많이 생기니 음식을 배달해 먹는 수요도 늘 것으로 보였다. BBQ는 배달이라면 자신 있었다. 배달 모델을 앞세우면 매장에서만 영업하는 기존 음식 업체들과의 충돌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BBQ는 중국의 높은 성장성과 시장 조사 결과를 믿고 2003년까지 전격적으로 상하이에 10개, 칭다오에 5개 직영 매장을 설립했다.
 
그런데 현실은 기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BBQ는 총 300억 원 가량을 직접 투자했지만 예상과 달리 적자만 쌓여 갔다. 맛과 가격 모두에 만족한다던 고객들은 BBQ치킨을 배달시키지 않았다. 중국인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시식회에서 공짜로 준 음식에 대해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이 즉석에서 ‘맛없다’고 반응할 리 없었다. ‘비싸다’고 답해 ‘나 돈 없다’고 티를 낼 사람들도 아니었다. 수억 원을 들인 시장 조사였지만 쓸 만한 정보는 하나도 없었던 셈이다.
 

더구나 중국인의 음식문화를 깊이 들여다보면 ‘음식을 배달해 먹는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었다. 중국인들은 위신과 체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넓고 화려한 음식점을 선호했다. 먹는 행위 자체에 엔터테인먼트 개념도 들어 있었다. 또 불량 음식 사태를 경험한 중국인들은 음식에 대한 의심이 굉장히 많았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음식을 아이에게 주는 부모는 없었다.
 
중국에서의 실패는 두 번째 진출국인 스페인에서도 이어졌다. 진출 국가 선정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스페인을 두 번째 해외진출 대상 국가로 선정한 이유는 히스패닉 계열이 전통적으로 닭고기를 많이 먹기 때문이었다. 스페인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한국의 약 세 배에 이른다. 또 스페인은 남미 국가들의 문화적 메카의 역할을 한다. 많은 남미 노동자들이 스페인에서 일을 한다. 스페인은 세계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스페인에서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남미 진출의 교두보가 될 터였다.
 
BBQ는 2005년 스페인에도 호기롭게 직영 형태로 진출했다. 스페인이 세계 2위 관광지임을 고려해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요지에 직영 매장을 냈다. 그런데 결과는 역시 실패였다. 관광지에 매장을 낸 게 문제였다. 스페인에 여행 온 사람들은 스페인 현지 음식을 선호했다. 어느 나라에서든 먹을 수 있는 치킨을 사 먹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유럽이나 중동 관광객들에게 한국 음식이라는 점을 내세울 수도 없었다.

배달 모델 실패와 파트너 교체
BBQ는 중국과 스페인에서의 실패를 교훈 삼아 향후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현지 파트너에게 상표 사용 독점권을 부여하고 사업 노하우를 전수해, 현지 파트너가 가맹점을 모집하고 마케팅을 진행하며 본사는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본사가 현지의 정서와 문화를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고,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없다는 점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2006년 BBQ는 일본에서 가장 큰 스시배달 업체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권리를 부여했다. 이 업체는 배달만 하는 매장을 350개 가지고 있었으며, 생선을 다루는 기술과 원가 경쟁력도 훌륭했다. 일본 사람들이 국민 음식인 스시를 배달해서 먹는다는 것은 그 브랜드를 믿는다는 뜻이므로 브랜드 파워도 있었다. 또 일본은 싱글족이 많고 교통이 복잡하며 인구 밀도가 높아 당연히 배달 방식이 먹혀들 것으로 판단했다.
 
BBQ는 배달 메커니즘도 잘 알고 있는 데다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업체가 자신들에게 일본 시장을 다 맡기라고 말하자 이를 덜컥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는 오판이었다. 그 업체는 일본 시장과 스시에 대해서 잘 알지만 치킨은 잘 몰랐다. 스시는 일본 사람들 대부분이 어떻게 만드는지 알기 때문에 주방만 있어도 충분했다. 그러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브랜드의 치킨을 배달한다고 했을 때 믿을 일본인은 많지 않았다. 아무리 배달에 익숙한 일본인들이라 하더라도 내가 직접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없는 업체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음식을 배달하자 쉽게 믿어주지 않았다.
 
BBQ는 BBQ치킨 브랜드를 알리는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중심가나 역세권에 떠들썩한 매장이 적어도 수십 개는 있어야 비로소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 일본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BBQ는 새로운 파트너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새 파트너는 일본 철도의 주요 역사마다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로, 역세권에 BBQ 매장 40개 정도는 쉽게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BBQ가 배달 가맹점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향후 배달을 주력으로 하는 가맹점도 모집할 계획이다.
 
핵심역량을 깨닫고 파트너 관리 체계 정립
BBQ는 초기 직영매장 중심의 해외 사업 실패라는 값비싼 경험을 바탕으로 ‘마스터 프랜차이즈’라는 해외 진출 원칙을 정립했다. 성공적인 현지화에 해외 진출의 성패가 달려 있는데, 해외에 본사 직원을 파견시켜 봐야 현지인의 정서와 심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BBQ 본사는 본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경쟁사가 쉽게 ‘카피’하기 어려운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즉 본사는 ①핵심 소스와 메뉴를 개발하고 ②보다 편리한 조리 및 물류 시스템을 만들고 ③브랜드와 품질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이런 무기를 가지고 실제로 현지에서 마케팅과 세일즈 분야에서 전투를 벌여야 하는 사람들은 현지인이었다. 즉 구체적으로 어디에 매장을 내고 타깃 고객을 누구로 잡고 가격대를 어떻게 정할지는 현지 파트너가 결정하도록 했다.
 

차별화된 맛의 원천인 핵심 소스는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해야만 했다. 현지 파트너들과 가맹점들이 맛의 비결을 알아낸다면 쉽게 계약을 파기하고 자신의 브랜드로 직접 사업을 운영할 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심 소스는 한국 본사에서만 만들도록 했다. BBQ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즉 핵심 소스를 각국 현지 매장에 직접 공급하지 않고, 닭을 일차 가공해 공급하는 또 다른 현지 파트너의 공장이나 현지의 센트럴 키친(각 지역본부에서 운영하는 닭고기 가공 및 물류 기지)으로 보내, 본사 직원의 감독 하에 직접 핵심 소스를 주입하도록 했다.
 
메뉴는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첫째, 전 세계 어디서나 공통적으로 제공돼 BBQ치킨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메뉴다. 대표적인 올리브치킨이나 바비큐치킨이 이에 포함된다. 이런 공통 메뉴들은 철저하게 본사가 통제한다. 둘째, 공통 메뉴에 조합되는 메뉴다. 이런 메뉴는 본사가 현지 파트너의 의견을 수렴해 함께 개발한다. 예를 들어 터키에는 빵과 소스, 싱가포르에는 볶음밥을 같이 제공한다. 국물을 좋아하는 중국에서는 계란탕이나 게살 수프가 같이 나간다. 세 번째 메뉴는 특정 지역에만 존재하는 메뉴로 이는 전적으로 현지 파트너가 결정한다.
 
본사가 보유하고 강화해야 하는 또 다른 핵심 역량은 편리한 조리 및 물류 시스템이다. BBQ는 매일 작업을 끝내고 기계를 간단히 세정하는 방법을 본사에서 개발해 해외 현지에 전파했다. 또 같은 기계라도 보다 복원력이 좋은 기계, 즉 닭을 튀기고 나서 다음 닭을 튀길 때 재빨리 온도를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런 조리 시스템과 주방 동선 등은 가맹점들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본사는 물류에도 적극 개입했다. 닭은 공장이나 센트럴 키친에서 일차 가공 후 매장으로 보낸다. 매장에서 주문을 받은 후 치킨을 만드는 ‘선주문 후조리’ 방식으로 갓 요리한 음식을 제공하되, 빠른 시간 내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런 방식은 품질 관리에도 유리하다. 현지 가맹점에서 개입하는 부분을 가능한 줄임으로써 현지에서 품질 문제가 생길 여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
 
BBQ는 철저한 브랜드 관리와 품질 관리를 위해 현지 파트너 및 가맹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공식화했다. BBQ 본사는 1년에 두 번씩 본사 직원들과 현지 파트너가 참여하는 국가별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다. 또 현지 마스터 프랜차이즈 파트너는 가맹점의 제안 아이디어와 불만 사항을 청취하는 가맹점 간담회를 반드시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본사에 보고하도록 했다. 본사와 파트너, 파트너와 가맹점 간 의견을 주고받는 문서 양식도 통일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통로 관리는 현지 파트너와 가맹점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들을 본사가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진출방식과 매장형태는 유연하게
BBQ는 해외 진출 방법을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통일했지만, 항상 이 방법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지역 허브(본부) 역할을 할 국가에서는 BBQ 본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권리를 받은 현지 파트너가 50대 50 합작 회사를 설립하도록 했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을 총괄하는 싱가포르가 좋은 예다. 또 동부와 서부로 나눠 마스터 프랜차이즈 권리를 부여한 미국도 마찬가지다.
 
이는 일정 정도 본사가 지분을 가져가야만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낼 수 있으며, 이런 점포들이 현지에 적합한 마케팅 방식을 찾는 마케팅 센터와 현지 직원을 교육하는 트레이닝 센터의 역할을 하도록 현지 파트너를 강제하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파트너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 후 BBQ 브랜드 무단 사용과 같은 혹시 모를 분쟁에 대비해 현지에 거점을 마련해 두는 의미도 있다. 나아가 파트너가 품질을 제대로 관리하고 본사가 정한 규정과 프로세스를 지키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향후 지역 허브로 삼으려는 터키와 브라질에서도 합작 투자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나아가 수요 거점은 물론 향후 생산 거점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라면, 100% 직접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BBQ는 중국 상하이와 칭다오, 일본에서 실패를 겪은 후 배달 중심의 영업방식도 바꿨다. 현지 상황에 맞게 매장 영업과 배달 영업을 적절히 혼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현지 파트너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했다.
 
중국과 일본은 배달보다 매장 영업의 비중을 높였다. 싱가포르와 몽골은 배달 없이 매장 영업만 하고 있다. 미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심양 등에서는 매장 영업과 배달 영업을 혼합해 운영하고 있다.
 
BBQ는 매장 형태도 ‘카페형’으로 바꿨다. 현재 중국의 일부 매장을 제외하면 굳이 플래그십 스토어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카페형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성공 요인 분석과 시사점
BBQ치킨의 해외 진출 성공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첫째는 BBQ가 가지고 있는 핵심 역량과 그 핵심 역량을 이용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둘째는 해외진출 전략 측면에서의 유연성이다.
 
외식산업은 기술적 진입장벽이 낮고 초기투자비용이 적은 경쟁업종이다. 이와 같은 산업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경쟁 사업자와 차별화한 맛을 낼 수 있는 기술을 가져야 하며, 또한 이 맛의 비결을 남에게 노출시키지 않음으로써 모방을 막는 조치가 필수적이다. BBQ는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국내 및 해외 경쟁업체와 차별화한 맛을 창안해 내는 데 성공했고 또 이러한 맛을 영업비밀로 지키면서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하지만 해외 진출 시에는 핵심 역량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라면 단순히 핵심 역량을 복제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확장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음식에 대한 취향이 다르고 음식문화도 다른 해외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BBQ도 해외진출 초기에 중국과 스페인에서 이와 같은 실수를 범했지만, 초기의 실수에서 빠르게 배우고 전략을 수정함으로써 실패를 만회하고 성공적인 해외 확장을 해 나갈 수 있었다.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전 세계적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할 것을 요구받는 글로벌 통합의 압력과 현지시장 맞춤식 경영을 요구받는 현지화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현지화의 압력을 가로축에, 글로벌 통합의 압력을 세로축에 놓고 해외진출 전략을 구분하는 모형이 통합-현지화 행렬이다. 이 모형에 따르면 글로벌 통합 압력과 현지화 압력이 모두 낮은 경우에는 자국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단순히 복제함으로써 효과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단순 국제화 전략’). 한편 일용 소비재 산업과 같이 글로벌 통합 압력은 낮지만 현지화 압력이 높은 경우에는 현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동화하는 ‘다내수시장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글로벌 통합 압력이 높고 현지화 압력이 낮은 기술집약적 산업의 경우에는 생산시설을 최적의 장소에 위치시킴으로써 가치사슬을 최적화하는 ‘글로벌 전략’이 바람직하다. 고부가가치 가전이나 자동차 산업과 같이 글로벌 통합 압력과 현지화 압력이 모두 높은 경우에는 생산 측면에서 가치사슬을 최적화하고 동시에 마케팅 측면에서 현지 시장에 동화하는 ‘초국가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모형에 따르면 BBQ치킨이 속한 외식산업은 현지화에 대한 압력이 높은 반면 글로벌 통합의 압력은 낮은 업종이라고 볼 수 있다. BBQ는 초기에는 한국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단순히 복제하는 단순 국제화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재빨리 현지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각각의 진출국가에 맞는 진출방식을 찾아내 실행하는 다내수시장 전략으로 전환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도전 과제
BBQ는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기반을 주요 국가에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이를 토대로 양적인 성장과 질적인 전환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BBQ치킨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형성하고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수적이다.
 
베트남, 필리핀, 중국, 싱가포르 등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나라의 일부 지역에서는 BBQ치킨 인지도가 꽤 있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BBQ가 별다른 매체 광고를 하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한류 효과에 힘입은 측면이 적지 않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 크고 화려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서 브랜드 광고 효과를 얻은 측면도 있다.
 
음식 브랜드 관리에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스토리텔링이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는 KFC 1호점에 가면 지하에 육중한 금고가 있다. 그 안에 KFC 핵심 소스 등 주요 메뉴의 레시피가 들어 있다. 이 박물관이 확장을 해서 옮길 때 건장한 보디가드가 레시피를 넣은 007가방을 자기 손에 수갑을 채워 운반하는 과정이 CNN에서 생중계됐다. 이는 전 세계에서 매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음식의 차별화는 이성이 아닌 감성의 영역이다. 맛이란 주관적이며 측정 불가능한 애매한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스토리텔링으로 감성을 자극하느냐가 중요하다. 즉 논리적인 설득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먹고 싶게 만드는 접근을 해야 한다.
 
한 가지 문제는 나라마다 문화와 정서가 다르다는 것이다. 때문에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하나의 방법, 즉 하나의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전 세계에 통용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월마트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월마트는 인공위성으로 원가 관리를 하며, 월마트에는 없는 물건이 없다’는 스토리텔링을 했다. 초기 반향은 대단했지만, 결국 월마트는 국내에서 철수하고 말았다. 너무 직선적인 스토리텔링이 한국인의 정서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장은 창고 형태인 데다 고객이 직원을 불러서 뭘 물어보려 해도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월마트는 선진 유통 매장이다’는 메시지가 ‘너희는 후진국이다’는 뜻으로 오해될 여지마저 있었다.
 
BBQ치킨이 전 세계 공통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각 국가 안에서 효과적으로 확산시키고 우호적인 소비자 인식을 형성시키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BBQ치킨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현정은 씨(24•홍익대 영문학과 4학년)가 참여했습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