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Made With AI: Consumer Engagement with Social Media Containing AI Disclosures” (2026) by Stephan Carney, Ignacio Riveros & Stephanie M. Tully i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ucag013, https://doi.org/10.1093/jcr/ucag013
틱톡을 비롯한 주요 플랫폼들은 생성형 AI로 만들거나 편집 과정에 AI가 상당 부분 활용된 콘텐츠에 공개 표시(Disclosure)를 의무화하고 있다. 유럽연합 인공지능(AI)법, 미국 각 주의 딥페이크 규제 논의까지 겹치면서 투명성 표시는 선택이 아니라 규범이 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생성형 AI로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표시하는 것은 소비자의 참여(Engagement)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마셜경영대학원의 스테판 카니, 이그나시오 리베로스, 스테퍼니 털리 교수 연구진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틱톡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틱톡이 AI 생성 콘텐츠(AIGC, AI-Generated Content) 공개 정책을 도입한 시점 전후 8650개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113만5817건을 분석해 공개 표시 여부에 따라 실제 참여 지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또한 관찰 결과의 인과관계와 작동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위해 8건의 실험을 진행했다. 동일한 이미지·영상·캡션 콘텐츠에 AI 생성 표시를 붙이거나 붙이지 않은 두 조건을 무작위로 배정하고 참가자들이 실제로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공유 의향을 밝히는 정도를 비교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AI 생성 콘텐츠 표기는 소비자 참여를 낮췄다. AI 생성 표시가 붙은 게시물은 ‘좋아요’ 수가 7~8% 낮았고, 댓글·공유를 포함한 종합 참여도는 약 7% 낮았다. 중요한 점은 콘텐츠의 품질을 동일하게 통제하고 ‘AI 생성’ 표시만 붙인 경우에도 격차가 그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콘텐츠 품질이 참여도 하락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인공물에 대한 거부감이나 AI 자체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통념에 대해서도 살펴봤으나 실제 참여 감소를 설명하지 못함을 확인했다.
대신 연구진이 찾아낸 메커니즘은 ‘의사사회적 연결(Parasocial Connection)’의 약화였다. 의사사회적 연결이란 실제로 일방적인 관계임에도 소비자가 미디어로 접한 인물에게 느끼는 정서적 유대감을 말한다. AI가 만들었다는 표시를 보는 순간, 소비자는 그 콘텐츠 뒤에 있는 ‘사람’과의 심리적 거리를 더 멀게 느꼈고, 이것이 곧바로 참여 감소로 이어졌다.
이 정서적 거리감은 크리에이터가 콘텐츠에 들인 ‘노력이 얼마나 느껴지느냐’에 좌우됐다. 분석 결과 AI 표시가 붙은 콘텐츠의 크리에이터는 실제보다 노력을 15.6% 덜 들인 것으로 지각됐고 소비자가 느끼는 유대감도 14.5% 낮아졌다. 즉 소비자는 AI 표기를 보고 크리에이터가 콘텐츠에 노력을 덜 들였다고 인지하면 정서적 유대감이 약해지고 최종적으로 참여도가 낮아지는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AI를 사용했어도 여전히 크리에이터의 노력이 들어갔다고 믿게 만드는 신호가 있으면 의사사회적 관계와 참여도가 떨어지는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포토샵 뉴럴 필터와 같이 상당한 숙련과 조작이 필요한 AI 도구를 사용했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거나 “AI로 초안을 만들고 직접 다듬었다”처럼 크리에이터의 관여를 드러내는 문구를 덧붙이면 참여 감소 폭이 유의하게 줄어든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콘텐츠 제작에 AI 활용이 점차 확대되는 상황에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AI 공개 표시를 단순한 온·오프 스위치식 이분법이 아니라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다뤄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AI 생성’이라고만 일괄적으로 표기할 경우 불필요하게 창작 생태계의 참여와 수익을 깎아 먹을 수 있다. 브랜드와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는 사람의 관여와 수고가 드러나도록 콘텐츠를 설계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한다. 완전 자동 생성을 강조하기보다 ‘AI를 활용한 증강(Augmentation)’ 서사를 앞세우는 편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