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당신의 팀원들이 터놓고 말을 못한다면…

288호 (2020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조직 내에는 터놓고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undiscussables)’이 존재한다. 이 사안은 크게 4가지 층위로 구분된다. 생각하는 것과 말하는 것 사이의 간극, 말하는 것과 의미하는 것의 간극, 느끼는 것과 표명하는 것의 간극, 행하는 것과 아는 것의 간극이 있다. 4가지 중에서도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경우가 조직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해결 과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팀 리더가 나서야 한다. 먼저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데 나도 일조했을까?”라고 자문하고, 일종의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리더의 책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 토론의 물꼬를 트고 솔직함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9년 가을 호에 실린 ‘It’s Time to Tackle Your Team’s Undiscussables’를 번역한 것입니다.




2008년, 테라노스(Theranos, 엘리자베스 홈즈의 사기극으로 유명해진 실리콘밸리의 생명공학 기업-역주)의 엔지니어 애런 무어(Aaron Moore)는 회사의 혈액 검사기 시제품을 조롱하는 광고 하나를 만들었다. 동료들을 대상으로 장난 삼아 만든 이 광고에서 그는 해당 제품을 ‘대체로 실용적인’ 제품이라고 묘사하면서 테라노스의 여러 ‘혈액 채취 용품’ 사이에 ‘거머리’를 풀어 놓았다. 1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그의 허풍은 그저 농담이 아니었다. 당시 회사에서 금기시됐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었다. 테라노스의 검사기는 효과가 없었고, 회사의 경영진은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무어의 행동은 테라노스라는 회사에서 ‘논의할 수 없었던 사안들(undiscussables)’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갈등, 위협, 당혹감 등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논의를 피하게 되면 성과를 개선하고 팀 학습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질문이나 자극들과 마주할 수 없다. 필자들은 10여 개 조직의 고위경영진과 함께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팀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를 가감 없이 논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팀의 성과를 증진하는 요건임을 알게 됐다. 우리는 이런 원리를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발견했다. 그리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각 조직이 이런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일련의 진단용 질문들을 던지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했다. 이 같은 접근은 팀 리더들로 하여금 조직에서 금기시된 논의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드러내는 데 필요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왔다.

테라노스의 CEO였던 엘리자베스 홈즈와 최고경영진은 회사 엔지니어들까지 뻔히 알고 있었던 문제들을 인정하지 않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무어가 자신이 품은 의혹을 상사와 공유하지 않은 채 익명의 풍자 광고를 통해 표현했다는 점이다.



홈즈는 이 짓궂은 광고에 대해 알게 되자 곧장 범인 색출에 들어갔다. 그녀의 이런 행동으로 인해 회사 안에서는 제품의 문제를 거론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가 더 굳어졌다. 제품 관련 논쟁이 촉발될 수 없었다. 몇 달간 질책에 시달리던 무어는 결국 환멸과 좌절을 느낀 채 회사를 떠났다.

테라노스의 사례는 질문하는 자의 입을 틀어막고, 조직 내 논의할 수 없는 성역을 만들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테라노스에서는 두려움과 부정의 문화가 조성됐다. 이로 인해 이 회사는 투자자와 고객들에게 거짓 주장을 하고, 나아가 환자의 건강을 해치는 결정을 내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때 촉망받던 테라노스의 이야기는 홈즈가 결국 사기 혐의로 기소되면서 끝을 맺었다. 기업 가치 90억 달러로 평가받던 스타트업의 몰락이었다.

물론 테라노스는 문제가 있는 조직의 극단적인 예에 속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인 ‘팀 내 논의할 수 없는 사안’의 문제는 우리 주위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다. 게다가 팀원들이 세계 각국으로 흩어지거나 가상 공간에서 소통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서로 불만은 없는지, 오해는 없는지 예측하는 일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점심시간을 틈타 차 한잔하면서 껄끄러운 사안을 터놓고 논의할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어떤 문제가 커지고 팀, 혹은 조직의 성과가 삐걱거리기 전에 염려되는 부분을 확실히 짚고 공론화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


DBR mini box: 연구내용

필자들은 팀의 효과와 역기능에 대해 연구한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살펴봤다. 이를 위해 관련 학문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경영학적, 사회심리학적 이론들과 함께 집단 연구에서 흔히 간과되는 정신역동학(psychodynamic, 정신분석 이론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이론들-역주)에 관한 논문들도 연결해서 검토했다.

필자들은 여러 조직의 임원진과 컨설팅 프로젝트를 하면서 유명 스포츠팀, 관현악단, 의료진, 인질 협상팀 같은 비영리 집단들의 역학 문제도 연구해 왔다.

이렇게 얻은 통찰력을 IMD 최고경영자 과정 학생들과 함께 10년에 거쳐 검증하고 다듬었다.


문제를 오인하다

필자들이 만난 기업들의 임원들도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로 힘겨워했다. 그들이 말한 증세는 팀원들 간의 풀리지 않는 갈등, 회의에서 나타나는 참여도 차이부터 파괴적인 집단 사고와 직원들 이탈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필자들은 이런 집단역학에 대한 연구를 유명 스포츠팀, 관현악단, 의료진, 인질협상팀을 포함해 다양한 비영리 조직을 대상으로도 수행했다. 그 결과 그 패턴이 맥락과 수준을 아울러 일관되게 나타났다. 즉,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이 많을수록 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그런 사안들은 집단이 함께 논의하지 않으면 현명하게 관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팀 리더들은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을 거론할 때 생기는 리스크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부정적인 주제들을 거론하면 팀의 에너지가 떨어지고, 어차피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 드러나고, 그런 문제가 벌어진 데 대해 자신이 책임지고 비난받을 일만 생긴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실제로는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을 함께 나누면 팀원들이 안도감을 느끼고, 에너지가 생기고, 선의도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팀 리더들은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때 생기는 일들을 과소평가한다. 그런 상황을 묵인하면 토론이 결여된 비효율적인 회의가 양산되면서 딱딱한 업무 관계가 형성된다. 그러면 솔직하고 개방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없고 팀원들이 실수나 올바른 과정을 통해 학습할 수 없다. 결국 이는 나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이 팀원들의 문제 해결 및 학습 능력,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을 위축시켜 팀을 병들게 하는 것이다.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의 4가지 층위

임원들은 종종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이 전부 똑같다고 여긴다.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으면서 공개하지 않는 견해라는 점에서는 같기 때문이다. 영어권 사람들은 보통 이런 이슈들을 방 안에 있는 코끼리(the elephant in the room), 800파운드 나가는 고릴라(the 800-pound gorilla), 죽은 무스(the dead moose) 등으로 표현한다. 이렇게 일반화해 생각하면 문제의 복잡성은 간과한 채 두려워만 하게 된다.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을 다각적인 관점으로 다뤄야 한다. 테라노스의 엔지니어가 혈액 검사기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말하지 못한 것, 즉 생각하는 것과 말하는 것 사이의 간극은 이런 사안들 중 한 범주일 뿐이다. 이 밖에도 말하는 것과 의미하는 것의 간극, 느끼는 것과 표명하는 것의 간극, 행하는 것과 아는 것의 간극이 있다. (표 1)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의 원인은 유형별로 다르다. 인지적 장벽에서 발생하기도 하고 감정적 장벽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 팀 전부가 알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직원 일부만 알고 있거나 아무도 모르는 경우도 있으며, 팀의 집단의식 바깥에 존재하기도 한다.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은 유형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공론화해야 한다. 직접적인 질문을 통해 드러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행동 패턴으로 추론한 다음, 팀이 함께 검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표 2)



지금부터 설명할 4가지 범주의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은 다소 중복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유형별 차이를 알면 관련 문제들을 더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 생각하는 것을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경우. 논의할 수 없는 사안이 생기는 가장 흔한 경우는 위험한 질문, 제안, 비판이 자기 검열을 거치는 경우이다. 테라노스에서 무어가 그랬듯이 사람들은 그런 사안을 농담처럼 던지거나 누군가와 은밀하게 나누지만 절대 공론화하지는 않는다.

한 글로벌 정보회사의 호주 법인을 예로 들 수 있다. 새로 취임한 CEO는 회의 때마다 임원들이 누군가를 경계하듯 조심스럽게 의견을 교환하고, 공개적으로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사적인 자리에서는 서로 비난하기 바쁘다는 것을 이내 깨닫게 됐다. 임원들은 마음속에 담고 있는 이야기를 꺼내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임 CEO 입장에서는 조직의 강력한 변화와 더불어 리더십 팀의 솔직한 의견과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 그녀는 먼저 팀의 경계하는 태도를 바로잡아야 했다.

사람들은 어떤 말을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결과에 두려움을 느끼면 침묵한다. 그런 위험이 실재하든, 상상의 산물이든 자신의 견해는 밝히지 않는다. 이런 두려움은 보통 팀 리더가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운 관리 방식을 갖고 있거나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거칠게 반응할 때 일어난다. 이런 경우에 팀원들은 불안을 느낀다.

하버드대의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 교수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권력의 무게는 심리적 안전성을 가로막는 중대한 장벽이다.2 힘과 지위의 차이가 크면 팀원들은 본인이 겪고 있는 문제나 걱정거리가 리더에게는 업무 방해 요소나 자신과 상관없는 일로 치부될 것이라 여긴다. 이 경우 이슈를 제기하려는 의욕이 꺾이게 된다.

바로잡기. 리더들이 어떻게 하면 이런 권력의 차이를 최소화해 팀원들이 안심하고 목소리를 내게 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의도치 않게 두려움이나 불확실성의 기류를 형성해 왔을 수 있음을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그다음 민감한 이슈도 터놓고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팀원들이 걱정하는 것들을 끌어내고,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들에게 면책을 약속하고, 사무실에서 권위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

앞서 언급한 호주 법인의 CEO는 몇 가지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녀는 개방성을 높이고 불신을 줄이는 본보기가 되기 위해 임원들에게 자신의 관리 방식과 의도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적어서 익명으로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 다음 생산적인 논쟁을 위해 인사부 주관으로 임원들과 솔직한 대화의 자리를 열게 했다. CEO 본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직언과 말다툼이 어떻게 다른지에 초점을 맞춰 워크숍을 진행했다.3 두 소통 방식은 솔직함에 바탕을 둔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나 직언은 개인과 문제를 명확히 구별하는 반면 말다툼은 그 둘을 혼동한다.

후속 회의에는 CEO도 참석했다. 그녀는 임원들이 어떤 제안에 반박하지 않을 때마다 이렇게 말했다. “다른 의견도 있을 것 같은데요. 흠… 제가 회의실을 잠깐 나갔다 올까요? 제가 돌아왔을 때는 여러분이 하나의 팀으로서 걱정하는 내용들을 공유해 줬으면 합니다.” CEO의 이런 태도는 그동안 억눌려 있던 사람들을 자유롭게 했다. CEO가 건설적인 반대를 정말 원한다는 사실을 임원들이 깨닫게 되면서 그녀는 더이상 회의실을 나가 있을 필요가 없게 됐다. 또 CEO는 회의실에 있던 사각 테이블을 원형 테이블로 바꿔 좀 더 친밀한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평등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진정한 의견 교환을 도모하려면 팀 리더가 지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 무언가를 논의할 때 팀원들이 얼마나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리더는 팀 논의를 시작할 때 자신의 선호나 주장을 드러내면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곧바로 평가해서도 안 된다. 또한 자신의 실수를 드러내고, ‘나’보다는 ‘우리’라는 표현을 써서 관계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팀원들 스스로 우려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그들의 기여를 인정하면서 리더 또한 그룹의 일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일깨워 줘야 한다.

이런 새로운 기대와 프로세스가 정착되고 정례화되자 호주 법인 팀 회의의 생산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CEO는 자신이 지시한 변화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했고, 개인과 집단 차원에서 팀의 발전이 가속화됐다. 임원들도 팀의 기능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며 CEO가 세운 원칙들을 다른 회의에도 똑같이 적용했다.

2.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경우. 무언의 진실이 있는 것처럼 유언의 거짓도 있다. 이런 종류의 논의할 수 없는 사안은 팀이 옳다고 믿거나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 행동 사이에 차이를 낳는다. 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지지이론(espoused theory)과 상용이론(theory-in-use)의 간극으로 설명해 왔다. 4

이 경우 팀은 본인들에게 지침이 되거나 영감을 주고 유대감을 창출한다고 여겨지는 가치와 목표, 행동방식을 표명한다. 그러나 말한 대로 따르지는 않는다. 모두가 이런 식의 말과 행동의 단절을 뻔히 알고 있지만 팀의 결속을 깰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지적하지 않는다. 사실은 그런 결속 또한 집단적 착각일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스칸디나비아의 한 대형 제지 회사의 경영진은 디지털화로 종이 수요가 폭락하면서 골치를 앓고 있었다. 상황을 타개하고자 경영진 모두가 똘똘 뭉쳐 ‘회사 부활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도 회의와 워크숍이 있을 때마다 팀 모두가 효율과 비용 절감을 부르짖었다.

생각하는 것을 감히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로 개인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에 반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이유는 주로 집단을 보호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사람들의 침묵은 두려움보다는 왜곡된 충성심에서 기인한다. 팀이나 상사, 조직의 뜻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도와 행동 사이의 단절을 깨닫고 나면 자신이 동료들을 실망시키고 팀 정신을 말살시키고 있다는 기분에 휩싸이기 쉽다. 조직이 원하는 가치, 행동양식, 목표를 그대로 읊는 거짓 긍정(지지이론)의 뒤에는 팀이 변화를 이끌 능력이 없을지 모르고,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방어적 본능은 순수해 보이지만 결국에는 학습을 저해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서로의 말과 약속을 믿지 않게 되면서 환멸을 초래한다.

바로잡기. 팀 리더들은 먼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것이 위선임을 밝히고 그런 가식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데 자신들이 기여한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공허한 선언의 사례들을 익명으로 수집하고 공개적인 비판을 피하려는 지나치게 방어적인 태도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이 있다. 팀원들에게 “우리는 ( )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우리는 ( )게 행동합니다”라는 문장을 완성해 달라고 함으로써 개선 프로세스를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된 제지 회사는 인원 감축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팀원들이 회사 재건을 위해 애쓰는 시늉을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CEO가 보기에도 직원들이 입으로 외치는 슬로건과 현실 사이의 인지 부조화가 너무 컸다. 그는 필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매일매일 회의가 이어졌고 그러던 어느 날 임원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는데, 다들 고생하고 있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갑자기 짜증이 났습니다.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겁니까? 맨날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잖아요. 사는 게 얼마나 죽을 맛이고, 정부가 얼마나 우리 상황을 몰라 주는지, 또 고객들이 얼마나 깐깐하고, 경쟁은 또 얼마나 불공평한지 말이에요. 저희가 끊임없이 세상만 탓하고 있더라고요.”

CEO는 팀이 스스로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즈니스 모델 개선과 프로세스 개편처럼 팀에 꼭 필요한 일들도 실제로는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이렇게 솔선수범해서 솔직하게 자기비판을 함으로써 말하는 것과 뜻하는 것의 간극을 없애고 팀을 슬럼프에서 구제할 수 있었다.



그가 터놓고 말하자 다른 사람들도 그동안 자신을 나태하게 만들었던 여러 착각을 되돌아보게 됐다. 이윽고 이들은 사업을 재건할 수 있는 능력이 집단의 동질성 때문에 한계에 부딪쳤다는 결론을 냈다.

그리고 나서 여성, 타 업종 경력자, 북유럽 출신이 아닌 사람 등 12명의 다양한 인력으로 구성된 그룹에 사업 재건 임무를 맡기기로 했다. 일종의 내부 컨설팅 조직을 만든 것이다. 160명의 지원자 중 선택된 사람들은 다양한 면모를 갖추고 있어 틀을 벗어난 혁신적인 솔루션을 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후 8년이 흐르면서 이 회사는 재생 물질 전문 업체로 탈바꿈했다. 전 CEO에 따르면 팀의 역학도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는 정말 터놓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더이상 ‘세상이 변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두고 목청을 높이지 않습니다. 이미 세상은 변했으니까요. 이제는 ‘우리가 그 변곡점보다 앞서갈 수 있을까? 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까?’ 같은 주제를 논합니다.”

리더들은 자기 성찰을 시작하고, 조직의 공식 목표가 실제 목표와 일치하는지 확실히 해야 한다. 아울러 서로에게 솔직해야 할 집단적 의무를 강조하고, 다양한 관점을 경청하고, 비판을 배신으로 착각하는 비생산적이고 잘못된 태도를 타파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3. 자신의 감정을 설명할 수 없는 경우. 논의할 수 없는 사안 중에는 짜증, 불신, 좌절같이 팀원들이 건설적으로 설명하거나 표현할 수 없는 부정적 감정에서 기인하는 것들이 있다. 자신의 분노와 적개심을 표출하는 것과 그런 감정을 논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독일의 한 하이테크 기업 임원들은 조직에서 급부상 중인 CTO와 최근 영입된 COO 사이에 흐르는 무언의 긴장감에 늘 불안해했다. 두 사람의 의견은 시시때때로 충돌했다. 그러면서 둘 다 더 이상 말을 섞지 않았다. 서로 상대방의 행동이 비이성적이라고 여겼다.

관점이 다른 동료의 행동이나 의견 때문에 일어나는 과민반응은 종종 오해로 인해 생긴다. 연구에 따르면 무엇을 할 것인지, 혹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 충돌은 그 자체로는 건전하지만 개인 간 갈등으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5 이런 상황을 단순히 ‘케미스트리 부족’ 정도로 치부하면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팀이 이로 인해 압박을 느끼면 문제가 커진다. 민감한 관계가 하나만 있어도 감정적, 조직적으로 전염돼서 팀의 신중한 결정을 방해하는 병폐가 될 수 있다.6

적대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추측을 검증하지 않으므로 잘못된 오해는 바로잡히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 쉽다. 이들은 자신의 고유한 세계관과 자기방어적 본능을 바탕으로 상대편이 왜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본인도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한다. 그 결과 둘 사이의 긴장은 더 고조된다.

바로잡기. 앙숙 관계인 사람들은 성격과 경험, 정체성의 차이 등 소위 케미스트리 부족이라 불리는 둘 사이의 불화를 부추기고 지속시키는 요소들을 밝혀내야 한다. 이때 팀 리더는 팀원 개개인이 팀 안에서 똑같이 환영받고 수용된다는 느낌을 갖게 해야 한다. 그래야 다양성을 갈등이 아닌 혁신의 원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은 팀원들에게 “나는 ( )라는 기분이 듭니다”라는 문장을 완성하게 하는 것이다. 뭐가 됐든 그들을 괴롭히는 것의 정체를 밝혀내서 그 감정의 실체를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중립적인 코치는 이 문장을 완성하게 하는 데 이어 팀원들이 필요한 후속 질문을 한다. 이를 통해 모호한 부분을 명확히 밝혀냄으로써 그들이 마음을 열 수 있게 한다. 이 프로세스는 팀원 개개인의 성격적 특징을 파악하는 공식적인 평가 툴, 그리고 동료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그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일반적인 방법론을 통해 더 강화될 수 있다.

독일 하이테크 기업의 CTO와 COO의 경우 상반된 성격을 갖고 있었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의 갈등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가령, 성격 평가의 한 유형에서 COO는 거시적인 사고를 선호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끌리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CTO는 상당히 세심하고 현실적이면서 실행을 통해 검증된 것만 믿었다. 이런 통찰은 어떤 문제에 대해 COO가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때 CTO가 왜 그렇게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됐다.

성격 평가 결과가 실제 그들이 갖고 있던 자아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사실이 발견됐다. COO는 자신이 문제해결자라고 생각한 반면 CTO는 자신을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자발적 행동주의자로 규정했다.

자아상과 관련한 이런 차이를 보면 왜 COO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경험을 CTO는 계속 거부했는지 알 수 있었다. CTO는 간섭을 극도로 싫어하고 ‘의존적인’ 존재가 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리고 COO는 자신의 문제 해결 행위를 누군가 방해했을 때 좌절을 느꼈다. COO는 CTO에게 뭐든지 아는 척하는 사람으로 보였고, CTO는 COO에게 남의 조언을 거부하는 외골수로 보였다. 두 사람은 부지불식간에 상대방의 주된 업무 정체성을 거부하는 행동을 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으르렁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긴장을 완화하려면 의도와 결과를 분리해야 한다. 좋은 의도로 한 피드백이나 조언이 상대방의 유능하고, 정직하고, 호감 가는 자아상에 흠집을 내면서 부정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동료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면 상대의 별난 논평이나 행동도 자신을 과시하거나 상대를 깎아 내리고, 이용해 먹으려는 시도로 치부하지 않을 수 있다. 아울러 그들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고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 인식도 그만큼 귀중하다. 당신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설명할 수 있으면 동료들도 당신의 별난 성격을 사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앞서 언급한 하이테크 회사의 CTO와 COO의 경우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는 역할극을 통해 갈등을 극복했다. 간단한 상황극만으로도 상대방이 어떤 감정을 가졌을지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한바탕 웃음 속에 역할극이 마무리됐다. 두 사람은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접근법과 우선순위가 너무 달랐을 뿐이다. 두 사람은 상대방의 반응과 행동에 악의나 사적인 감정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상대방의 기여가 본인과 조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게 됐다. 그들은 또 자신이 원하는 행동 변화를 계속해 나가기 위해 다른 동료들에게도 피드백을 받았다.

4. 행동을 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경우. 논의할 수 없는 사안 중 가장 심오한 경우는 무의식적으로 하는 집단 행동이다. 이런 유형을 드러내기가 가장 어렵다. 팀의 구성원들은 조직의 역학관계 안에 존재하는 단편적인 문제들은 인식한다. 그러나 막상 다양한 문제를 서로 연결함으로써 그 근원을 추론하지는 못한다. 그러다 보니 팀의 효율성과 성과를 떨어뜨리는 문제들에 대해 성급히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예를 들겠다. 한 프랑스계 여행사의 CEO는 팀원들이 서로 토론하지 않고 관계가 서먹한 데 불만을 갖고 있었다. 필자들도 그들의 회의에 참여하면서 CEO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는 대화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고, 쉽게 주의력을 잃었다. 팀원들은 그의 그런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이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로 해석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투사(projection)라고 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대입하는 것을 말한다. CEO는 상대방에게 집중하지 않았고, 그래서 다른 팀원들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물론 팀원들이 재빨리 CEO의 태도에 동조해 대화에 집중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CEO는 자신이 그런 상황을 초래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여행사 직원들은 자신이 무시당하거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될까 불안한 나머지 방어적인 업무 태도를 키워나갔다. 그래서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거나 밝히지 못했다. 또 이런 태도는 팀의 학습을 저해하고,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고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데 장애가 됐다. 여행사 직원들은 일종의 방어 기제로 회사의 리더를 무의식적으로 흉내 내고 있었다. 직원들이 이런 사실을 알아챘다고 할지라도 문제의 원인이 CEO라는 사실에 그리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영국의 심리치료사인 윌프레드 비온(Wilfred Bion)이 설명한 것처럼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은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팀의 역학관계를 분명히 드러낸다. 여행사 직원들은 마치 허브앤드스포크(hub-and-spoke) 시스템처럼 각자 일대일로 CEO와 업무를 상의했다. 팀원들 간 교류가 거의 없었고, 대화도 두 사람끼리만 했다. 그러다 보니 가짜 적에게 집중력을 빼앗기는 상황이 초래됐다. 이런 형태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직원들은 비판적인 자기 검토를 할 수 없었다.7 게다가 그들은 이런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진짜 원인을 은폐했다.

불안으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 패턴은 무의식적으로 시작되고, 이후 ‘조직 업무 방식’의 일부로 정착된다. 팀원들은 경직된 직무 역할에 갇혀, 똑같은 의자에 앉은 채, 자신이 가진 가정들을 의심한다. 그리고 맡은 임무를 완수하는 데 도움이 안 되는 조직 업무 방식을 따르게 된다.

바로잡기. 팀은 인식하지 못할지라도 외부인들은 비뚤어진 상호작용 패턴을 쉽게 분간한다. 이 경우 팀 리더가 다른 부서의 믿을 만한 조언자나 외부 조력자를 활용해야 한다. 그들로 하여금 팀을 관찰하게 한 뒤 팀원들이 어떤 보디랭귀지를 쓰는지, 누가 얼마나 자주 말하는지, 그들이 말할 때 누구를 쳐다보는지, 누가 누구의 말을 가로막는지, 일이 잘못됐을 때는 누구와 무엇을 탓하는지, 어떤 문제들을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못하는지, 누가 주로 침묵을 지키고, 누구의 의견이 묵살되는지 등 팀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에 대한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숙련된 관찰자라면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선구적인 조직심리학자 에드거 샤인(Edgar Schein)이 겸손한 질문(humble inquiry)이라 부르는 방법을 사용해도 된다. 이 질문을 하는 목적은 팀이 달성해야 할 미션에 중요한 정보와 감정을 끌어내는 것이다. 외부인이라는 위치 덕분에 질문자는 조직 내에서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세스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순진하고 위협적이지 않게 보일 수 있다.8 6시그마 방법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5 Whys 기법, 즉 ‘왜?’라는 질문을 적어도 5번 하는 방법도 유용하다. 이를 통해 외부인들은 한층 더 깊숙한 수준으로 조직 내부를 파고 들어 팀원들이 숨기는 것이 무엇인지 밝혀낼 수 있다.

필자들은 여행사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작하기에 앞서 회사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팀의 회의 장면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 일반적으로 하는 연구 방식이었다. 촬영한 영상을 보니 회의 도중에 본 주제와 상관 없는 대화가 많이 포착됐다. 동료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동안 사람들이 구부정한 자세로 있거나 전화를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뭔가 정신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 다음 여행사 직원들에게 일련의 영상들을 보여줬다. CEO가 회의 중 통화로 산만해지는 상황들을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영상들이었다. 처음에는 다들 재미있어 했지만 영상들이 계속되자 민망해하기 시작했다. 필자들은 3분 후 영상을 멈추고 이렇게 물었다. “자, 여러분들이 본 것을 저희에게 말해 주시겠어요?”

CEO는 충격을 받았다. “그냥 말로 알려줬다면 제가 이런 짓을 하고 있다고 믿지 않았을 겁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팀원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증거가 버젓이 있으니 CEO가 전하는 메시지, 즉 그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성과를 제대로 존중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별 어려움 없이 해독했다. CEO의 행동은 당연히 개방적인 토론을 방해했다. CEO의 태도는 본인이 불평했던 바로 그 결과, 즉 집중력이 떨어지고 비생산적인 회의들을 초래했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팀원들에게 비슷하게 행동해도 된다는 암묵적인 승인으로 작용했다.

반가운 소식은 이렇게 파괴적이고 무의식적인 역학관계도 그것을 수면 위로 들춰내 토론 주제로 삼으면 금방 힘을 잃는다는 것이다. 여행사는 회의에서 나타나는 행동들을 리셋하고 새로운 습관을 정착시키기 위해 2가지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 먼저, 한 달간 회의실에서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위반 시 그 벌금을 모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다음으로, 새로운 행동 규칙을 명확히 밝히는 팀 헌장을 만들었다. 헌장에는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기, 질문 많이 하기, 가정은 뒤로 미루기, 회의 결과와 후속 조치 정리하기 등이 포함됐다.

흔히 그렇듯 헌장 내용은 특별히 독창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팀원의 서명이 들어간 문서를 벽에 걸어 놓으니 회의 때마다 볼 수 있었고, 이는 새롭게 정한 행동 규칙들이 지켜지는 데 힘이 됐다. 6개월 후 여행사 CEO는 팀 회의가 더 짧아지고, 집중력이 높아지고, 더 풍부한 논쟁의 자리가 됐다고 필자들에게 전했다.


팀 디톡스

대부분의 팀은 지금까지 설명한,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의 4가지 범주 모두를 겪고 있고, 그로 인해 골치를 앓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고치려고 애쓸 필요 없다. 팀 리더의 주도하에 순차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 더 신경 쓰이고 조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2가지부터 해결해 보자. 생각하는 것을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경우,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경우가 그에 속한다.

중요한 일 먼저 하기. 가장 먼저 할 일은 직원들이 ‘말하는 대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다. ‘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을 때’ 어떻게 되는지는 모든 팀원이 금방 알 수 있고, 그 결과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집단적 실패가 된다. 이에 이 미션은 비교적 쉽게 달성 가능하다. 또 고위 임원들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으면 모든 직급에 걸쳐 냉소주의, 단절, 갈등이 일어나 조직 전체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팀 리더는 팀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커뮤니케이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하기에 최적의 위치에 있다. 먼저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데 나도 일조했을까?”라고 자문하고, 일종의 자기반성을 하라.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토론의 물꼬를 트고 솔직함의 모범을 보이는 탁월한 방법이다.

쉽게 성과를 거두면 팀원들도 노력보다 더 큰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개적으로 논하기 어려웠던 사안을 꺼낼 것이다. 나아가 더 깊숙이 묻어 왔던 이슈, 외부 개입이나 조정이 필요한 이슈를 논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팀 시간 갖기.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을 표면화하고 제거하는 일은 한 번에 할 수 있는 미션이 아니다. 또 다른 논의할 수 없는 문제가 쌓이기 전에 업무와 관련해 외형적인 이슈뿐 아니라 팀 내부의 깊숙한 이야기까지 터놓고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필자들은 납치와 인질 사건에 특화된 한 스위스 협상팀을 연구한 적이 있었다. 이 팀의 경우 서로 생각을 터놓지 않았을 때 생기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 그런 문제로 팀 프로세스가 망가지는 상황을 그대로 놔둘 만한 여유조차 없었다. 직원들은 담당자를 정해놓고 팀의 역학관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고, 발생한 일들을 검토했으며, 객관적인 사실뿐 아니라 직원들의 감정까지 고려했다.

일반 기업에도 이런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실적이 좋은 팀들은 자신들이 이룬 성과뿐 아니라 그런 성과를 어떻게 달성했는지도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이런 업무 습관은 저절로 형성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연습해야 하고,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이 팀에 뿌리 내려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제거될 수 있도록 일상적인 원칙과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필자들은 성장세에 있던 유럽의 한 소프트웨어 그룹과 일한 적이 있었다. 그 회사의 경영진은 1년에 2번씩 열리는 워크숍에서 팀의 협력 방식을 논의하는 데만 반나절을 썼다. 이 세션을 진행하는 HR 부문장은 참석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은 모두 부서를 이끄느라 바쁘실 겁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면 오늘 그런 일들을 전부 끄집어내서 얘기해 봅시다.” 세션 마지막에는 좀 더 조직화된 훈련을 한다. CEO가 팀원들에게 다음 문장을 완성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 )라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는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을 조기에 바로잡기 위해서다.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이 불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간단한 방법을 활용하는 팀들은 또 있었다. 회의 참석자들을 괴롭히는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회의가 시작될 때 이를 확인하는 회사도 있었고, 반대로 회의가 끝날 때 공론화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방법이 도움이 됐나요?” “어떤 방법은 도움이 안 되던가요?” “다음번에는 어떤 다른 방법을 쓸 건가요?”라는 질문을 하고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답하는 식이다.

건강한 조직은 팀의 작동 방식을 검토하고 수정할 수 있다.

예외 원칙. 껄끄러운 이슈들을 회피하려는 시도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안들을 건설적인 과정을 통해 공론화하면 늘 그만큼의 가치가 따른다.

하지만 그런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가 딱 하나 있다. 조직이 원래부터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고 어떤 임무를 서둘러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 그렇다.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을 진단하고 표면화시키는 게 최우선이 아닐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팀이 현재 잘하고 있거나 과거에 잘한 일을 토론하는 것처럼 강점 탐구(appreciative inquiry) 방식을 활용해 긍정적인 심리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문제가 되는 행동과 사건을 공론화할 때와 똑같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거기서부터 발전해 나가야 한다. 9

이때 목표는 약점들을 중심으로 개선 방법을 찾는 것이다. 논의할 수 없는 사안들을 거론하는 힘든 미션에 착수하기 전에 긍정적 감정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강점들을 탐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훈은 똑같다. 점점 더 가속화되는 세상에서 우리에게는 회사와 사업에 대해 생각하던 것들을 터놓고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 꼭 필요하다는 점이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

필자소개
진카 토겔(Ginka Toegel)은 스위스 로잔에 있는 IMD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학 교수다. 장 루이 바르수(Jean-Louis Barsoux)는 IMD 경영대학원의 연구 교수다. 이 글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61108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1호 Diversity in Talent Management 2022년 0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