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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구조조정 먼저’는 틀렸다

한만현 | 227호 (2017년 6월 Issue 2)

실리콘밸리가 주목하는 혁신 기업가 피터 디아만디스는 그의 저서 <볼드(Bold)>에서 코닥(Eastman Kodak)의 파산 사례를 다루면서 매우 흥미로운 이론을 소개한다.

덩치가 크고 느리고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던 코닥은 파산의 길로 갈 수밖에 없었던 반면 2000년 이후 인터넷과 모바일에 적응한 작은 개인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해 기존 거대 기업들을 위협하게 됐다는 것이다. 코닥이 파산했던 2012년 같은 해에 페이스북으로 10억 달러에 매각된 인스타그램은 당시 직원 수가 13명이었으며 전 세계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의 시장 가치는 빌딩 한 채도 짓지 않고도 하얏트호텔의 가치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소행성급 파괴력을 지닌 현재의 변혁은 ‘기하급수 기술(exponential technology)’에 기인한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하급수 기술’이 기존 전통적인 기업들에는 급격히 극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이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극한 환경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구조조정의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구조조정은 인력 구조조정의 결과를 가져오는데 인력 구조조정은 구조조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고려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 비용 또한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증가하며 기업과 지역 사회에 커다란 상처로 남는다. 또한 준비되지 않은 인력 구조조정은 결과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그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 경쟁력 제고의 가장 기본 단계인 기업 지배구조의 구조조정이 투명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즉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극한 환경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최후 수단으로 3단계의 접근법을 거쳐야 한다.

첫 번째 단계는 근로자의 입장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것. 즉, 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로자의 커리어를 개발하고 근로자가 해고됐을 때 다른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지역 사회의 입장에서 고려해야 한다. 지역 사회가 나름대로의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따라서 기업과 지역사회가 하나의 공동 생태계를 만들어서 근로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인력 구조조정의 세 번째 단계는 국가적 차원에서 인력 재배치와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은 우리나라의 국가 인력 전략이라는 큰 개념에서, 국가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장기적 인력 양성, 인력 재배치 및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은 기업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과 개인, 지역 사회, 국가가 같이 고민해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성공적인 구조조정은 회사나 종업원 모두가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결과로 마무리돼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 그리고 개인의 커리어가 구조조정 중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근로자, 기업, 지역사회가 같이 연구하는 범국가적 인력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한만현 시그니엄 한국법인 대표

필자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금성정보통신 연구원을 거쳐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모니터그룹, 엘이케이컨설팅, 이곤젠더의 한국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미국 시카고에 본부를 둔 글로벌 고급 인재서치 및 리더십컨설팅 회사 ‘시그니엄(Signium International)’한국법인에서 대기업 이사회 및 기업지배구조, 리더십코칭 자문 등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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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만현

    한만현

    -(현)시그니엄 한국법인 대표
    -금성정보통신 연구원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모니터그룹, 엘이케이컨설팅,이곤젠더의 한국 공동대표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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