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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차별화에 대한 고민

쉐아르 | 11호 (2008년 6월 Issue 2)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성과가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차별해 대우하면 성과가 안 좋은 사람이 회사를 떠난다. 반대로 그런 구별이 명확하지 않을 때는 일 잘하는 사람이 회사를 떠난다.” 차별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능력 있는 사람에 대해 회사에서 보상을 제대로 안 해주면 그들은 회사에 남을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능력이 있기에 다른 곳으로 옮긴다면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별화 적용, 생각만큼 쉽지 않다
차별화를 가장 신봉하고 실천한 사람은 잭 웰치가 아니었나 합니다. 그는 GE 입사 1년차 시절 회사가 실적이 낮은 사람과 자신을 똑같이 대우하는 것에 반발해 사표를 쓴 적도 있습니다. 만약 잭 웰치가 회사를 옮겼다면 GE의 역사는 지금과 상당히 달라졌을 것입니다.
 
잭 웰치는 그의 책 ‘승리(Winning)’에서 20-70 -10 원칙을 이야기했습니다. “성과가 좋은 상위 20%는 공개적으로 결과를 인정해주고 좋은 대우를 해준다. 중간의 70%는 상위 20%를 좇아가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하위 10%에 대해서는 그들이 10%에 들어갔음을 알려줘라. 굳이 내보내지 않아도 결국 그들은 회사를 떠날 것이다.”
 
이론만 따지면 참 간단하고 명쾌합니다. GE는 이 차별화 원칙을 GE의 모든 사업과 개인에 적용해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오늘날의 GE와 잭 웰치를 만들어낸 가장 큰 공은 지속적인 차별화 정책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해 보이는 미국 문화에서도 GE가 차별화 정책을 정착시키기까지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니 이 원칙을 한국의 회사에 적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차별화 정책을 2년 전 제가 담당하던 한국지사의 한 부서에 적용했습니다. 50명 정도의 소프트웨어 R&D 조직입니다. 예상은 했지만 반발이 참 컸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 반발은 하위 10%가 아닌 중간 70%에서 나오더군요. 여기서 미국과 한국의 문화 차이가 보입니다. 제가 생활하면서 느끼지만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특히 토종 미국인의 경우, 중간 70%에 들어간다고 하면 “So what?” 하고 넘어갑니다. 그리고 자기 인생을 즐기면서 살지요. 상위 20%가 자기보다 빨리 승진한다고 해서 별로 부러워하거나 시기하지도 않습니다. 평생 70% 안에 머무르더라도 (하위 10%만 아니라면)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반면에 한국 사람들은 욕심이 많지요. 자기가 ‘중간’에 있다는 것을 쉽게 용납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인정을 받느냐에 대해 따지고 납득할 만한 설명을 요구하지요. 특히 상위그룹과 중간그룹의 경계에 위치한 사람들이 불만을 많이 표출합니다.
 
이런 경우 관리자로서 가장 염려스럽습니다. 실적 좋은 20%가 중요한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중간의 7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조직이 굴러가기 힘드니까요. 불만을 없애기 위해서는 모든 이가 납득할 만한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는 않습니다. 현재 제가 근무하는 회사(미국이 본사인 글로벌 기업으로 제가 다니던 한국 회사를 인수했습니다)는 15-40-40-5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중간 그룹을 둘로 나누니 쉬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차별화에 대한 불만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합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부작용이 있다고 차별화를 포기하는 것은 답이 아닐 겁니다. 대신 불만이나 저항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첫째, 평가의 투명화 및 세분화가 필요합니다. 서로 합의된 방식에 따라 투명하게 평가한다면 사람들이 결과를 더 쉽게 받아들이는 듯하더군요.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평가를 위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둬야 합니다. 야구나 농구 감독이 선수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처럼요.
 
둘째, 평가 및 대우는 실적에 따라 분명하게 차별화하더라도 기회는 균등하게 줘야 합니다. 기회를 주었는데 성과를 못 내는 것은 개인의 책임이지만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면 당사자는 불평등하다고 생각해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게 됩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그냥 넘어가고 싶은 것이 차별화입니다.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차별화입니다. 이게 없으면 좋은 게 좋은 조직이 되어버리고 하향 평준화가 발생하지요.
 
경쟁’이란 말을 하루도 듣지 않고 지나는 날이 없는 요즘입니다. 차별화는 상향 평준화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하면서도 조심히 수행해야 할 문제입니다.
 
미국의 반도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개발 및 서비스조직의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필자 쉐아르(본명 이재호)는 ‘미래 빚어가기’라는 블로그에서 자기계발과 시간관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산업공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업무와 병행해 MBA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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