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

불황기엔 효율이 곧 경쟁력 포트폴리오를 수익중심으로 다시짜라

121호 (2013년 1월 Issue 2)

 

 

한국 경제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많은 학자들은 우리 경제가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으로 향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스쿨의 에드워드 앨트만 재정학 교수는 한국이 현재 상태로라면 일본의 경기침체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과 일본의 인구,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성장 과정을 살펴봤을 때 일본의 15∼20년 전 경제 상황이 한국의 현재와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30년 전 경제상황은 지금의 중국 경제 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고도 했다. 그는한국을 비롯한 신흥 국가는 모두 도시화를 통해 성장했고 값싼 노동력으로 상품을 수출해 발전해 왔기 때문이라며일본이 이러한 성장동력이 소진되자 경제발전이 멈춘 것처럼 한국도 지금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의국가재정 짓누를 인구 고령화보고서에서한국의 빠른 인구고령화를 고려하면 일본 재정적자의 구조적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피하기 위한 방안 모색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인구 구조와 관련해 고령화 속도가 일본을 능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이 7% 이상)에서 고령사회(14% 이상)로 가는 데 24년이 걸린 반면 한국은 18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세입 부진과 함께 경제부양 효과가 떨어지고 잠재성장률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복지 관련 재정지출을 크게 늘렸으나 경제 성장률이 하락해 상황이 악화된 점도 한국에 유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 1990년대 초부터 버블 경제의 붕괴와 더불어 20여 년에 걸쳐 장기 불황을 경험했다. 일본 경제는 기업투자 부진고용 불안소비심리 위축기업수익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한편 불황의 장기화로 실질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은 감성 소비와 충동구매가 줄어들고 저가격, 고품질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렇듯 소비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패턴으로 변하면서 기업들의 시장공략이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에 기업들은 불황극복을 위해 원가절감, 경영 효율성 제고 등 견실경영을 추진하는 한편 신규 수익원 창출 등 수익 기반 확대에 역점을 두고 경영 체질의 근본적 개선을 통한 질적 성장에 주력했다.

 

그러면 우리나라가 일본화(Japanization)되고 있는 것일까? 현재 인구 고령화, 부동산 침체, 기업 및 외국인 투자 저하와 기업 경쟁력 약화를 보면 10∼20년간의 시차를 두고일본의 잃어버린 20초기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들어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한국은 2016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1971년부터 1990년까지 급속도로 성장했고 한국은 1981년부터 1997년까지 연평균 8%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은 1991년 부동산 가격이 고점을 찍은 뒤버블 붕괴가 시작됐고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뒤 부동산가격이 떨어지고 성장률도 2%로 하락했다. 경제가 활기를 잃고 성장엔진이 식어버리면 암흑과 같은 상황이 우리에게 올 수도 있다. 일부 국내외 경제전문가는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첫째, 일본 경제는 내수 의존도가 70∼80%인 반면에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80%. 이런 구조는 세계경제의 성장에 따라 변동성이 큰 단점이 있지만 내수가 나빠지면 전체 경제가 같이 나빠지는 악순환 고리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다. 둘째, 외국인력 수용정책도 일본과 다른 점이다. 2010년 말 기준으로 외국인 거주자는 12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6%에 이른다. 국내 외국인 숫자는 2030년에 5%, 2050년에 9.5%로 증가할 것이다. 부족한 생산가능인구를 외국인 근로자를 통해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인다. 다만 우리의 외국인력 활용도를 살펴보면 노동근로자층에 국한된 면이 다소 존재한다. 결국 국민과 정부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일본화는 헛된 걱정이 될 수도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어떠한 길을 택할 것인가, 어떠한 노력을 경주할 것인가에 따라 그 결과는 사뭇 다르게 연출될 것이다.

 

 

저성장시대의 도래

 

현 시점에서 예측 가능한 것은우리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 것이다는 사실이다. 지난 11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글로벌 경제 장기 전망보고서에서 “2030∼2060년 한국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은 1.0% 정도라고 예측했다. 분석 대상 42개 나라 중 룩셈부르크(0.6%)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한국의 예상 성장률은 중국·인도 등 신흥국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가 완숙기에 들어간 미국보다도 낮다. 그 기간 동안 미국은 매년 평균 2.0%씩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하게 2005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2025년엔 세계 3, 2050년엔 세계 2위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2025년 이후 한국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그 근거는 OECD나 골드만삭스 모두 동일하다. 바로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다. OECD와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현 추세대로 고령화가 진행되면) 노동시장에 유입되는 새 일손이 줄어들어 성장 잠재력이 급속히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 인구 구조의 변화가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2012 11월 한국은행에서는인구구조 변화와 금융안전 간 관계라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우리나라는 평균 기대수명의 연장과 출산율의 둔화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2010년대 초반부터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되는 등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구조 변화는 노동공급 및 경제주체들의 형태변화를 통해 금융안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하락하면 노동공급 감소와 생산성 저하 등에 의해 경제성장률과 일인당 소득증가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하면, 생산활동에 투입될 수 있는 근로자가 줄어들면 근로자의 수급이 어려워지고 숙련된 근로자가 줄어들면 당연히 생산성도 저하된다. 이는 경제성장률과 1인당 소득증가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득증가율이 낮아지면 당연히 저축률이 낮아지고 소비부진으로 이어진다. 또한 자본수익률이 저하되면서 투자율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자금수요가 위축돼 실질금리가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본을 투자해 수익률이 좋아지면 직간접 투자가 활성화되는 반면 그렇지 않으면 자금경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경제주체 간의 흐름이 좋지 않게 된다. 그런 경우 정부에서는 기준금리를 낮추는 정책으로 경제를 활성화하려고 한다. 이렇게 실질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중에서는 대출금리의 하락폭이 더 커서 예대금리 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예대마진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가능인구비중 하락은 물가상승률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자산수요 감소를 통해 부동산, 주식 등 주요 자산의 가격상승률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안전자산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GDP 대비 은행예금 및 채권잔액의 비율은 높아지는 반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비중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부채비율은 연금, 복지, 의료 지출 등이 확대되는 반면 세수는 감소함에 따라 세금이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이러한 모든 것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저하시키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그림으로 나타나면 <그림 2>와 같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탄탄한가?

 

그러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해 인구 고령화를 극복할 수 있을까? 현대경제연구원이 2011 9월에 발표한고성장-저부가 구조 개선을 위한 경제 효율성 제고 방안보고서에 따르면 현 한국의 경제구조는 산출액 대비 부가가치가 적어 경제성장에 질적 투입보다 양적 투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 비효율성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저부가가치 경제구조는 소비시장의 성장을 저해해 내수시장이 정체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의 경우에도 민간 부문에서의 부가가치가 크지 않을 경우 조세 수입원을 확보하기 어려워 재정정책이 제약을 받을 우려가 있다. 한국의 2009년 제조업 부가가치율은 20.0%로 미국(2009, 35.8%), 독일(2008, 29.6%), 일본(2007, 31.9%) 등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서비스 분야는 더욱 심각한데 2009년 한국의 민간서비스업의 부가가치율은 54.0%로 미국(2009, 64.0%), 독일(2008, 59.2%), 일본(2007, 69.0%) 등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림 3)

 

 

그러면 우리 경제가 왜 이러한 저부가가치 경제구조를 갖게 된 것일까?

 

① 소재·부품 국산화율이 너무 낮다. 최종재 중심의 산업구조가 지속됨에 따라 허리역할을 하는 소재·부품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졌고 중간재의 높은 수입의존성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산업 생산활동에 필수적인 기계 등의 자본재 수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② 생산성이 낮다. 노동투입 측면에서 근로시간은 많으나 생산성이 낮은 저생산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③ 비가격 경쟁력이 취약하다. 국내 산업들이 최근까지도 가격경쟁력에 의존하는 바가 컸던 반면 기술, 브랜드 등의 비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 한국산 제품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문재가 존재한다.

 

④ 에너지 다소비 구조다. 경제 규모나 교역 규모에 비해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고 에너지 이용의 비효율성 문제가 존재한다. 특히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높은 편이다.

 

⑤ 부존 자원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 한국은 에너지 등과 같은 부존 자원이 부족해 이 중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경제가 유지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경제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① 제조업의 고부가화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부가가치율이 높은 서비스 산업 비중을 높여나가야 한다.

 

② 소재·부품의 수요기업과 생산기업 간의 연계를 강화시키고 제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③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비가격 경쟁력의 핵심인 기술 수준을 높여야 한다. 현재 R&D 투자가 응용·상업 기술 중심의 연구개발에 치우쳐 있어 부가가치의 해외유출 과다,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 지속 등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④ 인적 자본의 고도화, 경제외적인 비효율성 제거 등을 통해 전반적인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⑤ 에너지 다소비 산업 구조의 개선과 신재생 에너지 개발 사업확대 등을 통해 에너지 이용 효율성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

 

우리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그러면 저성장 시대 우리 기업들은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가? 단기적으로 조직 및 인력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과 낭비 요인의 재점검을 통해 비용 효율화의 극대화를 꾸준히 추구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소극적인 감량 경영에만 의존하지 말고 미래 성장을 견인할 유망 사업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다양한 영역에 대한 준비를 논의할 수 있으나 다음 4가지 영역에 국한해 논의하겠다.

 

1)혁신성과 효율성의 조화

 

먼저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성장 시대에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역량 분산보다 경쟁력 있는 사업 분야에 경쟁자원을 집중해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진정 핵심으로 할 사업이 무엇인지, 미래 수종사업이 무엇인지를 결정해 중요한 곳에 집중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기존 사업의 분사 및 매각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분사의 경우 자회사로 만들어 운영하는 것보다 서비스 계약을 근거로 한 아웃소싱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더 큰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 자회사로 운영하다 다시 매각할 경우 자회사 직원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힐 수 있음을 미리 예상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작업을 세세한 계획 없이 진행하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존 사업 매각도 큰 그림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매각을 하려면 헐값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수익성이 높으나 우리 회사의 핵심역량이 아니거나 미래 중점사업과 종·횡적 연결고리가 약한 사업부터 먼저 매각해야 한다.

 

조직 및 인력의 효율적 재배치로 경영 효율성을 향상할 수 있다. 사업과 동일하게 조직과 직무도 핵심과 비핵심으로 구분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비즈니스 전략과 목표에 근거해 꼭 필요한 조직과 직무에 집중해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인력 및 조직 축소 중심의 감량경영은 사기저하, 우수 인력의 이탈 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위기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의 방향을 공유하면서 진행하더라도 이탈자는 생기게 마련이다. 이탈자가 생길 경우 빠른 처리로 중립적인 입장의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일단 소문이 커지고 원성이 높아지면눈덩이 효과(snow ball effect)’가 생겨 나중에는 이를 해결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진행되는 작업은 지원부서의 재구성과 생산 부문의 외주화다. 지원부서의 재구성 작업에서 가장 먼저 실행해야 할 일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분석을 통해 없애도 무방한 프로세스, 통합 및 조정으로 간결하게 만들 수 있는 프로세스, 임직원이 직접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 외부에서 아웃소싱이 가능한 프로세스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일단 이러한 프로세스가 정리되면 이를 실행할 조직을 만들어 지원부서의 인력을 줄일 수 있다. 줄어든 인력은 현장에 전진배치를 하거나, 구조조정을 하거나, 자회사 및 아웃소싱 업체로 이직시키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 생산 부문의 외주화는 전체 공정 및 부분 공정의 외주, 협력업체 및 파트너사를 통한 외주, 일부 공정에 대한 파견직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 부분도 파견근로자 보호법, 비정규직 보호법,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숙지해 진행해야 한다.

 

인건비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에 보상과 복리후생의 효율화도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선 보상의 구성요소별 직원들의 선호도를 조사해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국내에서는 아직 활용한 사례가 없지만 일본 및 유럽 기업들의 경우 한정된 인건비 예산 내에서 핵심인재 및 미래 조직의 성공에 꼭 필요한 인력을 회사 내 보유시키기 위해 도입하고 있다. 총 인건비를 줄이면서 동일한 만족도를 구현할 수 있고 동일한 재원을 가지고 구성요소를 재분배해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성과관리 및 성과에 따른 보상 차별화도 강화해야 한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실적의 차이가 개인별로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하향 평균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시기에 평점이 나쁘면 회사에서 해고될 수도 있기에 특정 개인에게 나쁜 평점을 주기보다는 전체를 하향 평가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한정된 재원으로 핵심인재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성과 차별화가 필요하기에 이러한 하향화 오류를 미연에 방지해야 하고 고의적으로 이러한 평가를 실시한 관리자에게 페널티를 부가해야 한다.

 

다른 차원에서 보상의 효율화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 과거 고졸사원들이 하던 많은 일들을 현재는 대졸사원 또는 비정규직이 하고 있다. 과거 대리가 하던 일을 과·차장이 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법 중 하나는 직무별 임금 상한선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단순하고 가치를 크게 창출하지 못하는 직무를 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임금이 오르다 상한선에 이르면 더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적절한 사람이 적절한 일을 하고,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으며(Right person, Right job, Right amount)’ 다니는 직장을 만들 수 있다. 상한선에 도달한 사람은 다른 직무로 이동하거나, 아니면 계속 동일한 보상을 받도록 한다. 상한선을 두는 것은 노동법에 어긋난 관행은 아니다. 하지만 조직정서상 상한선에 이르기 전에 미리 경고를 해 다른 직무로 이동하거나 이러한 보상을 향후 감수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보너스 제도를 수정해 진정으로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직원에겐 업계 최고로 대우해주는 방법도 도입할 수 있다. 만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과거보다 더 적은 보너스를 받지만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현 보너스제도가 주는 최고 금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받는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더라도 미래 수익원 창출을 위한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는 한계가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성장동력 확충 노력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특히 부품과 소재 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신성장동력을 위해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이 요구된다. 선두기업일수록 고객, 브랜드 로열티, 사업모델 등 기존 성공요인들이 미래에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기존 사업에서의 성공요인들은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있지만 새롭게 창출되는 시장에는 이러한 모방이 쉽지 않다.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가들과의 기술력 격차가 적어 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다면 시장이 쉽게 잠식될 수 있다. 이러한 치킨게임에 들어가지 않으려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다만 제품혁신을 선도한다는 소명의식에 도취돼 소비자 여건이나 시장의 성숙도를 고려하지 않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기업의 입장에서 최고가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최적이 무엇인지를 읽는 통찰력이 요구된다.

 

R&D에서 고민해야 하는 영역이 ‘R&D인력에 대한 인사관리. 최근에는 기술이 빠르게 생성되고 소멸되기에 한 부분에 대한 연구를 평생에 거쳐서 하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다. 특히 기업 연구인력은 한 부문의 마스터가 되기를 바라지만 기업의 입장에선 새롭고 빠른 기술변화를 이해하고 습득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인력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하이테크 산업에서 한 부문을 연구하다가 더 이상 그 부문이 사업성에 없다고 판단하면 그 연구기능을 폐쇄하고 인력도 정리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제약회사들은 자체적인 연구기능을 내부에 두기보다는 실리콘밸리의 바이오 벤처를 지원하는 형태로 바꾸고 있다. 하이테크 산업에서도 신기술 개발을 하는 연구조직을 외부에 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리고 기업에서는 심층적인 연구보다는 기술의 변화추이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사업으로 연결시킬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떤 기업과 제휴 및 M&A를 실행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기능을 회사 내에 두고 있다. R&D 기능을 통합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다. 이럴 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력들이 한 연구소에서 일을 하게 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인사관리 체제로는 변화된 상황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더불어 연구소에서 연구인력을 관리하는 리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연구인력 가운데 리더십을 갖춘 인력풀이 많지 않아 향후 적지 않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가격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발 빠르게 출시해 선도적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 적극적 수요개발을 위한 마케팅과 더불어 브랜드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경기침체기일수록 광고 및 판촉활동을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임으로써 핵심고객의 충성도를 제고하는 한편 잠재고객의 저변 확대를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작업도 같이 병행해야 한다. 만족하지 못한 직원이 만족하는 고객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직원들의 충성도란 조직에 대한 소속감이 기반이 된다. 회사의 성공이 바로 나의 성공이란 생각과 본인이 회사에 얼마나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 그리고 같이 지내는 상사, 동료, 후배와의 유대감이 소속감의 토대가 된다. 결국 이러한 소속감을 만들기 위해선 회사 비전에 대한 공유, 회사 실적 및 공헌도에 대한 공유, 미래 실시할 과제에 대한 공유 등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2)제조업의 서비스화

 

2010년 국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87%의 기업이 제품의 서비스화에 관심이 없다고 응답해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바라는 제품의 가치가소유에서사용으로 바뀌면서 서비스 시장에 대한 창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 부품의 표준화 및 모듈화, 글로벌 소싱으로 제품의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있어 향후 제조업에만 집중하다 보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 앞으로는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경험을 판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 제품의 서비스화를 시행하면 기존 판매제품과 렌털 제품 간의 내부 경쟁(Cannibalization) 문제와 기존 유통망과의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사전 고려가 필요하다.

 

기업 내 상반되는 요소들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달성할 수 없는큰 목표와 비전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기존과 같은 판매조직과 유통망으로는 더 이상 우리가 목표로 하는 비전을 달성할 수 없으니 새로운 모습으로 변환해야 한다. 물론 현재와는 다른 성과목표와 기존 판매조직의 권역을 통합하는 작업도 요구된다. 기존 판매조직은 매출액과 영업조직이 커버할 수 있는 지역을 기준으로 권역을 통합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 중에서 경영진이 직면하는 어려운 문제는 영업조직 또는 영업인력과 성과목표를 합의하는 작업이다. 회사 입장에서는새로운 서비스(렌털)에서 나오는 매출은 추가적인 것이라는 원칙을 중심으로 목표를 부가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을 고수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서비스 개척을 위해 많은 투자를 했어도 당장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매출 상승분이 적어 해당 사업에 대한 조직원들의 관심과 몰입을 유도하기 힘들다. 또 영업조직이 활용할 수 있는 측정 지표를 회사 차원에서 지원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먼저 모든 기존 고객이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않기 때문에 수익성 낮은 고객을 줄이고 수익성 높은 충성 고객에게 더 많은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영업 체계를 개편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영업 역량의 함양에 도움을 주는 도구도 마련해야 한다. 영업시스템과 기기를 제공하고 영업 역량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대표적인 도구들이다. 특히 고객의 수를 줄이고 수익성 높은 고객에게 교차판매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사용됐던 영업기법들은 한계를 노출시킬 수밖에 없다. 더불어, 성과급에 대한 성과측정치도 수정해야 한다. 전체 영업매출과 주요 고객별 매출을 동시에 측정해 주요 고객에 대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영업권역을 크게 확장해 통합시키면서 조직의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을 제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런 통합 과정을 통해 남게 된 영업지원 인력과 순수 영업인력을 서비스(렌털)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그곳에서도 활용도가 없다면 조정을 해야 한다. 이 작업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부전문가를 통한 역량평가(Assessment)를 실시할 것을 권장한다. 실제 작업을 하면 활용 가능한 인력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과거 영업인력은 주로 제품에 대한 차별적 우수성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서비스 모델의 경우 고객사의 비용구조 및 운영비용에 대한 효율성을 파악하고 이를 중심으로 영업을 해야 한다. 고통스럽지만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력은 정리하거나 전환 배치해야 한다.

 

3)기업의 생태계 구축

 

대기업 협력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납품 단가를 내려야 하는 압력에 직면한다. 국내외 불황의 장기화로 인해 대기업 효율화의 후폭풍이 협력업체로 전이될 수 있다. 이제 대기업들은 협력업체가 어려워지면 생태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저성장시대에는 부품소재 기업과 대기업 간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제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자유무역의 확대, 국제 분업화의 확산 등으로 중간재 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중간재의 국산화율을 높이지 않고는 저부가가치 경제 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없다. 특히 부품에 비해 낮은 국산화율을 보이고 있는 소재 부문의 경우 국산 소재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의 국내 수요 확충 노력이 요구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개별적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 및 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글로벌화를 지원하고, 교육과 보육 등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며, 금융의 산업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등 경제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특히 초점을 맞춰야 할 영역이 협력업체에 대한 경영, 기술, 생산, 구매 및 조달, 교육 등의 지원이다. 협력업체가 어느 정도 규모가 되기 전까지는 기술에 대한 재투자, 불량을 줄일 수 있는 생산체제와 효율적/효과적 경영기법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한 대기업에선 상생협력실을 운영하면서 협력업체를 도우려 했지만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는의 직원이 와서 도와준다는 것이 상전을 모시는 것과 같아 오히려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오랫동안 지속됐던과 ‘을’의 관계가 쉽사리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다. 구글이나 도요타 등은 생태계를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우리 기업도 이런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4)인적 자본의 고도화

 

마지막으로, 공교육 체계 정비, ·학 간 연계 강화, 노령인력의 재교육, 퇴직자의 전직 지원 등 큰 틀에서의 인적 자본 고도화 정책이 필요하다. 먼저 국가적으로 전근대적인 노동관행의 개선,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등 생산요소시장에서의 낭비적 요인을 제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다소 아이로니컬하게 들리겠지만 동시에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도 요구된다. 현재 공식통계상 임금 근로자 1600만 명 가운데 약 600만 명이 비정규직이다. 기업 측면에서는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리면 단기적으로 이윤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임금소득이 대부분인 가계 소득이 줄어들어 디플레이션을 심화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앞서 제시했던 바와 같이 직무를 핵심, 비핵심으로 나누고 직무별 임금상한선을 도입해 적절한 일을 적절한 사람이 실행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평생교육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한편 기업에서는 전사적 자원관리 강화, 교육투자 확대, 인력운용의 효율성 제고 등의 다각적인 생산성 제고 노력이 요구된다. 고령화로 인해 요소투입형 성장전략이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탄력근무 활성화, 고학력 여성인력의 경제활동 참가 유인, 수요자 맞춤형 평생교육 활성화, 고용의 유연안전성 제고 등 인적 자본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위해 탄력근무 활성화 등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보이지 않는 남녀차별을 제거하는 등의 노력도 요구된다. 기업이 글로벌화할수록 이러한 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은 꼭 필요하다.

 

김기령 타워스왓슨 코리아 대표 Charlie.Kim@towerswatson.com

필자는 뉴욕주립대에서 교육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머서, 헤이그룹, 에이온컨설팅, 씨엘오그룹 대표이사를 지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인사관리, 인재개발, 리더십과 조직개발 영역이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글로벌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는 조직과 인사 전문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