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과 근로 의욕 ‘두 마리 토끼’ 신뢰와 권한 위임에 달렸다

37호 (2009년 7월 Issue 2)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구조조정 관련 연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있다. ‘비용 절감 및 품질 향상’이라는 구조조정의 원래 목표를 달성하면서 동시에 ‘직원 교육 및 창의성 계발’까지 이뤄낼 수는 없느냐는 점이다.
 
혹자는 이 질문에는 답이 없다고 주장한다. 군살 빼기(비용 절감)와 투자(직원 교육)는 서로 상충하는 개념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1998년 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에 발표한 ‘구조조정과 근로자들의 사기 유지’에서 강한 조직은 이 2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룰 수 있으며, 경기 침체 후 찾아올 새로운 기회도 포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1
 
이후 진행한 연구와 컨설팅을 통해 우리는 구조조정이 단순히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을 뜻하지 않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구조조정은 ‘조직 운영의 유연성과 혁신을 증진시키고,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함으로써 경영진과 직원의 신뢰를 구축하며, 직원들의 근로 의욕까지 고취하는 과정 자체’다.

우리는 1998년 연구에서 구조조정의 4가지 목표로 총 비용 절감, 노동 생산성 향상, 품질 개선, 자본 효율성 증진을 제시했다.2 또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로 구조조정 여부 결정 구조조정 프로그램 수립 구조조정 발표 구조조정 프로그램 시행을 거론했다.
 
경영진은 구조조정의 모든 단계에서 기업의 현재 상황, 구조조정의 불가피성,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시행 절차, 향후 기업 전망에 관해 솔직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정직하고 숨김없는 대화는 조직을 떠날 이들에게 믿음과 위안을 주며, 이를 통해 남은 사람도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다질 수 있다.
 
1998년의 첫 번째 연구 이후, 우리는 구조조정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다음 2가지에 주목했다. 첫째는 정리 해고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이 구조조정 당시나 그 이후에 조직의 리더십을 얼마나 신뢰하는가다. 둘째는 정리 해고되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다.3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많은 기업들은 이 두 요소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구조조정에 실패한다.
 
심지어 최근 구조조정의 강풍이 몰아친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도 경영진이 부하 직원을 많이 신뢰할수록 근로자들이 의사결정에서 갖는 권한이 많아진다는 점이 드러났다. 권한 위임은 사업부 단위의 노동 생산성과 혁신 성과, 근로 의욕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4 즉 구조조정의 성패는 이를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1998년 당시 오하이오 주 파마 소재 GM 판금성형(stamping) 공장장이었던 밥 린츠는 이렇게 말했다. “19801990년대 GM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도약과 낙오의 기로에 선 우리는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불안감이 우리에게 상호 신뢰와 존중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지금 상황도 보기에 따라서는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만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게 아니다. 나는 노사가 상호 신뢰를 일궈낸 그 모든 과정이 매우 자랑스럽다.”5
 
[GP TIP] 이 연구에 대하여
 
우리는 지난 20년간 제조업체 및 서비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우호적·비우호적 경제 상황에서 어떻게 신뢰 구축과 권한 위임이 이뤄졌는지를 연구했다. 연구 방법은 기업 대표 및 임원진과 수십 차례 진행한 심층 인터뷰, 대표 기업 사례 연구 발표, 근로자 수천 명을 조사한 내용 등이다. 우리는 정량 및 정성 조사를 병행했으며, 이를 통해 신뢰 구축과 권한 위임이 직원들의 조직 충성도, 직무 성과, 자발적 이직률과 같은 지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우리는 지난 10년에 걸쳐 몇몇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들에게 미치는 리더십의 효과, 심리적·행동적 영향, 기업 실적에 중점을 둔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과거 SMR에 실린, 1980년대 5000명의 인력을 감축한 오하이오 주 파마 소재 GM 판금성형 공장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최근에는 항공, 금융, 식품, 운송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연구 대상 기업 대부분에 현장 연구를 도입, 해당 기업에 대한 연구 단계별 분석 결과를 도출했다. 상황에 따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에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변화 노력에 적극 개입하는 일은 피했다. 이 연구의 특성상 솔직하고 정직한 견해를 듣거나 기업 기밀에 속하는 이직률 자료, 기업 실적 자료 등을 얻으려면, 필수적으로 개별 기업과 돈독한 신뢰 관계를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성공의 필수 요건
지난 10년간 우리는 1998년 보고서에서 언급했던 기업은 물론, 그간 구조조정 등의 큰 변화를 겪어온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임원진과 수십 차례 인터뷰를 진행했고, 수백 명의 근로자들을 조사했으며, 기업 실적에 관한 자료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구조조정의 성패를 좌우하는 3가지 요인을 밝혀냈다. 그것은 바로 유연한 기업 운영, 혁신과 창조를 위한 노력, 구조조정에 회의적인 이해관계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유연성, 혁신,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려면 직원들이 서로를 믿고, 서로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해주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유연성 증진 기업 환경의 불안정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유연성이 점점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유연성은 개별 근로자가 자신의 업무 분장 영역을 넓히거나, 관리자가 기업 운영에 필요한 인적·재정적·기술적 자원 동원 역량을 강화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유연한 조직은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창출되는 새로운 기회도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6
 
조직은 인적 자본 구축에도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유연한 조직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업무 영역 간 교차 교육을 실시하거나, 고객이나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업무에 정기적으로 자사 직원들을 투입한다.
 
1990년대 초, 미국 버몬트 주 벌링턴의 디저트 제조업체 리노 푸즈는 외부와의 유대관계를 적극 활용하며 경영난을 이겨냈다. 당시 대표였던 테드 캐슬은 회사의 최고 인재들에게 ‘납품업체의 파견 근무를 자원할 의사가 있는지’ 직접 타진했다. 회사 사정이 나아지는 대로 다시 회사로 복귀시켜 주겠다고도 약속했다. 그가 자사의 최고 인재를 협력업체에 보낸 이유는 단순히 협력업체와의 신뢰 구축을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리노 푸즈에 남은 다른 직원들은 이 제도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업무 능력을 높였다. 파견 나간 동료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일이 자기 계발의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7
 
리노 푸즈는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다. 리노 푸즈가 최근 인력 파견과 관련해 협력하는 회사는 다섯 곳인데, 이들은 리노 푸즈에서 일손이 덜 필요한 몇 개월 동안 이곳 직원들을 고용해왔다. 리노 푸즈는 현재 생산, 운송 부문 인력에게만 이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으나, 앞으로 그 범위를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체제에서 마케팅이나 재무 담당 직원은 주당 32시간은 리노 푸즈에서, 8시간은 협력업체에서 근무할 수 있다.8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에 위치한 퀘인턴스-위버 레스토랑&호텔의 최고경영자(CEO) 데니스 퀘인턴스 역시 상호 신뢰와 권한 위임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서로 다른 사업부를 오가며 일할 수 있는 탄력적 인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전에 퀘인턴스-위버는 자사의 ‘럭키’ 레스토랑 32곳 중 한 곳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이때 왜 문을 닫아야만 하는지를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폐쇄 지점 직원 16명이 경쟁 업체로 이직하지 않고 퀘인턴스-위버의 다른 지점으로 전근을 신청했다.
 
혁신과 창조성 고양 과거 구조조정의 목표는 주로 비용 감소와 품질 향상, 수익 증대에 국한됐다. 하지만 이제 많은 사람들은 구조조정의 기본 목표에 혁신까지 더해져야 구조조정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린다.9 구조조정과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미래에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즉 구조조정과 생존이라는 ‘현실’ 못지않게 ‘희망’도 중요하다.
 
구조조정 시기에 경영진이 신경 써야 할 이해관계자에는 자사 직원뿐 아니라 고객과 납품업체도 포함된다. 경영자들은 구조조정에서 제외된 직원과 고객 회사, 납품업체에도 앞으로 희망이 남아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희망을 담은 메시지에는 화려한 미사여구가 필요 없다. 현실 상황을 담은 언급(한동안 노동 강도가 세질 수밖에 없다)이나, 앞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지금은 어렵지만 앞으로 우리 조직은 더욱 효율적으로 변할 것이며, 업무나 업무 외적으로 개개인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다)에 대해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10
 
경영자들은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직원들이 신뢰와 열린 태도, 경쟁력 면에서 자신들을 믿도록 만들어야 한다. 근로자들에게 스스로가 구조조정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을 만큼 회사로부터 신임받는 존재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로스 비즈니스스쿨에서 조직 경영 실무를 가르치고 있는 제프 디그래프 교수는 “우수한 조직 문화는 기업의 독보적인 가치를 창출해내는 원동력이다. 기업의 가치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내부 인력들의 상호 협력을 토대로 성장한다. 이는 힘들게 찾아낸 뛰어난 인재들을 소홀히 다루면 그간 쌓아온 공든탑이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생존자의 대응 방식
 
연구진은 구조조정 생존자가 보이는 전형적인 대응 방식을 4가지로 구분했다.i 생존자 중 관리자에 대한 신뢰가 낮고, 스스로의 권한 위임 여부도 낮다고 느끼는 집단은 두려움이 컸고, 퇴행적 근무 태도를 보였다. 이는 걱정과 무기력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관리자에 대한 신뢰가 높으나 권한 위임도가 낮은 집단은, 경영진의 명령에 순응했으나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는 않았다. 권한 위임도는 높았지만 관리자에 대한 신뢰가 낮은 집단은 비판적 태도와 분노를 보였고, 보복 행위를 하겠다는 식으로 반응했다. 관리자에 대한 신뢰도와 조직의 권한 위임도가 모두 높은 집단의 조직원들은 낙관적이었고, 자신들의 조직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해관계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원활한 의사소통은 근로자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충성도를 높이며11 , 신뢰를 구축하는 데12 매우 중요하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원활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사원과 관리자 간 신뢰를 크게 높인다.13 관리자와 사원 간의 상호 신뢰는 이들이 열린 자세로 의미 있는 대화를 얼마나 주고받느냐에 달려 있다.14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다양한 사안을 놓고 기업의 여러 이해관계자 및 조직 구성원과 허심탄회하게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일’로 정의했다. 허심탄회한 대화는 정직과 협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관리자들이 일반 근로자 및 이해관계자들과 최대한 많은 사안을, 최대한 즉각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면, 구조조정에 따른 스트레스와 불안은 훨씬 줄어든다.15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일도 중요하다. 근로자들과 투자자들은 양측 모두 정보 전달자가 될 수 있다.16 근로자들과 다른 이해관계자들은 모두 경영진으로부터 거짓 없고 일관된 정보를 듣기를 원한다. 동시에 자신이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회사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미래에 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업과 근로자 간의 제대로 된 대화는 불가능하다.17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대화다. 하지만 경영자들은 인터넷과 같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도 잘 활용해야 한다. 전자 커뮤니케이션은 빠른 정보 전달을 보장하지만, 자칫 외부인에게 정보가 노출될 위험성도 있다. 때문에 전자 커뮤니케이션의 장점만 취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조직의 구심점, 일선 관리자에게 힘 실어주기
경영진이 조직의 구심점인 일선 관리자들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고 있느냐도 매우 중요하다.18 임원진이 일선 관리자들을 믿고 이들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맡기면, 구조조정의 각 단계나 구조조정 전반에 걸쳐 상당한 유연성이 확보된다. 현장에서 일하는 관리자들은 회사가 세운 구조조정 전략과 그것을 이행하는 담당자들의 가교 역할을 한다. 때문에 임원진은 일선 관리자들이 조직의 비전과 미션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이들을 교육해야 한다.
 
관리자들은 조직에 대한 임원들의 열정을 직원들에게 전달할 때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는 다음 2가지 질문이 필요하다. ‘관리자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잘 수행할 수 있는가?’ ‘그들은 직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이나 불안감을 불식시킬 역량을 갖췄는가?’ 우리는 지금도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20년간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해온 밥 린츠 GM 공장장은 일선 관리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이 구조조정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체득했다. 그는 이미 1980년대에 근로자가 스스로 중요하다고 느끼는 사안에 대해 공장장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방침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근로자들이 중간 관리자와 상의 없이 바로 린츠를 만났기 때문이다. 근로자와 린츠 사이에 낀 중간 관리자들은 권위가 실추됐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계약직이었다. 전미자동차노조(UAW)에 소속된 대다수 정규직 근로자들과 달리 고용 안정이나 근로 혜택이 불안정했고, 구조조정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었다.
 
문제점을 깨달은 린츠는 경영진과 관리자 간 신뢰 구축에도 힘을 썼다. 물론 그 자신이 중간 관리자들에게 노조원과 같은 수준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슈퍼바이저 칼리지(Supervisors College)와 같은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중간 관리자들의 직무 능력을 높이려 노력했다. 계약직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 간의 벽도 허물었다.19
 
린츠는 우리 연구진이 파마 공장과 공장 내 감독관 및 관리자들을 인터뷰한 후 작성한 사례 연구 자료를 읽고 자신이 일선 관리자들에게 제대로 권한을 위임하지 않고 있음을 깨달았다.20 이후 그는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권한을 위임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이들이 변화하는 조직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우리는 린츠가 GM 판금성형 공장의 조직 구조를 재편한 이후 10년간 지속적으로 그와 대화를 나눴다. 1980년대 이미 공장 폐쇄가 예정됐던 파마 공장은, 현재 연간 생산 규모가 수십억 달러 이상인 곳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은 자동차 판금성형 생산 부문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북미 최고의 공장이다.
 
구조조정은 한때의 유행이 아니며, 효과 또한 매우 광범위하고 즉각적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많은 경영진이 구조조정이라는 카드를 거듭 꺼낼 것이다. 그러나 비용 절감이 아무리 시급하다 해도 경영진은 구조조정이 어떤 식으로든 인력 손실을 가져옴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반드시 이를 보안할 수 있는 대안도 모색해야 한다.21
 
대학과 학계 또한 기업이나 근로자 개인이 구조조정 이후의 대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첫 강의를 시작한 1992년 이후, 우리는 우리가 몸담았던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현재 언제든 다시 구직자가 될 수 있는 졸업생 1000명의 연락망도 확보하고 있다. 이런 자료를 통해 대학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직업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구조조정, 그 전장(戰場)에서
 
구조조정의 최전선에 선 이들은 어떤 심정일까? 우리는 졸업생들의 도움을 얻어 이 연구 주제에 관한 각자의 경험담을 얘기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중 일부를 소개한다.
 
지난 8년간 단 하루, 단 한 순간도 1984년 9월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1만7000명이나 되는 성실한 일꾼들을 공장에서 내몰고, 55만m2 넓이의 공장을 폐쇄했던 날이거든요. 구조조정을 이끄는 사람은 조직의 상부보다 하부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을 외면하고, 직원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되죠. ‘일반 직원들과 어떻게 신뢰 관계를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상사와 어떻게 좋은 정치적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입니다. ‘일벌’들은 우리의 노력을 평생 기억해주지만, ‘여왕벌’은 눈 깜짝할 새에 잊고 말죠. 10년이 지난 지금도 저를 독려해주는 사람은 당시 제가 이런저런 보고를 올렸던 상사가 아니라 바로 제 밑에 있는 직원들입니다. 이게 바로 구조조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 크레이그 파(전 GM 공장장)
 
현재 우리 사업부 관리자들은 분기별로 모든 부서로부터 보고를 받습니다. 주로 업무량에 관한 내용이죠. 조직 상부와 하부 간에는 분명히 의견 차이가 있고, 직원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보고에는 기업 재무 건전성, 임금, 수당 변화, 조직 운영 구조 등과 다른 주요 사안들도 포함됩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곳곳에 칠판을 걸어두고 직원 건의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3000명이 넘는 직원들 누구나 회사에 관한 일은 무엇이든 제언이 필요한 부분을 칠판에 적고, 그 내용을 볼 수 있죠. 직원들이 기록한 모든 내용에 대해 관리자들은 일정 기간 안에 답을 줘야 하고, 그 내용 또한 게시판과 내부 인트라넷에 공개합니다. 누구든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요. 이런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이 투명성을 확보하고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줬습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함으로써 신뢰의 씨앗을 뿌린 셈이죠.” - 릭 살래니트리(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 팀코 항공시스템)
 
번역 박연진 815jiny@hanmail.net
 
애네일 미슈라는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더럼에 위치한 듀크대 푸쿠아 비즈니스스쿨 교수다. 올해 여름부터 미시간주립대 경영자 교육원 교수 겸 부학장으로 일할 예정이다. 캐런 미슈라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랄리의 메러디스대 부교수로, 올해 가을부터 미시간주립대에서 일한다. 그레첸 스프레이처는 미시간주립대 스티븐 M. 로스 비즈니스스쿨 교수로 전략 경영을 가르치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대 슬론 MBA스쿨이 발행하는 경영 전문 계간지 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 2009년 봄 호에 실린 ‘Downsizing the Company Without Downsizing Morale’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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