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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열정적 직원에게 일 더 주는 경향
반복 땐 핵심 업무 성과 저하 위험

장재웅 | 449호 (2026년 9월 Issue 2)
▶ Based on “Managers Allocate Additional Tasks to Intrinsically Motivated Employees: Exploring Mechanisms, Consequences, and Solutions” (2026) by Bae, S., & Woolley, K. in Organization Science, 37(3), pp. 1145–1164.



기업은 일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찾는 직원을 선호한다. 별도의 보상이 없어도 스스로 몰입하는 ‘내재적 동기’가 높은 직원은 조직이 원하는 이상적인 인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직원의 열정이 오히려 더 많은 업무를 떠맡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연구팀은 관리자들이 내재적 동기가 높은 직원에게 추가 업무를 배정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실제 관리자와 직원 조사, 실제 직원의 프로필을 활용한 실험, 추가 업무를 맡으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도록 설계한 실험 등 서로 다른 조건에서도 결과는 일관됐다. 심지어 관리자가 직원들의 기존 성과와 근속기간, 업무량을 알고 있는 경우에도 ‘일을 좋아하는 직원’에게 일을 더 주는 현상이 나타났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연구진은 그 원인을 ‘동기의 과잉 단순화(motive oversimplification)’에서 찾았다. 관리자는 “이 직원은 자기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그러니 추가 업무도 좋아할 것”이라고 확대 해석했다. 그 결과 열정적인 직원은 추가 업무도 즐길 것이고 번아웃될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실제로 내재적 동기가 높은 직원이 본업과 관계없는 추가 업무까지 더 즐기거나 번아웃에 강한 것은 아니었다. 관리자가 직원의 열정을 일종의 무한 자원으로 잘못 인식한 셈이다.

문제는 이런 판단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6일간 반복적으로 업무를 배분하게 한 실험에서도 관리자들은 계속 열정적인 직원에게 추가 업무를 몰아줬다. 업무 부담의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누적된 것이다. 더구나 추가 업무가 본업에 쓸 시간을 빼앗자 해당 직원의 핵심 업무 성과가 떨어지고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까지 낮아졌다. 조직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오히려 자신의 성과와 보상에서 손해를 보는 역설이 발생했다.

이 연구가 경영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열정 있는 직원에게 일을 주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업무 배분의 기준에서 직원의 태도와 현재 업무량을 분리해 보라는 것이다. “저 사람이라면 흔쾌히 할 것”이라는 판단은 업무의 공정한 배분 기준이 될 수 없다. 특히 회의 준비, 자료 정리, 동료 지원 작업처럼 조직에는 꼭 필요하지만 승진이나 평가에는 잘 반영되지 않는 ‘승진 가능성 낮은 업무(low-promotability work)’가 특정 핵심 인재에게 반복적으로 몰리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연구진이 추가 업무가 생길 때마다 담당자를 정하게 하는 대신 여러 업무를 한꺼번에 놓고 배분하게 하자 특정 직원에게 일이 몰리는 현상이 줄었다. 전체 업무량을 한눈에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열정적인 직원도 번아웃에 똑같이 취약하다”는 정보를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편향이 크게 감소했다.

결국 관리자가 경계해야 할 것은 무관심한 직원만이 아니다. 가장 헌신적인 직원을 당연한 자원으로 여기는 것 역시 조직의 위험 요인이다. 잘하는 사람, 책임감 있는 사람, 거절하지 않는 사람에게 일을 계속 맡기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핵심 인재의 성과와 공정성 인식,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 열정에 대한 최고의 보상은 더 많은 일이 아니라 공정한 업무 배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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