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Learning in Recovery from Disruption: Empirical Evidence from the U.S. Drug Shortages” by Hyun Seok (Huck) Lee, Junghee Lee, In Joon Noh, and Bradley R. Staats in Management Science, Articles in Advance, published online May 28, 2026.
대부분의 기업은 위기를 예방하는 데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 공급망 리스크를 점검하고, 재고를 확보하며, 비상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모든 위기를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것은 ‘위기의 발생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다. 그렇다면 회복 속도는 무엇이 결정할까? 이 연구는 의외의 답을 제시한다. 위기를 얼마나 겪었는지가 아니라 위기 이후 ‘얼마나 체계적으로 학습했는지’가 다음 회복 속도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의약품 부족 사태 4741건을 136개 완제의약품 생산공장과 연결해 과거의 회복 경험이 향후 공급 회복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의약품 부족은 제조 품질 문제, 생산 차질, 공급망 교란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만큼 기업의 회복 역량을 평가하기에 적절한 사례다. 분석 결과는 명확했다. 과거에 부족 사태를 해결한 경험이 많은 공장일수록 다음 위기에서 더 빨리 공급을 정상화했다. 과거 회복 경험이 1 표준편차 증가할 때마다 회복 시간은 평균 10.3% 단축됐다. 이는 평균적으로 약 17.5일 더 빠르게 공급을 회복했음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경험이 학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회복 효과는 제조 지연이나 품질 문제처럼 ‘공장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했을 때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험이 많을수록 회복 시간은 평균 21.5%(약 36일 이상)나 단축됐다. 인과관계가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이다. 공장은 원인을 분석해 설비와 공정을 수정하고 표준작업절차(SOP)를 개선한 뒤 그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반면 공급업체 문제나 예상치 못한 수요 급증 같은 외부 요인은 기업이 통제하기 어렵고 원인도 복합적이다.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학습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이유다. 또한 경험의 ‘다양성’이 회복력을 높인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여러 원료와 제품, 다양한 유형의 부족 사태를 경험한 공장일수록 새로운 문제를 더 빠르게 진단하고 대응했다. 다양한 사례를 접한 조직에는 어떤 부서를 먼저 움직여야 하는지, 어떤 원인을 우선 의심해야 하는지, 어떤 조치가 효과적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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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hyunseoklee@korea.ac.kr
고려대 경영대학 부교수
이현석 교수는 고려대 경영대학에서 운영관리, 공급망 및 헬스케어 운영, 비즈니스 애널리틱스를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