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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근무제 논의’ 방향과 과제

주 4일 근무? 생산성-만족도 사이 딜레마

박난아,유진아,이종현,한주훈 | 392호 (2024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주 4일 근무제 도입 실험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 9~10월 국내 직장인 469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 결과는 주 4일제 도입 효과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설문 결과 주 4일제 도입은 직원들의 직무 만족도와 회사 소속감 향상, 근무 집중도 및 생산성 제고, 스트레스 감소 및 행복감 증가에 기여했다. 이는 직원들의 ‘지각된 조직 지원’, 즉 조직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존중을 받는다는 인식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또한 기업이 주 4일제를 도입하는 이유가 단지 타사를 모방하거나 급여 등의 혜택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성원 사기 진작과 복지 향상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때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와 소속감이 더 높아졌다. 이는 직원들의 ‘귀인(歸因)’, 즉 제도 도입 원인에 대한 긍정적 해석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주 4일제는 직원들에게 업무 스트레스와 소진에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고 개인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 유지에 기여했다. 이는 업무 보충, 가족과의 시간 및 여가 활동 등을 통한 ‘자원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편집자주

박난아, 유진아, 이종현 필자는 KAIST PMBA 과정 재학 중이며 본 연구는 한주훈 교수의 지도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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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주 4일제 등 근무시간 단축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9년부터,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일부 SK 계열사는 2022년부터 ‘해피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으로 근무시간 단축 제도를 시행 중이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로 2023년 6월부터 월 1회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했다. 도입한 주요 기업들은 최대 주 52시간의 월 필수 근무시간을 채우면 별도의 연차 소진 없이 셋째 주 금요일(회사마다 규정은 상이함)은 직원들이 쉴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기업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목적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가치관이 변하고 있는 2030세대 청년층의 우수 인재들을 기업에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다. 둘째, 디지털 시대의 도래에 따른 근무 방식 혁신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건강에 대한 직원들의 높아진 관심과 일과 휴식의 균형에 대한 선호도 증가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존의 주 5일제 근무 제도를 넘어 주 4일제 도입 등 근무 제도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선 이미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한창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발 팬데믹을 거치면서 근무 형태가 다양해졌고 이때 대거 도입했던 재택근무나 근무시간 단축이 노동 생산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주 4일 근무제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다. 따라서 이런 변화가 기업과 직원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필자들은 주 4일 근무제의 효과와 그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뒤 근무 제도 최적화를 모색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근무 제도는 직원의 업무 만족도, 조직 헌신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주 4일 근무제가 기업의 생산성과 직원 만족도, 워라밸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 주 4일 근무제가 직장인들의 업무 만족도, 조직 헌신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 주 4일 근무제 도입이 기업의 생산성 및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고려 중인 기업과 이미 도입한 기업 간의 인식과 효과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직장인들의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인식과 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이 연구는 설문조사 방식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인 참가자들과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 모두의 견해를 수집했다. 설문은 2023년 9월 2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약 3주간 총 469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1 설문지의 각 문항은 다양한 경영학적 이론을 근거로 작성됐다. 특히 ‘지각된 조직 지원(POS, 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2 의 관점에서 직원들이 기업의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지원하는 것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귀인 이론(Attribution Theory)’을 참고해 직원들이 주 4일 근무제와 관련된 사건이나 행동의 원인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리고 ‘자원보존 이론(COR, Conservation of Resources Theory)’을 활용해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따라 직장인들이 자신의 심리적 웰빙과 관련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보존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했다.


경영학 이론에 근거한 주 4일제 설문 결과 해석

1. 지각된 조직 지원 이론(POS, 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 Theory)

POS는 조직이 직원들의 공헌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인정하는지, 직원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지에 대한 직원들의 통일된 인식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POS는 조직의 공정성, 리더로부터의 지원, 직원에 대한 복지 향상 등을 통해 강화될 수 있으며 이런 요인들은 조직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행동에 기여할 수 있다.

주 4일제를 시행 중인 회사의 직원들과 그렇지 않은 회사의 직원들 간에 지각된 조직 지원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한 결과, 주 4일제를 시행 중인 회사의 직원들이 자신들이 속한 조직으로부터 더 큰 지원과 인정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조직이 자신들의 회사에 기여하는 바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자신의 웰빙을 진정으로 돌봐주고, 내 노력을 더 크게 인정하며, 내 만족도에도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을 기울인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런 인식 차이는 실제 직무 만족도와 소속감, 근무 집중도 및 생산성, 스트레스 및 행복감 등 직원들의 태도와 행동 평균값의 차이로 이어졌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주 4일제를 시행 중인 회사의 직원들이 그렇지 않은 회사의 직원들보다 직무 만족도와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더 높았다. 그리고 주 4일제를 시행 중인 직원들의 대다수인 80.5%는 주 4일제가 평소 근무시간의 근무 집중도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고, 스트레스 감소 및 행복감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직원들의 비중도 89.6%에 달했다. 이런 결과는 주 4일제가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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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주 4일제를 시행하는 회사에서 81.8%의 사람은 부담 없이 주 4일제를 이용한다고 응답했다는 결과를 보면 제도가 비교적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다만 주 4일제의 완전한 정착을 위해서는 실무자와 관리자가 함께 참여하는 회사 내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제도 사용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수는 아니지만 18.2%의 응답자가 업무량 과다, 동료들의 소극적인 제도 이용으로 인한 눈치 보기, 상사로부터의 빈번한 연락 등으로 여전히 제도 사용에 부담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는 관리자의 주 4일제 사용에 대해 일정 부분의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POS 이론에 따르면 조직이 감독자 및 관리자에게 호의적인 대우를 할 경우 부하 직원들의 처우가 향상돼 POS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즉,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s)’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관리자의 사용을 부분적으로 의무화하는 것은 관리자 본인의 워라밸 향상뿐만 아니라 주 4일제를 통한 휴식을 완벽하게 누리지 못하는 부하 직원들의 POS 증가에도 기여할 것이다.


2. 귀인 이론(Attribution Theory)


귀인 이론3 은 POS와 비슷하게 조직 내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직원의 인식과 해석에 중점을 두지만 사건의 원인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직원들의 다양한 귀인은 그들이 조직의 결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의 설문은 주 4일 근무제 도입 원인을 세 가지 범주로 나눈 뒤 직원들이 무엇을 도입의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물었다.

• Proactive(적극적 대응): 조직이 능동적으로 직원 복지 향상이나 사기 진작, 우수 인력 유치와 같은 내부적 요인에 대응하는 경우

• Reactive(반응적 대응): 조직이 외부 환경, 경쟁 상황, 법적 요구 등에 반응해 도입하는 경우

• Negative(부정적 요인): 비용 절감, 업무 감축 등 경제적 또는 전략적 목적을 위해 도입하는 경우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2.4%가 Proactive (적극적 대응)를 선택해 주 4일 근무제 도입이 내부적 요인에 의해 이뤄졌다고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7.1%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 제도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조직의 주 4일제 도입이 직원들의 복지와 웰빙 향상을 위한 긍정적인 조치였다고 인식한 것이다.

주 4일 근무제가 Reactive(반응적 대응)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36.1%였다. 즉, 이들은 ‘잦은 야근으로 52시간 근무 밸런싱 차원’ 등을 원인으로 꼽아 조직이 외부의 법적, 경쟁적 요구에 대응하는 형태로 제도를 도입했다고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Negative(부정적 요인)라고 답변한 응답자도 21.5% 있었다. 이들은 주 4일 근무제가 ‘급여 혹은 복지 혜택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인식했다.

이처럼 직원들이 조직의 결정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직원들의 조직에 대한 지지, 만족도, POS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주 4일제 도입을 고려 중인 기업이 제도의 도입 목적과 효과에 대해 명확히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직원들이 해석하는 주 4일 근무제 도입의 이유는 POS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조직 지원 이론(Organizational Support Theory, OST)에 따르면 POS는 직원들이 인지한 조직의 호의적인 대우가 조직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외부 요인에 의해 강요된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회사가 이익을 공유하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을 때 해당 정책이 조직의 자발적인 의사라면 POS가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 규제에 의한 이익 공유 방식의 신설이라면 POS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즉, 이 이론을 주 4일제에 대입해 보면 향후 이 제도가 정부 주도로 본격화된 뒤 주 4일제를 도입하는 기업과 선제적으로 도입한 기업 간 직원들의 POS 증가 정도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주 4일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제도 시행이 외부 요인에 의해 보편화되기 전에 실시하는 것이 효용성 측면에서 우월한 선택일 수 있다. 또한 현재 주 4일제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을 가진 기업의 경우 직원들에게 그 취지를 설명할 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만약 기업의 주 4일제 도입이 다양한 기업 안팎의 요인에서 기인했다 할지라도 직원 만족도 향상 및 워라밸 등 내부 요인이 시행의 주된 동기가 됐음을 강조하는 것이 직원들의 POS 증가에 더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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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결과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직원들의 다양한 귀인, 즉 직원들이 조직의 결정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그들의 업무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다. 주 4일 근무제를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복지 향상을 위한 조치로 해석하는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와 회사 소속감의 평균값이 3.95, 3.82로 가장 높았다. 이에 반해 주 4일 근무제를 두고 급여나 복지 혜택을 줄이기 위한 수단, 52시간 근무의 밸런싱 차원, 다른 회사의 모방이라고 해석하는 직원들은 평균 3.74, 3.68, 3.79의 비교적 낮은 업무 만족도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회사에 대한 소속감도 3.29, 3.57, 3.42 정도로 낮았다. 조직의 결정이 외적 요인에 의해 이뤄졌다고 느끼는 부정적 귀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는 직원들이 조직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지, 부정적으로 해석하는지에 따라 직원들이 조직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태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주 4일제 근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회사의 직원들은 회사가 왜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다고 느낄까? 이 역시 귀인 이론을 활용해 분석해 볼 수 있다. 주 4일제 미도입 회사에 다니는 응답자의 90.6%는 업무의 필요성이나 특성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는 외적 귀인에 해당한다. 업무 처리 시간 부족, 업무 특성상 필요한 지속적인 관리와 감독, 긴급 대응이 필요한 업무, 주중 지속적으로 필요한 고객 서비스 등 외부와 관련된 상황으로 인해 주 4일제가 불가능하다고 인식한 것이다.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나머지 응답자들은 경직된 조직문화, 경영진의 근로자 신뢰 부족, 보수적 환경, ‘꼰대’ 마인드 등을 이유로 지목했다. 이들은 내적 귀인을 나타낸다. 조직 내부의 문화적이나 관리적 요인이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방해한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 밖에도 경영진의 성과 압박, 인건비 절감, 업무량 감소에 따른 매출 축소 등 경제적 또는 전략적 이유를 든 응답자도 있었다. 조직의 재정적 결정이나 경영 전략을 주원인으로 본 것이다. 이렇듯 귀인 이론에 따른 분석은 조직이 직원들의 인식과 태도를 이해하고 이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고려하는 데 유용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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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원 보존 이론 (COR, Conservation of Resources Theory)

COR 이론은 개인이 자원을 보존하고 새로운 자원을 획득하려는 동기에 중점을 둔다. 이 이론에 대한 논문4 은 자원의 중요성과 그것이 개인의 심리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한다. 주 4일 근무제를 통해 직원들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소진으로부터 회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개인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 유지와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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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제를 시행 중인 회사의 직원들이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그들의 업무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다. 설문 결과 남는 시간에 평일에 처리하지 못한 업무를 수행한다고 응답한 집단의 업무 만족도와 회사 소속감이 평균 4.00, 3.82로 가장 높았다. 이는 해당 집단이 업무에 더 몰입하고 있거나 업무 완수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 이런 경향은 장기적으로 업무 스트레스나 소진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다만 국내외 여행 및 개인 여가/취미 활동을 하는 집단의 업무 만족도와 회사 소속감 평균은 각각 3.68, 3.4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해당 집단이 업무 외 활동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에 조직에 대한 소속감보다는 개인적인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밖에도 주 4일제 도입에 따른 추가적인 시간에 평일에 처리하지 못한 업무를 수행한다고 한 응답자 중 90.9%가 주 4일 근무제가 근무 집중도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95.5%는 주 4일제가 스트레스 감소 및 행복감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이는 업무의 효율적인 관리가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그 결과로 행복감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 같은 결과를 COR 이론의 관점에서 총정리하면 주 4일제 도입은 직원들의 자원 보존, 회복 및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자원의 다양화와 향상에 기여한다. 업무 외 활동을 통해 직원들은 가족과의 시간, 여가 활동, 자기 계발 등 각각 사회적, 심리적, 지적 자원을 강화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원의 향상은 업무 만족도 및 소속감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자원 손실 방지와 회복에 기여한다. 평일에 처리하지 못한 업무를 수행하는 집단이 높은 업무 만족도와 소속감을 보인다는 것은 이들이 업무를 통해 자원 손실을 방지하고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셋째, 생산성과 웰빙 향상에 기여한다. 업무 외 활동에 참여하는 집단이 높은 업무 집중도를 보인다는 것은 업무에 대한 자원 관리와 최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 4일제 근무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응답자의 34.7%는 육체적 피로 감소로 인한 업무 시간 중 집중도 향상을, 30.6%는 정신적 피로 감소로 인한 창의성 및 업무 몰입도 향상을 꼽았다. 또한 21.4%는 시간 절약을 위해 더 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고민한다고 답변했고, 11.2%는 개인적인 허비 시간을 줄인다고 응답했다. 모든 연령대와 직급의 직원들이 자원을 보다 전략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회의를 더 효율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이는 COR 이론에서 자원 투자의 중요성과 연결되며 직원들이 업무 수행을 위해 시간과 자원을 보다 전략적으로 배분하면서 자원을 다른 중요한 영역에 재투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 4일제 도입을 위한 시사점과 제언

설문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응답자들의 인식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응답자의 71.2%가 모든 기업에서 주 4일제 근무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으며 그중 가장 큰 이유로 스트레스 감소를 꼽았다(복수 응답 허용). 주 4일제를 직원들의 정신적 건강과 전반적인 웰빙을 증진시킬 수 있는 요소로 간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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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응답자의 28.8%는 주 4일 근무제가 모든 기업으로 확장될 필요가 없거나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장 큰 우려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인력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었다. 주 4일제 도입이 급여나 복지 혜택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도 22.6%를 차지했다. 국내 경제 및 사회적 상황을 고려할 때 주 4일 근무제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었으며 국내 기업 문화상 눈치보기 등으로 인해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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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토대로 기업들이나 정부 기관이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주요 사항,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제안들은 다음과 같다.


1. 직원들의 만족도와 헌신도 제고 우선시

주 4일 근무제 도입의 핵심은 단순히 업무 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업무 효율성과 직원 만족도를 제고하는 데 있다. 따라서 해당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을 고려 중인 기업들은 업무 성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 및 보상, 직원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기회 제공, 직원들의 자율성과 책임감 부여 등을 통해 조직 내부의 지원 및 인정 메커니즘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특히 업무 분배와 역할 정의를 명확히 해 업무 쏠림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 내 중복되거나 낮은 가치의 업무를 식별하고 제거해 직원들이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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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적자본의 가치 인정 및 적극적인 의견 수렴

직원들이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식별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직원들을 단순한 노동력이 아닌 인적자본으로 인식하고, 그들의 가치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데 집중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이유와 기대 효과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주 4일제 도입은 직원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직원들의 참여와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반영해야 한다.


3. 유연한 근무제 설계를 통한 일괄 적용 지양

주 4일 근무제는 모든 기업에 일괄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각 산업군과 기업의 특성에 맞는 접근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업종별, 기업별 특성에 맞춰 업무량 조절, 근무시간 배분, 업무 방식 개선 등 유연한 근무제를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주 4일 근무제가 직원들의 자원 보존과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근무제 설계 시 직원들의 업무와 개인 생활 사이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최근 청년층은 자신의 노동 가치를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주 4일제 도입이 이들의 근로 소득을 줄이지 않으면서 업무 외 활동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직원들의 개인적 성장과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4. 사회적 합의 도출 및 제도적 기반 마련

주 4일제 도입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하며 노동계, 산업계, 정부 기관 간 협력은 필수다.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의견도 수렴돼야 한다. 특히 주 4일 근무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직원 모두의 인식 변화와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무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정부 기관도 근로시간 유연화, 법적 지원, 경제적 인센티브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박난아 | 삼성글로벌리서치 수석연구원

    박난아 수석연구원은 독일 베를린공과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삼성SDI 소속으로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 파견 근무 중으로 테크 산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nana.park@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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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아 | SK E&S 매니저

    유진아 매니저는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학,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SK E&S 지속가능경영 부문에서 ESG 기획 및 운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gina.ryu@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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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현 | 신한은행 연구위원

    이종현 연구위원은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신한은행에서 매크로 및 금융시장 리서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triple7@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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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주훈 | KAIST 경영공학부 교수

    한주훈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부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연구 분야는 조직 행동, 인사 관리 등이다.
    joohun.han@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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