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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금쪽이

“팀장님이 시킨 대로 했어요”
문제 생기면 떠넘기는 과장, 어쩌나

이규열 | 392호 (2024년 5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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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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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 의견이 뭐가 중요한가요~ 팀장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팀장인 제가 의견을 물으면 박 과장은 늘 저렇게 되묻습니다. 기획안을 작성하게 해도 늘 “팀장님, 이 부분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물어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기분이 꽤 좋았습니다. 박 과장도 이 회사에서 일한 기간이 10년이 넘어갑니다. 이 회사의 사업, 업무 방식, 조직 구성 등 전부 잘 꿰고 있죠. 그럼에도 저에게 매번 의견을 묻는다는 것은 팀장으로서 저의 권위와 능력을 인정해주기 위함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 기쁨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박 과장이 한 임원에게 크게 깨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박 과장은 “김 팀장님이 지시하신 대로 따랐습니다”라고 대답하더군요. 물론 제가 판단을 잘못 내려서 박 과장이 쓴소리를 들으니 미안하고 머쓱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박 과장이 나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묻는 것은 사실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일 수도 있겠다는 것을!

이 사건 이후로는 박 과장이 얄밉고 귀찮게 느껴집니다. 시도 때도 없이 사소한 것 하나하나 붙잡고 물어보니 제 업무 흐름도 뚝뚝 끊깁니다. 잘못 판단을 내리면 또 다시 내게로 화살이 돌아오지 않을까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동시에 선배이자 팀장으로서 박 과장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머지않아 박 과장도 한 팀을 이끌게 될 텐데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리더가 될까 걱정입니다. 그가 결단력 있는 리더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저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게 아닐지요. 어떻게 해야 박 과장의 자립심을 기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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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ution I

박 과장을 향한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이 얽혀 있으시군요. 그런데 혹시 팀장님의 감정이 생각과 태도로 나타난 것은 아닐지요? 팀장님의 감정과 기분이 어떻게 변화됐고, 그것이 팀원을 어떠한 생각과 태도로 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이 우선 필요해 보입니다. 박 과장에 대한 김 팀장님의 생각은 임원에게 보고하는 중에 일어난 사건 전후로 달라졌음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잘못을 팀장님 탓으로 돌린 것은 배려심이 부족한 처사입니다. 그런데 팀장님도 그 모습을 보며 미안한 마음과 머쓱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복합적인 감정이 뒤섞여 있는 가운데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진짜 감정은 팀원에 대한 서운함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팀원을 대하는 태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더가 감성지능인 EQ(Emotional Quotient)가 높아야 과업과 관계에서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은 많이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EQ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입니다. 흔히들 타인에 대한 공감을 잘해야 한다고 하는데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관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모르고 말과 행동으로 표출하게 된다면 분명 좋지 않은 상황이 오거나 더 악화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팀장님의 욕구를 살펴보세요. 팀장님의 글을 보면 자신의 감정을 잘 인식하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감정을 관리할 차례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극을 살펴보고, 그로 인한 감정을 느끼며, 감정 이면에 있는 욕구(또는 가치)를 살펴봐야 합니다.

박 과장은 10년간 재직하며 조직 전반에 대한 상황을 잘 알고 있음에도 팀장님에게 의견을 구했고(자극), 팀장님은 그에 대해 팀장의 권위와 능력을 인정해준다며 고마움, 뿌듯함, 만족감(감정)을 느꼈습니다. 이 사례를 보면 팀장님은 존중과 인정(욕구)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인 것 같습니다. 그 욕구가 채워지니 박 과장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나 임원에게 호되게 질책을 받는 과정에서 박 과장이 했던 말을 들으며(자극) 그에 대해 미안함과 머쓱함(감정)을 느꼈습니다. 이 지점에서는 팀장님이 사람에 대한 소중함과 리더로서의 책임감, 결단력(욕구)을 중요하게 여기는 생각을 엿볼 수 있으며, 동시에 존중과 인정(욕구)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불쾌함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기에 그 이후의 박 과장의 행동에 이전과 다른 감정을 느끼시게 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팀장님에게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 리더의 책임감이라는 욕구 또한 유지되고 있기에 박 과장에 대한 염려와 함께 책임에 대한 부담감으로 의사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드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박 과장의 욕구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팀장님은 박 과장이 일을 잘해낼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는 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팀장님의 관점이고, 박 과장이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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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보통 자신의 관점에서 타인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이 기대한 대로 행동하면 안심하고, 반대로 행동하면 당황스럽고 놀라고 때론 화도 납니다. 심리학자 조셉 루프트와 해리 잉햄이 1955년에 제시한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 모델은 ‘자신이 자신에 대해 아는/모르는 부분’과 ‘타인이 자신에 대해 아는/모르는 부분’을 4사분면으로 설명했습니다. 각 4분면은 ‘공개(Open: 자신과 타인 모두 아는)’ ‘맹목(Blind: 타인만 아는)’ ‘은밀(Hidden: 자신만 아는)’ ‘미지(Unknown: 자신과 타인 모두 모르는)’ 영역으로 나뉩니다.

이 모델을 토대로 본다면 팀장님과 팀원들이 모르고 박 과장만 아는 자신의 영역이 있을 것입니다. 평소 박 과장의 성향을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업무를 잘 추진하고 도전적으로 임하는 성취 지향(Promotion Focus) 성향인지,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점검을 꼼꼼히 하는 예방 지향(Prevention Focus) 성향인지요. 팀장님이 생각하는 성향과 박 과장 스스로 생각하는 성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사례를 보면 박 과장은 팀장님의 의견을 꼭 확인하고, 임원의 질책에 팀장님의 지시라고 말한 것을 보면 안정 지향을 추구하며 리스크 발생을 원하지 않기에(욕구) 그러한 행동들을 보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것도 추정일 뿐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가장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조하리의 창 모델에서 제안하는 ‘Ask’, 즉 직접 물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건 이후로 박 과장과 1 on 1 (일 대 일) 미팅을 하셨을지요? 만일 하지 않으셨다면 팀장님이 먼저 그때의 감정과 욕구를 부드럽고 담담히 말하며 자기 개방(Self-disclosure)의 노력을 보이시고, 박 과장에게 그때의 감정과 욕구를 물어보시기를 제안합니다. 다만, 강압적인 분위기로 흘러가선 안 됩니다. 팀장님의 욕구인 ‘사람의 소중함’ ‘팀원의 성장 지원’을 내면에 가득 채우고 부드럽게 말하시길 당부합니다.

박 과장의 성향과 욕구를 들은 후, 어떻게 도와주면 일을 잘 진행할 수 있을지도 물어보고 설명하고 독려해주세요. 예를 들어, 역량이 부족하다고 하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팀 내에 누구의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지원해주세요. 지속적으로 회피하는 성향을 보이면 박 과장의 성과를 위해서 이러한 과정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직면하게 만들고, 자신감이 없다고 한다면 강점을 찾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세요.

리더십 코칭을 하면서 “리더는 어때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다수 팀장, 임원, 리더들이 꽤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떤 리더이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멈칫합니다. 이유는 그동안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팀원을 염려하며 성장을 지원하고 싶어 하고, 존중하고 존중받고 싶어 하며, 책임감과 결단력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김 팀장님은 어떤 리더이고 싶으신가요? 이번 고민을 계기로 이를 깊이 생각해 보시기를 제안 드립니다.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김 팀장님의 리더십 행동이 박 과장을 수동적인 팀원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혹시 박 과장이 팀장님께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기 전, 박 과장이 담당하던 업무를 팀장님 선에서 크게 수정하거나 임의로 처리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이후에 박 과장에게 일이 처리된 경위를 충분히 설명해주셨나요? 자신이 열심히 만들어 낸 결과물이 팀장님 손에서 한순간에 뒤바뀌는 경험이 반복됐다면 박 과정은 일종의 무력함을 학습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히려 처음부터 김 팀장님의 의견을 하나하나 반영해가며 일을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할 수 있겠죠. 평소 인정 욕구를 중요하게 여기시는 팀장님의 성향을 고려해보면 팀장님도 모르는 사이 박 과장이 팀장님에게 의존하게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박 과장뿐만 아니라 팀장님의 리더십 행동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박 과장에게 작은 일부터 하나씩 권한을 충분히 위임해주세요. 조바심을 갖지 말고 차근차근 지원하며 묵묵히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박 과장이 주도성을 찾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는 팀장이 책임진다는 말을 건네 주세요. 물론 팀장님께 책임을 떠넘기려 한 박 과장에게 이런 말을 꺼내기란 쉽지 않을 듯합니다. 그러나 팀장님께서도 다시 팀장님의 진정한 욕구와 마주하셔야 합니다. 김 팀장님께서는 조직에 대한 책임과 결단, 팀원의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입니다. 이러한 한마디를 통해 팀장님이 생각하시는 리더의 모습에 한발 더 가까워 지며 박 과장과의 신뢰 관계도 더욱 공고해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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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ution II

누군가 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만큼 직장생활에서 속상하고 화나는 일이 없습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고의로 망치려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거나 건성으로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일을 잘 추진하려고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긴 실수가 대다수입니다. 그런데 내 밑에 있는 부하직원이 나를 가리키며 “저 사람이 시켜서 그랬습니다”라는 뉘앙스로 이야기했다면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어요. 박 과장의 행동에 상처 입었을 김 팀장님을 생각하니 저까지 마음이 안 좋습니다.

일단 마음을 추스르시면서 김 팀장님이 처한 상황을 토대로 저와 함께 3가지 관점에서 상황을 점검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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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박 과장은 왜 평소에 시시콜콜 김 팀장님의 의견을 묻고 진행했을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알고 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만약 그렇다면 박 과장은 차세대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을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김 팀장님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지속적으로 미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10년이나 직장생활을 한 중간관리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 하나 책임지려 하지 않는 태도는 좋게 해석할 수가 없지요. 주변 사람들 역시 그런 박 과장의 성향을 모를 리 없을 겁니다. 직장인의 경우,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보다 오히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지요. 최소 8시간을 함께 보내는 선후배와 동료들은 박 과장이 어떤 생각과 행동 특성을 갖고 있는지 대략 파악하고 있을 거예요. 더불어 임원 역시도 그런 박 과장의 성향을 간접적으로 듣거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을 수도 있고요.

한편으론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만약의 잘못될 사태를 대비해 무조건 자기 의견은 숨기고 김 팀장님의 의견만을 받아 업무를 추진했을 수도 있습니다. 김 팀장님이 자신에 비해 역량이 높다고 믿고 있거나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과 확신이 낮을 경우, “김 팀장님 생각은 어떠신가요?”라고 매번 물을 수 있어요. 평소 “제 의견이 뭐가 중요한가요”라고 자주 말한 걸 보면 충분히 신빙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기존에 여러 업무를 추진하면서 김 팀장님의 판단이 옳았던 경우가 많았다면 당연히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김 팀장님의 의견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지요.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평소 박 과장의 성격과 성향을 감안하시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올 듯합니다. 평소 김 팀장님을 존경하고 신뢰하는 마음이 컸고 자신감이 부족한 스타일이라면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 팀장님의 처음 생각대로 김 팀장님의 권위와 능력을 인정하고 있었고 그게 다소 과했던 것이지요. 반면, 평소에는 자신의 의견을 활발하게 이야기하면서 자신감을 보이다가 업무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유독 몸을 사린다면 이는 박 과장의 얄팍한 행동거지라고 봐야 합니다.

두 번째 점검 사항은 왜 박 과장은 임원에게 “김 팀장님이 지시하신 대로 따랐습니다”라고 답변했을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어떤 식으로 해석하더라도 박 과장의 이번 행동은 결코 잘한 것이 아닙니다. 만약 박 과장이 추궁받는 상황에서 매번 본인의 상사에게 잘못을 돌리는 비겁한 사람이라면 김 팀장님은 박 과장에 대한 대응책을 세우시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어요. 사실 누구라도 임원에게 혼이 나는 자리에선 크게 위축됩니다. 직급이 낮은 직원들일수록 임원의 존재감은 더 크고 두렵게 느껴지니까요. 저는 임원 코치로 활동하면서 섀도 코칭(기업 내 회의, 미팅 등에 직접 참석하여 관찰)을 통해 다양한 상황을 목도하게 되는데요. 임원의 목소리 톤이 올라가기 시작하니 그 앞에서 손을 바들바들 떠는 직원을 본 적도 있습니다. 임원이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하면 불안해서 눈동자가 흔들리는 직원도 있었고요. 임원이 계속 질문하며 사실 확인을 하면 말도 제대로 못하고 더듬거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잘못하면 혼나고 다음번에 잘하면 되는 거지!”라고 말하기엔 분위기가 결코 녹록지가 않지요. 그러니 박 과장 역시 임원의 꾸중을 듣는 그 자리가 매우 힘들고 무서웠을 겁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해서는 안 될 언행을 했을 수 있지요.

만약 임원에게 혼나는 비슷한 상황에서 박 과장이 “김 팀장님이 시키신 대로 했습니다”라고 반복적으로 대답했다면 그건 박 과장이 그런 류의 사람인 겁니다. 이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고 이번이 처음이라면 당장의 모면을 위해 순간 실수한 것일 수도 있어요. 따라서 박 과장의 해당 행동이 반복적인 것인지, 아니면 이번만 그랬던 것인지를 곰곰이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할 점은 이번 사건 이후 박 과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현재 김 팀장님의 마음이 복잡하신 걸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영향이 애매하게 지속되면 무엇보다 김 팀장님과 팀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이 갈 수 있습니다. 박 과장에게 느끼는 김 팀장님의 불편한 감정에 대해 곧 주변 팀원들이 눈치를 채게 되고, 팀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흘러가게 되지요. 그리고 김 팀장님과 박 과장 간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는 협업의 결과물이 결코 좋을 리가 없어요. 그러니 박 과장과 빠른 시일 내에 말씀을 나누시는 게 좋습니다. 단순히 박 과장이 또 김 팀장님에게 책임 전가를 할지에 대한 걱정보다는 김 팀장님의 효율적인 팀 운영과 박 과장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1 on 1 면담을 잡아주세요. 별도의 회의실을 잡아 정식으로 말이지요.

우선 박 과장의 행동에 대해 한번 언급해주세요. “김 팀장님이 지시하신 대로 따랐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팀장님의 마음이 복잡했음을 알려주세요. 물론 이런 대화는 평소 둘 간 믿음이나 친밀도 등에 따라 언급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콕 집어서 잘잘못을 따지기엔 미묘한 내용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김 팀장님은 이번에 박 과장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셨고 박 과장에 대해 서운한 마음도 갖고 있습니다. 반대로 팀장님의 지시를 따른 박 과장도 임원에게 혼난 일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품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감정이 계속되면 관계는 반드시 악화됩니다. 차라리 조심스럽게 해당 부분에 대해 말씀을 나눠보시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박 과장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까지 굳이 말씀하실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김 팀장님의 입장이 민망했고 불편했다는 것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더불어 박 과장의 업무를 좀 더 세분화해 새롭게 분장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박 과장이 수시로 업무에 대해 김 팀장님께 물어보고 진행했습니다. 팀 전체를 이끌어야 할 김 팀장님 입장에서는 시간도 많이 빼앗기고 에너지도 필요 이상으로 소모됐지요. 지금과 같은 상황은 개선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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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박 과장이 맡고 있는 업무들을 박 과장의 역량을 감안해 중요도별로 나눠주세요. 본인이 단독으로 오너십을 갖고 진행해도 되는 일, 상사에게 보고하고 함께 결정할 일, 상사의 의견이 전적으로 중요한 일 등으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본인도 질 수 있도록 해주세요. 필요하다면 임원에게 본인이 작업한 결과를 직접 보고하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박 과장도 몇 년 내에 팀장의 역할을 맡게 될 거예요. 상사의 의견을 묻고 진행하는 것도 일부 필요하겠지만 현장을 잘 아는 중간관리자로서 소신을 갖고 추진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라고 말해주세요. 만약 박 과장이 자신감이 부족해 자기 판단에 의구심을 갖고 불안해 한다면 팀장님이 당분간 지원하며 육성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박 과장과 함께 일하는 팀원들 중 역량 있는 사람을 붙여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새롭게 정리된 업무 분장은 기록으로 남겨놓고 이후 박 과장과의 팔로업 면담 또는 인사고과 등에 활용하시면 됩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하지요. 다양한 팀원을 이끌다 보면 화나고 서운한 일들이 수시로 발생합니다. 박 과장이 경력 10년 차라고는 하나 팀장님에 비하면 역량이나 처신 면에서나 미숙한 부분이 많을 겁니다. 마음을 접고 포기하기 전에 한 번 더 기회를 주며 기다려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리더의 운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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