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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불안 이해하고 관리하는 ‘불안 경영’

김수경,정리=김윤진 | 427호 (2025년 10월 Issue 2)
불안의 시대, 소비자를 안심시켜라
신뢰-투명성 덕목이 기업 성패 좌우
Article at a Glance

현대인의 일상이 된 불안은 이제 단순한 개인의 심리 현상을 넘어 거대한 시장과 기업의 경영환경을 형성한다. 이렇게 불안이 상수가 된 시대에 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하는 단기적 마케팅을 시도하는 기업도 있지만 이런 접근은 자칫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오히려 고객에게 안정감을 주고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거나 선택을 단순화하는 등의 전략이 신뢰를 얻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불안 경영은 이제 기업 운영의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고 직원의 정신건강을 주의 깊게 살펴야 고객 내부와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CEO부터 Z세대 인재까지 불안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만큼 이를 회피하기보다는 성장의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불안을 이해하고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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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일상이 된 현대인의 초상


대치동 A 학원의 고입 설명회. 특목고에 많이 보내는 학원이라고 소문난 곳이다. 눈치는 조금 보이지만 오늘만큼은 ‘칼퇴’를 하고 한시바삐 대치동으로 향한다. 발 디딜 틈 없는 대형 강의실. 대부분 40~50대 여성이다. 주로 전업주부들로 보이고 필자처럼 정장을 입은 워킹맘도 드물게 눈에 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원장이 등장한다. 그는 마이크를 잡더니 이듬해부터 적용되는 대입제도의 변화와 그에 맞는 고교 선택 전략을 마치 가래떡을 뽑아내듯 막힘없이 뽑아낸다. 어딘가 약장수 같은 느낌도 없지 않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수첩에 적는 사람, 사진을 찍는 사람, 동영상을 찍는 사람,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분주하다. 아차차, 내가 불경한 생각을 했구나. 요지는 대입제도가 완전히 바뀌기 때문에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내 아이의 앞길은 깜깜하다는 이야기다(물론 그러므로 A 학원을 다니라는 이야기다). 돌아오는 전철 안, 갑자기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기분이다. 메스껍고 어지럽다. 엄마가 게으른 탓에 우리 아이만 뒤처졌구나. 불안이 엄습한다. 안 되겠다. 당장 학원에 등록해야겠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긴 했지만 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느껴본 적 있는 불안이다. 이런 종류의 불안은 도처에 널렸다. 건강에 대한 불안, 학업에 대한 불안, 취업에 대한 불안, 경제적 능력에 대한 불안.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불안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우리를 쥐고 흔든다. SNS 세상에서는 오늘도 나만 빼고 모두가 행복해 보이고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 때문에 나만 ‘벼락 거지’가 돼 있다. 회사에서는 정리해고가 진행 중이고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면 ‘4세 고시’부터 준비해야 한다. 모두가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다. 잠시라도 방심했다가는 천 길 낭떠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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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경sookim@hs.ac.kr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근무했다. 스탠퍼드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통령실 대변인, 통일부 차관 등으로 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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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김윤진truth311@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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