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탁월한 성과를 거두지만 내면에서는 불안과 완벽주의, 과도한 책임감에 시달리는 상태를 ‘고기능성 불안(High-Functioning Anxiety, HFA)’이라 부른다. 이런 불안은 지속가능한 삶과 조직의 안녕을 잠식할 위험이 있다. 완벽주의·파국화·비판에 대한 두려움·예기 불안 등 HFA의 대표적 증상들은 일시적으로 생산성을 높이지만 장기적으로 번아웃과 업무 이탈, 창의성 약화를 초래한다. 고기능성 불안의 폐해를 막으려면 기업과 리더가 정신건강 대화를 정상화하고, 심리적 안전을 구축하며, 코칭·멘토링·회복탄력성 워크숍 등을 제공해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개인 역시 불안에 의한 비자발적 성취를 ‘의도적 성취’로 전환하는 한편 자신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신경계를 조절해 ‘자동생존 모드’를 차단하는 마음챙김을 실천해야 한다.
불안은 흔히 성취의 원동력으로 여겨진다. 불안을 감추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어제보다 오늘 한 발 더 내딛는 사람들은 동경의 대상이 된다. “너만 불안한 것 아니다”라는 위로 속엔 사실 각자의 불안이 웅크리고 있다. 모두가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감정이기에 이를 드러내거나 길들이지 못하는 것은 나약함의 표식으로, 이를 극복하고 동력으로 삼는 것은 건강함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한다.
영국의 심리학자이자 리더십 및 조직 웰빙 코치인 랄리타 수글라니 박사는 겉으로 바람직해 보이는 소위 ‘건강한 불안’을 ‘고기능성 불안(High-Functioning Anxiety, HFA)’이라 부른다. 불안이 늘 공황장애나 신경 쇠약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기능적 탁월함으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불안한 사람들은 내면의 시끄러운 목소리와 싸우면서도 높은 업무 성과, 훌륭한 성적을 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쉼 없이 몰아붙인다. 그러나 이들은 성취를 이루고도 늘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또다시 과도한 생각의 틀에 자신을 옭아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