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 전쟁은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며 미·중 패권 경쟁, 다극화 심화,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 등 국제질서 대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는 더 이상 안정적 자유무역 질서에 기대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고 기업들은 예측 불가능성과 지정학 리스크가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생존 전략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단순한 제품 현지화를 넘어 정치·사회적 통합까지 고려하는 ‘전략적 현지화’로 글로벌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한국 기업이 취해야 할 전략적 대응 방향은 다음과 같다.
1) 관계 자본 축적: 현지 정부, 산업계, 시민사회 등과 신뢰 기반 네트워크 구축
2) 현지 혁신 허브 구축: 생산뿐 아니라 R&D, 인재 양성까지 통합하는 현지 가치사슬 강화
3) 현지 인재 등용 및 권한 위임: 현지 시장과 문화에 밀착된 경영 체계 구축 및 자율성 확보
2025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발표한 관세 정책과 이어진 유예 조치는 세계 무역 질서에 강한 충격을 안겨줬다.11관세 계획 발표 직후, S&P 500에 포함된 미국 주요 5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2조4000억 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우리나라 GDP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닫기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에는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계 제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세계 질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유지돼 온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에서 현실주의 중심의 국제 정치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미·중 간의 패권 경쟁 심화에 따른 보호무역과 투자 제한 조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같은 지정학적 갈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국가별 보고서를 텍스트 마이닝해 전 세계의 불확실성 수준을 추적하는 ‘세계 불확실성 지수(World Uncertainty Index, 그림 1)’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현재 불확실성 수준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역사적 고점에 근접하고 있으며 증가 속도 면에서는 팬데믹 시기를 능가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과 그로 인한 불확실성의 증가는 이제 글로벌 기업이 외면할 수 없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며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 위기의 역사적·정치적 배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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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j.m.lee@yonsei.ac.kr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이종민 교수는 연세대에서 경영학 학사, 국제경영 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영국 레딩대 헨리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레딩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연세대에서 국제경영전략, 세계경영환경론,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등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다국적기업의 해외법인 관리, 국제경영이론, 지속가능 경영 등이며 국내외 다양한 학술 저널에 관련 연구를 활발히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