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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Interview: 윤대진 CJ제일제당 구매전략 담당, 신동명 구매전략 MI팀 리드

“글로벌 시황 분석, 가격까지 예측
구매 원가절감 전쟁의 선발대 역할”

배미정 | 362호 (2023년 0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CJ제일제당은 2019년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MI) 룸을 구축하고 글로벌 MI 대시보드의 데이터를 구매 의사결정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팬데믹과 전쟁 등의 예기치 못한 이슈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실무 담당자 중심으로 직접 대시보드와 시세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한 덕분에 신속하게 시스템을 구축, 업데이트하고, 현업과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었다. 데이터 기반 예측을 바탕으로 구매 의사결정에 휴리스틱을 경계하고, 다양한 가격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 13층. 입구의 자동문이 열리자마자 원당, 원맥, 대두 등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재료 가격의 실시간 변동 상황을 표시한 대형 전광판과 모니터가 눈에 확 들어왔다. 별도의 출입문이 없이 개방된 공간에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금융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컴퓨터 데스크와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직원들은 이곳을 수시로 드나들며 데이터를 확인하거나 모니터의 그래프를 보며 토론을 했다. 구매 부서가 한데 모여 있는 전체 사무실 한가운데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이 공간의 이름은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Market Intelligence, MI)룸. CJ제일제당이 구매하는 원당, 원맥, 대두, 옥수수 등 연간 약 2조6000억 원어치(2021년 기준) 원재료 관련 시장 데이터를 관리, 분석하는 곳이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1월 글로벌 MI룸을 구축하면서 데이터 기반 구매 역량 강화에 나섰다. 구매 실무자들을 위한 글로벌 MI 대시보드(dashboard)를 구축하고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데이터를 의사결정에 반영함으로써 원재료 가격의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 기반 곡물 시세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구매 원가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이 모든 시스템은 구매 실무에 빠삭한 직원이 자발적으로 IT 지식을 독학해 개발했다. 그 덕분에 회사는 큰 비용 투자 없이 데이터 기반 시장 분석 시스템을 갖추자마자 신속하게 전사에 확대 적용할 수 있었다.

최근 팬데믹과 전쟁 같은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으로 원자재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구매 원가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MI룸은 데이터 기반 예측 모델과 의사결정을 통해 구매 원가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헤지(hedge)하고 있는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CJ제일제당의 구매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윤대진 구매전략 담당과 구매전략 MI팀을 이끄는 신동명 리드를 인터뷰했다.

글로벌 MI룸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윤대진 구매전략 담당(이하 윤 담당): CJ제일제당 15조 원 매출의 절반가량이 구매 비용에 들어갈 정도로 구매 원가의 비중이 크며 원재료의 50%가 글로벌 선물 시장에서 24시간 거래되는 시황성 상품이다. 글로벌 넘버원 식품회사로 성장하는 데 구매 역량 강화는 필수적이며, 그러기 위해 데이터 기반으로 보다 정교하게 시장 변동성을 관리할 필요가 크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시장 분석실은 사무실 구석에 위치한 폐쇄된 공간이었는데 중앙에 개방된 공간으로 넓게 구축하고 그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데이터 기반 구매 의사결정을 활성화하고자 했다. 원당, 원맥, 대두, 옥수수 등 수입하는 원재료들의 시황을 분석하고 예측하는데, 예컨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품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시장에서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것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예측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동명 구매전략 MI팀 리드(이하 신 리드): 그동안 식품, 바이오 등 사업 부문별로 같은 원자재를 취급하면서도 사업 구조의 차이로 시황 분석 내용과 전략이 유기적으로 연계되기 어려웠다. 예컨대, 식품 사업이 설탕을 만들기 위해 원당을 구매한다면 바이오 사업에서는 미생물의 균주 배양 용도로 원당을 구매한다. 구매의 목적이 다르더라도 상품에 대한 관심은 동일하기에 부서 간 시황과 구매 전략을 공유하면 훨씬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글로벌 MI룸은 이처럼 구매 관련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공유함으로써 전사적인 구매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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