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6. 동아럭셔리포럼 2021: 팬데믹 상황에서 더 빛난 국내 럭셔리 업계

온라인-메타버스 기술 업고 화려한 비상
전통적 럭셔리 업체가 첨단 브랜드로

336호 (2022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메타버스 기술의 발전과 팬데믹의 장기화가 맞물리며 럭셔리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전통 럭셔리 브랜드들은 발전된 기술을 등에 업고 게임, NFT 등 새로운 방식의 브랜드 경험을 구축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오히려 크게 성장한 국내 럭셔리 시장의 추세를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변화된 소비 심리와 구매 패턴을 반영할 창의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상용화된 메타버스 구현 기술과 디지털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핵심 고객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전달하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럭셔리 산업은 크게 확대되고 있다. 명품이나 파인다이닝과 같이 현실 세계의 물질적, 실체적 경험을 기반으로 했던 럭셔리 산업에 온라인과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무대가 펼쳐졌다.

장기화하는 팬데믹 속에서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시즌 컬렉션을 발표한 브랜드들이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2021년 F/W 컬렉션을 비디오 게임 형식으로 선보였다. 제목은 ‘애프터월드: 디 에이지 오브 투모로(After World: The Age of Tomorrow)’로 2021년 F/W 컬렉션 의상을 입은 50여 명의 아바타 모델이 2031년의 미래 세계를 탐색하며 모험을 떠나는 기록 경신형 게임으로 제작됐다. 한 매장에서 컬렉션 아이템을 장착한 뒤 경로를 따라가면 산꼭대기에 도달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용자는 컬렉션 의상 전체를 마주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높은 몰입도를 활용한 방식으로 브랜드에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빠른 메타버스 진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해 럭셔리 업계가 주목하는 최첨단 브랜드로 거듭났다. 2010년 이미 패션쇼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버버리는 메타버스 시대에 발맞춰 공식 홈페이지상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 ‘비서프(B Surf)’를 선보였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 럭셔리 산업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가상 세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최근의 소비자들에게 럭셔리는 현실 세계의 경험을 넘어 가치만 있다면 물질세계와 가상 세계의 구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포럼의 조인트세션으로 열린 제6회 동아럭셔리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달라진 소비자들을 이해하고 새로운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럭셔리포럼 2021’은 최근 화두가 되는 메타버스,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 토큰) 기술을 접목한 럭셔리 산업 사례를 비롯해 기업의 ESG 경영 등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경영 이론들을 럭셔리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담았다. ‘동아럭셔리포럼 2021’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팬데믹 시대, 럭셔리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와 전략적 제언
홍윤기 한국 딜로이트그룹 유통소비재혁신그룹 시니어 매니저


홍윤기 한국 딜로이트그룹 유통소비재혁신그룹 시니어 매니저는 “비즈니스의 핵심 고객을 잘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떤 이슈나 트렌드가 오더라도 브랜드에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과 IT가 접목된 새로운 커머스 환경에서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를 잘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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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시장의 확장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럭셔리 시장은 팬데믹 전까지 매년 약 4%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2020년 전례 없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0%가량 하락한 301조 원 규모를 기록했으나 딜로이트는 럭셔리 시장이 2021년 들어 430조 원 규모로 반등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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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한국과 중국의 럭셔리 시장은 글로벌 추세를 벗어난 흥미로운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팬데믹 이후 럭셔리 시장은 GDP 성장률을 약 4배 이상 상회하는 규모로 매출이 떨어지며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예컨대 2020년 국가별 럭셔리 시장 규모 1위를 차지한 미국의 경우 GDP 성장률이 -3.5%를 기록했는데 럭셔리 시장 성장률은 -22.3%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의 경우 GDP 성장률은 2.3%를, 럭셔리 시장 성장률은 29.4%를 기록하며 오히려 급성장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국 또한 GDP 성장률은 -1%를 기록했고 럭셔리 시장 역시 -0.1%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 글로벌 추세와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중국의 경우 그 이유가 비교적 명확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내수 소비가 활성화됐고 명품에 대한 관세인 ‘증치세(增值税)’가 8%에서 6.1%로 인하되면서 소비가 촉진된 영향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럭셔리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심리적 요인이 있다. 사치재로 분류되는 럭셔리 소비재는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의 영향을 받는다. 샤넬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샤넬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후 3차례나 가격을 인상했다. 하지만 매출 하락은커녕 매장 문이 열리기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신드롬을 빚을 정도로 인기가 더 높아졌다.

가처분소득의 증가도 심리적 요인 중 하나다. 재택근무 확대, 재난지원금 등으로 실제 2020년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이러한 가처분소득은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인해 이커머스, 소수 정예의 고급 서비스로 집중됐으며 대면 서비스업 등에서는 감소하는 소비 영역의 양극화로 이어졌다.

명품을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 자산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확산한 것 또한 중요한 심리적 요인 중 하나다. 희소한 럭셔리 제품을 중고 거래로 내놓으면 웃돈을 얹어 정가보다 비싸게 팔 수 있다. 중고 거래 스타트업 스레드업이 내놓은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Resale) 시장의 규모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약 3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크림(Kream), 솔드아웃 등 리셀을 위한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는 등 새로운 사업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

다음으로 MZ세대의 부상이라는 세대적 요인이 있다. 기존 세대와 다른 특이한 소비 패턴을 지닌 MZ세대가 럭셔리 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이 발표한 연령대별 명품 구매 자료에 따르면 MZ세대는 2020년 국내 명품의 50% 이상을 쓸어 담았다. 이들을 대표하는 소비문화는 재력이나 귀중품 구매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다. 채용 환경이 위축된 데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약할 수 없는 전통적 미래 자산보다는 당장 현재의 나를 만족시켜주는 사치재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 방식이 일상화된 것이다.

기술적 요인 또한 럭셔리 시장 성장에서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IT의 발달과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비즈니스의 성장이 맞물리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온라인 거래액은 코로나 발생 시점인 전년 동기 대비 약 24% 성장했으며 모바일 쇼핑은 2018년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급성장했다. 온라인으로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명품 브랜드의 로드숍,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지 않은 온라인 명품 사이트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기존에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던 카르티에, 에르메스까지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카카오 선물하기, 라이브 커머스 등 새로운 판매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쇼룸으로 활용해 MZ세대의 진입을 유도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고객의 잠재 니즈 발굴해야

팬데믹을 넘어 럭셔리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에게 오랜 시간 변치 않는 사랑을 받는 ‘러브마크(lovemarks)’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의 핵심 고객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고객의 발현된 니즈와 잠재된 니즈를 이해할 때 미래에 닥쳐올 이슈들을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온라인과 IT의 접목에 따라 고객의 쇼핑 장바구니, 구매 내역 등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출현하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판매 유통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NFT 활용과 가능성
김원상 그라운드 X 팀장


김원상 그라운드X 사업전략지원 팀장은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NFT의 개념과 이를 동반한 디지털 소유권 시대의 비즈니스 포인트를 상세히 소개했다. 낮은 비용으로 NFT 상품을 제작해 제품과 디자인의 시장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NFT 시장의 핵심이다. 그는 이러한 NFT 시장을 럭셔리 브랜드가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종 소비자뿐만 아니라 콘텐츠 크리에이터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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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디지털 소유권의 시대를 열다

NFT란 대체 불가능한, 거래 가능한 형태의 자산을 의미한다. NFT의 핵심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디지털 자산화 기술로 일정 시간 동안 확정된 거래 내역과 거래 참여자에 대한 정보가 모두 기록돼 소유권과 거래의 투명성을 증명한다. 이런 NFT 기술을 활용하면 디지털화된 모든 파일과 데이터에 대해 소유권 부여가 가능하며 금전적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모호했던 디지털상에서의 소유권이 명확해지며 럭셔리 시장의 핵심 가치인 희소성을 온라인상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럭셔리 시장과 NFT

NFT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넘나들며 럭셔리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루이뷔통,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들은 NFT를 활용한 게임, 한정판 아이템 등을 출시했다.

루이뷔통은 ‘루이 더 게임(Louis The Game)’이라는 게임을 출시해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캐릭터가 가방을 들고 6개 대륙을 여행하며 아이템을 수집하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유명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이 디자인한 30개의 스페셜 NFT를 게임 속에서 수집할 수 있어 화제가 됐다. 비플은 6930만 달러(약 785억 원)에 팔린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라는 NFT 작품으로 인지도를 얻은 아티스트다. 루이뷔통은 비플이 공동 창업한 NFT 플랫폼 위뉴(WENEW)와 협업해 루이뷔통 창립자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NFT ‘루이200’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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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브랜드 외에도 희소하면서도 상류층의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이미지나 상징이 NFT로 변환돼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위뉴는 영국 상류층 문화인 윔블던 테니스 경기와 NFT 아트를 엮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영국 테니스계의 국민적 영웅인 앤디 머리(Andy Murray)의 복귀 무대 티켓과 NFT 아트를 엮어 한정 판매한 것이다. 해당 NFT 아트는 17만7000달러(약 2억1000만 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NFT의 활용

이전에는 하나의 작품, 하나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NFT의 경우 누구나 저렴하게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오픈마켓에서 거래할 수 있다. 단 1명이라도 작품을 좋아하고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해당 NFT는 시장성이 있는 셈이다.

NFT의 이러한 특성은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되는 동시에 시장의 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다. NFT를 활용하고자 하는 시장 참여자라면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플랫폼을 열고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의 참여를 촉진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고가로 거래된 NFT의 디자인을 본떠 실물 제품을 출시할 수도 있다. 물론 NF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술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런 NFT 활용을 돕는 다양한 기업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구찌는 ‘My Sneaker Garage’라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NFT를 활용해 가상현실 스니커즈를 구매하고 이를 애플리케이션 내에 있는 신발장에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약 15만 원의 가격으로 구매해 소유할 수 있지만 신을 수는 없는 가상의 스니커스다.

디지털 소유권의 시대에서 최종 소비자와 NFT 크리에이터를 포용할 수 있는 기술적, 철학적 고민이 필요하다. 이는 럭셔리 시장뿐만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 업계의 과제이기도 하다. NFT 시장에서의 소비를 어떻게 촉진할 것인가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이를 잘 반영한 NFT 콘텐츠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길 바란다.



실체화되는 인터넷, 메타버스: 럭셔리 세계로의 확장
김범주 유니티테크놀로지스코리아 본부장


김범주 유니티테크놀로지스코리아 본부장은 “럭셔리 브랜드는 고객이 꿈꾸게 하는 데 역할이 있고 메타버스 시대에서도 꿈을 포기 못할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여러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가치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유니티테크놀로지스는 실시간 3D콘텐츠 제작 플랫폼으로 알려진 유니티(Unity) 엔진의 개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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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의 귀환

메타버스가 돌아왔다. 2000년대 초반, 낮은 온라인 보급률과 기술적 한계로 성장하지 못했던 메타버스 산업이 팬데믹 시대와 IT 발전을 발판 삼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에서 쇼핑, 업무 등 다양한 활동을 영위하는 온라인 시민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 핵심 요인이 됐다. 메타버스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경제적 소득을 얻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 내에서 콘텐츠 제작으로 금전적 대가를 얻는 크리에이터들의 수가 4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VR 및 AR 디바이스의 기술 발전 및 상용화를 필두로 보다 생생한 메타버스 경험이 가능해졌다. 이에 더해 해외 메타버스 플랫폼인 호라이즌월드의 경우 가상 세계 안에서의 모델링, 프로그래밍 등 업무 편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특정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만든 아바타나 재화를 다른 플랫폼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호운용성이 강화되며 메타버스 산업 내에서의 시너지도 극대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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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산업과 메타버스

2021년 5월 구찌는 로블록스에 구찌 박물관이라 불리는 ‘구찌가든’을 만들어 NFT디오니소스 핸드백 200개를 한정 판매했다. 들고 다닐 수도 없는 온라인상의 가상 아이템이었지만 웃돈을 주고 제품을 사고파는 리셀을 거쳐 발매가 475로벅스(약 5.5달러)의 700배를 상회하는 35만 로벅스(약 4115달러)에 거래됐다. 해당 실물 제품의 판매가는 3400달러로 만질 수도 없는 가상 핸드백이 700달러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가상의 핸드백이 이렇게 비싸게 팔린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이 가상의 핸드백이 구매자의 욕망을 충족시켜줬기 때문이다. 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어지는 현실에서 가상공간인 로블록스 안의 핸드백은 더 많은 사람에게 명품 가방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됐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한정 판매된 가방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임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면 실제 핸드백보다 사용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부여했을 수도 있다.

물론 이 럭셔리 NFT의 가치가 언제까지나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 신뢰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물리적 세계, 가상 세계의 구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품에 부여되는 가치와 그 의미다. 결국 그 핵심에는 브랜드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텔링이 있다. NFT가 어떤 큰 가치와 연결될 수 있고, 그것이 사용자에게 변치 않는 이익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럭셔리 NFT를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된다.

럭셔리 브랜드는 고객이 꿈꾸게 하는 데 역할이 있고 메타버스 시대에서도 꿈은 포기할 수 없는 요소다. 그런 의미에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메타버스는 이용자들에게 꿈과 가치를 전달해주기 위한 최적의 매체다. 나를 표현하는 아바타를 활용해 직접 활동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세계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보다 더 효과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메타버스의 활성화와 함께 수많은 기술적 다양성이 주어지고 있다. 현실 세계를 가상 세계 안에서 실시간으로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부터 메타버스에 이르는 층위까지 메타버스 비즈니스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고객에게 보다 의미 있는 가치를 선사할 수 있는 기술적 협력과 고민을 이어 나가야 한다.



럭셔리 브랜드의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전략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전무


코로나19 이후 명품 성장세와 새로운 세대 소비자를 확보하려는 니즈가 맞물리면서 명품 브랜드들은 신규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명동이나 가로수길, 강남역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반면 국내 대표 명품 거리인 서울 청담동의 공실률은 줄어드는 추세다. 2021년 3분기 기준 청담 공실률은 9%로 명동(31%)의 3분의 1 수준이다. 임대료 또한 2020년 대비 상승폭을 비교해보면 서울 6대 상권 중 청담이 가장 크다. 명동의 임대료는 2020년 대비 17%, 강남역은 5% 감소한 반면 청담은 13% 올랐다.

국내 주요 럭셔리 상권과 오프라인 전략을 분석한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전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고 있지만 럭셔리 브랜드들은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적극적으로 매장을 내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도 준비하고 있다”며 “럭셔리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전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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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럭셔리 상권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뉴욕 5번가, 홍콩의 캔톤 로드, 일본 긴자 거리 등. 주요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세계 주요 도시의 명품 거리다. 국내에도 핵심 명품 거리가 있다. 럭셔리 브랜드가 모여 있는 청담동이다. 최근 청담 거리에 형성돼 있던 럭셔리 상권이 변하고 있다. 국내 럭셔리 상권과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를 세 가지로 정리해봤다.

첫째, 청담 명품 거리의 속성이 변하고 있다. 청담과 도산공원에는 66개 건물이 있다. 대부분이 명품 패션 브랜드였지만 최근 청담 거리의 색깔이 달라지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카테고리가 패션에서 요가, 여행, 골프 등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요가 브랜드 룰루레몬, 여행 브랜드 리모와가 입점했고 타이틀리스트가 해외 골프 브랜드 최초로 청담 명품 거리에 매장을 열어 화제가 됐다.

신흥 하이엔드 브랜드도 청담 거리에 유입되는 추세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도산공원에 경험형 매장 ‘하우스 도산’을 열었다. 디오르는 카페를, 에르메스는 전시관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이종 결합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였다.

둘째, 청담이 아닌 다른 곳에도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기 시작했다. 명품 시장의 큰손이 된 MZ세대를 잡기 위해 오프라인 전략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 한남동과 성수동에서는 명품 거리가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럭셔리하면서도 니치하고 힙한 느낌을 선호하는 MZ세대를 공략해 명품 매장도 탈바꿈하는 모양새다.

최근 한남동에 오픈한 구찌 가옥이 대표적이다. 기존 명품 매장에서 수트를 갖춰 입은 직원들이 정중히 안내했다면 구찌 가옥은 훨씬 자유롭고 캐주얼한 분위기다. 고객이 제품을 착용한 모습을 직원이 직접 사진을 찍어 문자로 보내주기도 한다.

성수동에서는 지난 1년간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팝업스토어가 오픈했다. 에르메스는 디뮤지엄에서 ‘에르메스, 가방 이야기’ 전시를 열었다. 샤넬은 ‘샤넬 넘버 5’ 탄생 10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 ‘샤넬 팩토리 5’를 2021년 6월 오픈했다. 과거 공장이나 창고였던 공간을 탈바꿈한 대표적인 재생 상권인 성수동의 특색을 활용해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셋째, 전 세계적으로 오프라인의 대세가 되고 있는 경험형 매장, 스토리가 있는 매장으로 바뀌고 있다. 경험형 매장은 넘쳐나는 온라인 정보보다 직접 경험을 선호하는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킨다. 미국 LA 애플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애플은 100년 역사를 가진 LA 브로드웨이에 있는 극장을 2년간 리모델링해 ‘애플 타워 시어터(Apple Tower Theater)’를 만들었다. 애플 제품을 극장에서 관람하듯 구경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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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설화수는 한옥과 양옥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북촌에 열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는 성수동에 팝업스토어 ‘금성오락실’을 열었다. 고객들이 스타크래프트 등 다양한 오락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그동안 전통적인 이미지를 고수해온 LG전자가 MZ세대에게 새롭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이처럼 과거 오프라인 스토어에서는 상품을 팔았다면 미래 오프라인 스토어는 경험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한다. 따라서 리테일,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세심히 들여다보면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세상의 변화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 ESG의 진정한 의미를 묻다.
박원정 러쉬코리아 에틱스 디렉터


러쉬는 2021년 매출 1000억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2020년 대비 성장률은 23%, 영업이익은 214% 증가했다. ESG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규모의 기업이 아님에도 러쉬가 지난 19년간 ESG를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일군 결과다.

박원정 러쉬코리아 에틱스 디렉터는 “소비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 명품 혹은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으로 재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호화로운 호텔에서의 호캉스 시간을 가장 럭셔리한 순간이라고 여기지만 다른 누군가는 대자연의 웅장함 속에서 홀로 보내는 순간이 비교할 수 없는 럭셔리한 라이프라고 생각한다.

이런 추세의 배경에는 떠오르는 소비 주체인 MZ세대가 있다. MZ세대는 소비 빈도나 금액이 기성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개인의 가치관과 관심에 따른 럭셔리 소비를 꾸준히 선도해 나가는 새로운 소비 권력이다. 특히 가성비보다도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즉 ‘가심비’를 따진다. 과거에는 자랑하고 싶은 고가 제품을 SNS에 업로드했다면 최근에는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반영하는 럭셔리 제품을 올려 본인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런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박 디렉터는 “소비자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20대 수도권 직장인 여성들이 선호하는 명품’과 같이 일반화하기보다 고객의 니즈와 특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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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인증, 수상보다 캠페인을 통한 변화 실현

러쉬는 동물, 자연,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브랜드 비전으로 삼는다. 러쉬의 핵심 가치는 다음과 같다. 러쉬는 윤리적이고 책임 있는 공정한 거래를 통해 신선한 재료를 얻고 이 재료를 이용해 모든 제품을 손으로 직접 만든다. 제품 포장을 최소화하고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제품을 선보인다. 이렇게 해서 얻은 수익을 다시 사회 캠페인 활동을 통해 환원함으로써 도움과 관심이 가장 절실한 사회•환경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을 ‘러쉬 라이프’라고 믿는다.

이런 맥락에서 러쉬는 할인이나 증정, 광고, 스타 마케팅 같은 전통적인 기법을 쓰지 않는다. 대신 러쉬의 비전에 공감하는 고객이 러쉬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윤리 소비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또한 사회적 캠페인을 통해 변화를 도모하면서 ESG를 실천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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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뉴어리(Veganuary)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비건은 기후 위기 문제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 중 하나다. 러쉬코리아는 새해가 시작되면 비건 식사에 동참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2021년 1월 한 달 동안 36개 매장과 본사 직원 350명이 고객과 함께 비거뉴어리 캠페인에 참여한 결과, 약 1000만 갤런의 물과 곡물 190t을 절약해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판매와 홍보에도 도움이 됐다. 비건 제품 판매량이 25% 늘고 비건 키워드 트래픽이 2150% 오르는 등 1200만 원 상당의 홍보 효과를 냈다.

숫자로 투명하게 공유하는 ESG

러쉬코리아는 ESG 관련 성과나 효과를 수치로 투명하게 공유하는 작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친환경 패키지가 가져오는 소셜 임팩트와 ESG의 환경 분야에 해당하는 물 절약, 친환경 투자, 탄소 저감을 위한 노력 등을 수치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30년까지 ESG 혹은 지속가능 경영 실천을 위해 탄소 제로를 목표로 모든 비즈니스에서 보다 치밀하게 고민하고 실천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로 생태 환경과 지역사회의 상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에 대한 공감대가 커진 현시점에서 지속가능성은 앞으로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ESG 경영이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한때 유행과 트렌드로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적어도 10년 이상은 ESG와 지속가능 경영의 텃밭을 가꾸려는 노력과 투자, 행동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숏폼으로 재발견되는 럭셔리 브랜드
김이라 틱톡코리아 브랜드 전략 매니저


김이라 틱톡코리아 브랜드 전략 매니저는 럭셔리 브랜드가 숏폼 플랫폼인 틱톡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김 매니저는 “디지털 이커머스와 컬래버래이션이 대두되며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진 현시점에 틱톡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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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에서 열린 새로운 런웨이

럭셔리 시장이 변하고 있다. 럭셔리 매출에서 이커머스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AI)이나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한 디지털 럭셔리 경험도 대두되고 있다. 또한 크리에이터와의 컬래버래이션도 흔해졌다. 가상현실 속 아바타나 게임 캐릭터, NFT가 럭셔리의 얼굴이자 뮤즈가 되기도 한다. 또한 Z세대가 럭셔리의 주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베인앤드컴퍼니는 럭셔리 매출에서 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에는 20%, 2035년에는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을 통한 이커머스, 크리에이터와의 컬래버래이션, Z세대가 주도하는 럭셔리 소비. 럭셔리 시장의 3가지 변화가 이미 틱톡에 존재한다. 뉴욕의 전설적인 패션 아이콘 아이리스 아펠이 틱톡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소개하는가 하면 자신의 옷으로 구찌 룩을 표현하는 ‘구찌 모델 챌린지’가 열리기도 했다. 구찌 모델 챌린지란 실제 구찌 제품을 착용하지는 않지만 어떻게 레이어링하면 구찌 모델처럼 입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상이다.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틱톡에서 새로운 런웨이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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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콘텐츠를 노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틱톡에서는 팬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콘텐츠를 만드는 코크리에이션(co-creation)이 일어난다. 루이스 파월 사례가 대표적이다. 파월은 유명 패션 크리에이터다. 팬데믹 기간 동안 여행을 가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파리의 다양한 명소에서 런웨이를 선보였다. 자신이 장소를 정하는 것이 아닌 실시간 댓글을 받아 팬들이 원하는 곳에서 런웨이를 진행했다. 팬들과 함께 콘텐츠를 만든 셈이다.

틱톡 속 강력한 럭셔리 피플 파워

틱톡은 전 세계에서 강력한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0년 가장 많이 다운로드받은 앱 1위를 기록했고 글로벌 월간 사용자 수도 10억 명을 돌파했다. 국내의 경우 월간 사용자 수가 630만여 명으로 2020년에 비해 48% 성장했다.

틱톡 유저들은 럭셔리 브랜드에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패션 브랜드 계정을 팔로우할 의향이 있다라고 응답한 수가 틱톡을 사용하지 않는 비유저의 2배 이상이었다. 또한 틱톡 유저 25%가 정기적으로 자신을 위해 럭셔리 제품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지난 3∼6개월간 구매한 럭셔리 제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핸드백이라고 응답한 밀레니얼세대 틱톡 유저가 42.3%로 같은 나이대 비유저의 2배 수준이었다.

이처럼 틱톡 유저는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가지고 있다. 틱톡 내 럭셔리 콘텐츠의 조회 수와 생산량은 폭발적이다. 패션 콘텐츠의 경우 2020년에 비해 조회 수가 7만% 이상 성장했고 럭셔리 해시태그가 포함된 콘텐츠 조회 수도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성장률이 1만3000% 이상에 달했다. 람보르기니는 90억, 샤넬 26억, 디오르는 25억 뷰를 넘어섰다.

럭셔리 콘텐츠가 인기몰이를 한 이유는 틱톡 내 존재하는 강력한 ‘럭셔리 피플 파워’ 때문이다. 틱톡에는 높은 구매력과 두터운 팬층을 가진 럭셔리 크리에이터가 있다. 이들은 구매한 럭셔리 제품을 소개하는 하울 영상과 리뷰 영상 등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런 강력한 피플 파워와 럭셔리 해시태그의 폭발적 증가를 비춰볼 때 틱톡은 럭셔리 브랜드에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 할 만하다.

뉴노멀 시대, 틱톡이 기회의 땅인 이유

다른 소셜 플랫폼은 보통 팔로우하고 있는 유저들의 피드를 보여주는데 틱톡 알고리즘은 다르다. 팔로우한 피드뿐만 아니라 취향을 분석해 좋아할 만한 영상을 큐레이션해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팔로우 수가 적어도 자사 브랜드 콘텐츠를 좋아할 만한 유저들을 타기팅해 콘텐츠를 만든다면 폭발적인 확산이 가능하다. 또한 틱톡에서는 광고 시청 후 자연스럽게 이커머스까지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광고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 하단에 제품 카드가 노출되고 자동으로 팝업을 띄우기도 한다.

틱톡에는 재미있는 구매 전환 해시태그 밈도 있다. 바로 ‘TikTok Made Me Buy’다. 유저들은 틱톡을 보고 산 제품을 리뷰, 소개하거나 구매하러 가는 모습을 콘텐츠로 만든다. 한국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로 ‘TikTok Made Me Buy’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 영어 해시태그로만 추산했을 때 조회 수 65억 뷰를 달성했다. 디지털 이커머스가 대두되는 럭셔리 시장 격변의 시대에 틱톡이 기회의 땅이라 할 만한 이유다.



팬데믹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프레시니스 전략
조엘 킴벡 스튜디오핸섬 대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엘 킴벡 스튜디오핸섬 대표는 프레시니스 코드를 활용한 럭셔리 브랜딩 사례를 설명했다. 킴벡 대표는 “샤넬 브랜드 역사는 100년이 넘었지만 젊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트렌디하고 신선하게 받아들인다”며 “분기점에 도달한 브랜드들이 새로운 것과의 접목을 통해 프레시한 브랜드로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부분이 됐다”고 강조했다. 킴벡 대표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패션•뷰티 브랜드 전문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스튜디오핸섬’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 저서에는 글로벌 패션•뷰티 브랜드 강자들의 마케팅 전략을 분석한 『프레시니스 코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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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니스를 활용한 럭셔리 브랜딩 사례

프레시니스 코드란 세상에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발견, 새로운 생각으로 다르게 해석, 새로운 콘셉트로 정의하는 ‘신선한 새로움’을 뜻한다. 그저 새로운 것이 아닌 ‘신선하게 새롭다’라는 감각으로 어필하는 마케팅 트렌드다. 프레시니스 코드는 세 가지 축으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디지털라이즈드 아날로그’ ‘모던 레트로’ ‘메타-크로스오버’다.

먼저 디지털라이즈드 아날로그란 이전에 비해 영향력이 현저히 작아지거나 존재까지 사라져버린 문화 콘텐츠를 새로운 세대가 자신들의 감성으로 경험해나가며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재생산하는 흐름을 뜻한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유행 중인 LP 레코드와 카세트테이프, 턴테이블이 대표적이다.

이 트렌드를 포착한 명품 브랜드들은 디지털 영상 기사와 포토그래퍼 등 여러 스태프와 협업해 아날로그적 움직임을 디지털로 재생산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가령 셀린(CELINE)은 미국 뉴욕 우스터 스트리트의 한쪽 벽면에 작가들이 이번 시즌 광고 캠페인 이미지를 작업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아무것도 없던 벽면에 그림이 그려지는 영상을 타임랩스 카메라를 두고 찍어 유튜브와 셀린 SNS에 업로드했다.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재활용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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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는 모던 레트로를 활용했다. 모던 레트로란 빛을 다한 트렌드가 일정 기간 텀을 두고 새롭게 재해석돼 다시금 돌아온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뉴트로’라 불리기도 한다. 구찌는 너드 패션을 재해석해 1980년대 유행하던 패니팩(Fanny Pack)과 버킷햇(Bucket Hat)을 선보였다. 1980∼90년대 스트리트 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브랜드 ‘스포티 앤드 리치’도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유명 셀렉트숍 비이커 등에 입고됐지만 물량이 적은 데다 인기가 많아 사고 싶어도 못 사는 브랜드로 입소문을 탔다.

펜디의 바게트백 역시 모던 레트로의 대표적 예다. 1997년 발매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가방으로 2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재발매됐다. 펜디는 이 제품의 재발매 시점에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 역을 맡았던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를 기용해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MZ세대가 갖고 싶어 하는 바게트백을 사라 제시카 파커가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구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화제를 모았다.

마지막으로 프레시니스 코드에서 가장 중요한 메타 크로스 오버란 오프라인과 온라인, 메타버스까지 전방위적인 교류와 협업을 의미한다. 구찌는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구찌 대표 가방을 발렌시아가와 교차해 발매할 계획이다. 발렌시아가의 히트 아이템 중 하나인 아워글래스백을 구찌 패턴으로 만들고 발렌시아가 패턴으로 만든 구찌 재키백을 발매할 예정이다.

메타 크로스 오버의 새로운 움직임 중 하나는 3개 브랜드 이상이 하나의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컬래버레이션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주얼리 브랜드 앰부시(AMBUSH), 나이키, NBA가 협업한 농구공이 출시되고 카시오와 스트리트 브랜드 XLARGE,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가 협업한 손목시계가 등장했다. 브랜드와 브랜드 간 협업을 넘어 3개 이상의 브랜드가 협업한 멀티 브랜드 컬래버래이션 사례다.

많은 한국 브랜드가 미국 진출을 원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브랜드 정체성이다. 브랜드가 무엇을 원하고, 어디를 가고 싶고, 또 어떤 방식으로 자리 잡고 싶은지 먼저 고려한 뒤 미국에 진출해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미국 시장에 뛰어든다면 ‘프레시’함을 소구할 수 있는 한국 브랜드들이 분명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리 = 김혜민 기자 kimhm@donga.com 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