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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or’s insight: ‘쏘카’ ‘풀러스’ 창업한 김지만 풀러스 대표

"옛날에는 차를 샀다면서요?" 자동차 공유경제. 이제 곧 대세 될 것

장윤정 | 206호 (2016년 8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전 세계에 공유경제 바람이 뜨겁다. 빈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고, 택시기사가 아닌 사람도 놀고 있는 자가용으로 승객을 태우고 수익을 올린다. 카풀의 개념을 이용한 라이드 셰어링 업체 풀러스를 창업한 김지만 대표는 이 같은 공유경제의 바람을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차량을 소유했을 때의 비효율과 과도한 비용을 생각하면온디맨드(On demand)’ 서비스 형태로 차량을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이 같은 방향이 옳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과연 차량도무소유(無所有)’ 대상이 될 것인가.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최시영(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씨와 신은경(매캘러스터칼리지 경제학·아시아학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영국의 첩보물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와 미국의배트맨에게는 감탄을 자아내는 위기해결 능력과 근사한 외모 외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그들의 옆에는 언제나 아름다운 슈퍼 카가 함께 있다는 점이다. 영화 007 시리즈에 등장하는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애스턴 마틴은 제임스 본드 카라는 애칭으로도 유명하다. 배트모빌(배트맨의 차) 역시 배트맨 원작 만화에서부터 시작해 영화 시리즈가 거듭될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며 배트맨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히어로 옆에 자동차가 빠지지 않는다는 점은 인간의 자동차에 대한 사랑과 뿌리 깊은로망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차 옆 자리에 태운 채 도시를 유유히 질주하는 것이 새내기 직장인들의 꿈이요, 중산층 하면 내 집과 차를 마련하는 것이라는 등식이 떠오르지 않는가. 자동차는 인간의 가장 오래되고도 대표적인 소유욕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 같은자동차=소유물의 등식이 깨져가고 있다. 차량 소유자와 승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매칭해주는우버(Uber)’의 바람이 거세고리프트(Lyft)’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도 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빌려 쓰게 해주는 카셰어링 업체들이 줄줄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쏘카. 자동차를 소유할 의사는 없지만 가끔은 자동차가 필요한 2030세대의 호응이 이어지면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라이드 셰어링(ride sharing)’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풀러스 5월부터 출·퇴근 시간대 카풀을 이용하려는 드라이버와 라이더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빠르게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차량 이용을 원하는 이가 앱에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이 정보가 풀러스 드라이버로 입력된 사람들에게 전송되고 이 중 가장 루트가 유사한 드라이버와 매칭된다. 출퇴근을 하며 용돈을 벌고 싶어 하는 자가용 운전자들과 택시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자가용 출퇴근을 원하는 뚜벅이족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일까. ‘과연 사람들이 낯선 사람과 카풀을 하려고 할까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초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2개월여 동안 풀러스 서비스를 다운로드한 사람이 2만 명을 넘어섰고 카풀 매칭이 7000여 건가량 이뤄졌다.

 

사실풀러스쏘카의 창업주는 같은 사람이다. 한 번도 어려운 창업을 연달아 두 번이나 해내며 한국 사회에 자동차 공유바람을 불러일으킨 남자, ‘쏘카풀러스를 창업한 김지만 풀러스 대표를 DBR이 만났다.

 

우리투자증권,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을 거친 김지만 대표는 2011 11월 카셰어링 서비스 업체 쏘카를 창업했다. 쏘카가 지난해 448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SK㈜로부터 59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자리를 잡자 대표직을 떠나 올해 5월에는 카풀을 이용한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업체 풀러스를 선보였다.

 

잘나가는 쏘카를 떠나 또 새로운 회사를 창업했다. 창업 DNA라도 있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정말 많아 과거 어느 회사에 있었든지 간에 신규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현재의 상태(status quo)에 머물러 있기보다는이렇게 하면 재밌지 않을까란 생각을 끊임없이 한다. 또 수익관리(Yield Management) 모델을 만들어보는, 즉 효율성을 계산해보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어내가 차를 한 번 탈 때 얼마가 드는 것일까?’ ‘몇 명을 모아서 간다면 얼마만큼 이득을 보는 것일까?’처럼 말이다. 결국엔 근거 없는 호기심이 창업으로 이끈 것 같다.

 

물론 창업, 괴롭다. 쏘카를 창업한 뒤 2012년 서울시 카셰어링 사업에 지원할 때 자금도 없이 자동차 200대로 사업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덜컥 선정된 뒤 주어진 시간은 2개월 반이어서 돈을 구하고 자동차를 조달하느라 엄청 고생을 했다. 서울시라는 가장 큰 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맺었는데 그게 이행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압박감에 창업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마주했었다. 그러데 또 이런 고통까지 견디게 해주는, 창업만이 가져다주는 강한희열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이곳 홍대 풀러스 사무실에서 판교를 가다보면 도로 위에서 쏘카를 5∼6대가량 본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변한 것이다. 아마 몇 년 뒤에는 50대 이상을 볼 것이다. 내 스스로 나의 도전이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게 짜릿하다.

 

 

개인적으로 주차장에서 잠만 자고 있는 차와 혼자 타고 다니는 차, 이 두 가지가 오랫동안 풀고 싶은 숙제였다. 30, 1시간 단위로 필요할 때 차를 빌려 쓰게 해주는 쏘카로 첫 번째 문제를 풀었고 풀러스를 창업해 이제 두 번째 문제를 해결해보려 한다.

 

 

 

쏘카의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다른 대안도 있었을 텐데.

 

쏘카나, 풀러스나 이동 수단을 셰어(share)한다는 큰 그림에서는 통하지만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맥주와 소주도 같은 주류지만 완전히 다른 업종이듯이 말이다. 사실 쏘카 내에 별도 부서를 신설하든지, 자회사를 만드는 등의 대안도 있었다. 그게 덜 위험하고, 스트레스도 적고, 개인적인 명예를 봤을 때도 나을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그래서 별도의 법인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잘 안 된다는 것을 봐왔다. 대기업의 사례도 그렇더라. 하나의 문제를 두고, 기민하게 모든 팀이 움직이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쏘카의 성공에서 배웠다. 올곧이 과제에 집중하고 성과에 대해 팀 전체가 박수 받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창업을 선택했다.

 

소비자들의 자동차를 사용하는 방식이 쉽게 달라지긴 어렵지 않은가. 쏘카와 풀러스 모두 서비스를 홍보하는 방식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그렇다. 단순히 홍보를 떠나 우리의 철학을 보여주고자 했다. 쏘카가 P2P업체인 ‘8퍼센트에 크라우드 펀딩 공고를 내고, 자금을 조달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사실 자금 여유가 있었고 금융권에서도 충분히 자금 조달이 가능했지만 8퍼센트에서 P2P(peer to peer)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울리고,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봤다. 여러 사람이 자동차를 공유함으로써 전체 자동차 대수를 줄이고 환경오염 절감에도 기여하고자 하는 카셰어링 업체 쏘카에 인터넷을 매개체로 개인들이 모여 투자금을 만들어내는 8퍼센트가 부합하지 않나. 누군가는 높은 이자율을 지적했지만 이 같은 홍보방식이 우리가 생각하는 철학을 세상에 보여주는 도구였다.

 

 

 

 

 

 

 

얼마 전 풀러스가 증강현실(AR) 게임포켓몬 고(go)’ 열풍이 분 가운데 713, 15일 라이더를 모집해 판교에서 속초를 다녀오는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마찬가지다. 속초에 일출을 보러가자는 동기였다면 이벤트를 진행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포켓몬에 대한 추억, ‘포켓몬 고라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속초를 함께 다녀옴으로써 택시를 타는 것과 전혀 다른카풀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13일 직접 운전을 했었는데 가는 내내 처음 보는 사람들이 포켓몬에 대한 추억을 털어놓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이미 다들 말을 놓고, 동생이 됐다. 이처럼 카풀에는 절대 택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같은 차에서, 이야기를 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진정한 라이드 셰어링의 가치라고 본다.

 

우버 엑스가 논란 끝에 한국 시장에서는 퇴출됐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의 공유 서비스를 내놓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나처럼 관련 규제를 공부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국내 실정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상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 자동차의 경우, 운전자가 유상으로 승객을 태우면 불법이다.1  

 

쏘카의 경우에도 그 때문에 차량을 매입해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한다. 아무리 놀고 있는 차량이라고 해도 개인의 차를 이용해서 카셰어링을 하는 것이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 어머니의 자동차도 한 달에 8시간도 운행하지 않는데, 이같이 사용하지 않는 차를 매입해서 셰어링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출시 1년 이후의 차를 렌터카로 이용할 수 없다는 기준 때문이다. 라이드 셰어링을 하는 풀러스의 경우는 법에서 유상운송 금지의 예외 조항으로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어 법적 근거를 얻게 됐다.2

 

하지만 아쉬움도 느낀다. 해외에서는 우버, 리프트가 일반화돼 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라이드 셰어링이 아직 진공상태다. 이렇게 가다가는 무인 자동차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많이 노력 중인데 시범적으로 특정 지역, 연령 제한을 둬서라도 다양한 셰어링 모델을 실험해볼 필요가 있다.

 

 

 

 

말한 대로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공유 바람이 거세다. 자동차가 공유경제 시장의 중심에 떠오른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까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방법밖에 없어 너무나 큰 비효율이 발생했다. 하루에 1시간 넘게 사용하고는 하루 종일 주차장에 세워두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제 자동차가서비스모델로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 없이 잠시 로그인을 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자동차에 투자하는 것도 이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 때문이다. 게다가이동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 마치 물이나 전기처럼 원하든, 원치 않든 도시생활에서는 자동차를 매일같이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 거대한 변화가 자동차를 중심으로 창출될 것이다.

 

물론 여전히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하는 수단이 아니라 휴식을 취하고, 데이트를 즐기는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험과 혜택을 위해 내가 비용을 얼마만큼 지불하는가를 생각해보라. 보험료, 유지비, 주차비 등 엄청나다. 합리적인 계산을 통해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단 필요할 때 잠시 이동의 수단으로만 이용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수그러들거나 다시 역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3

 

올해 초 샌프란시스코에 갔더니 교차로에 서 있는 차들 10대 중 3∼4대는 이미 셰어링을 하고 있는 차량이었다. 택시를 타는 사람들은 관광객 또는 노인들뿐이었다. 차를 처분하고 필요할 때마다 카셰어링을 하는 게 낫겠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좋은 차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자동차를 소유하는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차를 단순히 이동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가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

 

무인 자동차의 현실화가 코앞인데 카셰어링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리라 보는가. 동차 제조업체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무인 자동차가 등장하면 자동차를 서비스로 이용하는 현재의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와 같은 IT 기반의 셰어링 업체들이 더욱 각광을 받을 수 있다. 무인 자동차가 운행을 해서 수익을 거두려면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일 당장 무인 자동차가 운행한다고 하더라도, 언제 어디에 배치시켜야 효율적으로 자동차를 운영할 수 있을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알 수가 없다. 반면 우리와 같은 회사들의 경우, 교통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보유하게 된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분리돼 있듯이 무인차도 제조사와 차량 운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제조업체들이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해외 사례를 보면 GM이 이미 리프트에 수천억 원을 투자했고 API(인터스페이스)를 오픈해서 차량 셰어링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테슬라도 마찬가지다. 이제 누군가가 타면 그 사람을 인식해서 시트가 신체 특징에 맞게 세팅되고 스케줄에 맞게 목적지로 알아서 태워주는 시대가 올 것이다. 예를 들어 토요일 아침이면 라이더가 테니스를 치러간다는 것을 인식해서 맥도날드 쿠폰을 보내주는 식이다. 자동차 제조사가 망한다기보다는 이런 식으로 차량을소유물이 아닌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게끔 변화할 것이다. 이미 도요타, 벤츠, BMW 모두 카셰어링에 맞는 기술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들은 다소 늦은 편이다. 자동차를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연구하고 모델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분명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이미 늦은 게 아닐까, 다소 걱정스럽다.

 

 

 

DBR mini box

 

 

 

 

‘한국판 우버꿈꾸는 각종 공유 서비스

 

 

글로벌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가 불법 논란으로 한국 시장에서 퇴출당했지만 편리한 교통서비스를 원하는 수요를 타고 다양한 공유 서비스가 출연하고 있다. 아래는 주요 서비스.

 

쏘카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카셰어링 업체로 필요한 시간만큼 원하는 차량을 빌려준다. 현재 회원 수 200만 명, 보유차량 5500대로 업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액도 2012 3억 원에서 지난해 448억 원으로 149배나 늘었다. 원하는 시간에 맞춰 지정한 장소로 차를 갖다주는도어 투 도어(D2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제로카셰어링서비스도 선보였다. 차량을 장기로 빌리되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카셰어링에 동참해 합리적인 금액으로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다. 신형 아반떼 모델 기준으로 월 대여료가 198000원으로 카셰어링에 많이 동참할수록 월 대여료가 깎인다.

 

그린카 2011년 출시된 국내 최초 카셰어링 업체로, 롯데렌탈에 인수됐다. 회원 수 160만 명, 공유차량 4100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에 인수된 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계열사의 지원 사격을 받고 있다. 쏘카와의 경쟁을 위해 아파트 단지나 에쓰오일 주유소 등으로 차고지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의 업무협약도 확대하고 있다.

 

씨티카 2012년 출시된 카셰어링 업체로 LG CNS 75%를 출자해 설립했다. 현재 회원 수 8만 명, 전기차 350, 차고지 수 12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씨티카는 초반 가속력이 뛰어나고, 정체구간에서 효율적인 100% 순수 전기차로만 이루어져 있다. 현재까지는 서울 시내를 위주로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풀러스 풀러스는 올해 5월부터 출·퇴근 시간대카풀을 원하는 이용자와 일반 자가용 운전자를 모바일 앱에서 연결해주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법은 자가용의 유상운송을 금지하고 있지만·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 한해선 이를 허용하고 있다. 택시보다 비용이 20∼30%가량 저렴하다.

 

벅시 올해 4월 등장한 공항 전용 차량 공유 서비스. 기사가 딸린 11∼15인승 미니버스(승합차)를 여러 명의 승객에게 공동 대여해 준다.

 

 

빈방, 운동기구, 자동차 등을 빌려 쓰고, 나눠 쓰는 공유경제 시장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공유경제 바람이 어디로 옮겨갈 것이라고 보는가.

 

어떤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줬을 때 소비자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행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유경제가이동 분야에서 가장 먼저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아마 공유경제 바람의 다음 타깃은 부동산이 될 것으로 본다. 땅은 적고, 부동산 가격은 높고, 경제성장이나 청년층의 취업도 쉽지 않은 이런 현실을 봤을 때 주거공간과 부동산 분야에서 큰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셰어하우스 등이 나타났는데 나도 1년 정도 셰어하우스에서 살아봤지만 진화의 여지가 많다. 주거 공간 이외에도 대규모 강당들이 회사별로 많지만 이를 공유하기는 너무 어려운 현실 아닌가. 이런 부분들을 누군가 스마트하게 해결해준다면에어비앤비와 같이 협력적이고도, 합리적인 소비 방식이 등장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사실 쏘카에 대한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진 직후 김 대표가 물러났기 때문에 배경을 두고 갖가지 추측도 잇따랐다. 쏘카가 앞으로도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나.

 

세간에 잘못 알려진 부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풀러스창업을 위해 물러난다고 했을 때 제일 말렸던 곳이 바로 SK㈜였다. 자신들로서도 엄청난 비용을 투자했는데 회사가 계속 잘돼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갑자기 창업자가 물러난다고 하니 굉장히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간섭이나 입김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기업의 성장 타이밍상 쏘카는 이미 본궤도에 올라 있다고 판단했다. 비전 공유도 잘돼 있고 내공을 갖춘 후배들이 있어 내가 없더라도 무리가 없었다.

 

또 쏘카가 대기업으로부터 계속해서 독자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보다는 쏘카의 목표가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인수합병(M&A)을 하든지, 기업공개(IPO)를 하든지 간에 결국 최종적인 목표는 쏘카가 사랑받는 브랜드가 돼 차를 구입하는 사람보다 공유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쏘카의비전이 이뤄지는 것 아니겠느냐. M&A IPO는 일종의 그 같은 목표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본다. 풀러스 역시 마찬가지다. 전 국민이 편리하게 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중요하지, 내가 경영권을 지키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

 

풀러스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사실카풀자체는 오래된 아이디어인데 이 타이밍에 사업화해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본 이유는?

 

1990년대승용차 함께 타기운동 등으로 인해 카풀의 개념은 다들 알고 있지만 정작 카풀을 해본 경험은 없다. 한마디로 좋기는 한데 나는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타이밍과 인프라가 이제 갖춰졌다고 판단했다. 일단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지 않은가. ‘쏘카의 경우에도 예전에는 차키를 전달하기 힘들어 한계가 있었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이 문제가 해결됐듯이 풀러스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는 PC 앞에 앉아서 내 위치를 올리고, 동승자를 찾고 결제를 해야 했지만 이제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컴퓨터가 손안에 있다. 스마트폰으로 본인 위치 전송은 물론 결제, 실시간 평가까지 할 수 있으니 인프라 측면에서 전혀 막힐 것이 없었다.

 

여기에 타이밍도 들어맞았다. 스마트폰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교통 서비스를 체험해봤다. 카카오택시도 불러봤고 앱으로 결제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 필요할 때 내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온디맨드(on-demand)’ 개념까지 학습이 된 상태이다 보니 풀러스를 통해 혼자 차를 타고 다니는 일상속의 비효율도 급격한 속도로 개선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모르는 사람과 동승한다는 심리적인 거부감이 존재한다. 그를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가.

 

맞다. 막연히 모르는 사람과 동승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번 사용해보고, 그 이용의 경험이 훌륭하다면 서비스가 빠르게 입소문을 탈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풀러스 창업을 준비하며 업계의 본질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해 나를 포함한 3명의 임직원이 직접 서울시 택시 면허를 취득하며 면허 취득 전후의 과정을 살펴봤다. 현장에서 보니 인력이 부족해 택시 면허만 취득하면 택시회사에서 바로 채용해갔다. 강도 높은 검증과정이 없었다.

 

막연하게 사람들이 택시가 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풀러스의 서비스가 결코 안전성에서 떨어진다고 생각지 않는다. 풀러스 드라이버는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친다. 일단 드라이버 승인을 위해서는 프로필 사진, 운전면허증, 자동차등록증, 보험서류를 인증 받아야 한다. 여기에 방문 대면심사도 거쳐야 한다. 전담 직원이 방문해 대면 인터뷰를 실시하고 차량도 점검한다. 여기에다가 운행을 시작하면 라이더들이 드라이버에 대한 별점(5개 만점)을 매긴다. 드라이버에 대한 라이더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면 운행 자격이 정지되기도 한다. ‘에어비앤비를 사용해보면 알겠지만 이용자들의 후기가 매우 강력한 역할을 수행한다. 일종의 집단지성이 작동하는 셈이다.

 

드라이버에게 사전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사실 혼자 차를 타고 다니다가 다른 사람을 태운다는 것은 드라이버에게도 굉장히 떨리고 부담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차량의 청결관리, 처음 인사할 때의 매너, 에티켓 등에 대해서도 사전 온·오프라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혹시나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해 풀러스가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라이더를 위한 전용 안심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 드라이버로부터 별도의 매칭 수수료를 받고 있지는 않다. 수수료를 받을 경우 이용자 확대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을 텐데….

 

현재 라이더들은 이용거리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고 있지만 드라이버로부터는 별도로 수수료를 받고 있지는 않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우버 등 해외 서비스처럼 매칭 수수료를 받아야 하겠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단계적으로 접근할 생각이다. 일단은 이 서비스가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확산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서비스 제공 지역의 경우, 출발지는 여전히 판교로 제한돼 있지만 도착지는 전국으로 확대됐다. 언제부터 서울을 출발지로 한 서비스가 시작될지를 두고 관심이 높은데 서울 전역에서 바로 서비스를 한꺼번에 시작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범위가 너무 넓어지면 매칭이 이뤄지기 쉽지 않고, 매칭에 몇 차례 실패하면 소비자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가져 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 9월 중 서울 일부 지역에서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으로 8월부터 드라이버를 모집할 예정이다. 50명의 초기 풀 드라이버는 정말 수준 높고 운전 매너가 좋은, 라이더들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이들로 모아보고 싶다.

 

창업을 통한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10년 후쯤 되면 우리 딸이옛날에는 차를 샀다면서?”라고 물어올 정도로 차를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다. 분명히 그런 세상이 올 것이며, 경제적·사회적·환경적으로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 믿는다. 그것을 가속화시키고 싶은 것이 나의 비전이다.

 

또 능력 있는 팀을 이끌고 해외로 나가보고 싶다.라인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남의 일임에도 뿌듯했다. 수많은 실패를 맛보면서 고생해서 전 세계의 메신저 중 하나로 발전한 것이다. 우리 팀도 더 많은 노하우를 쌓는다면 동남아 등 주변에 니즈를 가진 곳으로 진출해 우리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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