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Look on Luxury: 신병섭 브룩스 브라더스 코리아 지사장
Article at a Glance
1818년 미국에서 탄생한 패션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는 ‘Better’와 ‘Luxury’의 사이에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면서도 품질을 꼼꼼히 따지는 ‘스마트 쇼핑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특히 ‘최상 품질의 상품만 만들고 이 상품을 공정한 이윤(at a fair profit only)만 남기고 판매하며,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과만 거래한다’는 미션에 따라 가격 정책에서부터 고객 지향적 가치를 추구하는 점이 돋보인다. |
편집자주
이 기사의 취재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손지현(이화여대 경영학과 4학년) 씨와 정우성(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 44명 가운데 39명이 선택한 슈트 브랜드,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의류 회사, 미국 최초로 기성복을 만들어 판매한 기업, 다림질을 하지 않아도 되는 링클프리 셔츠를 발명한 회사….
모두 198년 전통의 미국 럭셔리 패션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를 설명하는 표현들이다. 브룩스 브라더스는 2014년 개봉작 ‘위대한 개츠비’ 속 주인공으로 활약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의상을 협찬하면서 ‘아메리칸 클래식’의 정수를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원작자인 작가 피츠 제럴드 본인이 즐겨 입기도 했던 이 브랜드는 ‘영국 신사의 이미지’와 아메리칸 드림을 통한 ‘성공한 남자’의 이미지가 투영돼 탄탄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있다.
2006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에 진출한 브룩스 브라더스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한국 시장 진입이 늦었던 탓에 인지도를 높이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럭셔리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핵심 매장에 속속 입점하면서 브랜드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브랜드가 다시 빛을 보기 시작한데는 최근의 ‘가치소비’ 트렌드도 한몫을 했다. 이 브랜드의 창업정신인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되 적정 마진에 판매한다’가 가치소비 시대의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브랜드의 국내 사업을 총괄하는 신병섭 한국지사장을 만나 의류 브랜드로는 드물게 200년 가까이 브랜드가치를 지킬 수 있었던 기업의 핵심 역량 및 성공비결에 대해 들었다.
브랜드 포지셔닝이 독특하다. 이른바 럭셔리와 프리미엄 사이에 포지셔닝한 셈인데 전 세계적으로 이런 전략을 세운 이유는 무엇인가.
브룩스 브라더스는 품질과 가격을 각각 가로, 세로축으로 하는 브랜드 포지셔닝맵에서 바나나리퍼블릭, 앤테일러, 폴로 등의 ‘베터(better)’ 영역과 샤넬, 루이뷔통, 구찌 등이 속한 ‘럭셔리’ 영역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림 1) 가격대는 브랜드 파워가 강한 럭셔리 브랜드보다 저렴하면서 품질은 최고급 수준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해 미국 브랜드 특유의 실용성을 최고 가치로 내세운 것이다. 제품의 가격을 높이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일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최고가 브랜드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더 큰 도전이다. 미국 내에서도 그동안 이 시장에 진입하려는 경쟁자들은 많았지만 다들 오래 버텨내지 못했다.
브룩스 브라더스는 창업 초기부터 전해져 내려온 브랜드 미션이 ‘최상급 품질의 상품을 공정한 이윤(at a fair profit only)에 판매한다’다. 특히 클라우디오 델 베키오 회장이 이 브랜드를 인수한 후 이러한 창업 철학을 활용해 ‘어포더블 럭셔리(합리적 가격대의 프리미엄 제품)’란 구체적인 포지셔닝 전략을 세웠다. 인수 당시인 2001년경,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명품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고 있었고 이때야말로 럭셔리 상품군 내에서도 취향이나 지향점에 따라 각기 다른 시장을 찾을 수 있을 때라고 생각했다. 시장 세분화는 성숙한 시장에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기 위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럭셔리 상품군 내에서 세분화된 포지셔닝을 찾아 나선 것이고 이런 전략은 주효했다.
신병섭 지사장은 풍연물산 경영기획실(1993∼1995년), 아테스토니코리아 리테일 매니저(1995∼2002년)와 에르메네질도제냐코리아 리테일 디렉터(2002∼2014년)를 거쳐 2014년 7월부터 브룩스 브라더스 코리아 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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