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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hinking - 바디프랜드 디자인연구소 서진희 차장

렌털+홈쇼핑+디자인… 그리고 Storytelling, ‘안마의자’가 바뀌자 일제·중국산 벽을 넘었다

최한나 | 185호 (2015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바디프랜드는 2009년 처음으로 현금 1억 원을 확보했을 때 과감하게 전액을 디자인에 투자한 이래 지금까지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안마의자가 쓰이는 시간보다 가만히 놓여 있는 시간이 길다는 점을 간파하고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철학을 세웠다. 이후 다른 가구들과의 조화 및 집안 분위기와의 어울림을 추구하는 한편 각 모델마다 고유의 모티브를 설정해 스토리텔링에 힘써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현장 분위기를 관찰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배송기사를 따라다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예림(이화여대 국문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헬스케어업체 바디프랜드가 설립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당시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1000만 원을 호가하는 일본산 제품과 100∼200만 원 정도의 중국산 제품들이 양분해 차지하고 있었다. 이 같은 시장에 바디프랜드가 뛰어들었을 때 이미 포화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드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최소한의 기능만 갖추고 아예 저가로 들어가든지, 화려한 기능과 질 좋은 가죽 등으로 무장하고 고가로 책정해 일본산 제품과 제대로 겨루지 않으면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출격한 바디프랜드는 시장의 우려가 무색하게도 2010년 이후 거의 매년 매출을 2배씩 키우며 고속 성장했다. 창립 첫해 매출은 27억 원에 불과했으나 작년 매출은 1500억 원에 육박했고, 올해는 목표치인 2700억 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은 국내 안마의자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지배적 사업자다.

 

바디프랜드가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원인은 우수한 기능과 디자인을 지향하면서도 가격대를 낮춰 수요를 촉진했던 데 있다. 일본산 및 중국산과 견줄 때 양쪽 모두에 비해 상대적 강점이 분명했다는 의미다. 바디프랜드가 진입한 이후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약 200억 원에서 3500억 원 규모로 확대되며 10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시장 자체가 급성장했다. 바디프랜드가 아예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러 요인 중에도 크게 세 가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첫째, 렌털 시스템의 도입이다. 집에 하나 두고 있으면 편할 것 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전액을 한꺼번에 지불하고 구입하기에는 비싸게 느껴지는 안마의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바디프랜드는 국내 최초로 매달 5∼15만 원 정도만 내면 안마의자를 빌려 쓸 수 있는 제도를 선보였다. 현재 바디프랜드 고객의 80% 이상이 렌털 방식을 통해 안마의자를 사용하고 있다.

 

둘째, 홈쇼핑으로의 진출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홈쇼핑에서 안마의자를 판매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바디프랜드는 홈쇼핑업체를 설득해 국내 최초로 홈쇼핑방송을 통해 안마의자를 판매했다. 나이 든 중장년층부터 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은 물론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고군분투하는 수험생까지 홈쇼핑을 통해 안마의자를 접하고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지갑을 열었다. 홈쇼핑을 통한 판매는 렌털 시스템과 조화를 이루며 비싸게만 느껴졌던 안마의자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허물었다.

 

셋째, 디자인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2009년 회사 장부에 처음으로 현금 1억 원이 찍혔을 때 만사 제치고 이를 모두 털어 유수의 디자인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컨설팅을 받았다는 일화는 아직도 업계에 회자된다. 회사 규모가 커지고 매출이 1000억 원대를 넘어가면서 곧바로 디자인연구소를 세워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현재 전 직원의 10% 정도가 디자인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이렇게 투자한 결과, 투박하고 크며 둔하면서 검은색 일변도였던 안마의자가 세련되고 날렵하며 다양한 색상을 갖춘 형태로 거듭났고 덕분에 바디프랜드 매출 증가에도 속도가 붙었다.

 

최근 바디프랜드는 외관 디자인뿐만 아니라 UI UX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사용자경험과 애플리케이션 시스템과의 연동 등으로 연구 분야를 넓히며 고객층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디자인연구소의 서진희 차장을 만나 이 회사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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