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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지방 헤어숍 화미주인터내셔날의 경쟁전략

공짜쿠폰•사랑인사•스타직원•가격홍보… “나는 상인이다” 미용실에 혁신 바람

이유종 | 160호 (2014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HR, 마케팅

화미주인터내셔날의 성공요인

1. 중앙집중식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2. 엄격한 자체 교육, 승급 시스템을 운영했다.

3. 끊임없이 고객지향형 마케팅을 실시했다.

 

 

화미주인터내셔날은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에서 미용실 39곳을 운영하는 미용 전문기업이다. 1983 11월 부산 중구 광복동에파리미용실이라는 간판으로 70평짜리 매장에서 직원 12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파리미용실은 설립 초창기부터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부산의 명동인 광복동은 임대료가 비쌌다. 직원 12명의 급여도 적지 않았다. 반경 400m 이내에는 미용실만 수십 개나 있었다.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김영기 화미주인터내셔날 대표(54) 1986년 파리미용실에 총무로 합류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그는 전단지 배포, 할인 쿠폰 발행, 고객불만 사항 접수 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당시 미용실들은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마케팅 덕에 미용실 매출액은 늘기 시작했다. 1991 10월 광복동 미용실의 면적을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00평으로 넓혔다. 당시 부산에서 미용실 규모가 가장 컸다. 1995 8월에는 부산 서면에 2호점을 시작으로 지점을 개설하기 시작했다. 2002 3월에는 자체 직원 교육시설인 화미주아카데미(104평 규모)를 열었다. 2004 6월에는 울산에도 진출했다. 2006 4 10호점을 돌파했고 매년 매장을 늘려 현재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3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8 12월에는 중소기업청에서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지방 미용실에서 어엿한 성장형 중소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화미주는 전국적 브랜드를 갖춘 대형 미용실과 끈끈한 인간관계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존하고 있는 동네 미용실과의 경쟁에서 자칫 중간에 낀 어정쩡한 상태의 기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확장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지방 시장은 서울에서 출발한 전국구 브랜드가 잠식하고 있다. 지역 브랜드는 어느 정도 성장을 하다 전국구 브랜드에 인수되는 사례도 많다. 소주, 백화점 등의 사례가 여기에 해당된다. 미용업계에서는 박승철헤어스투디오, 준오헤어, 박준뷰티랩, 이가자헤어비스 등 전국구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있다. 또 동네마다 오랫동안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존해온 동네 미용실도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부산, 울산, 경남(부울경)지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부울경 지역에서는토종 프랜차이즈브랜드인 화미주가 여성 사이에서 브랜드 파워가 가장 강하다. 매장도 가장 많다. 그렇다고 해서 부울경 지역에 전국구 브랜드가 매장을 개설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전국구 브랜드는 인구 800만 명을 웃도는 부울경 지역을 꾸준하게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화미주는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도 독특한 생존방식으로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다. 화미주의 전체 직원은 900여 명으로 지난해 400억 원 정도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현재 1년 이상 운영한 매장 중에서 적자를 내는 곳은 없다.

 

커피숍 주인에서 미용실 총무로

김영기 대표는 헤어디자이너 출신이 아니다. 그는 전형적인 상인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17세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노점상, 냉동사, 농기계 수금원, 고추 중매인 등 30여 가지의 직업을 거치며 장사의 기본기를 몸으로 배웠다. 현장에서 익힌 상술을 미용실에 접목했고 미용 전문기업으로 키웠다. 김 대표는 1980년대 중반 부산의 명동인 광복동 일대에서 커피숍을 운영했다. 커피숍 운영은 쏠쏠했다. 그는 돈을 많이 제법 벌었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자신의 성과를 자랑하고 다녔다. 그런데 한 지인으로부터당신이 하루에 버는 돈을 파마 몇 명만 하면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화미주 광복본점 앞에선 김영기 대표

 

당시 커피숍 운영에는 한계가 있었다. 사람들이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늘 고객으로 붐볐으나 사람들은 커피 한 잔을 마셔도 한두 시간 정도는 커피숍에서 머물렀다. 테이블 회전이 쉽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매출액이 늘지 않았다. 커피 값이 한잔에 700원 정도였는데 하루 200잔을 팔아야 봐야 매출은 15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김 대표는 마케팅에 적극적이지 않은 미용실에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지인을 통해 적자에 시달리던 광복동의 파리미용실 원장을 만났고 자신의 커피숍을 정리한 뒤 1986 6월 미용실 총무로 입사했다. 그의 임무는 매출 증대였다. 원장은 매출액을 현재보다 10배 이상 늘리면 미용실을 넘겨준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용실 경영을 맡은 뒤 먼저 상호를 바꿨다. ‘파리미용실이라는 이름은 어감이 좋지 않았다. ‘파리가 날린다는 의미를 떠올릴 수도 있다. 파리미용실의 개업 초기 상호는빠리미용실이었다. 하지만 1984년 국어순화 정책에 따라빠리미용실의 간판이 표준어인파리미용실로 바뀌었다. ‘파리로 바뀐 상호는 어감이 제대로 살지 않았다. 김 대표는간판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흔한 이름보다는 세련된 이름이 장기적으로 상호에 적합하다고 여겼다. 파리미용실은아름다움이 고을로 퍼져 나간다는 뜻의화미주(和美州)’로 바뀌었다.

 

 

다음으로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홍보 전단지와 홍보용 책갈피를 만들어 대학가 등 젊은 여성이 밀집한 지역에 배포했다. 또 전단지에 커트, 파마, 염색 등 서비스별 가격을 명확하게 적었다. 당시 미용실 대부분은 홍보할 때 가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가격표의 힘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경남 청도읍 내 장터에서 신발 노점을 운영할 때 가격표와 매출액의 상관관계를 직접 체험했다. 고객에게 일일이 신발 가격을 말하는 게 귀찮아서 가격표를 내걸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매출이 3배로 뛰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사람들은 가격표가 적히지 않은 매장보다는 제품 가격을 명시한 매장을 찾기 마련이다. 직접 가격을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불편함이 구매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용실도 마찬가지다. 전단지에 서비스 가격이 없으면 고객은 직접 미용실에 전화를 걸어서 가격을 묻거나 해당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확인해봐야 했다. 게다가 가격표를 붙이면 해당 매장에 대한 신뢰감이 커진다. 고객은 바가지를 쓸 염려가 줄어든다. 또 처음 온 고객도 마치 자신이 단골인 것처럼 위장할 수 있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더 느낄 수 있다.

 

‘공짜’ 마케팅도 도입했다. 1980년대에는의 개념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 화미주는 ‘4회 파마를 하면 5회째 파마는 공짜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었다. 공짜 마케팅은 김 대표가 커피숍을 운영할 때 익힌 방법이다. 당시 한 직원이무료쿠폰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직원은 20대 여성에게 무료 쿠폰을 집중적으로 나눠줬고 커피숍에는 20대 여성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남자 손님도 늘었다. 또 공중전화에 필요한 10원짜리 동전을 대량 확보해서 고객에게 나눠줬다. 공짜 전화에 매료된 사람들은 김 대표의 커피숍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 커피숍은 이런 공짜 마케팅을 펼친 뒤 4개월 만에 매출액이 3배 이상 늘었다. 김 대표는 미용실에도 같은 방법을 적용했다.

 

적극적인 마케팅 덕에 화미주는 적자에서 벗어났다. 1986년 화미주의 하루 매출액은 15만 원 안팎이었으나 1988 40만 원대로 증가했다. 그러나 흑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화미주는 매출액 상승과 함께 인건비, 임대료 등의 고정비용이 늘었기 때문에 미용실 경영은 현상 유지에 그쳤다. 김 대표는 매출액을 더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동안 미용실 운영과 관련한 사항은 공급자의 관점에서 판단했다. 공급자의 눈으로 고객이 필요한 것을 추측할 뿐이었다. 고객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래서 설문지를 돌렸다. 고객은 사소한 것까지 지적했다.

 

당시 광복동 매장의 위층에는 체육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체육관 샤워실의 물이 아래로 샜다. 미용실 천장에는 누런 물자국이 새겨졌다. 고객들은 눈살을 찌푸렸으나 물자국을 방치하고 있었다. 또 다른 지적은 직원의 말투와 표정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고객들은헤어디자이너들이 후배 헤어디자이너에게 반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분 나쁜 표정도 보기에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헤어디자이너들은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찾아오는 고객 앞에서 후배들을 꾸짖는 방법으로 불만을 토로할 때가 많았다. 고객은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당시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김 대표는 고객 응대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다. 고객은 헤어디자이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파마, 염색 등의 여부를 결정할 때가 많았다. 직원들의 태도는 매출과 곧바로 연결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로 마치는 말을 쓰지 못하게 했다. ‘∼로 마치는 말은 화자의 억양에 따라 때로는 상대방에게 반말로 들리기도 한다. 고객의 기분이 나빠진다. 부득이하게 ‘∼라는 말을 하려면 ‘∼라는 말을 한 뒤고객님이라는 말을 한번 더 붙이라고 했다. ‘요자 금지 정책을 펴자 반말이 미용실에서 사라졌다. 설문조사를 통해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자 미용실의 매출액은 이전과 비교할 때 70∼80% 이상 늘었다. 이런 노력으로 1992년 하루 매출액은 200만 원에 달했다. 김 대표는 결국 화미주미용실을 통째로 넘겨받을 수 있었다. 화미주는 고객설문조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2002 1월부터 방문, 전화, 인터넷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해 활용하고 있다.

 

1호 광복 본점() 39호 김해 아이스퀘어점(아래) 내부

 

고객 밀착 마케팅

새로운 마케팅 방법은 금새 다른 업체가 따라서 하기 마련이다. 경영환경도 바뀌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필요했다. 김 대표는 지속적인 차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서비스업종인 미용업에서는 직원들이 고객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매출액이 달라진다. 특히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김 대표는 고객이 처음 매장을 방문할 때부터 남다른 인상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객이 매장을 처음 방문할 때 직원들이 건네는 인사부터 다른 업체와는 달라야 한다. 김 대표가 커피숍을 운영할 때 당시 일반적인 인사법인어서오세요반갑습니다로 바꿨다. 매장 직원들이반갑습니다라고 말을 건네면 고객은저도 반가워요라고 응답했다. 직원과 고객 사이에 교감이 발생했다. 김 대표는반갑습니다보다 돋보일 수 있는 인사법을 찾았다. 고객과 교감할 수 있으며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인사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찾아낸 게사랑합니다라는 멘트다. 화미주는 2000년부터 고객 인사로사랑합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뜬금없는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해야 하는 직원들은 반발했다. 고객들도 당황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김 대표가 직접사랑합니다라는 인사를 고객에게 해봤다. 그도 역시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쉽게 하기 힘들었다. 단어가 너무 강렬했다. 그는 결국 인사 멘트를 바꿨다.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고객님.’ ‘사랑이라는 단어의 강렬함을 다소 완화시킨 멘트는 효과를 발휘했다.

 

화미주 직원들이 매장에서 서비스 교육을 받고 있다.

 

당시 광복본점에서는 두피 마사지의 매출액이 월 1000만 원을 넘지 못했다. ‘사랑합니다라고 멘트만 바꿨을 뿐인데 두피 마사지 매출액이 월 1억 원을 넘었다. 머리를 자르러 왔다가 고객의 친절한 서비스를 접하고 두피마사지 등 다양한 서비스까지 더 받게 되는 것이다. 이후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멘트는 광고, 은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됐다. ‘사랑합니다의 원조가 누구인지도 불분명해졌다. 김 대표는사랑합니다. 고객님의 멘트가 이제는 별다른 차별점이 없다고 판단하고사랑이라는 단어를행복으로 대체했다. 이후 화미주의 인사 멘트는행복하세요. 고객님. 고맙습니다로 바뀌었다.

 

또 숨은 고객 발굴에 주력했다. 미용실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단골 고객 확보다. 단골고객은 충성도가 높다. 1회 방문 시 일반 고객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10만 원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다. 하지만 화미주가 매장을 찾은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5회 이상 방문한 단골 고객은 4.92%에 불과했다. 대부분 일회성 고객이었다. 화미주는 창립 30주년 무렵인 2012 11연간 회원제를 도입했다. 가입비가 22만 원인 연간회원으로 가입하면 20만 원 상당의 서비스 이용권을 제공했다. 또 모든 서비스에 대해 50% 할인 혜택을 줬다. 회원과 함께 매장을 찾는 지인에게도 일부 비용을 50% 할인해줬다. 연간 회원제는 사실상 가입비가 2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화미주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서비스를 받을 때 50% 할인을 받기 위해서 대부분 가입했다. 화미주는 이런 고객들의 데이터를 관리하며 단골 고객으로 유도했다. 연 인원 26만 명 정도가 연간 회원제를 이용했고 현재 32000명이 가입하고 있다. 남성의 경우 대부분 커트 정도만 미용실에서 해결한다. 화미주는 남성 고객도 단골로 끌어들이기 위해 10회 커트 이용권(132000∼286000)커트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화미주가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과 함께 마련한한부모가정 휴가보내기행사

 

화미주 매장을 찾은 부산 글로벌 빌리지(BGV) 주니어 기자단

 

미용업은 교육업

화미주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가 직원 교육이다. 김 대표는 평소 미용업은 교육업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직원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화미주가 지점을 늘리기 시작하던 1990년대 중반은 미용실의 춘추전국시대였다.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헤어디자이너들이 넘치기 시작했다. 역시 차별화가 필요했다. 당시 미용업계에서는 직원 교육이 흔하지 않았다. 별다른 체계가 없었으며 주먹구구식이었다. 선배가 후배를 도제식으로 가르치는 방식이었다. 또 헤어디자이너 진급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결원이 발생하면 일정한 시험결과나 경력을 기준으로 진급을 결정하지 않고 헤어디자이너들의 투표로 진급이 결정됐다. 진급이 사실상 인기투표처럼 바뀌었고 실력이 출중한 사람보다 친분이나 인간성에 따라 진급이 결정됐다. 객관적으로 직원들의 실력을 검증하고 진급시키며 결과적으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화미주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가 직원 교육이다. 김 대표는 평소 미용업은 교육업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직원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화미주는 2002년 직원교육을 위한 자체 미용아카데미를 만들고 사관학교식 교육을 실시했다. 외부에서 교육 관련 전문가를 영입해서 교육팀장에 앉혔다. 화미주는 직원의 경력에 따라 4단계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아카데미에서는 기술과 인성, 교양, 서비스, 마케팅, 영어 등의 수업을 실시한다. 갓 입사한 직원(파트너)이 자신의 이름표를 달고 고객을 맞는 정식 헤어디자이너로 승진하려면 아카데미에서 연간 154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기본은 기술교육이다. 커트는 유행주기가 빠르고 새로운 기술도 끊임 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자주 실시한다. 교육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심화된다. 매장에서도 서비스, 기술 등 자체 교육이 진행된다. 화미주의 출근시간은 오전 930분 정도인데 대부분 직원들은 교육을 위해 주3회 정도는 오전 8시까지 출근해야 한다.

 

화미주 헤어디자이너 승격시험

 

화미주는 자체 아카데미를 바탕으로 고유의 직급 체계를 만들었다. 헤어디자이너의 직급 체계는 일반 헤어디자이너, 수석 헤어디자이너, 탑수석 헤어디자이너, 간부급 헤어디자이너 등 4단계로 구성된다. 간부급 헤어디자이너는 매장별로 2명 정도로 수가 적다. 각 단계별로 승급하는 과정에서는 경력, 매출액, 기여도 등이 고려된다. 하지만 일반 직원(파트너)에서 일반 헤어디자이너로 올라가는 첫 헤어디자이너 승급시험은 파트너가 연간 154시간의 교육을 받은 뒤 필기와 실기 평가를 받는다. ‘미용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까다롭다. 단 한 번도 응시자 모두 합격한 사례가 없다. 헤어디자이너 승격 시험은 6개월에 한 번만 실시한다. 한 번 떨어지면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유능한 직원들이 시험 스트레스를 받고 몇 차례나 탈락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일부 직원들은 승격시험에 합격하지 못해서 퇴사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사관학교식시스템은 직원들에게 과정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한다. 일반 기업으로 치면공채 사원’과 비슷한 인식이 머릿속에 자리잡는다. 화미주에는 연차가 올라갈수록 오랫동안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다. 10년 차 이상 헤어디자이너가 전체의 30%에 달한다. 이는 특히 이직률이 높은 미용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또 이전과는 달리 선후배 디자이너의 관계를 수직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수평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동료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된다. 동등한 과정을 마쳤기 때문에 생긴 인식이다.

 

화미주는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는 헤어디자이너들을 별도로 관리해서 직원들이 롤모델로 삼도록 하고 있다. 상위 5%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는 헤어디자이너들을스타 헤어디자이너라고 부르고 회사가 요트 승선, 문화 행사 등 각종 행사를 열어 후원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스타 헤어디자이너는 15∼20명 정도로 이들은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화미주 아트팀의 헤어쇼

 

중앙집중식 지점 운영 시스템

국내 미용실(미용업소)은 대략 10만 개 안팎이다(2012년 말 기준, 보건복지부 통계). 부울경 지역에서만 17000여 개에 달한다. 대부분 동네 미용실 형태로 한두 명의 미용사가 매장을 운영한다.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미용실이 있지만 다른 업종과 비교하면 많지 않은 편이다. 제과, 커피숍, 치킨, 피자 등의 업종에는 전국적으로 수천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많다.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는 전국적으로 33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빵집의 경우 2013 11월 현재 전국적으로 매장 수가 4700여 개에 불과하다. 반면 미용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남성 헤어 커트 전용 미용실인블루클럽도 전국적으로 33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한다. 웬만한 전국구 브랜드도 100∼200개 정도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미용실에도 서서히 프랜차이즈 바람이 불었지만 아직까지는 동네 미용실이 수적으로는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동네 미용실은 대체로 중저가의 서비스료를 받으며 끈끈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화미주는 동네 미용실에 대응해서 다양한 마케팅, 매장 대형화, 고급스런 인테리어, 체계적인 고객관리 등으로 동네 미용실의 중저가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을 흡수했다. 서비스 가격대는 동네 미용실과 비교할 때 다소 높은 중고가로 책정했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화미주를 찾는 연간 고객은 8만 명 정도로 관리고객은 45만 명에 달한다. 매장 규모도 동네 미용실과 비교하면 훨씬 크다. 1호점인 화미주 광복본점의 매장 크기는 500평 정도로 헤어디자이너만 50여 명이다. 규모가 가장 작은 지점에도 헤어디자이너 등 직원 1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미용실에서 두피 관리를 받으려는 수요가 크게 늘자 두피 전문 관리사를 따로 채용하고 직원들에게도 두피 관리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독려하면서 헤어 커트가 아닌 분야에서 얻는 매출 비중을 늘렸다. 인력과 시설이 부족한 동네 미장원에서는 아무래도 체계적인 두피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두피 관련 매출액은 화미주의 전체 매출액에서 2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반면 전국구 브랜드에 대해서는중앙집중식 지점 운영 시스템으로 대응하면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박승철헤어스투디오가 1995 8월 부산광복점을 여는 등 2000년대 이후 전국구 브랜드의 부울경 지역 매장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전국구 브랜드의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본사와의 관계가 느슨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가맹점이 많은 프랜차이즈형 미용실의 경우 해당 업체의 간판만 걸고 매장 운영은 매장 주인이 독자적으로 할 때가 많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빠른 외형 확장을 위해 매장 수 확대에만 집중하다 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 또 부울경 지역은 서울 본사에서 거리가 멀고 수도권과 비교할 때 매장 수도 그리 많지 않다. 지점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이렇게 되면 해당 브랜드 특유의 정체성은 사라지게 된다. 편한 동네 미용실도 아니며 특정 브랜드의 정체성도 강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미용실이 되는 것이다. 화미주는 이런 부분을 간파하고 모든 매장을 하나의 매장처럼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초창기 직영점을 고집했기 때문에 매장 확대가 더뎠다. 하지만 광복본점 등이 매년 탄탄하게 순이익을 내며 여유 자금이 쌓이자 지점 확대에 더 몰두할 수 있었다. 화미주는 2006년까지만 해도 매장이 7개에 불과했지만 최근 7∼8년 동안 매장이 30여 개나 늘었다.

 

 

그림 1 화미주 전략 캔버스

 

 

화미주의 지점은 외형적으로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다른 프랜차이즈 미용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운영 방식은 사뭇 다르다. 본사에서 직원 채용부터 교육, 서비스 가격, 구매품 선정 등 모든 사안을 결정하는 중앙집중식 운영을 하고 있다. 본사에 20여 명의 우수 헤어디자이너들로 구성된아트팀이 일본 등 해외 미용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최신 미용기술을 연구해서 각 지점에 제공한다. 화미주 39개 매장의 43만 명에 달하는 고객 관리도 본사가 직접 책임진다. 재무적인 부분도 본사가 지원한다. 사실상 화미주인터내셔날이 모든 지점을 하나의 매장처럼 운영하는 방식이다. 신설 매장은 화미주 매장에서 근무했던고참헤어디자이너에게 운영권을 준다. 중앙집중식 경영을 하지 않으면 각 매장에서 직원교육과 마케팅 등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결국 해당 매장에서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교육과 중앙집중식 경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매장을 접은 사례도 있다. 2007년 개설된 남천점에는 직원 2명이 근무했는데 본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 샴푸 등 미용과 관련된 제품도 본사에서 지정한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남천점은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다대포점도 비슷한 이유로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매장을 개설할 때도 본사가 직접 위치를 정한다. 매장을 개설할 때는 항상 2가지 원칙이 적용된다. 먼저 대로변 건물에 매장을 개설한다. 미용업계의 특성상 간판을 크게 설치하면 고객이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래서 간판을 크게 노출할 수 없는 곳은 매장 개설 후보지에서 배제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매장의 위치다. 화미주는 언덕 등 고지대에는 매장을 개설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을 싫어하고 내려가는 것을 선호한다는 판단에서다. 또 낮은 곳에는 물이 고이듯 사람도 많이 모인다. 김 대표는사람들은 수레를 끌고 연탄을 구입하려고 할 때도 고지대와 저지대 두 곳에 연탄가게가 개설돼 있으면 저지대의 연탄가게를 찾는다. 사실 빈 수레를 이끌고 고지대로 가야 내려올 때 편하다. 저지대의 가게로 가면 연탄을 사올 때 수레를 끌고 힘겹게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일단 저지대를 찾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화미주의 거의 모든 매장은 저지대에 위치한다. 여러 매장 중에서도 광복동, 서면, 해운대 등 저지대 매장의 매출액이 높다. 해운대는 해변과 가깝고 광복본점도 저지대다. 사상점, 하단점 등도 마찬가지다. 화미주의 지점 중 초창기 장사가 안 되는 매장은 언덕에 위치한다. 매장 앞에는 대형 할인매장이 자리잡아 유동인구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점 초창기 3년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모델협회와 업무 협약 체결

 

전국구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화미주인터내셔날은 지역 기반의 미용기업으로서 성공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공요인 및 시사점

전국구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화미주인터내셔날은 지역 기반의 미용기업으로서 성공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종을 불문하고 몇 개의 내셔널 브랜드가 전국 각 지역을 빠르게 잠식해가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30년간 부산, 울산, 경남의 토착 서비스기업으로 자리를 지키는 데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다음 몇 가지 측면에서 화미주인터내셔날의 성공과 관련된 시사점을 짚어본다.

 

1. 중앙집중 관리 시스템을 통한 품질관리

사업을 하다가 성공하면 확장 유혹을 받게 된다. 단기간에 점포를 늘리며 사세를 키우기 위해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징, 즉 가맹점 사업을 많이 한다. 하지만 철저한 품질관리와 경영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다. 많은 프랜차이징 브랜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사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화미주인터내셔날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비록 확장의 속도는 더디지만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해 모든 매장을 사실상 직영 체제로 운영했다. 가맹점 확대만을 지나치게 추구하다 보면 서비스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고객불만 증대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마저 퇴색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쌓아온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철저한 사전 검증을 통해 해당 지역에 대한 영업 자신감이 생겼을 때 점포를 추가로 내는 전략이 주효했다. 비록 점포 확장은 더딜지라도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고품질로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장수 브랜드를 만드는 비결이 된다. 오랫동안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지만 확장에 관한 한 엄격한 제한주의를 유지하는 또 다른 기업이 하나 있다. 바로 미국의 햄버거가게인인앤아웃버거. 인앤아웃버거는 미 서부지역에만 제한적으로 출점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워낙 맛있고 건강한 햄버거라서 미국 전역으로, 더 나아가 세계 각국으로 프랜차이징을 할 만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관된 고품질 관리를 위해 여전히 미 서부지역에 한해 제한적 직영 출점을 유지하고 있다. 고품질의 일관된 서비스로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지역민들에게 자부심을 선물한다는 측면에서 화미주인터내셔날과 인앤아웃버거는 서로 닮았다.

 

2. 교육을 통한 직원관리

미용과 같은 서비스업의 경쟁력은 사람에게 달려 있다. 즉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의 전문적 역량과 서비스 마인드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성공한 서비스기업의 특징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람 관리, 즉 직원들을 잘 관리해서 성공한 경우가 많다. 직원들에게 최고전문가가 되기 위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며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화미주인터내셔날은 일찍이 직원교육이 사업의 핵심이라는 것에 눈을 뜨고 고품질 서비스 제공자를 양성하는 사내 미용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여느 미용기업에서 볼 수 없는 큰 차별점이다. 기술뿐만 아니라 인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트랙의 교육 운영과 엄격한 승급식 교육은 직원들에게 도전의식과 함께 화미주에 대한 강한 애착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승급을 위해 공부를 많이 하고 시간, 노력을 투자하는 동안 해당 직원은 화미주시스템에 록인(lock-in, 스스로 자물쇠를 채움)된다고 볼 수 있다. 장기간 근무한 헤어디자이너가 많은 것도 이런 록인 효과 때문일 것이다. 미용업은 장시간 고객을 대하면서 고난도의 디자인 기술을 제공해야 하기에 여느 서비스업보다도 강한 감정노동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직률이 상당히 높은 점을 감안하면 화미주만의 강점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3. 고객지향적 마케팅 관리

제품과 서비스 기업을 불문하고 변함없이 중요한 경영화두는 단연 고객지향성(customer orientation)이다. 특히 매일 현장에서 고객과 끊임없이 감정과 정보를 교류해야 하는 미용업에서는 고객이 경영의 전부다. 화미주인터내셔날은 고객지향적 마케팅을 일찍부터 시행했고 지금까지도 경영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고객지향 마케팅을 3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우선, 설문조사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경영에 반영하는 고객지향성을 들 수 있다. 설문조사 분석에서 나온 헤어디자이너들의 말투 문제를 시정한 뒤 고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듯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경영 개선에 바로 반영하는 기민한 시스템이 화미주 고객지향성의 원천이다.

 

화미주 물류회사 코시오에서 출시한 제품

 

 

화미주에서 발간한 미용영어 서적

 

고객관계관리를 통해 장기 단골 고객을 확보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화미주 고객지향성의 또 다른 면이다. 직원의 말 한마디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모토로 방문 고객에게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로 이어지는 인사말 마케팅을 통해 장기 단골 고객을 확보한 것은 화미주의 강력한 경쟁력이다. 이러한 인사말은 고객지향 브랜드 슬로건과 같은 역할을 해서 고객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아 강한 충성도와 구전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창출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비금전적 비용을 낮춰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것도 화미주 고객지향성에 포함된다. 초창기 화미주는 여느 업체와 달리 전단지와 같은 판촉물에 가격을 표시해서 고객이 가격을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수고를 덜어줬는데 이처럼 고객의 시간, 노력, 심리와 같은 비금전적 비용을 낮추면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가격을 낮췄는데도 우리 가게를 찾아오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뭘까? 혹시 가격 외에 다른 비용이 높아 그런 건 아닐까? 서비스업체라면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봐야 한다. 비가격 비용의 장벽을 낮춰 쉽게 고객이 찾도록 해야 한다. 가격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제품 또는 서비스를 쉽게 찾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marnia@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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