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프로젝트 관리의 기본 공식은 ‘분업’이었다. 많은 IT 기업에서는 기획자가 요구 사항을 정리하면 디자이너가 화면을 그리고, 개발자가 이를 구현하며, PM이 전체 일정을 조율했다. 사람마다 잘하는 일이 다르니 일을 직무 단위로 나누고 이후에 다시 회의와 문서로 이어 붙이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AI가 이 공식을 밑바탕부터 흔들고 있다. 일을 쪼개서 수행하며 얻는 분업의 효용보다 쪼개진 일을 이어 붙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통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변화의 출발점은 AI로 인한 실행 비용의 급격한 하락이다. 엑셀 정리나 보고서 작성 같은 반복 업무는 물론이고 데이터 분석, 디자인, 개발처럼 별도의 스킬과 경험이 필요하던 업무까지 한 사람이 AI를 활용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여러 담당자가 논의하고 일정을 맞추는 데 며칠이 걸리던 일이 이제는 프롬프트 몇 번으로 반나절 만에 끝나기도 한다.
실행 비용이 떨어지자 소통 비용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다른 팀에 협조를 요청하고, 동료에게 업무 맥락을 설명하고, 부사수에게 실무를 가르칠 시간에 AI와 함께 직접 해결하는 편이 더 빠른 세상이 된 것이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일을 여러 명이 나눠 수행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면 이제는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해내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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