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위기의 최전방은 이해관계자 커뮤니티 비밀은 없다, 투명하게 해결하라

209호 (2016년 9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질문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는 기업의 위기관리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다.

- 이해관계자 집단들은 결정적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연합할 수 있다.

- 위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시점은 대개 이해관계자 집단들에 의해 결정된다.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6년 봄 호에 실린 ‘Why Great New Products Fail’을 번역한 것입니다.

 

임원 교육에는 소위언론 테스트(newspaper test)’라 불리는 과정이 있다. 이는 어떤 위기에 대해 가상의 언론 인터뷰나 기자회견 상황을 만들어 관리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펴보는 모의실험이다. 이 교육을 통해 임원들은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연민을 자아내며 사실을 있는 그대로 똑똑히 말하는 법을 훈련한다. 이 방법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오늘날과 같은 세상에서는 위기가 전개되는 양상을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로만 다 통제할 수는 없다. 경영진은 이제 자체적인 정보원과 자신들의 미디어를 통제하면서 기업이 어떻게 위기를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주장을 펼치는 이해관계자 커뮤니티(stakeholder communities)에 대응해야 한다. 이런 이해관계자 집단들은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조직, 대중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을 무시하는 경영진은 큰 위험에 빠질 위험도 불사해야 한다. 지난 10여 년간 이해관계자들이 자신들의 미디어를 통해 기업의 사업관행을 비난함으로써 한 사업부 전체가 경쟁사에 넘어간 다국적 기업의 사례는 한두 개가 아니었다.1 따라서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힘을 얻고, 이를 어떻게 행사하며, 또 이런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아야 한다.

 

점점 더 강력해지는 이해관계자 미디어

미국의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은 자체적인 미디어를 통제할 때 어떤 힘을 얻을 수 있는지 완벽히 이해한 최초의 집단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의 활동 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다이렉트 메일(direct mail)을 사용했고 자신들의 라디오와 TV 방송국을 통해 이를 홍보했다.2  1990년대가 되면 프랑스의 극우파인 국민전선당(National Front party)3 이나 그린피스(Greenpeace)처럼 다양한 단체들이 자체 신문, 동영상, 온라인 미디어 및 라디오 네트워크를 갖게 됐다. 그들은 이런 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청중 규모를 늘릴 수 있고, 결국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나 기업,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좀 더 귀담아 들을 것이라 믿었다. 시기도 적절했다. 전통 미디어들이 담당했던 역할들이 점차 이해관계자 미디어에 그 자리를 내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만 봐도 2000년대 이후로 전체 활동 기자 수가 약 30% 감소했고 그 와중에 생존한 전통 미디어들도 이제 더욱 줄고 있는 독자층에게 상대적으로 공신력이 떨어지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4 반면에 이해관계자들은 더욱 다양한 형태로 점점 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해관계자에는 직원5 , 고객6 , 비즈니스 파트너뿐만 아니라 사회활동가7 , 금융전문가, 제조물책임 변호사 등도 포함된다. 또한 자신들의 메시지를 퍼뜨리고 사람들 간의 연계 및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은 이제 웹사이트, 사용자 포럼, e뉴스레터, 그리고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와 무료 동영상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들을 활용하고 있다. 필자들은 이런 다양한 미디어에서 벌어지는 활동들을 지켜보면서 이해관계자 집단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어떻게 구축하며, 또 비슷한 목표를 가진 다른 집단들과 어떻게 연계하는지 관찰했다. (‘연구내용참조.) 이런 이해관계자들 대다수가 개인적으로는 힘이 없지만 함께 뭉치면 위기 상황이 전개되는 양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이해관계자들은 자신들만의 미디어를 만듦으로써 전통 미디어에서 어떤 뉴스를 기사화할지 결정하는 편집장과 기자 같은게이트키퍼들(gatekeepers)’을 우회할 수 있다. 

DBR mini box

연구내용

본 연구의 대부분은 인시아드 소셜이노베이션센터에서 인시아드와 존슨앤존슨, 아가칸대(Aga Khan University, 파키스탄 카라치에 있는 초()종파적 독립 연구대학-역주), 그리고 세계신문협회(World Association of Newspapers and News Publishers)의 지원을 받아 지난 10년간 진행됐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이해관계자 커뮤니티들이 주로 어떻게 목표 기업들을 정하는지, 그리고 해당 기업들은 어떤 식으로 그들과의 관계 형성에 성공하는지, 혹은 실패하는지를 조사했다. 필자들은 이런 분석 과정을 통해 이해관계자 미디어가 기존의 주류 미디어와 어떤 일련의 차별적 특징들을 갖는지 규정할 수 있었다. 이런 차별성은 이해관계자들의 청중, 그들의 활동 목적, 윤리적 태도, 시간적 범위 등을 근거로 파악할 수 있었다. 필자들은 사례 연구, 기록 연구(archival research), 실증 분석 등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활용했다. 연구는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주류 미디어의 도움 여부와 상관없이 강력한 거대 조직에 대항해 힘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필자들이 연구에 활용한 정보들은 1)주류 뉴스 미디어 2)이해관계자들이 통제하는 온라인 사이트, 동영상, 인쇄미디어 3)이해관계자 및 기업 경영진과의 인터뷰 4)기업들의 보도자료들을 통해 주로 수집했다. 연구 대상이 된 기업과 조직에는 아디다스, BP, 듀폰, 국민전선(Front National), 헤일리스(Hayleys), 나이키, 피비 일렉트로닉스(Peavey Electronics), 레버런드 뮤지컬 인스투르먼츠(Reverend Musical Instruments)가 포함됐다.  

기업의 위기가 전개될 때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위해 필자들은 이런 정황이 포착된 여러 사건들을 조사했다. 그리고 이런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이해관계자들이 3가지 주요 자산들을 교묘히 활용해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최전방 정보와 자체 뉴스 채널, 그리고 위기가 시작되고 끝나는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 1) 한편 위기 상황에 대응하지 않은 기업의 경영진은 소문을 차단하고, 위기가 장기화되기 전 조기에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또한 처음에는 기업에 협조적이었던 이해관계자들도 언제든 적극적인 비평가로 변할 수 있으며, 기업의 경영진이 자신들의 실리를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그 적대감은 더욱 커진다. 지금부터 이해관계자들의 3가지 자산을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최전방 통제하기

브랜드나 제품 커뮤니티는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스마트폰, 전기 기타, 혹은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관심을 열심히 공유하는 사람들을 위한 포럼이나 웹사이트가 이에 속한다. 다른 유형에 비해 이런 미디어 채널은 조기 경보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다. 어떤 제품이 원래의 약속을 어겼을 때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그리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가 이런 고객들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제품 관련 문제들이 조용히 해결되거나 별 잡음 없이 저절로 잠잠해지곤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 덕분에 고객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문제를 바로 공유하게 됐다. 듀폰(DuPont)의 전문제품(Professional Products) 사업부가 2011년에 임프렐리스(Imprelis)란 제초제를 출시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자. 듀폰에게 이 제품은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야심작이었다. ‘지속성 농약(persistent chemicals, 살포 후 수년간 효과가 지속되는 농약-역주)’이라는 새로운 제품군을 표방한 이 제초제는 약효와 경제성은 더 뛰어나면서 환경 친화적인 상품으로 소개됐다. 임프렐리스의 출시 소식은 잔디 관리 업자들 수천 명이 업계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론사이트닷컴(LawnSite.com)이란 포럼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임프렐리스의 1차 타깃고객이기도 했던 이들은 처음에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 “광고처럼 효과가 좋다면 안 쓸 이유가 없죠.” 한 포럼 유저는 다른 멤버들에게 이런 의견을 남겼다.8 제품에 대한 초기 리뷰들도 호의적이었다. 론사이트닷컴 멤버 중 초기에 제품을 구입한 사람들은 제품이 광고에 나온 그대로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임프렐리스로 인해 주변 나무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가 론사이트닷컴에 하나둘씩 보고되기 시작했다. 포럼은 재빨리 이해관계자 커뮤니티의 강력한 힘을 보여줬다. 고객들은 실제로 제품을 사용해봄으로써 종종 제조사에도 없는 새로운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듀폰도 임프렐리스를 출시하기 전에 8년간 제품에 대한 400여 개 과학적 연구들을 수행했지만 고객들은 제품을 실제 환경에서 사용함으로써 추가적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고객들은 피해에 대한 내용과 사진은 물론 듀폰 영업사원들이나 판매업자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들은 해명, 그리고 학계 연구 자료 등을 자유롭게 공유함으로써 놀라울 정도로 방대한 크라우드소싱 자료를 만들어냈다.9  어떤 전통적 뉴스 조직도 그런 전문적인 주제에 대해 그렇게 짧은 시간에 모을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지식이었다.

 

게다가 잔디관리 업자들은 거주 지역에 있는 농업 연구센터들의 활동을 모니터링할 뿐 아니라 그들과 정보도 공유하고 있었다. 또 센터 연구원들은 해당 주의 규제기관들과 연락하고 있었고, 규제기관의 담당자들은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업계 정보를 정기적으로 보고했다.

듀폰에 적대감을 갖게 된 이해관계자들은 이런 식으로 순식간에 확대됐다. 우려감에서 구글에 임프렐리스를 검색한 주택 소유주들은 론사이트닷컴을 발견했고, 퇴비를 오염시키는 지속성 제초제에 대해 수년째 불매운동을 벌이던 미국의 퇴비처리위원회(U.S. Composting Council)는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 소식을 대대적으로 공지했다. 마침내 임프렐리스 관련 소식이 <뉴욕타임스>신규 제초제, 수목 폐사의 원인으로 의심돼란 헤드라인과 함께 1면을 장식하면서 이후 6주간 이어진 본격적 위기의 수문을 열었다.10 고객들은 그 다음날 바로 집단소송 움직임에 들어갔다.11

 

듀폰은 이어 임프렐리스를 자발적으로 리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EPA는 아예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듀폰은 결국 이 제품으로 인해 10억 달러(한화로 약 12000억 원) 이상의 손해를 봤고 임프렐리스를 개발한 사업부를 경쟁사에 12500달러(한화로 약 1500억 원)란 헐값에 넘겼다.12

 

그렇다면 듀폰의 관리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이해관계자들을 회사편으로 만들 수는 없었을까? 일단 제품의 하자가 밝혀지면 회사는 어쩔 수 없이 피해를 입지만 다음과 같은 여러 모범사례들로 사태 해결을 도울 수는 있다.

 

 

최전방에서 들려오는 뉴스를 신뢰하라.

, 이해관계자들은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행동에 나서라. 이해관계자들을 대응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대응하지 않았을 때에는 결과적으로 훨씬 더 많은 비용이 초래될 것이다.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심각한 하자를 파악했을 때 제조사의 무대응은 불행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당신의 이해관계자 미디어에서 회자되는 메시지들을 모니터링하라.

너무 뻔한 얘기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들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브랜드에 대한 인터넷 포럼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대기업 임원들을 꽤 많이 만났다. 포럼 유저들은 해당 브랜드에 대해 자신들이 좋아하는 점은 물론 싫어하는 점까지 전부 사이트에 털어 놓는다. 이해관계자들이 생성하는 이런 콘텐츠는 제품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과 조기 경고 등 금전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기업에 제공한다. 요즘은 온라인 미디어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들을 추적·분석하는 프로그램들을 시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더 이상적인 방법으로, 고객들이 활동하는 브랜드 관련 웹사이트와 포럼에 직접 가입하라.제품 결함에 대한 책임은 심각한 우려사항이지만 포럼은 대개 위기를 알려주는 핵심 매체이자 그 원인들을 해결하는 최선의 도구도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기업 담당자들은 이해관계자 커뮤니티에 절대 익명으로 잠입해서는 안 된다. 위기 상황이 아닐 때도 이해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사이트에 누군가 위장 잠입하지 않았는지 수시로 감시한다. 회사 직원이 이해관계자 미디어에 참여할 때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대변하는지, 즉 회사를 대표하는지, 아니면 그냥 개인적으로 참여하는지를 밝혀야 한다.

 

목표로 정한 뉴스 채널 통제하기

조직의 관리자들은미디어에 대해 종종 불평한다. 하지만 일반 대중이나 활동가들과 비교했을 때, 사실 기자나 편집장들은 그나마 주요 기업의 임원들을 상당히 정중하게 대하는 편이다. 특히 위기에 놓인 기업 리더들은 보통 기자들과 바로 접촉할 수 있는 특혜를 누린다. 왜냐하면 뉴스 미디어들은 시간을 다퉈 취재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관계자 미디어의 경우에는 이런 규칙이 잘 통하지 않고 기업의 경영진이 통제하기도 쉽지 않다. 자체 미디어를 소유한 이해관계자들은 주요 청중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꼭 전통적 뉴스 미디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물론 전통적 뉴스 미디어의 도움 없이 이해관계자 집단들이 대규모 청중을 끌어들이기는 대부분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도움의 손길을 원하지 않는다. 이해관계자들은 특정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만 접근하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경영진은 어떤 개인이나 이해관계자 집단이 CNN 뉴스에 등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이해관계자 미디어가 기업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세력을 미치면, 설령 회사가 TV 저녁 뉴스에선 좋게 보도될지언정 사업상 매우 중요한 사람들로부터는 지지를 잃게 될 수도 있다.

 

프랑스의 다국적 식품회사인 다논(Danone SA)은 몇 년 전 이런 교훈을 힘겹게 얻었다. 2001, 다논은 프랑스와 기타 유럽 국가들에서 인원감축 계획을 발표했고, 이 뉴스는 자국인 프랑스에서 노동자 시위와 혼란을 야기했다. 하지만 회사 경영진은 원래 계획대로 밀고 나가 당시 회사의 3대 주력 사업 중 하나였던 비스킷 부문에서 불필요한 인력들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13

 

하지만 다논의 여러 이해관계자 집단들이 시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제품 배송에 차질이 생겼고, 이런 노동자들의 저항은 프랑스 좌익 정치인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윽고 프랑스에서 다논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일부 지역의 시장들은 관할 학교 매점에서 다논 제품들을 회수했다.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다논 제품들을 일일이 다 기억하지 못하므로 불매운동이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 기사도 있었다. 하지만 파리의 트렌디한 기자들이 다논의 전체 브랜드들을 알기 쉽게 그래픽으로 정리한 멋진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다논은 이 웹사이트에서 자신들의 제품 로고와 브랜드들이 사용되지 못하도록 소송을 진행했지만, 또 다른 집단이 동일한 콘텐츠를 다른 사이트에 게시하는 결과만 낳았다. (다논은 관련 재판 항소심에서도 졌다.) 14

 

이해관계자 집단들의 저항은 점점 거세졌지만 당시 CEO였던 프랑크 리부(Franck Riboud, 현재 다논의 회장)는 한 주주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대담한 선언을 했다. “폭풍은 끝났습니다.” 각종 시위에도 불구하고 다논그룹은 기대했던 글로벌 매출을 달성했다고 그는 말했다. 주요 미디어들은 이 뉴스를 일제히 보도했고 투자자들은 안심했다. 하지만 이후 몇 개월간 발표된 다논의 분기 보고서들은 폭풍이 아직 지나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프랑스에서 다논의 매출 성장률은 1% 이하로 떨어졌고(전년 성장률 6.3% 대비) 비스킷 제품군의 시장점유율도 줄고 있었다. 비록 주력 뉴스 미디어들은 이 기사를 놓쳤지만 금융 분석가에 해당되는 한 이해관계자 집단은 달랐다. 2001 8, 한 투자분석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다논의 비스킷 사업이 프랑스에서 정상화됐다는 말은 아직 믿기 어렵다.” 2001 2분기 말부터 2003 1분기까지 다논의 주가는 총 29% 하락했다.15 결국 다논의 비스킷 사업부는 2007년 크래프트(Kraft)에 매각됐다.

 

 

기업은 단순히 자신들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주시하는 이해관계자 집단의 움직임에만 관심을 기울여서는 안 된다. 그런 주요 이해관계자 집단들을 지켜보는 다른 커뮤니티들의 동향도 파악해야 한다.”

 

다논의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기업이 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내용들은 이에 대한 최선의 실천 강령들이다.

 

이해관계자 미디어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의 잠재적 성공 여부는 그 활동가 집단의 규모가 아니라 그 그룹이 다른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력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예를 들어,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은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들 전체의 일부일 뿐이지만 일단 그들이 보이콧을 시작하면 전체 인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두 이해관계자 집단이 서로에게 호의적인지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한 집단이 심각하게 우려하는 이슈를 다른 집단이 이해하는지, 혹은 그 이슈에 대한 어떤 활동을 벌이는지의 문제다. 따라서 기업은 단순히 자신들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주시하는 이해관계자 집단의 움직임에만 관심을 기울여서는 안 된다. 그런 주요 이해관계자 집단들을 지켜보는 다른 커뮤니티들의 동향도 파악해야 한다.

 

자체적으로 통제 가능한 미디어를 보유한 이해관계자들은 단지 기업과 주류 미디어들이 자신들의 대의명분을 무시한다고 해서 활동을 포기하지 않으며, 전통적 미디어가 해당 기업을 공격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과거 다논이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사업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을 때 주류 뉴스 미디어들은 이 주장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겠지만, 그런 이유로 다논의 주장에 대한 투자분석가들의 의심이 줄어든 것도 아니었다.

 

온라인 미디어는 지적(intelligent)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 의해, 또 그런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근거 없는 생각을 버려라.

이제 듣기도 지겨운 이런 주장은 전통 미디어 담당자들이 최초로, 그리고 가장 큰 목소리로 제기하는 듯 보인다. 물론 전통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에도 바보들과 거짓말쟁이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해관계자 미디어는 그냥 두 가지 예만 들어도 자동차 배출가스나 야생생물 관리같이 심오한 주제에 대해서는 주력 뉴스의 여느 기자들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깊이를 보여왔다. 이는 왜 사람들이 종종 이해관계자 미디어에 실린 콘텐츠가 훨씬 더 믿을 만다고 여기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한다.

 

해결책이 나오면 반드시 이슈를 제기한 이해관계자 집단이 자신들의 미디어를 통해 먼저 발표하게 하라.

문제를 해결한 공을 그들이 차지한다는 아쉬움은 접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일이다.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커뮤니티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일반 뉴스 채널과 달리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는 대중에게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서만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문제가 불거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도 커뮤니티에 전달한다. 만약 기업이 제시한 해결책이 그럴듯하다면 그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이다.

 

시간 통제하기

어떤 유형의 위기든 시간은 시점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중요함을 지닌다. 위기가 발생한 초기에, 즉 조직의 리더들이 피해를 예측하고 문제가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허둥지둥할 때에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 이 시기에 경영진은 이해관계자들이 해결책을 찾을 시간을 조금만 더 할애해주기를 필사적으로 원한다. 하지만 이때가 지나면 시간이 마치 참호전처럼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회사가 고객을 상대로 싸운다면 그 끝에는 기업의 패배만 있을 뿐이다. 이해관계자의 충성심이 기업의 생존에 치명적인 상황에서 기업이 그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다. 따라서 이해관계자들이 해결책을 받아들이고 실행하기로 승인할 때까지 위기는 계속될 것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시간은 기업이 통제하지 않고 이해관계자가 통제한다. 또 위기상황이 계속될수록 기업이 치를 대가는 그만큼 더 커진다.

기업의 명성은 대개 위기가 지속되는 만큼 그 배로 타격을 받는다. 이해관계자들은 현재 문제가 된 이슈들에 대해 가차없이 파고들고 비판할 뿐만 아니라 과거에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할 만한 비슷한 사업 패턴은 없었는지 기업의 최근 기록까지 들춰내기 때문이다.16 과거 사건에 주목하는 것이 전통적 뉴스 미디어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지만 이해관계자 미디어가 주도하는 캠페인에서는 꽤 일반적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주류 미디어에서 과거는 더 이상 효용성이 없는 한물간 뉴스이기 때문에 늘 현재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는 보통 시간을 돌려 과거 회사의 명성에 금이 간 사건은 없었는지, 그 사건을 회자할 필요는 없는지를 조사한다. 예를 들어 론사이트닷컴 멤버들은 듀폰의 살균제 제품인 벤레이트(Benlate)와 임프렐리스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벤레이트는 듀폰이 2001년 판매 중단을 발표하기 전까지 수백 건의 소송에 휩싸인 제품이었다.17  잔디관리 업자들 중 한 명은 이런 의견을 남겼다. “벤레이트 사건으로 나가떨어진 듀폰은 거의 20년간 장식용 잔디관리 제품 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했죠. 만약 임프렐리스 사건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듀폰은 앞으로 20년간 또 한 번 시장을 떠나 있어야 할 겁니다.”18

 

 

위기가 터지면 투명성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다. 회사가 투명성을 행사하지 않아도 강제로 그렇게 된다.

 

또한 전문가급 이해관계자들은 회사의 향후 움직임을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기도 한다. 임프렐리스 사건이 터졌을 때 듀폰의 한 경영진은 일부 잔디관리 업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초제를 잔디에 뿌릴 때 뭔가 실수가 있었을 겁니다. 임프렐리스를 다른 제품과 섞어 사용했거나 말이죠.” 하지만 론사이트닷컴 멤버 중 한 명은 제품 라벨에 있는 문구를 사이트에 포스팅하며 이렇게 대응했다. “제품 용기에는 다른 농약과 혼용해도 무방하다고 표기돼 있습니다.”19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위기가 닥쳤을 때 문제의 제품이나 시스템을 바로잡는 게 가장 힘든 도전과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 대신 보스턴대 조직행동학 교수인 윌리엄 A. (William A. Kahn)과 동료연구자들이 최근 발견한 것처럼20 이해관계자들과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임프렐리스 사건 때 론사이트닷컴의 한 멤버는 듀폰이 자신의 e메일에 전혀 답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이 저를 제3자로 방관하지 않고 진정한 고객으로 대할 때까지 듀폰 제품은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겁니다.”21 임프렐리스 위기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나고 듀폰이 관련 사업부를 매각한 지 2년이 지난 2014년까지도 론사이트닷컴 멤버들은 여전히 이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여기서 핵심은 이해관계자들이 위기가 시작되는 시점과 끝나는 시점을 정했다는 사실이다.

 

비록 시간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 미디어에 의해 통제됐지만 기업들도 여전히 그 시간이 진행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음은 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선의 전략들이다.

 

장기적 관점에 대한 초점을 놓치지 말라.

위기가 발생하면 대부분 반사적으로 가장 시급한 문제에 집중하겠지만 위기는 보통 오랫동안 형성된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 경영진은 이런 뿌리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겠지만 이해관계자들은 이에 집중한다. 위기 상황이 되면 이해관계자들은 이 회사와 향후에도 계속 거래할 가치가 있을지 결정하기 위해 과거를 현재로 가져온다. 따라서 경영진이 어떤 해결책을 고려하든 그 해결책이 장기적으로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투명하게 행동하라.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 시대를 사는 기업에는 비밀이 허용되기 어렵다. 하지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문제들은 늘 있는 법이다. 위기가 터지면 투명성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다. 회사가 투명성을 행사하지 않아도 강제로 그렇게 된다. 이해관계자들이 위기 관련 정보들을 대중과 공유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임프렐리스 사건이 벌어졌을 때, EPA는 듀폰 경연진에게 보낸 편지를 온라인에도 게시했다.22 위기가 닥치면 회사에 대해 알려질 수 있는 사실들은 모두 알려질 것으로 가정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소통하되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먼저 찾아라.

위기 상황에서 가장 일반적이지만 현명한 조언은 가능한 일찍, 그리고 자주 소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화 내용에 핵심이 없으면 곧 신뢰가 떨어지고 역효과를 낸다. 연민은 통하지 않는다. 기업이 자신의 조직뿐 아니라 이해당사자들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기

비록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가 어떤 회사에 닥친 위기를 오래 끌거나 잠재적으로 더 악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그런 미디어는 기업을 도울 수 있는 막강한 힘도 갖고 있다. 덴마크의 조립 완구 전문기업인 레고그룹을 생각해 보자.23 레고가 출시한 로봇 제품용 소프트웨어를 고객들이 제멋대로 변형하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 레고는 이런모더(modder, 기성 제품이나 소프트웨어를 변형해 사용하는 사람들-역주)에 대한 소송을 고려했었다. 하지만 이내 레고는 이런 고객들을 제품 개발에 직접 참여시키기로 하는 현명한 선택을 했다. , 고객들이나 포럼은 물론 이런 모더나 해커들이 모여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개발하는 대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런 관계가 지속되면서 레고는사용자 엠버서더(user ambassador, 제품 홍보활동에 참여하도록 선별된 충성고객 집단-역주)’를 조직해 제품의 기능을 시험하고 디자인에 대한 컨설팅도 받았다. 이렇게 해서 출시된 제품은 레고에 새로운 청·장년층 시장을 창출했다. 또 다른 예로 2006년에 사용자 포럼이 기타 제조사인 레버런드 뮤지컬 인스투르먼츠(Reverend Musical Instruments)를 구한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신생 회사는 가격 통제권을 잃음으로써 제품 판매점들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레버런드 기타 사용자들이 만든 온라인 포럼이 신규 고객들에게 이 브랜드를 열광적으로 홍보했고, 그 결과 레버런드는 더욱 개선된 제품들을 온라인 직거래 방식으로 판매하게 됐다. 회사는 이후 급성장했고, 온라인 사용자들이 여전히 브랜드의 핵심 자산으로 남아 있지만 오프라인 판매 채널도 다시 구축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핵심 교훈은 회사를 지지하는 이해관계자들은 그 회사도 자신들을 위해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그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해관계자들은 회사의 사업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자신들의 미디어를 활용할 것이다.24 하지만 만약 회사가 이런 사람들에게, 혹은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에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면 이들은 어떻게든 회사를 저지할 방법을 찾는다. 또 이들은 어떤 경우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믿고 있는 사실들을 전파할 것이다. 론사이트닷컴의 잔디관리 업자들도 처음 임프렐리스가 출시됐을 때는 이 제품을 응원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이런 전문적 이해관계자들이 자신들의 편에 서서 나서면 회사는 힘을 얻는다. 하지만 이런 개인들은 언제라도 적대적으로 돌변할 수 있으므로 기업은 계속 주시해야 한다.

 

핵심은 이렇다. 당신의 회사는 비록 중요한 멤버일수도 있지만, 결국 이해관계자 커뮤니티의 일개 멤버일 뿐이다. 당신이 그 커뮤니티에서 제외된다면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생존할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다른 회사를 찾아 그들과 거래를 시작할 것이고, 자신들에게 한때 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그 회사의 번영을 지원할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힘을 구축하고 연합하는 도구인 이해관계자가 지배하는 미디어를 활용해 과거 당신 회사에 도움을 주거나 피해를 입힌 방식 그대로 다른 회사에 대한 활동을 펼칠 것이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마크 리 헌터 · 루크 N. 반 바센호브 · 마리아 베시우

마크 리 헌터(Mark Lee Hunter)는 프랑스 퐁텐블로(Fontainebleau)에 있는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 소셜이노베이션센터(Social Innovation Centre)의 연구원이며 겸임 교수다. 루크 N. 반 바센호브(Luk N. Van Wassenhove)는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오퍼레이션 관리 교수이자 제조 분야의 헨리 포드 석좌교수(Henry Ford Chaired Professor)이며, 인시아드 인도주의 연구그룹(Humanitarian Research Group)의 단장이다. 마리아 베시우(Maria Besiou)는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퀴네물류대(Kühne Logistics University)의 인도주의적 물류(humanitarian logistics) 분야의 부교수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7401에 접속해 남겨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