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vard Business Reivew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3년 7-8월 호에 실린 애덤 웨이츠(Adam Waytz)와 말리아 메이슨(Malia Mason)의 글 ‘Your brain at work’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 2013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2011년 새로 출시된 아이폰(iPhone)을 사기 위해 줄 서 있는 애플(Apple) 광신도들을 두고 <뉴욕타임스>는 ‘당신 정말 아이폰을 사랑하는 군요’라는 제목의 논평기사를 실었다. 그 기사에서 필자는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실험에 대해 썼는데 아이폰이 울리거나, 진동하는 영상이나, 소리를 접한 16명의 뇌를 촬영한 것이었다. 촬영 결과는 도피질(insular cortex)의 반응을 보여줬다. 도피질은 사랑을 경험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다. 필자는 “피실험자들의 뇌는 마치 그들의 여자친구나 남자친구 또는 가족이 눈앞에 있거나 가까이 다가올 때처럼 반응했다. 그들은 아이폰을 사랑했던 것이다”라고 썼다.
수많은 신경과학자들은 전체 신경영상 연구의 3분의 1이 도피질의 활동을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뉴욕타임스>를 대상으로 해당 기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도피질은 사람이 온도의 변화를 감지하거나 심지어 단순히 호흡을 할 때도 활성화된다. 사실 <뉴욕타임스>는 2007년, 실험자들이 사랑의 반대 감정을 느낄 때 동일한 부위가 반응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실은 적이 있다. ‘정치에 대한 당신의 뇌’라는 제목의 이 논평은 도피질의 활동이 혐오감을 자아내는 대상과 관련이 있다는 것과 그 현상은 ‘공화당’이라는 단어를 본 사람들에게서 특히 강하게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도 과학자들은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두 논평은 과학자들이 ‘뇌 포르노(brain porn)’라고 부르는 것의 대표적인 예다. 언론사들은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를 과도하게 단순화해서 보도하고 이는 뇌를 통해 리더십이나 마케팅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신경 상담 산업의 급성장을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이런 기사들의 결론은 미심쩍을지 몰라도 대부분은 신경과학의 주된 도구인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fMRI)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이 기술은 작동하는 뇌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하며 뇌의 특정 부위를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하는 것으로 사고(thinking) 과정을 바라보게 한다.
이런 영상들은 복잡한 현상을 매력적이면서도 간단하게 설명한다. 문제는 fMRI가 반드시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심지어 사고와 행동은 뇌의 특정 부위와 일대일로 짝지어지지 않는다. 광고를 보고 있는 누군가의 뇌를 촬영하더라도 그가 코카콜라와 펩시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는지 알 수 없고 두 CEO의 뇌를 촬영해 봐도 누가 더 나은 리더인지 구별할 수 없다. 도피질의 활동만으로는 어머니에 대해 느끼는 것과 동일한 감정을 휴대폰에 대해 느끼는지 증명할 수 없다.
신경학적 과정이 경영과 리더십, 마케팅에 어떤 감정 전달을 미치는지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허구와 사실을 구별해야 하며 단순한 묘사보다는 두뇌 과학에 대한 정교한 관점을 정립해야 한다.
이것은 이제 막 시작되는 분야다. 여러 요소들의 융합 - fMRI의 기술적 진보와 새롭게 적용된 통계적 기술,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두뇌 지도 작성 계획(brain-mapping initiative)까지 - 덕분에 신경과학자들은 그들의 분야에 새롭고 한층 더 진보된 프레임을 적용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관심은 두뇌의 특정 부분 활성화를 연구하는 것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패턴들을 통해 여러 부분들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활성화하는지 연구하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마치 범죄 현장을 수사할 때 단 한 대의 감시 카메라 영상을 사용하는 것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 설치된 다양한 카메라의 영상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
새로운 도구와 접근법들은 이미 우리의 심리 상태에 관한 새로운 깨달음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관리자들에게 중요한 개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법
- 보상을 설계하는 법
-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감정의 역할
- 멀티태스킹의 기회와 위험
네트워크 기반의 관점은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신경과학적 관점처럼 매력적이지는 않다. 네트워크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 신경과학은 더욱 복잡하고 골치 아프다. 하지만 훌륭한 과학은 본래 골치 아픈 법이다.
우리는 신경과학자들이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내용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 이 분야 과학은 극히 초기 단계이므로 아직 많은 이슈들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두뇌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끊임없이 발전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 상당한 실질적 증거를 가진, 지난 15년 동안의 신경과학적 발견에 대한 ‘중간보고’를 자신 있게 진행할 수 있다.
우리의 이전 동료 중 한 명은 “사람 심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신경과학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놀라우리만치 적지만 몇몇에 대해서는 아주 잘 가르쳐줬다”라고 얘기한다. 이 글은 바로 그 몇몇에 대한 이야기다. 두뇌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무려 15가지나 되는 뇌 네트워크와 하부 네트워크의 작동을 밝혀냈다. 우리는 그중 가장 일관적으로 신경과학자들을 뒷받침하고 있는 4가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기본(default), 보상(reward), 감정 전달(affect), 통제(control)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이 네트워크들은 핵심 신경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들의 역할 또한 제대로 이해되기 시작한 단계다. 관리자들에게 주는 감정 전달도 함께 말이다.
기본 네트워크: 획기적 혁신을 깨우는 방법
지난 10년 동안 발견한 사실 중 가장 흥미진진한 것은 두뇌는 절대 완전히 쉬지 않는다는 점이다. 깨어 있는 시간 동안 당신의 두뇌가 어떤 특정한 생각에 집중하고 있지 않을 때도 (정신을 팔고 있을 때나 그저 멍하니 있을 때) 두뇌의 한 네트워크는 여전히 활발하게 작동한다. 우리는 이를 ‘기본(default)’ 네트워크라고 부른다. 또는 ‘작업 음성상태(task negative)’ 네트워크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이 어떤 작업에 집중하고 있지 않을 때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단지 이 네트워크를 발견한 것만으로도 일대 혁신이었다. 우리는 이제 두뇌가 오감을 통해 받아들인 새로운 정보뿐만 아니라 기존 지식을 내면화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간을 사용한다는 것을 안다.
기본 네트워크는 또한 우리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 초월(transcendence)을 담당한다. 다른 장소와 시간, 다른 사람의 사고와 다른 세계에서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마음속에 그리는 이 능력은 인간 특유의 것이며 기본 네트워크가 고도로 활성화돼 있을 때 가장 강력하다. 초월의 과정에서 인간의 두뇌는 외부의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한다. 즉 외부 자극의 처리를 잠시 중단한다는 뜻이다.
이런 발견은 업무에 집중하지 않는 여유 시간이 획기적인 혁신에 아주 중요한 (그리고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요소라는 점을 신뢰하게 한다. 이 개념은 자연스럽게 구글(Google)의 ‘20% 시간제도’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구글의 엔지니어들에게 일주일에 하루,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다. 다른 기업들도 이를 따르고 있다. 마케팅 회사인 매독더글라스(Maddock Douglas)는 직원들에게 1년에 100에서 200시간을 흥미로운 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컨설팅 회사인 브라이트하우스(BrightHouse) 직원들은 1년에 5일 동안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유어 데이즈(Your Days)’라는 제도를 두고 있다. 인튜이트(Intuit)는 구글과 비슷한 10%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트위터(Twitter)에는 일상 업무 외의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개발할 수 있는 기간인 핵 위크(Hack Week)가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애틀라시안(Atlassian)은 ‘십잇 데이(Shipit Day)’를 운영하며 개발자들이 무엇이든 호기심을 느끼는 것을 개발할 수 있도록 24시간을 주되 마치 배송업체와 같이 밤사이에 완료하도록 한다.
이런 프로그램의 이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창의력을 위한 여분의 시간은 직원들의 자기만족과 행복, 동기부여를 강화한다고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본 네트워크에 대한 발견으로 우리는 이 프로그램들이 충분치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우선 한 가지 이유는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여전히 완벽히 ‘자유롭지’ 않다. 그렇게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직원들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것이다. 이는 그들의 기본 네트워크가 외부 자극에서 완전히 분리돼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들은 여전히 당면한 현실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 대부분은 또한 직원들에게 주는 시간의 양에 집중한다. 하지만 분리의 질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접근법이 될 것이다. e메일과 일정관리표를 끄게 하고, 전화기를 내려놓게 하며, 사무실과 다른 직원들로부터 떠나 여행을 가거나, 앞에 놓인 모든 업무 책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명상 역시 분리를 위한 효과적인 도구다.이는 누군가의 기본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따라 해보고 다른 시간과 장소를 떠올려보거나 외부 세계의 자극을 처리하는 다른 네트워크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상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당신은 ‘유레카!’의 순간이나 문제의 상황에서 벗어난 후에야 해결책이 생각났던 경험 등에서 기본 네트워크의 힘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분리(detachment)를 기업의 정책으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시행 결과를 정량화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자유시간 제도들이 시간의 양이나 비율, 결과물 기한 등의 계수와 묶여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완전한 분리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더 나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