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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움직이는 리더의 보검

존T.시먼주니어 | 134호 (2013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12월 호에 실린 윈스럽그룹 파트너 존 T. 시먼 주니어(John T. Seaman Jr.)와 윈스럽그룹 설립이사 조지 데이비드 스미스(George David Smith)의 글 ‘Your Company’s History as a Leadership Tool’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2012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Corp

 

“과거를 곱씹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미래다.” 필자는 비즈니스 역사가로서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을 진행한다. 그때마다 경영자들로부터 보통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듣곤 한다. 물론 구체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기업들은 대개 기념일이 다가오면 조직의 역사를 들먹이곤 한다. 한 비즈니스 리더는 자사의 200주년 기념 행사를 일컬어풍선과 불꽃놀이라고 묘사했다. (행사에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붓긴 하지만 투자 효과가 유지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 표현을 빌려 이야기하자면 경영자들은 조직의 역사가풍선과 불꽃놀이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념 행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필자들은 관리자들이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다가올 단계에 주목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과거에 대한 향수나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세부사항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힘들다. 혹은 직전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됐던 전략이 무엇인지 돌아볼 시간도 부족하다.

 

하지만 필자들은 리더가 인내심을 갖고 과거를 돌아보지 않으면 한 가지 중요한 진실을 놓치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을 과거에 대한 한층 정확한 이해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강력한 도구 라는 진실이다. 크래프트푸드(Kraft Foods) 2010년에 영국 제과업체 캐드베리(Cadbury)와의 통합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생각해 보자. 캐드베리 경영진은 크래프트의 인수에 강력하게 저항했다. 또한 45000명에 달하는 캐드베리 직원 중 상당수는 그동안 캐드베리가 지켜 온 가치가 사라지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캐드베리의 명성이 훼손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비즈니스 언론들이 두 기업 문화가 충돌하고 있다는 기사를 쏟아내자 많은 사람들이 크래프트와 캐드베리 간의 합병이 가치 파괴를 초래하는 또 하나의 거래, 합병 이후의 실질적인 통합에 실패한 또 하나의 악몽으로 남을 거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고위급 경영자들은 오랫동안 많은 자료를 수집해 온 크래프트의 기록 보관소를 활용했다. 기록 보관 담당자들은 크래프트와 캐드베리가 그동안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착안했다. 재빨리 두 기업이 갖고 있는 유사점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아커밍 투게더(Coming Together)’라는 사내 사이트(intranet site)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역사 자료를 조사하던 기록 보관 담당자들은 두 회사가 공통된 가치관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근거를 발견했다. 이런 근거는 두 회사가 갖고 있는 공통된 주제를 강화했다. 예컨대, 크래프트 설립자 제임스 L. 크래프트(James L. Kraft)와 캐드베리 설립자 존 캐드베리(John Cadbury)는 모두 투철한 신앙심을 갖고 있었으며 이들의 신앙은 상거래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두 사람 모두 고객에게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직원들을 하나의 상품으로 대하는 사회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모두 직원들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으며 지역사회 환원을 중요하게 여겼다. 사내 사이트에는 두 설립자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상호적인 연대표(interactive time line), 아이콘으로 표시된 광고 이미지, 간략한 기록 영상, 오레오(Oreo) 쿠키, 맥스웰하우스(Maxwell House) 커피, 리츠(Ritz) 크래커, 캐드베리 초콜릿, 홀스(Halls) 사탕 등 대표 브랜드와 관련된 수십 건의 역사 기록 등이 등록돼 있다. 사내 사이트에 등록된 모든 내용은 크래프트와 캐드베리의 대표 브랜드가 식료품 잡화매장 선반에서 어떻게 나란히 자리를 잡게 됐는지 알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그로잉 투게더(Growing Together)’라는 삽화에는 캐드베리를 비롯해 크래프트가 인수한 여러 기업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사내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기발한 로드맵 디자인에는 좀 더 강력하고 통합된 기업으로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크래프트의 의지가 담겨 있다. 대언론 공식 발표를 위한 CEO의 연설에서부터 직원 훈련에 이르기까지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동일한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런 노력 덕에 크래프트는 그 어떤 기업을 인수할 때보다 원활하게 캐드베리와의 통합을 진행할 수 있었다.

 

크래프트는 직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바탕으로 능수능란하게 역사를 활용했다. 하지만 크래프트 사례는 기업이 역사를 활용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한 첫 단계에 불과하다. 리더는 공동의 노력을 고취시키고 미래를 위한 현명한 전략을 고안해야 한다. 역사는 양 측면에서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다. 리더가 직원들의 생산적인 협력을 장려하기 위해 기업 역사를 활용하면 정체성을 공고히 다지고 목적 의식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사람들이 공감하는 목표를 제시할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의 역사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다. 과거에 대한 이야기의 형태를 띤 역사는 다채로운 설명 도구의 역할을 한다. 또한 경영자가 변화를 위한 근거를 제시하고 사람들에게 도전 과제를 극복하고픈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역사를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면 문제 해결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 실용적인 통찰력과 타당한 일반화, 의미 있는 관점을 제시하는 도구(한창 유행 중인 온갖 경영 관행과 매 순간의 잡음을 뚫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도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조직의 역사를 파헤쳐 쓸모 있는 과거를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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