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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Perspective

동료가 계속 실수한다면… 정확한 인식이 출발점 外

앤 필드 | 64호 (2010년 9월 Issue 1)
세상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조직들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요즘 조직들은 협력적 파트너십, 비공식적 관계, 매트릭스체제 등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때문에 한 직원이 실수를 하면 동료가 곤란에 빠질 수 있다.
경영 전문가라면 누구나 긍정적인 업무관계가 업무수행의 필수요건이라 생각할 것이다. 동료가 주어진 업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해 당신의 업무에 영향을 미친다면 어떻게 할까? 동료의 실수를 생산적으로 대응하면 둘 사이의 장벽을 허물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료와 자신 모두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동료가 업무기한을 넘기거나, 주어진 업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거나, 그릇된 데이터나 정보를 제공한다면? 어떤 문제든 당신의 동료는 지식, 경험, 의식 부족으로 악의 없는 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충분한 정보 없이 실수를 확신하거나 이에 대응하지 않도록 하라.
 
문제를 파악하라
우선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문제가 단기적인 건지, 즉 동료에게 개인상,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장기적인 건지, 즉 능력이 부족하거나 조직과 문화적인 충돌이 있는지를 파악하라. 밥슨 대학의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 교수이자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영향을 미치는 방법(Influence Without Authority)>의 저자 앨런 코헨은 “동료가 다른 직원들의 도움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그에게 개인적인 문제가 생겼는지, 아니면 그가 당신만큼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는지 당신은 모를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주위 동료들도 당신처럼 생각하는지를 확인하라. 이때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라.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 나서서 이를 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교수이자 <X팀: 리드하고 혁신하고 성공하는 팀 만들기(X-Teams: How to Build Teams that Lead, Innovate, and Succeed)>의 저자인 데보라 안코나는 말한다.
 
동료와 직접 대화하라
남들도 당신과 비슷하게 생각한다면 그 동료와 직접 대화해보라. 대화는 사적인 자리에서 하는 게 좋다. 이때 동료를 비난하거나 탓하지 마라. 그의 태도가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라.
하버드대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리처드 해크먼 교수는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상대방의 성격 탓으로 돌리려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상대방의 태도가 아닌 인성을 공격하게 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동료와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둘의 공통 목표를 바탕으로 논의해야 한다. 해크먼 교수는 “‘일을 또 망쳤구나’ 라고 말하는 대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말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동료가 실수를 범하는 이유를 안다고 가정하지 마라. 해크먼 교수는 “자신이 틀렸다는 점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동료에게 “무슨 일 있어요?” 아니면 “내가 상황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 건가요?” 라는 질문을 해보라. 분명 동료는 자신의 실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거나, 자신의 행동이 다른 직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알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도움을 줘라
동료의 실수가 일시적인 거라면, (예를 들어 가족에 아픈 사람이 있어 그랬다면) 도움을 주겠다고 말해보는 게 좋다. 더 나아가 동료의 실수를 감싸주기까지 한다면 그와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자신의 업무와 별도로 동료의 일을 대신 해주고 다른 동료들에게 그의 업무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것은 어떨까? 안코나 교수는 “직장이란 대인관계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성원들이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고 구축하고 싶어지게 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동료의 행동에 대해 거짓말을 하거나 그의 업무를 계속해서 대신 하라는 게 아니다. 이 상황이 일시적이라는 둘 사이의 분명한 동의 하에서만 동료의 행동을 덮어줘야 한다.
실수의 원인이 실력 부족 같은 장기적인 문제라고 판단되면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같이 고민해 주겠다고 제안하라.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동료는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방법을 터득하거나 필요한 경우 상사에게 도움을 청할 것이다.
동료의 실수들을 계속 보고만 있는 것은 옳지 않다. 코헨은 “경쟁이 심한 조직체에서는 동료가 제 발에 걸려 넘어져도 도와주지 않으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 동료를 도와준다면 그는 더 고마워 할 것이다”고 말한다. 동료에게 관대함을 베풀면 그는 나중에 당신이 실수를 했을 때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된다. 직장 내 인간관계의 근본 원리는 상호성(reciprocity)이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보호하라
동료가 당신의 지위를 약화시키거나 당신의 성과를 가로채기 위해 고의로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안코나 교수는 “정치가 개입되면 대응하기 더욱 힘들어진다”고 말한다. 다행히도 이런 사례는 매우 드물다. 코헨 교수는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지만 ‘독사’ 같은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그는 “동료의 실수가 고의적인지는 가장 마지막 순간에 생각할 문제”라고 말한다.
안코나 교수는 동료의 실수가 결국 고의적인 것으로 확인되면 정면대응을 통해 동료를 단념케 하라고 조언한다. 이 방법이 효과적이지 않으면 다음 방법들을 사용하라.
첫째, 본인의 업무가 남들 눈에 띄도록 하되, 자랑은 자제하라. 수동태를 지양하고 능동태를 사용하라. 회의를 할 때 “이 분석자료는 자원을 어디에 투자해야 좋을지를 보여줍니다”라고 말하지 말고, “자원을 어디에 투자해야 좋을지에 대한 분석자료를 여기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하라.
둘째, 업무 공유 자리에서 발표를 주도하라. 사람들은 보통 회의실의 앞쪽에 앉은 사람이나 적극적 참여자들 중 최소한 한 명 정도를 리더로 생각한다.
셋째, 인정 받아야 마땅한 것은 인정받으려 노력하라. 떠벌리고 다니라는 말이 아니다. 자신이 관여한 업무 부분을 부각시키거나 자신의 노력이 들어간 부분을 상사에게 정확히 알려라. 동료를 험담하지 마라. 부정적인 말은 동료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도 문제가 계속된다면…
당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료의 고의적 실수는 멈추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당신의 경력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우선 향후에는 이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것을 가능한 한 피하라. 어쩔 수 없이 같이 일해야 한다면 위에서 언급했던 보호 방법들을 사용하라. 상사에게 말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상사에게 그 동안 본인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되, 개입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분명히 말하라.
자신의 프로젝트가 실패 위험에 처했다거나 하는 극단상황이 아니라면 동료의 상사에게까지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왜냐면 그 동료가 조직에서 완전히 고립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둘 사이의 관계도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조직체가 상사에게 문제를 얘기하는 직원을 ‘팀 플레이어’ 정신이 결여됐다고 인식한다.
명심해야 할 원칙
해야 할 일
-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한다.
- 동료의 실수가 당신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말한다.
- 동료가 과다 업무나 개인상의 문제 등 일시적인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도움을 제안한다.
하지 말아야 할 일
- 조직 내 그 누구에게도 동료에 대해 험담하지 않는다.
- 당신의 동료가 자신의 실수를 인식하고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 당신의 동료 및 상사와 대화하기 전에 동료의 상사에게 얘기하지 않는다.
 
사례 연구 1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실수를 해결한 사례
드류 차토는 보안 인증 서비스 전문업체 베리사인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그에게 긴밀한 협력은 업무의 일부가 아닌 전부다. 그가 코드를 작성하면 동료들이 이를 검토하고 이를 종합해서 완성된 코드를 만들어낸다.
드류의 동료인 에디는 드류 만큼 재능이 있었지만 경험은 부족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코드 작업에 익숙지 않았다. 그런데도 에디는 모르는 점을 질문하는 대신 혼자 가정하고 과제도 빨리 끝내는 데만 급급했다. 드류는 정기적으로 에디의 실수를 발견했고 다시 작업하도록 지시해야 했다. 에디는 지시는 받아들였지만 계속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매번 같은 지적에 지친 드류는 에디에게 주어진 과제를 충분히 이해한 후 코드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고 도와주겠다고 했다. 이로써 에디는 드류와의 대화를 통해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는 대신 회사의 업무 방식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드류는 “올바른 질문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디는 드류의 제안을 잘 받아들였다. 그는 드류가 경험이 더 많으며, 자기의 일을 재작업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드류의 도움으로 에디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실수를 해결할 수 있었다. 드류는 에디와의 대화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했지만 코드 검토 과정에서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에디와 갈등 없는 강력한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사례 연구 2 정도를 넘어선 지나친 대응
앨런 코헨은 미 매사추세츠주 밥슨대의 교수 및 학장을 역임하고 있다. 학장이 되기 전 코헨은 자신이 교수로 있는 과의 부학과장인 칼과 함께 일한 적이 있다. 당시 코헨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칼의 승인이 필요했다. 그런데 칼은 재무관리 전공이 무색할 정도로 신규프로그램 비용을 산정할 때 자꾸 실수를 했다.
걱정이 된 코헨은 학과장을 찾아가 칼의 문제에 대해 얘기했다. 한창 얘기 중에 갑자기 칼이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칼은 바로 옆에 자신의 사무실이 있으며, 학과장과 자신의 사무실 사이에 칩이 있어 대화를 모두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코헨은 “그 후 둘 중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지만 관계를 회복하기까지는 1년 이상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학과장에 가기 전에 먼저 칼과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먼저 칼과 얘기했다면 관계를 지속시키고 어쩌면 그를 도와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직관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할 수 있다. 다년간의 경험을 축적한 사례라면 더욱 그렇다. 산전수전 다 겪은 포커 선수는 눈에 엑스레이를 단 듯 상대가 쥔 카드와 허세를 날카롭게 간파한다. 노련한 소방관은 극한의 상황에서 건물의 불길이 어디로 번질지 예측할 수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의 베테랑 간호사는 아기가 치명적 병균에 감염되면 혈액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를 알아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포커 선수는 육감이 뛰어나고, 소방관은 불길을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느끼며, 간호사는 그냥 감염을 눈치챌 뿐이다. 어떤 징후를 가지고 판단을 내리는지는 이들도 알지 못한다. 그냥 자신도 모르는 새 직관적으로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만 보면, 직관은 신뢰할 만한 능력이며 즉각적으로 결정을 내리거나 미래를 예측할 때 요긴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는 직관에 대한 의존을 버려야 한다. 직관적 판단이 맞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고찰한 연구는 상당히 많은데, 대니얼 카네만과 게리 클라인의 공동 논문 <직관적 전문성의 조건: 새로운 시각의 차단>이 그 좋은 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확한 직관력을 키우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가령, 체스 선수들은 10년 동안 체스를 집중 연구하고 경기에 성실히 참여해야 말의 움직임에 따른 모든 경우의 수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다.
둘째, 직관력은 당사자가 결정의 힌트를 얻고 자신의 결정이 가져온 결과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환경에서만 효과적이다. 여기서 ‘힌트’라 함은 다음에 일어날 상황을 알려줄 정확한 신호를 뜻한다. 포커 게임이나 소방 현장에서는 가능하지만 주식시장과 같은 환경에서는 얻기 힘들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믿고 싶겠지만, 증시의 미래 향방을 예측하는 직관력을 계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가 향방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공개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신생아 중환자실의 경우, 직관적 판단이 가져온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중환자실의 아기들은 장기 입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가 치료 환경을 떠난 후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없는 병동에서는 직관적 판단이 옳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신생아 병동과 달리 직관에 의존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
셋째, 인간의 직관력은 일관성이 없다. 전문가조차 일관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연구진은 임상심리학자들이 환자 진단을 위해 사용하는 기준을 조사한 후, 이 기준에 입각해 간단한 진단 모델을 구축했다. 그리고 이 모델을 사용해 새로운 환자를 진단한 후, 심리학자들에게 같은 환자를 진단하도록 했다. 그 결과, 심리학자가 직접 내린 진단보다 이들의 지식을 기반으로 구축된 컴퓨터 모델의 진단이 더 정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번 다른 직관적 느낌에 의존한 심리학자들이 자신의 지식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퓨터로 만든 진단 모델은 혼란을 느낄 직관력을 갖고 있지 않다. 
 넷째, 빠른 판단일수록 오판일 가능성이 높다. 잘못된 결정을 유도할 만한 편견은 모든 사람에게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독일 자동차의 평균 가격이 10만 달러 정도인가요?”라고 물어본 후 평균 가격을 짐작해 보라면 사람들은 BMW를 비롯한 고급 브랜드를 기준으로 가격을 계산한다. 그러나 “3만 달러 정도인가요?”라고 물어본 후, 평균 가격을 요구하면 사람들은 폭스바겐과 같이 가격이 훨씬 낮은 차량을 기준으로 생각한다. 그 결과, 두 경우 가격은 평균 3만5천 달러, 많게는 절반까지 차이가 났다. 이처럼 정보가 제시되는 방법으로도 우리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생각이 발생하는 경로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경험이 풍부한 사람일지라도 즉흥적으로 얻은 발상이 전문가의 믿을 만한 직관력에 의한 것인지, 잘못된 선입견에 의한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직관에 대한 우리의 직관력은 엉성하기 그지없다.
관련 연구를 찾아본 결과, 직관력은 톰 크루즈의 연기와도 비슷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존중할 가치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심하게 과대평가됐고,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온다.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복잡한 상황에서 인간의 직관력을 대신할 효과적 대안이 존재할까? 물론이다. 자료의 홍수, 특히 아주 복잡한 자료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는 다양한 통계적 기법에 의존하면 된다. 이를 이용하면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사안에서 최선의 추정치를 도출할 수 있다. 양식 있는 통계학자라면 통계 기법이 완벽하다거나 반드시 옳다고 장담하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기법의 정확도가 높은 건 분명한 사실이다. 
 통계적 기법은 와인 감정을 포함한 거의 모든 평가에 적용 가능하다. 미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인 올리 애신플레터는 겨울과 추수기 강우량, 농작기 기온 등의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보르도 와인의 품질과 최종 판매가격을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저명한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애신플레터의 모델을 두고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사기”라며 “어이가 없어서 웃음 밖에 안 나온다”고 폄하했다. 그러나 이안 아이레스 예일대 교수는 자신의 유명 저서 <숫자 혁명 시대: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와인의 품질에 대한 애신플레터의 예측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고 평가했다.
물론 고가 보르도 와인의 적정 가격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러나 각 대학 경쟁력, 인후염 및 소화기 장애 진단, 직업 선택, 특정인이 비행 청소년이 되거나 직장을 다니거나 자살할 가능성 등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우리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다 준다. 언뜻 보기에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상기 분야들에서 통계 자료에 입각한 알고리즘은 전문가의 직관적 판단보다 정확도가 17% 이상 높았다.
인간의 판단력이 통계 모델보다 뛰어난 분야도 많지 않을까? 안타깝지만 찾기가 힘들다. 인간의 판단력과 통계적 모델의 판단력을 비교한 연구는 136개가 있는데, 2000년에 이러한 연구들만 특별히 조사한 논문이 발표됐다. 그 결과, 둘 사이에 어떤 실제적 차이도 발견하지 못한 연구는 2개에 그친 반면, 통계 모델이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났던 연구는 63개였다. 반면, 인간의 판단력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는 8개 밖에 되지 않았다. 굳이 점수를 매겨 보자면 직관력이 승리할 가능성은 6%, 패배할 확률은 46%였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인간의 직관력과 전문가 판단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가? 심각하게 묻고 싶을 정도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중요한 상황에서는 인간의 판단력보다 구체적이고 감정을 배제한 재미없는 통계 자료에 의존했을 때 훨씬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직관적 판단을 내리는 전문가들은 수용하기 힘든 결론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환자나 고객, 주주처럼 이들의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보다 이들의 자존심이 더 중요한 건 아니다.
그렇다면 전문가 의견을 전부 배제하거나 자의적 판단의 소지를 없애고 무조건 컴퓨터 결정을 따르라고 요구해야 하나? 사실 특정 분야에서는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신용 점수다. 신용 점수는 신청자의 대출금 상환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도구로 유용하게 사용되며, 금융기관들은 오래 전부터 신용 점수를 바탕으로 대출 여부를 결정해 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출 기관이 신용 점수를 무시하거나 간과하면서 발생했다. 직관력 때문이라기보다는 노골적인 탐욕 때문이었지만, 통계적 모델이 필요한 이유를 분명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통계적 모델은 탐욕을 가질 리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람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현명하지도 않다. 이보다는 ‘근거기반 의학’의 선례를 따라 컴퓨터가 입수 가능한 자료와 지식을 바탕으로 일차적 답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이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전문가는 컴퓨터가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내린 일차적 결정을 번복하거나 최종 결정으로 확인할 권한을 갖는다. 이 시스템을 통해 결정 번복의 발생 빈도와 이유를 조사하고, 빈도에 대한 통계 자료를 전문가와 이들의 책임자에게 보고하며, 이렇게 해서 내려진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확인한다면 컴퓨터의 통계적 모델과 책임자의 직관력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료는 더욱 풍부해지고 컴퓨터 성능은 개선되며, 예측 알고리즘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중요한 사안일 경우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의견 일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룹 차원(개인적 의사결정과 구분)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노력도 진행된다. 그렇게 된다면 컴퓨터를 통한, 혹은 컴퓨터를 이용한 의사결정의 ‘시장 점유율’은 증가하고 직관력의 점유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 입지의 감소는 애석한 일이지만, 직관적 의사결정의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순리라는 생각이 든다.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직원들은 고객들을 더 잘 섬긴다. 당신의 회사가 고객들에게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이 만족감을 표시하면, 직원들은 일을 더 잘 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일종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불황기의 비용 삭감은 이 선순환 고리를 끊어버릴 수 있다. 직원의 수가 줄면서 업무량이 늘어나고, 남아있는 직원들이 동료의 해고를 보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고 의욕이 저하되면서, 결국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고 고객들은 경쟁사로 옮겨갈 수 있다. 때문에 불황기에는 서비스 질과 직원의 사기를 저하시키지 않고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몸집이 작아진 상태에서도 직원과 고객을 잘 섬기려면 직원과 고객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오류에 빠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직원과 고객에게 예전처럼 많은 자원을 투입하지 않고도 여전히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고객과 직원들을 존중하고 올바른 전략을 세운다면 직원 헌신-고객 만족 간의 선순환 고리가 단절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경기가 회복된 후 당신의 회사를 더 큰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직원을 해고해야 한다면 고객 경험을 염두에 두고 하라
베인 앤드 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지속적 성장을 위한 1등 기업의 법칙(The Ultimate Question: Driving Good Profits and True Growth)>을 집필한 프레데릭 라이켈트는 “가치를 생산하지 못하는 직원들을 관리한다고 그들의 충성심이 고취되는 건 아니다. 이는 권위적인 처사일 뿐 아니라 파멸의 지름길이다. 충성심이란 바로 앞에 놓인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고객과 직원의 복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생기기 때문이다”고 강조한다. 이를 깨달으면 불황기 때 어떤 부분의 인력을 감축해야 할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연히 호황일 때나 불황일 때 모두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생산적인 직원이 해고되는 일을 보고만 있어야 할 때다. 회사가 힘들 때 직원을 해고하는 일이 직원에 대한 불충 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고는 가능한 한 다른 방안들을 충분히 생각해본 다음에 어쩔 수 없을 때 해야 하고, 해고하기로 마음을 먹은 후에는 대상자에게 이유를 정확히 전달한 후에 실행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명예 교수인 제임스 L. 헤스켓은 “더 창조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인력삭감이라는 쉽고 즉각적 방법을 취하면 결국 큰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헤스켓은 얼 새서 주니어 및 레오나드 A. 슈레진저와 <서비스 수익 체인(The Service Profit Chain)>의 공동 저자다. 이 책은 선순환 고리란 고객을 만족시키고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때 형성된다고 말하고 있다. 헤스켓은 서비스 품질에 끼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은 채 직원을 해고하는 건 큰 실수라고 지적한다. “현명한 기업들은 곤경에 처했을 때 업무 역할 변경, 업무 공유, 업무시간 단축 등을 통해 종업원 일자리를 보전하려 한다. 직원들이 다른 업무를 하면 호황기 시절의 업무 시간이나 보상수준을 누리진 못해도 최소한 일자리는 지킬 수 있다. 결국 직원과 경영진 간 신뢰를 형성하고 직원들이 고객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불황기야말로 직원들에게 고객들을 더 잘 섬기게 하고, 회사도 고객들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최적기다.
보스턴에 위치한 패트리샤 세이볼드 그룹의 CEO이자 <아웃사이드 혁신: 기업과 고객들이 회사의 미래를 공동 설계하는 방법(Outside Innovation: How Your Customers Will Co-Design Your Company’s Future)>의 저자인 패트리샤 세이볼드는 해고를 안 해본 기업은 없겠지만, 위대한 기업은 고객들을 꾸준히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한다. “위대한 기업들은 고객경험이 기업의 생존력, 성공력, 수익력 창출의 핵심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성과 중심의 보상수준을 정할 때 고객을 만족시켰는지를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녀는 “이 기업들은 일종의 서약을 통해 직원들이 고객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한다.
그래도 해고를 해야 하면 그에게 보너스를 제공하라. 헤스켓은 어쩔 수 없이 누군가를 해고해야 한다면 그를 미래고객으로 간주하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놔주어야 한다면 일종의 안전망을 설치하라. 그를 위해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고, 전직을 도와라. 그를 미래 잠재고객이나 미래의 직원으로, 즉 언젠가는 회사와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대우하라”고 충고한다.
헤스켓은 고객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기업이 직원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한다. 고객들은 어떤 기업이 직원들을 보전하려 했는지, 또 어떤 기업이 주주를 위해 직원들을 희생시켰는지를 기억하고 있다가 제품 구매 시 반영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고객 해고도 고려하라
직원 삭감만 생각하다 보면 도움이 되는 다른 대책들, 즉 고객도 해고할 수 있다는 점은 미처 생각하지 못할 수 있다.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칠 줄 모르는 요구를 하는 고객들이 필요하다. 경영 컨설턴트이자 <새로운 시장의 리더: 누가, 어떻게 고객유치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는가?(The New Market Leaders: Who’s Winning and How in the Battle for Customers)>의 저자인 프레드 비어세마는 이런 고객들을 도전적 고객(stretch customers)이라 부른다. 모든 도전적 고객이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 그는 “도전적 고객들은 신규수요를 선도하는 고객들이다.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으면 사업은 더 잘될 것이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차원에서 도전적 고객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후발 고객(lagging customer)은 사업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도전적 고객과 분리해야 한다. 기업들은 고객들을 구분하고 누구를 섬길지를 정해야 한다. 상당한 매출을 올려주는 고객이 아니라면,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고객이라면, 실제가치보다 더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고객이라면, 이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마라. 이런 고객들은 직원들을 귀찮게 하고 기업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직원 해고가 자동적 결정이 아니어야 하듯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고객들을 놓아주는 일도 마찬가지다. 라이켈트는 “하청업체나 고객들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이들을 갑자기 놓아주지 말고, 그들에게 해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솔직하게 전달하라. 당신의 모든 파트너들에게 당신의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와 원칙을 상기시켜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때 당신의 결정이 회사원칙에 부합되며, 불황기여서 규칙을 어기는 게 아니라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
 
불황기는 충성심을 고취할 수 있는 기회
라이켈트는 불황기에도 긍정적인 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호황기에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기도 하고 높은 보수를 요구하기도 하며, 이직을 빌미로 더 많은 보수를 받기도 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직원들의 충성심을 고취하기가 쉽지 않다. 그는 “불황기에는 기업 리더들이 실적뿐 아니라 회사의 핵심원칙과 충성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높은 레버리지를 갖고 있다. 불행히도 리더들은 직원들에게 충성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충성심이 고취되지 않으면 서비스 품질 저하 및 가격 상승으로 결국 고객과 직원들이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는 말을 해줄 수 없다”고 말한다.
충성심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라이켈트와는 달리, 비에세마는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주의다. 불황기에는 고객들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비에세마는 “불황기에는 고객들이 안전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더욱 고객지향적이 되고 직원의 충성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고 한다. 직원들이 자기의 회사가 고객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들은 불황기에도 기쁜 마음으로 고객을 응대할 것이다”고 말한다.
워커 인포메이션의 부사장이었던 마크 드리진은 직원과 고객 중 한 쪽을 만족시키면 자연스럽게 다른 쪽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인디애나폴리스에 소재한 워커 인포메이션은 고객과 직원의 만족도와 충성도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다른 항공사들이 사우스웨스트를 따라잡지 못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올바른 일만 행하기 때문에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직원과 고객 충성도를 자랑한다”고 말한다. 행복한 고객과 행복한 직원은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준다. 고객과 직원을 서로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어떤 방법으로도 이들을 분리할 수 없다.
 
편집자주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세계 최고 경영대학원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Harvard Management Update>의 주요 아티클들을 게재합니다. <Harvard Management Update>는 경영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도 실천적 조언들을 제공합니다. 이 코너를 통해 기업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관점의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2010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출판(NYT 신디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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