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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교수의 Leader’s Viewpoint

동기 3.0시대,목적의식이 조직원을 뛰게 한다

정동일 | 114호 (2012년 10월 Issue 1)

 

 

 

 

편집자주

 

리더들의 모습은 제각각입니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리더부터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섬기는 리더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을 것처럼 보이는 리더들의 모습 속에서도 일관되게 흐르는 보편적 원리는 존재합니다. 리더십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온 정동일 연세대 교수가 다양한 리더들의 모습을 통해 경영과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시공을 초월한 리더십의 근본 원리에 대해 많은 통찰을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지난 호 칼럼에서 필자는 리더의 존재 가치는 미래에 대한 신나는 꿈으로부터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꿈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그래서 리더를 리더답게 만드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부하들이 리더의 꿈을 공유하기 시작하면 폭발적인 에너지가 생겨나고 일에 대한 열정이 우러나 조직을 위해 희생하게 된다. 부하들의 열정과 희생은 강요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꿈을 통해 이끌어 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좀 더 많은 리더들이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목적이 이끄는 삶?

 

이번 칼럼에서는 리더십에 있어 목적의식이 가진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자. 21세기에 소설 이외의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무엇일까? 바로 2002년 미국의 릭 워렌이란 목사가 저술한 <목적이 이끄는 삶>이다.1 기독교인들뿐 아니라 다른 종교를 믿는 수많은 사람들까지 구입을 해서 2007년까지 무려 3000만 부가 팔린 기록을 세웠다(필자가 최근까지 팔린 총 판매 부수를 찾으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스티븐 코비 박사가 1989년에 펴낸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누적 판매 부수가 2500만 부라고 하니 <목적이 이끄는 삶>이란 책이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출간됐을 당시 책 제목 그대로목적이 이끄는 삶신드롬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종교적 신념에 상관없이 왜 수많은 사람들이 한 목사가 저술한 책에 이토록 많은 관심을 보였을까? 그 이유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사물과 현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일을 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먹는 의미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사람이란 존재는 이렇게 가장 본능적이고 기본적인먹는다는 행위에조차도 의미를 부여하고 거기서 특별한 무엇인가를 찾기 원한다.

 

필자는 목적의식(a sense of purpose)이야말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동물 가운데 사람만이 유일하게 목적의식에 따라 행동한다. 동물도 새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일정한 목적에 따라 행동하지만 그것은 아마도 본능에 가까운 것이지 사람들이 목적의식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행동을 하는 것과 동일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목적의식이란?

 

목적의식의 사전적 정의는자기 행위의 목적에 대한 뚜렷한 자각이다.2 , 내가 어떤 행위를 하면서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이에 대한 의미 부여라고 할 수 있다. 음식을 섭취할 때 이를 단순히생존을 위해 배를 불리는 행위라 인식하지 않고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만드는 것이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다. 그래서 때로는 목적의식 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하고 고통을 감수할 수 있는 힘이 나온다.

 

결국 나의 삶은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리더십에 관한 수많은 책을 저술한 미국의 존 맥스웰이란 분은 <리더십골드>란 책에서결국나는 세상에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해보는 것이 리더로서 목적지향적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무엇을 남기기 위해 삶이란 여정을 가고 있는가? 이런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확신 없이 주위의 기대나 해야 할 일에 의해 내 인생이 매일 반복되고 지배된다면 어느 날 문득 주체할 수 없는 공허함이 나를 엄습할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는 리더십 강의를 하면서리더십은 결국 레가시(legacy)를 남기는 일일지도 모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지금 이끌고 있는 팀이나 부서, 조직을 떠날 때 나는 남겨진 부하 직원들에게 어떤 리더로 기억될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면서 부하들을 이끌어가면 리더로서 범하기 쉬운 많은 실수를 어렵지 않게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 중 한 명인 클레어 부스 루스란 분은위대한 리더란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어야 한다(A great leader is one sentence)”라고 이야기하며 리더로서의 목적의식과 레가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대학농구의 전설적인 감독 존 우든의 한 문장

 

존 우든 감독은 1948년부터 1975년까지 미국 UCLA 농구팀 감독으로 전미대학 농구선수권대회(NCAA)에서 10차례나 우승을 차지했고 12년 동안 무려 88연승을 기록한 미국 대학 농구계의 전설이다. 40여 년간의 감독 생활 중 664 162패를 기록해 80.4%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남겼다. 카림 압둘 자바 등 수많은 농구 스타가 그의 코치를 받았고 선수들은우든 감독님은 자신이 하지 않는 일은 절대로 선수들에게 요구하지 않았던 솔선수범의 리더십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셨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절대적인 존경심을 표현했다. 그의 탁월한 리더십은 많은 책에서 다뤄졌고 스포츠는 물론이고 기업 경영의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사례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감독으로 이렇게 전무후무한 업적을 달성한 존 우든 감독의 위대한 점은 다른 곳에 있다고 믿는다. 92세가 된 존 우든 감독은당신이 남긴 유산은 무엇이고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냐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을 했다고 한다. “트로피와 전국 우승팀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이해심이 많았던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3

 

리더로서 나의 문장은 무엇일까?

 

리더십에 대한 연구와 강의를 하며 사는 필자도 가끔씩 이런 고민을 할 때가 있다. 나를 아는 많은 지인들이 필자를 어떻게 기억했으면 하는가? 새벽부터 일어나 강의준비를 하고 리더십에 대한 연구를 하고 때론 밤10시가 넘은 시각까지 리더십 강의를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면도대체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혼란스러울 때가 가끔 있다.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많은 독자들도 자주 경험했던 일일 것이다.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열정적으로 매진할 수 있는 에너지는 생기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자도 순간순간적당히사는 법을 배우게 되고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이 정도면 잘 살고 있는 거야와 같은 방법으로 스스로와 대화 나누기를 시작한다.

 

리더로서 나는 무엇을 남기려 하고 나의 한 문장은 무엇일까? 나는 무슨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매일 아침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일까? 필자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나를 신나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면 출근길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것이란 믿음으로 이를 찾기 시작했고 그 답은 다음과 같았다. “리더로서 나는 리더십 연구와 강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열정적인 삶을 산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리더로서 나의 한 문장을 아래의 빈 칸에 적어 보길 바란다. 여러분의 삶이 지금보다 두 배쯤은 더 의미 있고 열정적으로 바뀔 수 있으리라 필자는 확신한다.

 

리더로서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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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익을 극대화하는 존재인 동시에 목적을 극대화하는 존재다

 

많은 사람들이 힘든 직장생활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이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전부를 바쳐 열심히 일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부를 축적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는프로핏 맥시마이저(profit maximizer)’라 할 수 있다. 리더로서 부하들을 잘 이끌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경제적인 욕구들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이윤 극대화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부하들을 지속적으로 동기부여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경제적 보상은 단기적으로 사람들의 의욕을 높이고 성과를 창출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일 자체에 대한 흥미로움과 내적인 동기를 저하시키는 부작용이 있다.그러나 아직도 많은 리더나 기업들이 외적인 보상을 통해서만 목표달성을 하고 성과를 높이려는 노력에 더 집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외적 보상 중심의 동기부여 방식은 인간을 단순히 부와 경제적 가치를 향상시키려 노력하는 프로핏 맥시마이저라고 규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수많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사람은 항상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고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는 데도 말이다.4

 

목적지향적인 동기 3.0의 시대가 왔다

 

최근 다니엘 핑크라는 미국의 경영사상가는 <드라이브>란 책에서 생물학적 동기가 사람의 행동을 지배하는동기(motivation) 1.0’ 의 시대에서 경제적인 보상을 바탕으로 한동기 2.0’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일이 주는 즐거움 자체에서 사람들의 동기를 유발해야 하는동기 3.0’의 시대가 됐다는 주장을 했다.5

 

동기 3.0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항목 중의 하나가 바로 목적의식에 기반을 둔 리더십이다. 다니엘 핑크가 이야기하는 퍼포스 맥시마이저 (purpose maximizer)’란 사람은 경제적 보상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자신이 하는 일에 끊임 없이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 목적의식이 부여되면 훨씬 더 많은 에너지와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목적의식을 추구하는 존재 (purpose seeker)이기 때문이다.

 

목적의식은 조직 구성원들에게 일을 하는 의미와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재미있는 사례가 하나 있다. 미국 어느 대학의 기부금을 모집하는 부서의 직원들이 도무지 일을 열심히 하질 않았던 모양이다. 기껏 일해봐야 한 주에 전화를 통해 모금하는 금액이 직원 평균 185불 남짓했다. 인건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부서를 담당하는 매니저는 해고한다는 협박도 해보고 기부금을 많이 모금하는 직원들에게 경제적인 인센티브도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봤다. 그러나 직원들의 일에 대한 태도는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다. 하기야 매일 얼굴도 한번 본적 없는 졸업생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기부금이나 달라고 하는데 누가 그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매니저는 한 가지 생각을 해 내게 된다. 그들이 모금하는 돈으로 장학금을 받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초대해 이들과 점심식사를 하게 했다. 그랬더니 바로 다음 날부터 직원들의 업무태도가 180도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모금활동에 몰입했고 결국 직원 한 명당 한 주에 모집하는 금액이 503불로 이전보다 무려 2.7배 향상됐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근무하는 구조요원들을 보면 대개 고등학교나 대학교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하든지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 친구들의 근무 태도는 불성실하다 못해 불량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근무시간에 잡담만 하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최고조인 나이이다 보니 같이 근무하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인명을 구조하는 일보다 더 강했음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러다 혹시 수영장에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마음 때문에 스포츠센터를 관리하는 매니저가 어린 학생들에게 사례집 하나를 읽혔다고 한다. 스포츠센터 구조요원들이 사람의 목숨을 구한 사례집이었다.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 구조요원들의 업무량이 40%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 두 사례에서 모든 리더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은 경제적 인센티브가 이들의 업무태도를 바꾸고 업무량을 높이고 실적을 개선하지 않았다란 것이다. 이들이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게 된 이유는 자신이 하는 일의 소중함과 목적의식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이 단순히 기부금을 걷는 것에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일로 탈바꿈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당 10달러씩 벌기 위해 하는 아르바이트에서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일이란 목적의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목적의식은 사람들에게 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열정을 갖게 하며 자신을 희생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펜실베이니아대의 애덤 그랜트 교수는자신이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만족도가 높을 뿐 아니라 훨씬 더 생산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목적이 이끄는 삶에서 목적이 이끄는 조직으로

 

목적의식과 일에 대한 의미는 이렇게 경제적 보상이 줄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우리에게 주기 때문에 부하들의 동기부여란 측면에서 리더들에게 아주 중요한 개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소수의 선진 기업들은 목적의식을 통해 조직에 혼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을 단순한 종업원이 아니라 목적의식에 불타는 전사로 탈바꿈시키려 한다. 매출과 이윤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의미 있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목적이 이끄는 조직(purpose-driven organization)이 생겨난 것이다.

 

기업 혁신을 강의하면서 필자는 참석하는 분들에게 혁신을 왜 하려 하는지에 대해 반드시 물어본다. 많은 리더들이 필자에게 주는 대부분의 대답은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변화하는 환경에 효과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등이다. 물론 어느 정도 맞는 답이다. 하지만 필자가 정말 기대하는 답을 주는 기업의 CEO는 그리 많지 않다.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인 P&G를 살펴보자. P&G는 혁신 신제품이 회사 매출과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 15%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 50%에 달할 정도로 혁신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위대한 기업이다. 그런 P&G에서는 상부에서 하부로 전해져 내려오는 목적의식 속에 모든 혁신은 사람들(소비자)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다시 말하면 P&G의 혁신 속에는 소비자의 삶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의식이 바탕이 돼 있다. 그런 의미에서 P&G는 목적이 이끄는 조직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필자가 듣기 원했던 답이 바로우리 회사는 소비자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혁신을 합니다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지넨텍(Genen- tech)이라는 회사는 암과 당료 치료제를 비롯한 각종 질병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기업이다. 2012 1 <포춘>이 선정한일하기 좋은 미국의 100대 기업에서 14위를 하는 등 미국 내에서 일하기 좋은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보람이 있을까 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일을 하다 보면 자신의 일이 매일 소중하고 의미 있게 느껴지지는 않는 법이다. 오죽하면 매해 조사하는 직업 만족도에서 항상 하위에 속하는 직업 중 하나가 의사일까? 하지만 지넨텍은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근사한 목적이 이끄는 기업 중의 하나다. 지넨텍은 직원들에게 일에 대한 의미를 지속적으로 깨닫게 하고 목적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본사 주변에 있는 암투병 환자들을 회사에 초대해 직원들과 식사를 하게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일이 환자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고 소중한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일깨워주기 위해 노력한다.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원들은 치료제 개발에 따른 인센티브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보는 암환자들의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 전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목적이 이끄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어떤 기업들은 고객들과 함께 노력하기도 한다.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발을 판매하는 탐스(Toms)라는 기업은 소비자가 신발을 한 켤레 구입할 때마다 저소득 국가 아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증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탐스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을 단순한 구매자 또는 소비자에서 후원자(benefactor)로 탈바꿈시켜 준다. 필요한 신발 한 켤레 사는데 나를 저소득 국가 아이들을 도와주는 후원자로 바꿔주니 이를 마다할 고객이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목적이 이끄는 조직으로 변신하게 되면 조직 구성원들은 단순히 돈을 벌고 매출을 늘려 수익을 높이는 일을 하는 종업원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참여자로 발전하게 된다. 이는 구성원들의 몰입을 높이고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더 나아가서는 주인의식을 높이게 해준다. 한마디로 조직 구성원들이 목적의식을 공유하게 되면 조직을그들의 회사(their company)’에서우리 회사(our company)’로 탈바꿈시켜 준다.그래서 지금 미국에서는 목적이 이끄는 기업에 대한 평가가 한창이다.6

 

한국의 많은 기업이 목적의식을 통해 혼이 있는 조직으로 발전하기를

 

리더는 현상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다. 부하들은 리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리더는 그래서 부하들의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한다. 리더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부하들에게 높은 기대치를 전달하면 부하들은 열정과 희생으로 보답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위대한 리더들은 부하들과 목적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던 퍼포스 맥시마이저였다. 경제적 보상도 좋지만 조직 구성원들에게 목적의식을 불어넣어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가볍게 만들어주는목적이 이끄는 기업을 추구하는 리더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djung@yonsei.ac.kr

 

필자는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빙엄턴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를 거쳐 2008년부터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4년 미국경영학회 서부지부로부터올해의 유망한 학자상을 받았다. 2010년 리더십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의올해의 최고 논문상을 수상했으며 매일경제 선정 한국의 경영대가 30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주 연구 분야는 리더십과 조직행동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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