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이 위임을 망설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의 역할이 축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있다. 하지만 위임은 리더가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자에서 전략가로 역할을 확장하는 과정이다. 리더는 ‘나 없으면 안 된다’는 가짜 효능감에서 벗어나 팀이 자율적으로 성과를 내며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위임을 ‘리더십의 상향 이동’으로 재정의하고 업무를 단계별로 나눠 리더와 팀원의 역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객관적인 동료평가로 위임한 업무가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리더로서 지원할 부분을 질문하며 팀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해야 한다.
조직 내 정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리더의 시선이 닿을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제한적이다. 대부분 회의실에서 발표를 듣거나, 보고서를 검토하거나, 티타임에서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수집한다. 하지만 조직의 진짜 성과는 리더가 깊이 파악하기 어려운 ‘실무 현장’에서 달성된다. 누가 막힌 업무를 묵묵히 처리하는지, 서로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는 매일 8시간 동안 함께 일하는 팀원들만이 제대로 목격할 수 있다.
현장의 실상을 다 알지 못한다는 불안감은 리더를 ‘마이크로매니징’으로 내몬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을수록 직접 확인하고 관리해야만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뛰어난 전문성으로 승진한 리더일수록 ‘중요한 일은 내가 직접 맡아야 제대로 된다’는 확신 편향에 빠지기 쉽다.
이 불안감의 이면에는 또 다른 속내도 자리한다. 바로 자신의 역할이 축소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다. 팀원이 중요한 업무를 혼자서도 완벽히 수행해 임원들의 칭찬을 받는다면 리더 입장에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두려워진다. 이처럼 리더들이 위임을 망설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존재감에 대한 심리적 불안’에 기인한다. 자신의 권위가 약해지거나 기여도를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위임을 망설인다. 하지만 리더의 위임은 자신뿐 아니라 조직 전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제대로 위임하지 못하는 리더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시간을 잃고 조직의 성장까지 저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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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리
남양주시청 주무관
필자는 15년간 기업·공공기관·지자체 현장에서 리더십과 조직문화 개선 프로젝트 등을 수행해 온 HRD(인적자원개발) 전문가다. 개인의 성장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만든다고 믿으며 누구나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과 도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리더를 위한 도서 출판 ‘WOW(Write Our Way)’ 프로젝트 2기에 참여해 『리더십 뒤집기』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