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스마트
리즈 와이즈먼 지음/ 한국경제신문/ 1만4000원
나이키의 회장이자 CEO인 마크 파커가 기업전략 검토회의를 열기 위해 최고위임원 50명을 소집했다. 이 회의의 목적은 나이키 문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보게 해서 나이키만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청사진을 그려보는 것이었다. 인력교육 담당 부사장인 지나 워렌이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맡았다. 지나와 그 팀원들은 프로그램 기획에 착수했다. 과거와 현재를 프로그램으로 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미래였다. 나이키의 미래를 이해하고 상상하게 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지나는 고민 끝에 신입사원을 담당하는 팀장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친구들을 몇 명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지나는 이들과 점심을 먹으며 이들이 기대하는 나이키의 미래를 물었다.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과거의 영광이나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도전적이며 자유롭게 상상하는 그들의 아이디어는 지나를 자극했다. 지나는 이들에게 임원들을 위한 프로그램 짜는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3주 후, 신입사원 7명이 기획한 프로그램이 50명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행됐다. 프로그램 중 핵심은 ‘멘토링’이었는데 일반적인 멘토링이 선배가 후배를 상대로 진행하는 방식이라면 이날 실시된 멘토링은 2명의 신입사원이 임원 한 사람과 마주 앉아 나이키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원들은 신입사원들의 참신하고 풍성한 아이디어에 푹 빠져들었고 진행요원들은 제한시간을 넘기며 이야기에 빠진 임원들을 다음 테이블로 보내는 데 애를 먹어야 했다. 여기서 탄생한 것이 나이키의 ‘뉴 크루’다. 이 제도는 나이키의 주요 사업부 모두에 공식 도입됐다. 현재 뉴 크루에는 300여 명의 신입사원이 속해 있으며 이들은 1년 단위로 교체된다. 이것이야말로 ‘루키 지능’의 대표적인 사례다.
흔히 전문적인 기술자, 능숙한 직원들, 노련한 경영자가 어우러진 조직은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안정성과 편안함, 익숙함과 확실성은 아마도 모든 조직이 도달하고 싶은 이상향일 것이다. 오랜 기간 많은 경험을 쌓고 해당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진 사람은 분명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빠질 수 있는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경험을 지나치게 신뢰하거나 기존 지식에 의존도가 과하면 자칫 그것에 매몰돼 버릴 수 있다. 불확실하거나 빠르게 진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과 진화를 방해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저자는 말한다. “무지보다 위험한 것은 ‘안다’라는 착각”이라고.
저자는 신입사원처럼 순진한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하며 무엇이든 배우고자 하는 정신을 가리켜 ‘루키 지능’이라고 부른다. 루키 지능은 신입사원이나 초보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한 분야에 종사해 전문가가 됐더라도 루키다운 활력이나 열정을 잃는다면 오늘날처럼 불확실하며 변화가 빠른 시대엔 낙오될 수 있다.
루키 지능을 발달시키기 위해 저자가 필요 요건으로 꼽는 것은 크게 네 가지다. 호기심과 겸손함, 유희성, 주도면밀함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습관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으로 가야 한다. 성공과 숙달을 반복 경험하더라도 자만심에 빠지면 안 된다. 의도적으로 모든 일에 유희 정신을 결합해야 한다. 아울러 매번 처음 임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도전에 진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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