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의 비결은 그 출처를 숨기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위대한 과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시인이자 극작가인 T S 엘리엇은 여기서 더 나아가 “미숙한 시인은 모방하고, 노련한 시인은 훔친다”고 말했다.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는 “나는 내가 본 모든 영화에서 훔친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이들 외에도 타인의 아이디어에서 영감과 창의력을 얻는다고 고백한 정치인, 발명가, 예술인은 부지기수로 많다. 아이작 뉴턴은 약간 순화해 “내가 남들보다 더 많이 볼 수 있었다면,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란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에서 구성되기 마련이다. 사실 독창적인 아이디어란 항상 어떤 아이디어와 다른 아이디어의 일부를 결합해 이전에는 그러한 방식으로 결합된 적이 없었던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에 불과하다. 애플의 아이팟만 봐도 그렇다. 아이팟은 축음기의 후손이자 워크맨의 손자라 할 수 있다. 언제나 훌륭한 아이디어는 한 세대 제품에서 새로운 요소를 접목시킨 차세대 상품으로 진화하며, 이때 옛것은 사라진다.
대부분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대략 6단계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그중 앞의 3단계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기원이고, 뒤의 3단계는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다듬는 과정이다.
1단계: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파악하라.
2단계: 유사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빌려라.
3단계: 빌린 아이디어를 관련짓고 혼합하라.
창의적 아이디어는 항상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때 나온다. 그러므로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해결책도 달라진다. 문제가 창의적 아이디어의 토대라면, 굳건한 토대 위에 세운 아이디어일수록 실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따라서 문제를 연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구체적 방법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규정하며, 문제의 범위를 이해하는 것이다. 문제의 범위를 이해하고 처음부터 트렌드를 잘 살펴볼 수 있다면 잘못된 문제를 선정하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전체 상을 이해하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문제의 정의를 내리는 게 중요한 이유는 문제의 정의가 해결책을 찾는 방법과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찰스 다윈은 “되돌아보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1996년 1월 미국 스탠퍼드대의 광경을 생각해보자. 한 교수가 컴퓨터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세르게이 브린에게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프로젝트를 맡겼다. 당시 래리 페이지 역시 박사 과정을 밟으며 또 다른 교수로부터 디지털 도서관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일을 요청받았다. 그것은 대규모 디지털 도서관에 정보를 구축, 유포, 공유, 관리하기 위한 컴퓨터 인프라였다. 래리의 알고리즘은 디지털화된 책을 갖춘 거대 도서관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데 주력했다. 래리와 세르게이는 절친한 친구 사이로, 자신들이 각자 맡은 프로젝트에 대해 함께 토론했다. 그들은 기존 검색 엔진이 신통치 않았다는 사실(즉, 문제)을 깨닫고 인터넷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보다 나은 정보 검색 방법을 함께 모색했다. 그들은 알타비스타(Altavista)가 수많은 링크를 목록으로 만들었으며 목록에 오른 각각의 웹사이트가 랭킹 과정의 일부로 활용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당시의 다른 검색 엔진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통찰력이 오늘날 구글의 초석인 자료 랭킹 알고리즘의 개발을 이끌었다.
문제를 파악한 다음에는 경쟁자, 자신이 몸담은 업계, 과학·기술 및 그 밖의 분야 등에서 비슷한 문제에 이미 활용되고 있는 해결책을 모아야 한다. 다른 곳에서 사용되어온 해결책은 새로운 해결책을 위한 건축 자재다. 문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이 과거에 비슷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노골적이고 분명한 표절과 독창성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창의적이고 새로운 사고의 최고 원천은 다양한 곳에서 얻은 아이디어의 저장고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 아이디어와 또 다른 기존 아이디어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것을 생각해낼 수 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생각해낸 것을 본뜨고 그다음에 스스로 창조하면 된다. 본래 창의성의 본질은 새롭고 신선한 조합이기 때문이다.
4단계: 아이디어를 혼합해 해결책으로 배양하라.
5단계: 아이디어의 장점과 약점을 분명히 하라.
6단계: 약점은 없애고 강점은 강화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