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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Planning

위기관리도 능력! 즐겁게 일하라

최효진 | 96호 (2012년 1월 Issue 1)




편집자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직장인들은 ‘과연 내가 경력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습니다. 인재 채용 및 경력 계발 전문 업체인 HR코리아가 실제 현장에서 체험한 일대일 코칭 사례를 토대로 경력 관리 수준 측정 및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합니다. 직장인 및 전문가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김 이사의 불안감 원인은?
 
대기업 계열의 IT업체에 근무하는 김 이사는 요즘 안색이 좋지 않다. 올해 초 진급도 하고 담당 부서실적도 나쁘지 않았던, 소위 ‘잘 나가는’ 김 이사에게 무슨 고민이 있는 걸까.
 
원인은 내년도 회사가 업계 내 한 벤처회사를 인수합병할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인수당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회사를 합병해 회사 규모가 커진다면 직원들로서는 그리 나쁜 소식이 아니다. 그런데 왜 김 이사는 얼굴색이 변할 정도로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 바로 합병 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이 사내에 파다하게 퍼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신의 성과를 생각해 봤을 때 자신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불안감은 감출 수가 없었다. 더욱이 평사원보다는 임원급이 우선 대상이라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김 이사는 대학 졸업 후 공채로 입사해 15년간 줄곧 현 직장에 몸담아왔다. 그동안 회사를 떠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으며 주어진 업무에도 큰 불만이 없었다. 이런 식으로 15년을 지내왔기에 인수합병으로 예상되는 회사 내 조직변화는 김 이사에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스트레스이자 입사 이래 처음으로 위기의식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더구나 우연한 기회에 주변 동기들이 업계 동향을 알아보거나 헤드헌팅 업체에서 상담받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안 후 김 이사의 스트레스는 더욱 커졌다.
 
각종 언론매체와 경제연구소에서 쏟아져 나오는 내년도 고용전망이 어둡기만 하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불황의 여파로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불안한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고 모든 산업에서 매출과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는 뉴스가 많다.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비관적인 경제 전망과 현 상황은 직장인들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가뜩이나 요즘 한국의 직장인들은 자금난으로 인한 회사의 불안정, 기업의 상시적인 구조조정에 의한 고용불안 등 곳곳에 잠복해 있는 위기 요인에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자신의 경쟁 무기를 차별화하고 전문화해 자신만의 위기관리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고 난 후에 대처하려면 이미 한발 늦은 셈이다.
 
따라서 문제가 없는 평소에 위기관리를 해둘 필요가 있다. 90년대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30대 기업 중 절반 가까운 기업들이 부도나거나 파산에 이르렀고 생존을 위해서 부채 삭감, 자산매각, 인원감축을 단행했다. 과거 기업들의 위기경영 방식은 사후적 대응에 급급한 형태였다.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위기경영도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위기가 닥쳤을 때 그 위기에 끌려다니며 상황 복구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전략을 세우고 실천을 통해 역동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마냥 불안해 하며 움츠려 있다가는 당신도 IMF 당시의 수많은 기업들처럼 순식간에 무너져버릴지도 모른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
 
만약 당신이 직장생활에서 도사리고 있는 상황들로 인해 불안해 하고 있다면 한자에 나오는 ‘위기(危機)’란 단어를 음미해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커다란 변화가 수반되는 위기를 ‘위험()인 동시에 기회()’로 인식해 왔다. 이러한 ‘위기(危機)’라는 한자어의 뜻은 ‘위험은 잠재적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기 때문에 항상 이를 조심하고 경계해야 하지만 반면 이런 위험은 상당히 좋은, 또 많은 기회들을 동반한다’는 철학적인 바탕에서 형성됐다.
 
이처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내외부적 환경에서 다양한 위기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본인이 평소에 얼마만큼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이러한 위기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필자는 직장인들에게 닥칠 수 있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만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FUN’하게 일하라.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가치 중에 하나는 FUN이다. 일도 FUN이요, 도전도 FUN이요, 심지어는 결혼도 FUN이요, 학문도 FUN이라는 생각이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물론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다. 일을 하다 보면 재미보다는 스트레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은 대개가 수동적인 자세에서 비롯된다. 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끌려가는 자세로 억지로 일하기 때문에 즐거움이 생길 여유가 없는 것이다. 지시하니까 할 수 없이 하는데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 일을 찾고 주도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 오히려 일에서 재미를 찾게 되고 창조, 변화, 도전 등의 묘미를 맛보게 된다. 100세 인생에서 앞으로 몇 번의 어려움과 새로운 환경에 부딪히더라도 주어진 일을 FUN하게 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둘째, 전문가가 되라
경력을 통해 쌓은 노하우는 자신이 한 분야의 전문가임을 증명할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다. 특히나 경력사항을 토대로 자신의 성과를 수치화해 정리할 수 있다면 자신의 전문성을 입증하는 데 효과적이다. 기업에서 인재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동안의 실적이기 때문이다. 나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고 성과를 내더라도 본인이 잘 드러내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이외에도 직무에 대한 트렌드와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대학원이나 전문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교육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본인이 즐겁거나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받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업계의 전문가라면 정기적으로 경제 주간지 및 산업 정보지를 살피고 업계의 동향에도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정보수집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셋째, 끊임없이 변화해라
직장인들은 대체로 4∼5년을 주기로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같은 업무를 4년 이상 하게 되면 일이 익숙해지고 예측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익숙해진 일에서 긴장이 풀리기 시작한다. 이럴 땐 현업과 관련된 새로운 일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직무를 확장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다른 분야를 개척하려는 자구책이 필요하다. 갈수록 한 분야만의 전문가보다는 타 분야들의 전문 지식을 가지고 여러 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컨버전스형 인재’가 각광받는 시대기 때문이다. 물론 변화는 누구에게든 힘겹고 어렵다. 그러나 자신의 분야와 환경을 다각화해 ‘나’라는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없다면 환경의 변화에 따른 희생양이 되기 쉽다. 어떤 변화에도 굳건한 사회적 입지를 가지고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 ‘변화’는 필수 조건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확실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변화다. 그리고 이것은 환경과 여건에 관계없이 자기를 보증하게 만들어준다.
 
넷째, 심신을 다스려라.
불경기일수록 격무와 반복되는 야근으로 심신이 피로하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전력질주하기보다는 숨을 가다듬으며 자신만의 페이스를 잘 조절하는 자가 최후의 결승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직장 또는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유한한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담보로 쉼 없이 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높은 자리에 오른 임원들 중 회사를 위해 젊음을 희생했지만 결국 병을 얻어 회사로부터 내침을 당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건강을 잃어서 오는 상실감과 공허함은 그 어떤 보상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따라서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스릴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만 잃지 않으면 언제라도 기회는 오게 돼 있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무기!
 
필자가 몸담고 있는 HRKorea를 통해서 이직한 직장인들 중에서는 이러한 준비를 잘 갖춰 자신에게 위기가 찾아왔을 때 오히려 이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이직한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 한 증권회사에서 상품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김명석 씨. 김 씨는 지방소재의 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어려움을 겪다 국내 한 기업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개인거래 창구업무의 단조로움과 매년 갱신계약을 맺어야 하는 불안함에 자신의 업무에서 비전을 찾지 못하던 그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들을 시작했다. 금융업계에서 쌓아온 경력을 살리기 위해 재무분석사 자격증을 주경야독으로 준비했다. 매일같이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시험에 매달린 그는 2년여 만에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이를 시작으로 야간 경영대학원에 다니며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고 관련 업계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넓혀나갔다.
 
김 씨가 이렇게 준비를 하나씩 시작해나가던 즈음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김 씨가 몸담고 있던 은행도 금융위기 여파로 지점을 통폐합하기 시작했고 계약직이던 김 씨는 더 이상 계약을 갱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그는 큰 기회로 만들었다. 같은 계약직 동기들은 타 은행 창구직원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그는 A 증권사 상품영업직으로 이직했다. A 증권사는 금융투자사로서의 면모를 갖추면서 은행에서의 경력과 자격증들을 통한 전문성을 갖춘 김 씨의 경력을 높이 샀다. 그는 증권사에 입사해서도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았다. 관련 업계 자격증 준비 및 외부 교육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본사 임원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신을 각인시켰다. 또 그는 신규 고객 확보 및 상품 판매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김 씨의 영업 능력이 업계에 소문이 나자 그를 스카우트하고 싶어하는 곳들이 많아졌다. 그는 작년에 B 증권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영업직이 아닌 상품개발로 업무를 확장했다. 김 씨는 출발점에서부터 핸디캡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노력과 성실함으로 이를 극복하며 이루고자 했던 것을 꼭 성취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성실하고 언제나 자기계발을 위해 꾸준하게 노력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자기계발이야말로 어디서나 통하는 최고의 경쟁무기가 될 수 있다.
 
 
기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연한 태도
 
외부환경은 항상 유동적이다. 외부환경은 새로운 일을 요구할 수도 있고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로 일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내부조건도 외부환경의 변화에 언제든 대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준비해야 하며 변화해야 한다. 외부환경이 바뀌는데 과거의 것만 고집하고 있어서는 경력관리 측면에서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 과거의 지도를 가지고 현재를 운행할 수는 없다.
 
김 씨의 경우 미리부터 자신에게 닥쳐올 위기들을 생각해 보고 이를 위해서 자기계발에 노력했다. 이는 위기관리의 중요한 측면이다. 위기관리는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관리하거나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꾸준하게 자기관리를 해나가는 것이다. 자신에게 오는 작은 기회도 소중히 여기고 변화된 상황을 기회로 여겨 반갑게 도전하는 유연한 태도를 지녀야 할 때다. 기업의 경우도 불황에 오히려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다음 시간을 대비한다.
 
기업의 고용사정은 경영여건 악화에 따른 신규 채용 억제,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때일수록 기업들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핵심인재를 억대 연봉을 들여서라도 확보하려 한다. 과거에 머물지 않고 자기계발 노력을 끊임없이 해 나가는 사람만이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 지나치게 비관적인 전망 때문에 위기 가운데 찾아오는 기회를 간과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미래를 준비한다면 이 불안한 시기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준비하는 자에게는 위기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0191choi@hrkorea.co.kr
 
최효진 대표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SK그룹 회장실 비서실장과 SK텔레콤 해외사업본부장 및 글로벌 사업 추진 실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다이나믹 코칭 리더십> <그들은 어떻게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되었을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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