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밖에 모르는 상사때문에 힘들어요

3호 (2008년 2월 Issue 2)

Q 자기 밖에 모르는 상사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참을 때까지 참아 보았습니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너무도 분하고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사연을 올립니다. 신입일 때는 신입이라서 무조건 상사의 말을 따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사의 요구수준이 점점 더해지고 저 또한 지쳐버렸습니다. 물론 그 동안 무조건 ‘yes’라고 동의만 했던 저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팀원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은 못할망정 회식 때는 언제나 훈계와 충고로 시작합니다. 술기운이 오르면 자기자랑과 자식자랑에 입이 쉴 날이 없습니다. 더욱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상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입니다. 상대를 마치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자신이 발표할 자료인데도 아랫사람에게 “부탁 좀 들어주지 않을래?”라고 물을 때가 있습니다. 만일 상대가 딱한 사정 때문에 못하겠다고 거절하면 실망한 나머지 상당히 침울한 표정을 짓습니다. 심지어 회식자리에서 당시 상황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잊지 않겠다”거나 “나중에 보자”는 식으로 협박을 하곤 합니다. 적어도 조직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리고 상사에게 잘 보이려면 이 모든 것을 감수해야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하면서 과연 조직에 남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처자식 먹여 살려야하는 이 상황에서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자니 막막하기만 하구요. ( ID: 고민남)
 
A 칭찬의 묘약으로 자존심 지키세요
현재 당신의 조직생활은 삶의 성취와 희망의 근원지가 아닌 시련과 절망의 동굴이나 다름없군요. 그래도 이제서나마 암울한 동굴생활을 청산하고 뭔가 새로운 길을 찾으려고 모색하려는 의지가 가상하게 느껴집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인간들이 있지요. 현재 당신의 상사처럼 세상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최고인 줄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과 함께 할 때 힘든 것은 어느 누구와도 제대로 타협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괴로운 사람끼리 모여 상사를 욕하거나 서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위로도 한 순간일 뿐 계속해서 이런 사람과 마주하다보면 결국 마음속에 불길이 끓어오르게 되지요. 그러다보면 한 동안 감춰진 자신의 본색도 드러납니다. 심리학적으로 얘기하면 자신의 열등한 기능이 그 순간 불쑥 고개를 내미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 순간 ‘이번 기회를 통해 네 것도 챙기면서 살아라’는 울분이 가슴속에서 솟구치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 그렇게 살지 못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자기실속 챙기면서 산다는 것이 그리 쉽겠습니까.
 
상사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그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당신이 접하고 있는 상사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이후 아래 제시한 나름의 방법을 터득하시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한 ‘요령’이 생기실 겁니다.
 
첫째, 지금과 같은 자기중심적인 상사들은 근본적으로 자신을 높게 평가하고 주위사람들도 그 생각에 당연히 동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유형의 상사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을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로 여깁니다. 따라서 자기중심적인 상사들은 주변에 압도당하지 않기 위해 더욱 아랫사람에게 자신의 권위를 강조하지요. 혹시라도 주변을 통제할 수 없다면 그것은 결국 자신의 권위가 흔들리는 것과 동시에 위엄과 자기가치, 자존감이 동시에 무너진다고 느낄 수 있는 ‘위기의 순간’입니다. 당연히 주변 의견을 경청한다는 것이 이런 상사에게는 쉽지 않겠지요. 결국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은 다른 사람보다 훌륭하다’는 자기주문을 외워야만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매우 불안하고 나약한 유형의 사람인 것입니다. 결국 ‘자기자랑’이 이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셈이지요.
 
이런 상사와 잘 지내려면 이들이 지니고 있는 ‘자기 자랑’의 무기를 최대한 인정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일단 칭찬받을 만하다고 여기는 부분에 대해서 과감하게 상사를 칭찬해주세요.
 
아무리 없어도 한두 가지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상사는 아랫사람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죠. 이런 방법을 통해 자기중심적인 상사들이 점차 아랫사람을 신뢰하다보면 그들에게도 어느 순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바로 주변의 비판이나 충고에도 귀를 기울이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칭찬을 할 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시면 됩니다.
 
둘째, 최대한 깍듯이 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로를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상시 예의와 형식을 제대로 갖추고 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도 한번쯤은 자신의 의견을 상사에게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겠죠. 이렇게 하려면 앞서 지적한대로 일단 평소에 그 사람의 강점을 충분히 칭찬해 주고 신뢰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다음에 적절한 시점에 구체적인 행동을 예로 들면서 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들에게는 칭찬을 되도록 많이 하고 비판을 적게 하는 편이 좋다는 것입니다.

셋째, 상사의 요구에는 대체로 동의하되 끊임없는 요구의 노예까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당신이 들어줄 수 있는 요구와 들어줄 수 없는 요구를 상사에게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사는 당신을 시험의 지렛대 위에 올려놓고 당신을 저울질 할 것입니다. 이런 상사들은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하면 그 이상의 것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상사의 요구에 맞게 당신이 움직일 때 상사가 이에 대해 충분히 보상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이것은 오산입니다.
 
이런 상사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는 행동은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니까요. 그래도 혹시 우연히 상사의 덕을 보게 된다면 그저 어느 날 우연히 주어진 ‘보너스’라고 생각하세요. 그 보너스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면 그 보너스가 당신을 괴롭히는 족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자존심이 유일한 무기인 상사에게 역으로 자신의 자존심도 알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우물가에 가서 숭늉 찾기’나 다름없는 어리석은 노력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상사가 보지 못하는 다른 면을 찾아 당신이 칭찬의 묘약으로 그에게 돌려줄 수 있다면 당신의 자존심도 지켜나갈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생기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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