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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금쪽이

“기존 체제로 복귀 통보, 나쁜 상사인가요?”
“사무실 복귀, 퇴사하고 싶을 정도로 싫어요”

김수경,김명희 | 349호 (2022년 07월 Issue 2)
편집자주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사무실 복귀와 관련한 독자들의 사연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번 ‘직장인 금쪽이’는 독자들의 사연을 종합해 같은 팀의 팀장, 사원의 상황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리더와 팔로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사무실 복귀를 위한 솔루션을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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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다음 주부터 식품사업본부는 전원 회사로 출근합니다. 각 팀의 팀장은 팀원들에게 공지해주세요.”

2달 전. 모두가 바라지 않던 본부장님의 말씀이 기어코 떨어지고야 말았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자 회사에는 본부별로 재택근무 방침을 결정하라는 지침이 발표됐습니다.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팀원들의 기대와는 반대로 그간 주 2회 재택근무에 불만을 표하던 본부장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원 사무실 복귀’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새 방침을 전한 순간부터 팀원들의 반응은 싸늘했고 출근 2달 차인 지금 전부 침울한 얼굴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습니다. 사실 저 같은 팀장으로서는 팀원들의 출근이 편한 측면도 있습니다. 급하게 자료가 필요할 때바로바로 부탁할 수 있고 재택근무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을 필요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사무실에 대화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됩니다. 솔직히 팬데믹에도 임원들 눈치 때문에 나 홀로 사무실을 지키느라 많이 외로웠거든요. 하지만 팀원들과 점심 식사를 할 때면 각자 볼멘소리를 늘어놓습니다. ‘갑작스런 출근 지시로 시댁 식구들이 아이를 돌봐주고 있다’ ‘집이 멀어 출근하면 이미 녹초라 일에 집중이 안 된다’는 등 이유도 가지각색입니다. 저 또한 본부장님의 지시를 전달했을 뿐이지만 괜히 스스로가 팀원들에게 나쁜 사람, 심지어는 적이 된 것 같아 마음이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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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입사 이래 요즘만큼 힘든 적이 없었습니다. 1년 전 팬데믹이 한창일 때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저는 지금처럼 매일 회사에 출근해본 적이 없습니다. 주 2, 3번만 회사에 나가도 업무에 전혀 지장이 없는데 왜 회사를 매일 나가야 하는지…. 재택근무를 하는 날엔 온전히 일에만 몰두할 수 있지만 사무실에 나가면 상사들의 잔심부름과 잡담 때문에 제 업무는 속도가 나질 않습니다. 집이 멀다 보니 출근하면 이미 진이 다 빠져서 업무에 몰입도 안 됩니다. 퇴근 이후에는 여가를 누릴 시간도, 힘도 없습니다. 일상이 피곤해지니 업무에도 지장이 가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건물의 같은 층을 사용하는 외식사업본부는 주 2회 재택근무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외부 일정이 있는 날엔 사무실 출근이 필수가 아니라고 합니다. 외국의 유명 IT 회사들도 직원들이 퇴사할까 무서워 사무실 복귀를 미룬다는데 왜 우리 본부만 출근을 고집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팀원들도 출근의 단점을 이야기하는데 팀장님께서는 듣는 둥 마는 둥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셔서 답답합니다. 당장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퇴사라는 무리수를 두고 싶을 만큼 출근이 싫습니다. 어떻게 해야 사무실에 정을 붙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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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ution I

코로나 팬데믹은 참으로 많은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재택근무지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을 가끔 회상해보곤 합니다. 콩나물시루 같은 ‘지옥철’에 몸을 싣고 하루를 시작하다 보면 이미 출근길에 그날 쓸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기분이 들곤 하지요. 서울시가 개발한 ‘서울 생활 이동’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직장인의 평균 출근 시간은 53분이나 됩니다. 출퇴근에 100분 이상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재택근무는 우리를 출퇴근으로부터 해방시킵니다. 출근 시간 5분 전에 일어나도 적당히 눈곱 떼고 상의만 갖춰 입으면 아침 회의에도 곧바로 참석할 수 있는 마법의 세상이 온 것이지요.

물론 처음부터 재택근무가 편했던 것은 아닙니다. ‘집’이라는 공간은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니까요. 공적인 업무 공간과 사생활의 공간이 혼재하면서 불편한 일도 많았습니다. 한참 회의 중인데 아이가 보채기도 하고 지저분한 집안 살림이 카메라를 통해 노출되기도 합니다. 회사와 직원 사이에는 ‘자리 비움’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기 싸움도 빈번합니다. 직원들의 마우스 움직임을 점검하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그 소프트웨어를 무력화하는 소프트웨어가 또 개발됩니다. 가끔은 이게 뭐 하는 짓인지 ‘현타’가 오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는 너무 소중합니다. 재택근무로 봉인 해제된 출퇴근 자유의 욕망을 다시 주워 담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아침마다 퇴사를 고민하는 최 사원님의 고충도, 사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강제해야 하는 이 팀장님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직원들은 모든 것을 재택근무에 적합하게 조정해 둔 일상을 다시 흔들어야 하고 오피스룩 의상도 몇 벌 더 사야 할 겁니다. 도살장에 끌려오듯 오만상을 찌푸린 직원들의 얼굴을 보는 관리자들의 마음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일 겁니다.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전 세계 모든 직장인들의 사정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애플의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총책임자였던 이안 굿펠로는 재택근무를 끝내고 사무실로 복귀하라는 방침이 내려지자 회사를 아예 그만둬 버렸습니다. 굿펠로는 구글에서 6년간 일하다 애플이 막대한 연봉을 지불하고 스카우트해온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사무실 복귀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구글의 계열사로 돌아간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굿펠로처럼 능력자라면 재택근무가 가능한 회사를 찾아 얼마든지 이직을 하면 그만이겠지만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직은 아무 때고 마음만 먹으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옵션이 아닙니다. 물론 최 사원님의 경우 바로 옆에 있는 외식사업본부에서 재택근무를 이어 나간다고 하니 더욱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외식사업본부의 결정은 상대적으로 외근이 많은 업무 특성을 합리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우리에게 남은 옵션은 어떻게 사무실 복귀에 잘 적응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것입니다.

‘자리’라는 것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회사에서 사원에게 퇴사를 종용하는 잘못된 방법 중 하나가 자리를 빼는 것입니다. 자리라는 것이 단지 물리적인 책상과 의자를 의미하는 건 아니지요. 자리는 곧 ‘커리어’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장님의 책상과 내 책상의 크기가 다른 이유는 그와 나의 커리어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회사 입장에선 직원들의 사무실 근무를 위해 구축한 모든 인프라가 전부 비용(cost)입니다. 일단 사무실이라는 공간에 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책상, 의자, 사무용품, 휴게공간, 인터넷, 전기료, 전화료, 기타 등…. 어쩌면 회사 입장에선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시킨다면 많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직원들을 굳이 사무실로 복귀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회사에서 처리하는 업무는 조직 내에서의 협업을 요구합니다. 협업이 성공하려면 ‘케미스트리’가 중요하지요. 물리적으로 떨어진 상대방과 케미스트리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어차피 일 때문에 만난 사이에 케미스트리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케미스트리는 결국 나의 자산으로 남습니다. 아무리 AI가 인간의 모든 것을 대체하는 세상이 온다 해도 네트워킹을 대신해줄 수는 없습니다. 네트워킹은 커리어 발전에 대단히 중요합니다. 얼굴을 마주하며 유대 관계를 쌓는 기회를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조금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회사가 별도의 비용을 들여가면서 나에게 네트워킹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나를 더 좋은 커리어로 안내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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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님은 그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홀로 사무실을 지키며 가장 그리웠던 것은 아마 동료였을 거예요. 다들 회사는 때려 칠 수만 있으면 때려 치고 싶은 곳이라는 편견을 갖지만 한편으론 동료들과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많은 퇴직자가 우울증을 앓는 것은 단지 연봉을 못 받게 돼서가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에너지가 그리운 것이지요.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많지 않은 주니어 사원들은 이런 점을 간과할 수 있습니다. 이 팀장님이 힘써야 하는 부분은 직원들이 협업을 통해 자기효능감을 만끽하고 동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성장을 체감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입사원들이 유독 사무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건 유별나게 개인을 중시하는 MZ세대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들이 사무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를 체감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만 ‘회사는 당신을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점을 느끼게 한다면 사무실로 복귀하는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조금은 가벼워질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사무실 복귀가 너무 괴로운 최 사원님에게는 재택근무의 어두운 이면을 이야기해볼까 해요. 재택근무는 우리를 출퇴근으로부터 해방시키지만 동시에 치밀한 감시 체제 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재택근무의 가속화로 ‘보스웨어(Bossware, 보스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거든요. 인텔은 화상 교육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클래스룸테크놀로지스(Classroom Technologies)와 함께 AI를 이용해 화상 수업 중인 학생의 몸짓, 표정만으로도 학업 이해도와 집중도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이 재택근무에 도입된다면 당신의 눈빛만으로도 딴짓을 하는지 사측에 모두 보고되는 것입니다. 참으로 신기하지요? 모두와 같은 공간에 존재할 때보다 혼자 있을 때 더 감시가 심해진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업무 평가의 영역은 더 냉정해집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이네이블(Enable)은 직원의 컴퓨터 사용 패턴을 AI가 학습해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습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고 합니다. AI가 자동으로 나의 업무 생산성을 계산해버리면 인사 고과를 낮게 받아도 반론의 여지조차 없을 것입니다. 재택근무는 결국 컴퓨터가 인간을 규정하는 세상으로 우리를 밀어 넣습니다.

MZ세대가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워라밸’ 측면에서 생각해볼까요?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것)은 삶의 질 향상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직장과 주거가 아예 일치하는 ‘직주일체’는 어떨까요? 2020년 오라클과 HR 리서치 업체 워크플레이스인텔리전스(Workplace Intelligence)가 전 세계 11개국 1만2000여 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직원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사람이 78%나 됩니다.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일과 삶의 균형 부족(35%)이었습니다. 직주일체로 일과 가정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업무와 휴식의 경계도 불분명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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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통해 누렸던 자유는 어쩌면 감시와 평가의 인프라 공백이 선사한 잠깐의 행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수많은 실험과 검증을 거쳐 조심스럽고 천천히 실시돼야 했을 재택근무가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강제로 앞당겨진 것이지요. 코로나가 종식된다 해도 재택근무의 흐름이 중단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많은 회사가 원격으로 직원을 통제할 수 있는 철저한 인프라를 갖추게 되면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재택근무를 명령할 것입니다. 감시도 평가도 AI가 다 알아서 해주는 세상에 열광하는 건 일반 직원이 아니라 회사일 테니 말이죠.

사실 재택근무는 단순히 업무의 장소를 넘어 ‘기술이 개인의 삶에 침투하는 것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의 윤리적 문제를 제기합니다. 이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직원 감시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고 나의 표정, 몸짓, 시선의 변화를 업무 시간 내내 기록하도록 동의하는 것은 내 사생활을 얼마나 침해하는 것일까요? 업무 시간 동안 ‘개인’의 흔적을 완벽하게 지우고 오직 ‘근로자’로만 존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개인’이 기록되는 순간 당신의 근태 점수가 감점될 테니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것에 대한 적정선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학기술이 인문학과 연동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윤리적 브레이크가 없다면 지금쯤 우리는 이미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적정선을 만드는 일에는 회사도 직원도 적극 동참해야 합니다. 노사 간의 신뢰와 유대감을 무너뜨릴 만큼의 감시와 규율은 오히려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릴 뿐입니다.

재택근무가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다줄 거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맨 처음 포드(Ford)가 컨베이어벨트 기술을 자동차 생산에 도입했을 때도 인간이 기술로부터 소외되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이전에는 한 사람의 장인이 자동차 생산의 전 과정에 대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포디즘 이후의 세상에서는 한 직원이 컨베이어벨트 앞에서 자동차 문짝의 나사를 조이는 일만 할 수 있어도 자동차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인류는 계속해서 방법을 찾아냈고 다행히도 아직까지 로봇의 노예가 되진 않았습니다.

재택근무라는 업무 환경의 변화는 4차 산업혁명과 연동돼 급속도로 산업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우리는 모두 적응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세상의 많은 일과 직업들이 재택근무로 바뀔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그때가 오면 사무실 근무가 간절한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왕 이렇게 된 거, 사무실 근무가 내게 줄 수 있는 장점들에 좀 더 집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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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ution II

사무실에 전면 복귀하라는 본부의 결정을 팀원들에게 전달만 했을 뿐인데 공공의 적이 돼 버린 듯한 이 팀장님과 하이브리드 업무가 이미 익숙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매일 출근하라는 명령을 받은 최 사원님의 사연 잘 읽었습니다. 일상 회복을 위해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기업의 구성원들이 겪을 고충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팬데믹이라는 글로벌 위기로 인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를 받아들였지만 실제로 리모트워크를 경험하고 보니 업무 효율이나 성과에 크게 지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장점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신기술에 기반한 다양한 협업 도구가 개발되며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있지 않아도 협업이 가능해졌기에 옛날 방식 그대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기대도 있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출퇴근을 위한 번거로운 준비와 이동이 없어지니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훨씬 더 여유가 생겼고 불편한 동료나 상사에게 하루 종일 시달리는 스트레스도 줄었습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 집에서 자녀를 돌보면서 일을 하면 자녀와의 애착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 자녀를 외부에 맡겼을 때 느끼는 불안과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어 효율과 효과가 동시에 충족되는 경험도 했을 것입니다. 재택근무는 어느덧 직장 생활의 일부로 녹아들었죠.

그런데 일상 회복 소식을 기뻐하기도 전에 마주한 전면 사무실 복귀라는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통보는 당황을 넘어 부당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구성원에 따라서는 패닉을 겪을 수 있습니다. 당장 아이들은 어떻게 돌보고, 북적이는 출퇴근 시간에 도로나 기차 안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버릴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답답할지. 그렇다고 회사에서 일을 집중해서 더 많이 하게 되는 것도 아니니 말이죠. 퇴근 이후 녹초가 돼 집에 돌아오는 날에는 신경이 날카로워져 가족에게 따뜻한 눈맞춤을 해주기도 어렵지요.

지금 두 분이 겪고 있는 당혹스러움은 어쩌면 당연하고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입니다. 그간 각자의 상황에 맞게 재택근무를 활용해 일과 삶의 영역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왔기에 갑작스러운 사무실 전면 복귀는 납득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부분적인 복귀도 아니고 예전에 일하던 방식 그대로 돌아가라고 명령을 내리니 이건 뉴노멀에 적응하는 결정이기보다는 시대에 역행하는 관행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거나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일방적인 복귀 명령이기에 구성원 입장에서는 존중받지 못한 느낌이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러한 혼란을 초래한 회사 측의 책임도 분명히 있습니다. 사무실 복귀 방식과 시기와 관련해 구성원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서로의 입장을 세심히 배려해 합의를 도출했다면 구성원들에게 주는 충격은 지금보다 훨씬 덜했을 것입니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여전히 많은 기업은 재택근무를 합법적 업무 방식이라는 관점보다는 팬데믹 상황에서 누릴 수 있는 특혜 정도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 겁니다. 실제로 맥킨지 조사에 의하면 사무실 복귀 후 3∼4개월 이내 퇴사 의도가 있다는 직원이 응답자의 40%에 달했고, 직원들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경직적 태도가 퇴사 결정의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팀장님과 같은 리더가 중간 다리 역할을 잘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본부장님의 지시를 단지 전달했을 뿐이라는 말씀은 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지는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팀의 리더는 수동적으로 조직의 결정을 구성원들에게 공지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충격을 완화해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변화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도 있습니다. 팀장님은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팀원들 개개인의 성과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사기를 유지할 책임이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니즈는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어떠한 결정을 내려도 누군가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 사원님처럼 재택근무가 효율적이라 생각하는 구성원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회사가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기에 집에서 혼자 일을 하면 고립감이나 사회적으로 단절된 느낌을 갖기도 합니다. 또한 집에서 일을 하면 육아나 가사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오히려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구성원도 있습니다. 이처럼 구성원들의 니즈가 다양하기에 리더 입장에서는 무엇이 최선일지 아직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어려운 과정이지만 팀 단위에서 구성원들과 설득력 있는 언어로 소통해 합의를 도출하고, 결정 사항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역할을 팀장님이 맡아 주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회사 측에서는 이러한 혼란이 예상됨에도 사무실 전면 복귀를 결정했을까요? 리더 입장에서 재택근무는 권한 위임의 확대와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력의 축소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리더의 주요 역할은 조직의 향상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리더십을 발휘해 팀원들을 목표에 몰입하게 함으로써 조직 성과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데 있습니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일만 잘해내면 되지만 구성원들의 성과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리더 입장에서는 재택근무든, 사무실 복귀든 상관없는 상황은 아닐 테죠. 더구나 출근과 재택근무가 섞인 하이브리드 상황은 전면 출근이나 재택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업무 진행 상황 파악, 성과 평가, 근태 관리 등 관리적 측면에서 부담이 큽니다. 특히 하이브리드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리더라면 출근 날짜가 제각각인 다른 구성원들을 이끄는 상황이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최 사원님과 같이 일을 계속 배우며 조직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주니어 직급 구성원의 입장에서도 재택근무의 장기화나 하이브리드 업무 방식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출근 일수가 줄면 회사에 대한 몰입도 감소하고 동료와의 결속감도 약화돼 조직에 적응하는 속도가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잘 모르는 부분을 수시로 물어보거나 즉각 피드백을 받는 데도 한계가 있겠죠. 또한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성원은 리더로부터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게 되기 마련입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이직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한 것은 어쩌면 예고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1

직장에서의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고, 자신이 맡은 업무만 잘한다고 성과를 인정받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조직에서 승진을 결정할 때 정량적인 부분도 고려하지만 정성적인 요소가 더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승진은 리더십의 확장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맡은 일을 잘해내고 정량적 성과가 좋더라도 대내외적인 협업 능력이 떨어지거나, 책임감이 부족하거나, 소통이 잘 안 되거나, 타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상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등 관계적 측면을 충족하지 못하면 승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의 커리어적 성공과 만족도를 예측하는 진단 도구인 석세스 파인더(Success Finder)에서도 고성과자의 특성을 문제해결 방식, 업무 수행 방식, 대인 관계, 동기 강화, 자기 경영 측면에서 26개 역량을 85개 행동 성향으로 세분해 분석합니다. 입사 초기의 주니어 단계에서는 재택근무의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조직의 핵심 인재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단계별로 필요한 행동적 역량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사들과의 잡담이 칼퇴를 막는 방해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회사에서의 사소한 잡담은 오히려 업무 효율을 높이고 퇴근 후의 웰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2 최 사원님께서 개인의 웰빙을 위해서라도 조직에 마음과 입, 귀를 열어보는 게 어떨까요?

어느덧 리모트워크에 상당히 적응한 상태이기에 이제는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전면 사무실 복귀라는 조직의 결정은 마치 옛날 방식으로 퇴행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이 과정 역시 뉴노멀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는 ‘여정’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새로 탈 때 처음에는 비틀거리며 계속 넘어지지만 어느 순간 능숙하게 자전거를 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무실 복귀라는 옛날 자전거를 다시 타는 과정에서 비틀거리고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 점차 균형을 잡아가다가 어느 순간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업무 방식을 능숙하게 활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형 업무 방식이 정착하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이런 상황이라면 조급함을 내려놓고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면 어떨까요?

현재의 상황에서 무엇이 정답인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경영자, 중간관리자, 구성원 모두 힘을 모아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고, 최적의 업무 방식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변화의 중심에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적응을 이어가는 주체는 리더뿐만이 아닙니다. 구성원 역시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변화의 주체로서 적응 과정에 협조하고, 시도하고 배우는(Test-and-learn) 마인드로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습니다. 상급자가 위계에 의해 지시나 명령을 내리더라도 이를 따를지 거부할지, 어떻게 대응하고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질지를 결정하는 주체는 ‘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무실 복귀라는 새로운 상황에서 주체적으로 직장생활을 해나가기 위해 스스로가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리더와 팔로워는 조직 내에 같은 문제를 보고도 다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더욱 명백하게 목소리를 내는 선택지도 고려해 보십시오.


김수경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sookim@hs.ac.kr
필자는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근무했다.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쳤다.

김명희 인피니티코칭 대표 cavabien1202@icloud.com
필자는 독일 뮌헨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고려대, 삼성경제연구소,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강의와 연구 업무를 수행했으며 현재 인피니티코칭의 대표 및 비즈니스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코칭 리더십, 정서 지능, 성장 마인드세트, 커뮤니케이션, 다양성 관리, 조직 변화 등이다.


정리= 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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