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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y

최악을 피하는 것이 때론 최선일 수 있다

박세영 | 331호 (2021년 10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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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Robust Portfolio Rules and Asset Pricing”(2004) by P. J. Maenhout in Review of Financial Studies, 17(4): 951-983.


무엇을, 왜 연구했나?

경제학자이자 미국의 전략 분석가인 대니얼 엘스버그는 ‘엘스버그의 역설(Ellsberg’s Paradox)’로 잘 알려져 있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성향을 갖고 있음을 입증했다.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는 붉은 공과 검은 공이 각각 50개씩 들어 있는 항아리 A와 똑같이 100개의 공이 들어 있지만 붉은 공과 검은 공의 개수를 알 수 없는 항아리 B 중에서 한 개 항아리를 선택해 붉은 공을 꺼낼 경우 100달러를 얻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을 때 항아리 A를 선택했다. 이들은 이번엔 한쪽 항아리를 선택해 검은 공을 꺼낼 경우 100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후속 제안을 받았을 때도 여전히 항아리 A를 선택했다.

만약 당신이 첫 번째 제안에서 항아리 A를 선택했다면 붉은 공이 항아리 B보다 항아리 A에 더 많다고 가정한 것이다. 즉 항아리 A에 붉은 공이 50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항아리 B에는 붉은 공이 50개 미만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두 번째 제안에서 항아리 B를 선택해야 한다. 왜냐하면 첫 번째 제안에서 항아리 B에는 붉은 공이 50개 미만이라고 생각했고 따라서 검은 공은 항아리 A보다 항아리 B에 적어도 50개 이상이기 때문이다. 항아리 A와 B에 모두 똑같이 100개의 공이 들어 있지만 항아리 B의 경우 붉은 공과 검은 공의 개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이처럼 사람들은 항아리 B의 상황과 같은 불확실성을 싫어하고 회피한다.

엘스버그의 역설은 사람들의 투자 심리에도 적용될 수 있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리먼브러더스, AIG 등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과 주가 폭락으로 금융시장에 큰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었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은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보다는 채권과 같은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를 지나치게 선호했고 금융시장에는 소위 안전 자산 선호(Flight to Quality) 현상이 팽배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고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채권을 더 선호하는 것은 항아리 A에서 확실히 50개가 존재하는 붉은 공을 고르는 선택에 비유할 수 있다. 반면 수익은 높을 수 있지만 그만큼 손실 위험도 큰 주식을 꺼려하는 상황은 항아리 B에서 50개 이상인지 미만인지 전혀 알 수가 없는 검은 공을 꺼리는 행동에 비유할 수 있다.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 연구진은 불확실성을 싫어하고 회피하는 사람들의 성향으로 인해 나타나는 비이성적인 선택을 설명하기 위해 물리학의 엔트로피(Entropy) 1 개념을 통해 ‘모호성 회피(Ambiguity Aversion)’를 기존 경제학 이론에 접목하는 창의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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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영seyoung.park@nottingham.ac.uk

    노팅엄경영대 재무 부교수

    필자는 연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에서 투자, 위험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여신금융협회 조사역으로 재직한 후 싱가포르국립대 박사후과정을 거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영국 러프버러경영대에서 재무 조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포트폴리오 이론을 중심으로 한 투자/위험관리와 은퇴, 보험, 연금 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자산관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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