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y

검색 엔진 검열 정책, 국가 기술과 혁신 역량 후퇴시켜

303호 (2020년 8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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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Shadow of the great firewall: The impact of Google blockade on innovation China” by Yanfeng Zeng and Qinyu Wang,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20, forthcoming. pp.1-41.

무엇을, 왜 연구했나?

만약 구글 검색이 더이상 허락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별 어려움 없이 구글 검색을 통해서 원하는 정보나 데이터를 얻고 연관된 영역으로 빠르게 지식을 넓힐 수 있다. 이미 구글 검색에 너무나 익숙한 대다수 사람에겐 이를 허용하지 않는 세계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구글 검색이 허용되지 않는 세상이 어떨지 중국 정부의 거대한 결단이 있기 전까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엄격한 내부 통제를 위해 외부 세계로부터의 인터넷 검열을 시작했고 많은 저항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난 2014년 6월 구글 접속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중국은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최근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 학자들은 이 주제에 관심을 두고 구글 접속 금지가 중국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특히 기술 혁신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했다.

2014년 중국 정부의 구글 접속 차단은 예고 없던 급작스러운 조치였다. 구글 검색, 구글 스콜라(Scholar) 등으로 세계 학자들과 정보를 찾고 공유하던 중국의 많은 지식인은 이 작업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됐다. 중국 정부는 구글 검색을 능가하는 자체 인터넷 채널, 정보 파이프라인, 연구 교류 등을 전폭적으로 제공하고 지원해 지식인들의 편의와 연구 활동, 과학기술 발전에 조금의 착오가 없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연구진은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부 세계와 정보 검색이 차단된 이전과 이후의 중국이 같을 수 없다는 데 착안했다. 구글은 단순히 높은 수준의 정확도로 이미 저장된 정보를 찾아주는 기능만 있는 게 아니다. 구글은 지식의 변형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검색자 스스로가 지식의 폭을 확장, 기억, 변형시켜 새로이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록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생소한 영역, 구체화되지 못한 어렴풋한 인식, 무명의 누군가가 착안해낸 생각, 무엇보다 누구와도 협력을 가능케 하는 네트워크 기능 등 방대한 지식 저장소 이상의 기능을 한다. 연구진은 구글의 이 같은 기능이 배제된 관련 분야만 집대성해 놓은 광범위한 지엽적 데이터 저장소는 결국 중국 지식인들의 창의적인 기술 혁신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2013∼2015년, 2015∼2019년 기간 동안 미국 특허청에 등록돼 있는 중국 기술 특허와 인근 아시아 국가(한국, 일본, 대만 등)의 특허 11만 7905건을 추출해 구글 검색이 금지된 중국과 검색이 허용되는 인근 국가의 기술 특허가 어떻게 서로 다른지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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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특허의 경우, 심사자는 특허 관련 내용으로 인용된 선행 기술의 흐름을 역추적해 지식 흐름의 귀중한 지표로 삼고 동시에 연구자들의 탐색 행동도 평가한다. 연구진은 검색이 차단된 중국의 기술 특허가 인근 주요 아시아 국가의 특허에 비해 인용 선행 기술의 폭과 흐름, 연관 지식과 관련 기술의 폭이 현저하게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 검증 결과, 중국 기술은 다른 인근 국가들에 비해 기존 기술의 응용, 활용 및 연관 지식과의 연결 정도, 경제적 가치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구글 검색 금지 이후 중국 혁신 기술의 범용성, 활용성 및 참신성 정도가 인근 국가에 비해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중국 연구진의 대외 협력 활동이 매우 왕성할 경우 이 같은 격차는 그나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줬는가?

구글 검색을 불허한다는 의미는 단순히 외부 세계와의 정보 차단, 기계적 단절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술, 지식이야 얼마든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산더미처럼 저장한 후 필요할 때 찾아 쓸 수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생각이 다른 이들과 교류하면서 자신의 분야, 익숙한 세계 너머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연구진의 주장처럼 정보를 찾아 미지의 세계를 익명의 누군가와 교류하고 탐색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새로운 지식 창출과 전례 없는 혁신의 과정이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검색 엔진을 검열하고 통제함으로써 대중을 외부 세계와 차단했고 이로써 중국의 과학기술과 혁신 역량 또한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기술 발전과 혁신이란 결국 활짝 열린 사회에서나 가능하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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