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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위워크 한국지사장 매튜 샴파인 인터뷰

“고객이 멤버... 교류 통해 사업 기회 늘어
코워킹 스페이스는 네트워킹 스페이스”

조진서 | 255호 (2018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코워킹 스페이스(공유 사무실)에서의 네트워킹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업체 측이 주최하는 커뮤니티, 네트워킹 이벤트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주사들도 많다. 그러나 사용하기에 따라서 장점도 뚜렷해 점점 많은 스타트업과 대기업, 정부기관, 해외 기업 등이 코워킹 스페이스를 찾고 있다. 위워크는 ‘사람들을 연결해준다’는 미션을 갖고 오프라인 이벤트와 온라인 앱을 이용해 멤버 간 교류를 활발히 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최소정(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낯선 이와 사무실을 같이 쓰면 좋을까?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젠 스타트업이나 프리랜서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일부 부서를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공유 사무실)에 두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GE헬스케어는 위워크 서울역점을 쓴다. 아모레퍼시픽, 하나금융, 현대자동차 등의 기업도 코워킹 스페이스에 일부 부서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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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서울의 코워킹 스페이스 수는 2017년 초 28개에서 2018년 초 51개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대기업들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빠르게 늘어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면적 기준 업계 1위인 위워크의 경우 2016년 강남역에 첫 한국 지점을 냈고 올해는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빌딩의 4개 층(7호점), 종로1가 종로타워 빌딩의 8개 층(10호점)을 계약했다. 두 건물 모두 50석 이상의 대기업, 중견기업용 공간을 충분히 마련하고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왜 대세가 되고 있을까. 써 본 사람들은 네 가지 장점을 꼽는다.

(1) 시간 혹은 비용의 절약. 이미 잘 갖춰진 사무실을 쓰니까 별도의 사무공간과 설비를 갖추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청소와 사무용품 구비 등 사업과 관련 없는 부수적인 일들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좋다. “화장실 청소를 좋아하는 프로그래머는 없다”는 것이 위워크 한국지사장 매튜 샴파인(Matthew Shampine)의 말이다.

(2) 유연성. 다섯 명에서 열 명으로, 스무 명으로 빠르게 확장하는 스타트업은 고정된 사무공간을 렌트하는 것보다 월 단위로 계약 공간을 쉽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편리하다. 대기업의 신규사업팀이나 TF도 마찬가지다. 거기다가 보통 2년 단위의 보증금을 요구하는 일반 사무용 건물에 비해 코워킹 스페이스는 보통 2달 치의 보증금만 요구한다는 것도 초기 기업들의 재무적, 심리적 부담을 줄여준다. 철수할 때도 부담이 적다는 뜻이다.

(3) 입지와 후광효과. 작은 기업은 특히 대로변,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번듯한 대형 빌딩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사업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공유 공간의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분위기가 화사하기 때문에 협력업체와 미팅을 할 때도, 직원을 뽑을 때도 당당할 수 있다. 하다못해 명함을 팔 때도 도움이 된다. “명함 주소에 ‘테헤란로 XX번지’라고 적혀 있는 것과 ‘테헤란로XX길 YY번지’라고 적혀 있는 것은 상대에게 주는 신뢰감의 차이가 크다.” 테헤란로 주소를 쓰는 위워크 역삼점에서 일하는 한 개인 변호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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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입주자 간의 네트워킹 효과.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사들이 가장 크게 광고하고 선전하는 부분이다. 사무실 측에서 제공하는 공짜 카페라테와 크래프트 비어를 마시며 로비와 라운지, 부엌, 회의실, 그리고 ‘핫데스크’로 불리는 공용 책상에서 만나는 타인들과 자연스럽게 말을 트게 되고, 그러면서 인맥도 넓어지고 사업적 시너지도 생겨난다는 것이다.

(1), (2), (3)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고, 효과를 측정하기도 좋다. 문제는 (4) 네트워킹과 커뮤니티의 효과다. 코워킹 스페이스들은 입주자 간 네트워킹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공유 공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실제 효과도 좋다고 말한다. 위워크의 경우 “입주자의 70%가 커뮤니티 내에서 협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비즈니스가 더욱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삶에 있어서도 강력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1

이 회사는 지점별로 조찬 모임, 맥주 파티, 피자 파티를 열기도 하고 탁구 토너먼트, 요가 강습, 명상 클래스, 영어회화 클래스 등도 운영한다. 다른 지점에서 열리는 이벤트에도 참여하기를 권장한다. 사무실의 공간 배치만 봐도 네트워킹 효과를 의식한 측면이 많다. 대부분의 경우 코워킹 스페이스 내 개별 사무공간은 일반 사무실에 비해 자리가 빽빽하게 배열돼 있다. 창문이 없는 경우도 많다. 통로도 좁다. 반면 라운지와 부엌 등의 공용 공간은 자리도 넓고 안락한 소파가 갖춰져 있다. 햇빛이 잘 들어오고 전망도 좋다. 자꾸 라운지로 나오고 싶게 만든다. 9월에 문을 여는 위워크 종로점은 아예 건물 최상층(33층) 전체를 멤버 라운지로 꾸미고 있다. 서울 사람들의 소개팅 명소였던 ‘탑클라우드’ 레스토랑이 있던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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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네트워킹 효과가 있을까. 코워킹 스페이스 사용자 중엔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표한 ‘2018년 코워킹 스페이스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한국의 코워킹 스페이스 입주자 중 절반 이상이 커뮤니티나 네트워킹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도움이 안 된다거나 필요하지도 않다는 응답이 많았다. 코워킹 스페이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커뮤니티와 네트워킹을 꼽은 사람은 응답자의 6.6%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입지와 편의시설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2

사실 사용자들의 의견은 천차만별이다. 사람마다, 회사마다 네트워킹과 커뮤니티에 대한 만족도 차이가 크다. 먼저 비판적인 의견을 보자. 세 곳의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총 3년째 사업을 하며 3명에서 20명까지 직원을 늘린 한 스타트업 대표는 네트워킹 효과가 ‘제로’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점심시간에 라운지에서 피자를 나눠준다고 하면 나가서 한 입씩 먹긴 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스타트업은 일이 먼저지 네트워킹이 먼저가 아니다. 생존을 위해 돈 벌고 일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네트워킹하라고 맥주파티에 직원을 보낼 여유는 없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네트워킹이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위워크 2개 지점을 반년째 사용 중인 한 교육 스타트업 대표는 하루에도 2∼3번씩 회원 전용 앱에 접속해서 네트워킹 행사를 체크하거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실제로 회사 일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여기에 덧붙여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모두가 누리고 있는 심리적 혜택’도 있다고 말한다. “사람이 느끼는 외로움(loneliness)과 고독(solitude)은 다르다고 한다. 코워킹 스페이스에서도 고독은 느낄 수 있지만 외로움은 피할 수 있다”, 즉 사업적으로는 도움이 안 될지라도 타인과 어울리는 것 그 자체의 즐거움 역시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다.

가장 긍정적인 의견을 준 사람은 한 중견기업 CEO였다. 코워킹 스페이스를 쓰지는 않지만 관심이 많다는 그는 “위워크는 옛날 커뮤니티 센터의 역할을 하던 주막의 발전된 모습 아닌가.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한 공간에서 먹고 자고 일하고 거래하고 네트워킹하던 곳이 주막이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문화 같다”라고 말했다.

과연 코워킹 스페이스의 네트워킹 효과는 실체가 있을까. 21세기판 주막으로서, 소셜 허브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이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 매튜 샴파인 위워크 한국지사장을 찾아가 물었다.

샴파인은 한국계 미국인이고 위워크 초기 멤버다. 원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 IT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2011년 위워크 뉴욕 본점에 입주해 위워크의 회의실 예약 시스템, 멤버 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외주 작업을 하다가 아예 입사했다. 이후 중국과 아시아 지역의 사업을 담당했다.

최근 그는 한국에서 지점 확장과 더불어 ‘파워드 바이 위(Powered by We)’라는 이름의 사무공간 설계 서비스 론칭도 준비 중이다. 대기업이 보유한 사옥을 위워크 같은 느낌으로 꾸며주는 신사업이다. 홍콩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시범적으로 이 사업을 진행했고 한국에서도 몇몇 기업과 논의 중이다.

인터뷰는 위워크 한국지사가 있는 서울역점 회의실에서 영어로 진행됐다. 마침 그가 한국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한 지 딱 1년째 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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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만 해도 사무실을 다른 회사와 공유하고자 하는 회사는 많지 않았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게 됐을까.
사람들이 원하는 업무 방식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통해 사업 기회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지며, 대기업들도 창조적인 외부 인력이나 창업자들과 협력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또한 도시가 변화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는 현실적 이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위워크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커뮤니티, 플랫폼, 공간, 서비스 중 무엇인가.
플랫폼.

그렇다면 위워크는 고객을 공식적으로 어떻게 호칭하나. 고객, 멤버, 입주자, 친구….
멤버라 부른다. 영어로도 멤버, 한국어로도 멤버.

위워크 멤버 간의 네트워킹이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일반적으로 사람이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친구를 새로 만들 기회가 별로 없다. 친구의 친구를 만나거나 친구의 직장동료를 소개받아 만나는 정도가 전부다. 위워크에서는 실제 물리적 공간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끊임없이 형성할 수 있다. 출근할 때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고 가벼운 점심식사를 함께할 수 있으며 커피 한잔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같이 축구팀을 결성하거나, 조깅을 할 수도 있고,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멤버 간에 진정한 관계, 진정한 우정이 만들어지면 결국 그것이 사업에도 이익이 될 것이다. 알다시피 사람들은 단순히 아는 정도의 사람을 위해 발 벗고 나서지는 않는다. ‘친구’라는 진짜 관계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위워크에서 사귄 친구들이 투자자나 에이전시를 소개하는 등의 도움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마음에서 우러난 관계가 형성되면 사업적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뒤따라오는 셈이다. 또한 인간관계가 생기면 스스로도 일을 더 즐길 수 있고 생산성도 높아진다. 이직률 역시 떨어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멤버와 멤버가 속한 회사를 위해 가치(value)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에겐 굉장히 중요하다.

또 멤버 간에도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유하게 하려 애쓴다. 우선 전용 앱과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서 멤버 각각이 어떤 회사의 일원인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어느 분야에 개인적으로 흥미를 갖고 있는지를 올리게 한다. 멤버는 언제든 이런 정보를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뉴욕의 그래픽 디자이너나 한국의 카피라이터가 필요하다면 검색을 통해 위워크 내에서 인력을 아웃소싱할 수 있다.

또한 위워크는 유저 데이터를 분석하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팀을 꾸려 멤버들 간의 연결을 촉진하고 있다. 이 팀은 멤버들이 다양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어느 분야의 회사가 얼마만큼 입주해 있는지, 몇 명의 멤버가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멤버들 간의 연결을 도울 방법을 찾고 있다.

한국에도 BI팀이 있나.
미국에만 있지만 항상 우리와 가깝게 일하고 있다.

BI팀의 분석 업무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BI팀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언제 콘퍼런스룸을 이용하는지, 또 작은 크기 혹은 큰 크기의 방을 사용하는지, 폰 부스는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모든 데이터를 수집한다. 센서를 이용하기도 하고, CCTV의 열화상 기능을 이용하기도 하고, 좀 더 확실한 방법으로 직원이 직접 회의실 앞에 서서 이용 상황을 카운트하기도 한다. 그 결과에 따라 공간 디자인을 바꾼다. 큰 회의실 하나를 둘 것인지, 작은 회의실 두 개를 둘 것인지 결정하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며 지역마다 최적의 해는 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세미나실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일본 위워크에는 세미나실이 하나도 없다.

또 멤버 중 변호사나 회계사, 마케팅 에이전시, PR 에이전시 사이의 사업적 네트워크는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멤버가 커뮤니티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는지, 어떤 이벤트가 인기 있는지를 모두 측정하고 있다. 모바일 앱에서 멤버들이 어떤 혜택이나 할인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파악한다. 어떤 날에 얼마나 많은 멤버가 오피스에 출근하는지 파악해 이에 맞춰 음료를 준비하고 이벤트가 열리는 시간을 정한다.
[사진]
그런 결정사항은 본사 BI팀에서 결정해 지시를 주나.
각 지점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부분도 많다. 직원들은 대시보드나 보고서, 미팅을 통해 본사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받는다.

지점은 멤버의 네트워킹을 어떻게 돕는가.
각 빌딩에는 커뮤니티 매니지먼트팀이 있다. 이들이 멤버를 관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새로운 커뮤니티 매니저를 고용할 때는 우리 회사의 미션, 즉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도와준다는 데에 확실한 믿음을 가진 이를 찾는다.
위워크는 기본적으로 ‘피플 비즈니스’다. 그래서 커뮤니티 매니저는 우리 건물에 있는 모든 멤버를 잘 알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사무실에 입주한 회사에 대해서도 당연히 잘 알아야 하지만 회사는 개인으로 이뤄진 집단인 만큼 개개인의 멤버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멤버들이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는지, 몇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지, 반려동물을 키우는지, 어떤 스포츠를 좋아하는지를 비롯한 개인적 사항에 대해 숙지하고 공통의 흥미를 토대로 멤버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것이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인 셈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멤버들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면 그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그들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게 되면 좀 더 적합한 레이아웃(공간배치)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멤버들이 의미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네트워킹 이벤트를 기획하는 업무 역시 한층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한국의 커뮤니티팀은 일을 굉장히 잘하고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해피아워, 조찬, 데모데이 등과 같은 주기적인 이벤트가 있다. 모든 커뮤니티 매니저는 해당 지점에 맞게 이벤트를 기획한다. 지점마다 지리적 특성과 멤버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의도 점에서는 핀테크 관련 행사를 많이 하는 식이다.

멤버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손님을 이벤트에 초대할 수 있다. 위워크 내에서도 커뮤니티가 존재하지만 위워크 역시 더 큰 커뮤니티의 일원이다. 이웃과 함께, 더 많은 사람이 초대돼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또한 멤버들이 자기가 있는 지점이 아니라 다른 지점의 이벤트에도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타 지점의 이벤트 소식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엘리베이터 옆 TV 스크린, 포스터 등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위워크는 미션을 중시하는 회사(mission-driven company)다. 우리의 미션은 ‘우리 멤버들의 성공을 돕는다. 일에서든, 삶에서든’이라는 것이다. 세계 어디에 있는 위워크 지점을 찾아가서 직원들에게 물어봐도 같은 대답이 나올 것이다. 우리는 멤버들과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이벤트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은 멤버가 있다면 커뮤니티 매니저가 해당 멤버를 따로 만나서 어떤 이벤트를 원하는지 물어본다. 요가처럼 신체 활동과 관련된 이벤트가 될 수도 있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세미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멤버를 회사 차원이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멤버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다양한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각 커뮤니티 매니저는 몇 명의 멤버를 담당하나.
평균적으로 한 지점당 4명 혹은 5명 정도. 멤버 200명당 매니저 1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 지점의 규모가 클수록 커뮤니티 매니저의 업무 효율이 올라가므로 항상 같은 비율은 아니다.

위워크가 현재 이용하는 앱과 온라인 시스템을 2011년 입사 당시 직접 개발했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멤버 간 네트워킹 기능을 넣었는가.
설립 초기부터 확실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콘퍼런스룸 스케줄을 관리하고 크레디트 활용 현황을 보여주는 대시보드를 개발했을 뿐 아니라 멤버들을 서로 연결해줄 수 있는 소셜 플랫폼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같이 저녁 식사할 사람을 찾기도 하고, 이벤트에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물론 한 번에 다 만든 것은 아니고 무수히 업데이트하면서 현재의 모습까지 왔다. 현재 위워크 앱은 채팅 기능과 이벤트 등록, 시설 예약은 물론이고 멤버 정보 검색, 친구 맺기 등이 가능하다. 페이스북과 링크트인이 합쳐진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은 미국식 네트워킹이 낯설다. 낯선 이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기 어려워한다. 이런 특성이 커뮤니티 형성에 어려움을 주진 않는지.
사실이다. 그러나 한번 친해지면, 예를 들어 같이 술을 마신 다음에는 마음을 매우 활짝 여는 것 역시 한국인의 특징이다. 한국만 특별한 게 아니라 일본이든, 중국이든, 동남아시아든 국가마다 사람들이 친해지는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나라별로 멤버들을 연결할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상하이에 있을 때는 친교 활동 중심의 파티를 많이 기획했다. 한국에서는 그냥 사교파티보다는 콘테스트, 경품 추첨, 스포츠 등 어떤 ‘액티비티’ 중심의 이벤트를 열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오늘은 점심시간에 멤버 탁구대회를 열었다. 또 서로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토론 모임도 효과가 좋았다. 예를 들어 8명에서 10명 정도가 한 테이블에 앉아 아침을 먹으면서 한 명이 자신의 회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얘기한다.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이 각자 조언을 해주거나 도와줄 방법을 찾아준다.

위워크에 입주한 스타트업은 3년간 생존율이 평균보다12% 높다는 자체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이는 스타트업이 위워크에서의 좋은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혹은 애초에 튼튼한 스타트업이 위워크에 많이 들어오기 때문인가.
양쪽 측면이 조금씩 옳다고 본다. 나 역시 2개의 스타트업을 운영하던 시절 위워크를 이용했었고, 지금은 위워크에서 스타트업끼리 연결해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로펌에서 일하는 스티브라는 친구가 있다. 위워크 강남점의 멤버다. 어떤 스타트업이 법무를 맡아줄 사람을 찾기에 내가 스티브를 그들에게 연결시켜줬다. 그랬더니 스티브가 그 회사 법무만 처리하는 게 아니라 아예 개인적으로 투자까지 하더라. 이런 식의 작은, 개인적인 네트워킹 이야기가 매우 많다. 그 스타트업은 미국에 진출할 때 위워크 뉴욕지점을 행사 장소로 이용하기도 했다. 이런 식이다.

스타트업이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명확해 보인다. 그렇다면 대기업은 무엇을 기대하고 들어오나.
나도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다. 일단 글로벌 차원에서 본다면 해외로 직원을 이동시킬 때 위워크가 상당히 유용하다. 예를 들어 지금 이 빌딩에는 중국 최대 관광업체 씨트립 직원들이 상당수 일하고 있다. 서울역이라는 입지 때문이다. 또 외국 회사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부동산 리스크가 큰 나라다. 보증금이나 부동산 중개료와 같은 재정적 부담이 있고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 회사는 그 부담이 더 크다. 위워크를 쓰면 그런 리스크가 줄어든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들어오는 대기업도 있다. 예를 들어 GE는 위워크 서울역 지점에 입주했고 단독 보안이 적용되는 공간을 제공받아 업무의 프라이버시를 보장받고 있다. 동시에 그들의 세일즈팀은 강남 등 서울 전역에 있는 위워크 지점을 영업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사무실을 여러 곳에 두는 것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파워드 바이 위(Powered by We)’ 역시 그런 시도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인력이 대기업의 사무실에 가서 공간 디자인을 해주고 필요한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제공하는 동시에 전 세계 위워크 시설도 사용할 수 있는 권한도 주는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이미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을 위워크의 노하우를 빌려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또 위워크의 커뮤니티에도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잠재적 고객사들이 모여 있는 위워크에서 팝업스토어나 데모데이를 연다든지,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을 수도 있다. 6개월 전에 한국에서 BMW 미니와 그런 프로젝트를 했었다. 뉴욕에서는 미식축구팀 뉴욕 제츠 구단이 위워크에서 마케팅 파트너십 행사를 열어서 그 구단에 관심 있는 기업들을 불러 모은 사례도 있다. 레드불 역시 위워크를 잘 이용한다. 레드불은 새로운 지역에 진출할 때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하는 회사다. 그럴 때 위워크에 입주하면 이미 해당 지역 커뮤니티 안에 들어간 셈이다. 위워크 안에서 이벤트를 여는 것부터 시작하면 편리하다.

위워크의 네트워킹 효과가 좋다면 대기업도 자신들의 빌딩으로 위워크를 불러서 인테리어를 맡길 게 아니라 그냥 위워크에 입주하는 게 낫지 않나.
이미 보유하고 있는 빌딩이 있거나 장기계약에 묶여 있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또 특정 지역에 꼭 위치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에 들어갈 필요가 없는 기업이라도 위워크가 비용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 위워크는 가구와 사무실 설비를 글로벌 차원에서 대량 소싱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다. 커피와 맥주 같은 것만 해도 위워크는 훨씬 싸게 공급받아 제공할 수 있다.

방금 전 양복을 입은 중년의 대기업 직원 한 그룹이 위워크 라운지에서 큰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있는 모습을 봤다. 일반적인 코워킹 스페이스의 분위기가 아니라 어색해 보였다. 대기업 직원들이 코워킹 스페이스의 분위기를 망친다는 항의는 들어오지 않나.
분위기는 지점마다 다르다. 역삼역 같은 곳은 디지털 에이전시나 스타트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젊은 직원들이 많다. 위워크 싱가포르나 서울역 지점의 경우는 대기업 멤버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게 나쁜 것도 아니다. 스타트업의 젊은 직원에서부터 대기업의 중년 간부까지 다양한 삶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한 건물 안에 있다는 것은 굉장한 가치를 갖는다. 젊은 스타트업 직원 입장에서는 대기업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흥미로울 수 있다. 알고 보니 엄청난 스토리를 가진 사람일 수 있을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그렇다. 서로 다른 멤버들이 서로의 스토리를 더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이벤트를 통해서든, 앱을 통해서든.

대기업 입주를 그만 받으라는 항의는 들어본 적 없다. 실은 그 반대 요청이 많다. 대기업과 협업하고 싶다는 스타트업 요구가 많다. 또 개인적으로 대기업 옆에서 일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 부모나 조부모를 데려와서 보여주고 인사시키는 스타트업 소속 멤버들도 있다. 자신이 이런 대형 빌딩 안에서 대기업 직원들과 한 공간에서 일하는 모습을 부모에게 보여주고 안심시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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