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No Action, No Change!

이외수가 스스로를 철창에 가둔 이유는?

이민규 | 144호 (2014년 1월 Issue 1)

편집자주

베스트셀러 <실행이 답이다>의 저자 이민규 교수가 DBR 독자들의 실행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코칭을 시작합니다. 인간관계와 비즈니스에서 실행력을 높이길 원하는 독자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의 소감과 실천결과를 이 교수(lmk@ajou.ac.kr)에게 보내면 지면을 통해 코칭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다리를 건너고, 어떤 다리를 불태우느냐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 데이비드 러셀

 

누군가 창작 활동의 비결이 뭐냐고 질문하자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했다.

“여하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책상에 앉는 것.”

미국 저널리스트 진 파울러는 이렇게 말했다.

“글쓰기는 참 쉽다: 백지를 응시하고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 이마에 핏방울이 맺힐 때까지.” 이 두 사람의 말을 합쳐서 한 문장으로 만들면 이렇게 된다.

“글쓰기는 참 쉽다. 여하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책상에 앉아 이마에 핏방울이 맺힐 때까지 백지를 노려보기만 하면 된다.”

 

해가 질 때까지 옷을 가져오지 말라

 

그런데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을 쓸 수 없을까? 이마에 핏방울이 맺힐 때까지 책상에 앉아 백지를 노려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대한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들은 유별나게 의지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그들은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진땀을 빼면서 의지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의 힘을 인정하고 그걸 효과적으로 역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세상의 모든 어려운 문제는 반드시 누군가에게는 쉽다. 그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어려운 일을 쉽게 할 수 있게 해주는 지렛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 <레 미제라블> <노트르담의 꼽추>의 저자이자 19세기 프랑스 최고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지렛대 하나를 찾아냈다. 글방으로 하인을 데려가 속옷까지 옷을 몽땅 벗어주면서 해가 질 때까지는 절대로 옷을 갖다 주지 말라고 했다.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자기 자신을 통제한 것이다. 우리나라 소설가 이외수 선생 역시 비슷한 지렛대를 이용해 유혹을 물리쳤다.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아 생계가 막막해지자 그는 고물상에서 지렛대 하나를 찾아냈다. 감옥 철창을 구입해서 집에 설치했다. 그리고 원고를 탈고할 때까지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말도록 아내에게 부탁해 글을 쓸 수밖에 없도록 스스로를 가뒀다.

 

박테리아에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체는 자극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 자신을 통제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우리를 통제하고 있는 상황의 힘을 인정하고 그것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빅토르 위고나 이외수 선생처럼 상황의 힘을 이용해 어쩔 수 없이 결심을 실천할 수밖에 없도록 자신을 속박하는 방법을 심리학에서는 가두리 기법(Enclosure Technique)이라고 한다.

 

 

 재테크를 위해 종잣돈을 모으고, 커리어 관리를 위해 영어공부를 하겠다고 굳게 결심해놓고 지지부진한 사람들이 많다. 돈과 시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한다고 생각하면 절대 돈을 모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시간이 남을 때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영원히 공부할 수 없다. 돈이 다른 곳으로 새는 것을 막고 저축을 하고 싶다면 신용카드 사용한도를 하향 조정하고 수입 중 일정액이 적금통장으로 미리 빠져나가도록 자동이체를 신청해둬야 한다. 마찬가지로 공부를 하고 싶다면 시간이 날 때 하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퇴근 직후 수강해야 하는 영어학원부터 등록해야 한다.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다면? 첫 교시 수업을 수강하거나 새벽 스터디 모임의 간사 일을 자청하면 된다.

 

다리에 불을 질러 퇴로를 차단하자

 

나폴레옹은 죽음을 무릅쓰고 싸우기 위해 부관에게 건너왔던 다리를 불 지르라고 명령했다. 줄리어스 시저 역시 죽기 살기로 싸우기 위해 육지에 도착하면 타고 왔던 배에 불을 질렀다. 한 고조의 명장 한신도 전세가 불리해지면 병사들이 도망칠 궁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강물을 뒤로 배수진을 쳐서 전쟁에서 이겼다. 진나라의 영웅 항우도 병사들이 도망갈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타고 돌아갈 배를 침몰시켜 불리한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기에파부침선(破釜沈船)’이란 말이 생겨났다. ‘퇴로차단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쟁영웅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했던 최고의 전략이다.

 

 

 

얼마 전, 아내가 아침부터 요란하게 대청소를 시작했다. 평소 정신없이 어질러져 있던 화장대 물건들을 흔적도 없이 몽땅 치우는 것을 시작으로 거실 소파며 탁자를 모두 한쪽으로 밀어놓고 평소에 잘 닦지 않던 소파 밑과 문턱, 베란다 유리창까지 구석구석 닦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내가 의아해하면서 웬일이냐고 묻자 아내는 친구들을 집에 초대했다며 가만히 있지만 말고 어서 도우라고 역정을 냈다. 그래서 내가친구들인데 좀 지저분하면 어때서! 그냥 대충대충 하자”고 했더니 아내는 이렇게 내 말을 받았다. 사실 친구들을 초대했기 때문에 청소를 하는 게 아니라 청소를 하기 위해 친구들을 초대했다는 게 더 맞을지 몰라요.”

 

밖에서 만날 수도 있는 친구들을 굳이 집으로 초대해 하기 싫은 대청소를 주기적으로 해치우는 내 아내는 이미 알고 있었다. ‘가두리 기법을 적절하게 사용하기만 하면 마당 쓸고 동전 줍고, 도랑 치고 가재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 일을 할 수밖에 수 없도록 이렇게 단단히 쐐기를 박아두는 게 좋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당장 고통을 주는 일이라면 별짓을 다 해 피하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이다. 아무리 하지 말아야 할 일도 그 순간 쾌감을 주는 일에는 마음이 혹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니까 정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퇴로를 차단하고 스스로를 가두고라도 그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야 한다. ‘옳은 이유만으로 실천할 수 없다면어쩔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 실천하면 된다.

 

안철수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바이러스 백신을 연구할 때 최대의 고민은 바로 백신개발에 필요한 최첨단 기술을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꾀를 냈습니다. 잡지사에 전화해서 최신기술에 대한 기사를 연재하겠다고 했어요. 당시 그것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지만 매번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원고 마감까지 자료를 찾고 원고를 쓸 수밖에 없었어요. 그 일을 계기로 그 분야에 대해 잘 알게 됐고 덕분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위대한 기업가, 신화 속 영웅도  ‘의지의 화신이 아니다

 

나폴레옹 등 역사적 인물이나 안철수 의원 같은 자수성가형 기업가 등은 보통의지의 화신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그들이 성공해 온 길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똑같이 활용할 수 있는퇴로차단법가두리법이 자리잡고 있었다.

 

트로이전쟁에서 승리한 오디세우스는 사랑하는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녀 키르케의 유혹에 빠져 가족들을 잊고 그녀와 동거를 하게 된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오디세우스는 키르케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고향을 향해 배를 띄운다. 그러나 고향으로 가려면 반드시 이타나 섬을 지나쳐야 하는데 그곳에는 달콤한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해 잡아먹는 바다 요정 세이렌 자매가 살고 있었다. 그 섬에는 부서진 배와 선원들의 뼈가 산처럼 쌓여 있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이 세이렌의 노래를 듣지 못하도록 밀랍으로 귀를 막게 하고, 자신의 몸을 쇠사슬로 돛대에 묶게 한 뒤 항해를 시작했다. 섬을 지나자 세이렌 자매는 여느 때처럼 달콤한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했다. 마법에 걸린 것처럼 세이렌의 유혹에 빠져든 오디세우스는 발버둥을 치면서 쇠사슬을 풀어달라고 명령하지만 아무도 그 명령을 듣지 못해 무사히 섬을 빠져나가게 된다. 비상경보를 의미하는 사이렌(Siren)이라는 단어는 이렇듯 유혹을 상징하는 바다 요정 세이렌(Seiren)에서 기원했다.

 

애플의 CEO였던 고()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다. 그는 한때 봉급으로 1달러만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한 은행장도 취임하면서 월급으로 1원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한 유명 유원지의 경영을 의뢰받은 CEO 역시 흑자가 날 때까지 월급을 100원씩만 받겠다고 선언해 세간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세계적인 광고회사 사치앤사치의 CEO 케빈 로버츠는 메리퀀트라는 회사에 이력서를 내면서 6개월간 전임자 월급의 절반만 받겠다면서 그 후에는 자신의 능력을 보고 판단하라고 제안했다. 스티브 잡스는 정말 1달러만 받고 싶어 그랬을까? 그는 나중에 회사를 회생시켜 스톡옵션으로 몇 백만 달러의 수입을 챙겼다. 그 은행장도 월급 1원씩만 받았을까? 그 역시 스톡옵션으로 엄청난 보수를 받았다. 유원지 경영자는 지금도 한 달에 100원씩만 받고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그렇다면 케빈 로버츠는? 세계적인 경영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그들은 왜 1달러, 1, 100원만 받겠다고 했을까? 우리보다 욕심이 없어서 그랬을까? 결코 아니다. 그들은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얻어내려면 배수진을 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전직 은행가인 영국인 제프 스파이스(58)의 사례도 흥미롭다. 그는 금연을 위해 집은 물론 전기나 물도 없는 진짜 무인도인 스카라바이 섬으로 들어가 직접 불을 피우며 텐트에서 생활하기로 했다. 그는 신문팔이 시절이던 13세 때부터 담배를 피워 하루 30개비씩 43년 동안 담배를 피웠는데 그동안 니코틴 패치, 금연 껌, 책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금연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담배와 완전히 단절된 무인도로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그는 생필품 몇 가지와 120권의 책을 담은 스마트 기기만 가지고 무인도로 들어가면서 혹시 배로 그 섬 근처를 지날 때 경적을 울려주거나 손을 흔들어 응원해주면 그의 도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고 이번만은 반드시 금연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면 그쪽으로 도망칠 수 있는 퇴로를 차단하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도록 가두리를 설치하자. 한두 달이 지나면 자신이 이룬 성과에 놀라게 될 것이다. 몇 년이 지나면 그동안 이룬 성과가 너무 엄청나 기절할지도 모른다.

 

사례 1

 

 선생님, 저는 수업에 꼭 몇 분씩 늦는 못된 버릇이 있었어요. 이전에는 그걸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학기 초 출근시간과 연봉의 관계에 대한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지각 버릇을 고치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은 제 여자친구와 함께 아침에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모닝콜을 하기로 약속하고 그렇게 실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각을 하면 절대로 교수님께 출석체크를 해달라고 요청하지 않기로 둘이 약속했습니다. 스스로 결석처리를 한 것이죠. 지각 버릇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조금 늦더라도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사례 2

 

 어머니는 돈이 없어도 우선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는 땅이나 건물을 대출을 받아서 사 놓으신 후 못 갚으면 지금까지 쌓아 놓은 모든 것을 잃게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갚아 나가신다. 지금까지 계속 성공하셨고 금액 면이나 규모 면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쓰고 난 뒤에 저축을 할 수 없듯이 시간도 마찬가지다. 꼭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그것을 위한 시간부터 빼내야 한다.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고 있던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피아노 선생님께 당장 전화를 걸어 수업시간을 정했다.

 

사례 3

 

1230일 종무식 때 전 직원 1분 스피치 시간을 통해 금연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먼저 선언을 하기 전에 나와 관계된 공간 속의 담배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치우고 책상과 컴퓨터, 다이어리 등에 가족들의 사진을 붙여놓고내가 죽으면 우리 가족들은?’이라는 문구와금연이라는 문구를 적어 붙였다. 마지막으로 내가 담배를 피우는 것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 있다면 일주일간 동남아 여행을 할 수 있는 여행 상품권을 제공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이번이야 말로 의지박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보일 것이다.

 

사례 4

 

 왜 스스로를 가두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스스로의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서는 참고 이겨내는 것이 진정한 노력이라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근데 가두리 기법을 보니 내 생각이 정말 단순했다. 고양이가 생선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면 고양이를 생선가게에 놔두어도 스스로 유혹을 참아낼 줄 알아야 하고 그리하여 생선을 먹지 않는다면 진정 목표 달성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생각을 바꿨다. 너무너무 하고 싶은 컴퓨터 게임을 끊기 위해 컴퓨터 게임 및 시간을 설정하는 프로그램을 구입했고 그로 인해 이제는 게임을 할 수 없게 됐다. 자동 차단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친구에게 게임을 하면 돈 50만 원을 준다고 약속을 했을 뿐 아니라 10가지 정도의 플랜-B를 동시에 걸어 놓으니 성공했다.

 

 

이민규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lmk@ajou.ac.kr

필자는 단국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심리학과에서 임상심리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군에서 징병 선발과 심리검사 담당 장교로 복무한 후 서울대 학생생활연구소에서 카운슬러로 일했다. 아주대 부설 아주심리상담센터 소장을 지냈다. <행복도 선택이다> <실행이 답이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 <네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 <생각을 바꾸면 공부가 즐겁다>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로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1%만 바꾸면 된다는 삶의 철학을 널리 퍼트려 ‘1% 행동 심리학자로 불린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