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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소비자가 강자인 미래 사회

유창조 | 111호 (2012년 8월 Issue 2)



1990년대 본격화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웹의 상업적 적용은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변화시키고 있다. , 과거 기업에서 소비자(또는 정부에서 국민으로)로 메시지가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형태가 소비자가 메시지 교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바뀌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통신기술은 소비자들에게 개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제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은 과거 범위의 경쟁에서 속도와 개별화의 경쟁(적시의 정보제공 및 개별화된 메시지의 생성 능력)으로 바뀌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의 시기에 소비자 역할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들 중에서 선택하는 수동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 이제 소비자는 생산에 참여하거나 판매역할을 수행하기도 하고 새로운 소비문화를 스스로 생성하기도 한다. 이제 소비자는 과거에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수동적 위치에서 기업 및 관련 구성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시장의 주인임을 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과는 다른 새로운 미래 사회를 예고하고 있는데 의례적 전통의 변화과정에 관한 모형은 새로운 미래사회를 예측하는 단서를 제공해 준다. , 뉴미디어와 혁신기술의 등장함에 따라 과거의 질서(산업 간 분리,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 등)가 무너지면서 무경계성이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무경계성은 기업 관리자들에게 경쟁범위에 새로운 시각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기업의 경쟁범위가 산업 내외에서 인식됐다면 미래 사회에선 소비자의 경험 영역에서 인식돼야 한다. 예를 들어, 서로 전혀 다른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프로야구와 놀이공원은 소비자의 여가 경험이란 인식 속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새로운 전통이 정립되면 지위의 역전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역전현상의 본질은 소비자의 주도성이다. 소비자는 과거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수동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이제 기업과의 교환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를 원한다. 소비자는 소비를 경험할 때 주인공임을 느끼기 원하는 것이다. 만일 소비자가 주인공임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 그들은 더 이상 기업과 관계를 갖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미래 사회에서 기업이 추구해야 할 핵심역량은 소비자를 무대의 주인공으로 초대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예를 들어, 모든 국민이 월드컵의 길거리 응원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배경엔 ‘12번째 선수라는 개념이 있었고 국민들을 무대의 주인공으로 초대한 창의적인 소수가 있었다. 당시 국민들은 단순히 국가대표 축구팀의 경기를 관람한 것이 아니라 선수와 함께 그라운드에서 뛴다는 주인공의식을 느꼈고 그래서 더 열광했던 것이다.

소비자가 우월적 지위를 갖는 미래 사회에서 기업은 소비자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한다. 약자인 기업은 강자인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소비자들에게 사업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최근 기업 활동에서 사회가치의 공유가 화두가 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기업은 이윤만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사업을 해야 하는 것이다.

 


 

유창조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한국마케팅학회장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niversity of Oregon에서 MBA, University of Arizona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국대 경영대학장 및 경영대학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마케팅학회 회장이다. 소비자 행동, 마케팅 전략, 광고 및 커뮤니케이션이 연구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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