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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하vs. 포인트추가, 신뢰감 주는 길은 어딜까?

유시진 | 110호 (2012년 8월 Issue 1)






가격인하 vs. 포인트 추가, 신뢰감 주는 길은 어딜까?

Based on “The Impact of an Item-Based Loyalty Program on Consumer Purchase Behavior” by Jie Zhang and Els Breugelmans (2012,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49 (Feb.) pp. 50-65)

 

왜 연구했나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은 산업의 종류에 관계없이 가장 핵심적인 마케팅 수단 중의 하나다. 기업들은 일시적 가격 인하, 추가 선물 증정, 1+1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학자들은 이를 마케팅 믹스의 필수 요소인 4P 중의 하나로 분류해 Promotion(판매촉진)이라는 이름으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시적인 판촉보다는 장기적인 고객관계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로열티 프로그램(: 항공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들이 전통적인 판촉과 함께 사용돼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도구로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는 오늘날, ‘남들이 하니 나도 하자는 식의미 투(me too)’ 전략은 경쟁 우위 확보보다는 마케팅 비용만 증가시킨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로열티 프로그램과 일시적 가격할인이라는 수단을 결합한 전통적인 판촉 정책이 고객의 구매를 증가시키고 고객과의 거래 관계를 유지시키는 데 얼마나 효율적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들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품목별 로열티 프로그램(IBLP·Item-Based Loyalty Program)’이라는 판촉 형태가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와 실행 기업의 경영 성과에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규명할 수 있는 이론과 모형을 개발하고 이를 실제 기업 사례를 통해 검증해 보고자 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소매상이 실시하는 전통적인 로열티 프로그램은 구매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정률의 포인트(: 구매액의 0.5%)를 적립해 주고 이 적립 포인트가 어느 점수 이상이 되면 향후 구매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IBLP란 이러한 기본 구조를 유지하되 보통 소매상에서 실시하는 판촉성 가격 할인을 포인트 부여라는 형태로 대치해 로열티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도를 증가시키고자 하는 정책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특정 상품에 대해 30% 가격 인하를 하는 대신 300점의 특별 포인트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본 연구에서 저자들은 이러한 판촉 및 로열티 프로그램 정책의 전환이 가져오는 효과를 소비자들의 (1) 해당 소매상에 대한 방문율 (2) 방문 횟수당 구매액 (3) 해당 로열티 프로그램에 대한 가입률 (4) 경쟁 소매상의 판촉에 대한 민감도 등으로 나누어 검증했다. 이를 통해 IBLP로의 전환이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과 해당 소매상의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들은 0.5%의 적립률을 가진 전형적인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던 유럽의 한 온라인 마트가 2005 9월 실시한 정책적 전환에 주목했다. 2004 1월부터 2006 4월까지 총 120주 동안 총 2104가구1)의 모든 구매 자료를 확보했고 해당 소매상의 SKU2)별 정규 가격, 가격 할인, 포인트 프로모션 등 마케팅 자료를 축적했다. 이를 통해 IBLP라는 새로운 정책의 실시가 소비자의 구매행동과 기업성과에 미친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모형을 검증했다. 해당 자료를 활용해 소매상 방문 및 구매액에 대해서는 로짓 모형과 결합된 회귀 모형을, 로열티 프로그램 가입에 대해서는 비례위험 모형(Proportional Hazard Model)을 적용해 추정했고 소비자 간의 이질성을 고려하기 위해 유한혼합 모형(Finite Mixture Model)을 활용해 총 4개의 고객 집단에 대해 개별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또한 새로운 판촉정책 시행 전과 후의 공평한 비교를 위해 해당 소매상의 다른 형태의 판매촉진(: 광고 등), 공급업자의 정책, 경쟁사의 판촉 등에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거나 추정 모형에 반영해 제대로 통제될 수 있도록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 논문의 발견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새로운 로열티 프로그램(IBLP)의 효과는 주로 소비자들의 소매상 방문율 증가에 의해 나타났다. IBLP 실시 이후 소비자들의 방문율은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나 평균 구매액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IBLP 실시 후 소비자들은 같은 경제적 혜택의 가격 할인보다는 추가적인 포인트 부여라는 판촉 형태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한 경쟁사의 판촉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 IBLP는 고객들을 더잡아두는 (lock-in)’ 효과를 가져왔다.

IBLP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감소시키고 새로운 고객의 로열티 프로그램에 대한 가입률을 증가시켰으며 새롭게 가입한 고객들은 기존 고객들에 비해 더 큰 관성, 즉 포인트가 쌓일수록 더 구매하는 행태를 보였다. 

● 시뮬레이션 결과 해당 소매상은 IBLP 실시로 인해 약간의 매출 증가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실시 전에 비해 다른 형태의 판촉 빈도가 줄었음에 기인한 것으로 만약 조건이 같았더라면 좀 더 유의미한 매출 증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의 교훈은

잦은 가격 할인이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를 상승시키고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켜 마케팅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은 많은 연구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는 업계의 상식이다. 전통적인 로열티 프로그램의 효과가 의심되고 있는 이때 가격할인 대신 로열티 프로그램의 포인트를 활용하는 판촉이 정책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즉시적인 현금 할인에 비해 혜택이 미뤄지는 판촉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어느 정도 클 것인지는 산업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므로 그 유효성에 대한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와 같이 소비자들이 판촉에 더 집중하고 민감해 진다는 사실은 자칫 나의 손을 벨 수도 있는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 판촉의 빈도가 줄어들 경우 자칫 매출 하락과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적의 판촉 빈도나 수준에 대한 검토가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1) 새로운 정책 실행 당시 이 중 1429가구는 로열티 프로그램 가입자였고 나머지는 미가입자였다.

2) Stock Keeping Unit의 약자로 상품의 최소 관리 단위를 말한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hijinyoo@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직무만족 떨어지기 시작하면인재이탈 주목하라
 

 

Based on “The power of momentum: A new model of dynamic relationships between job satisfaction change and turnover intentions” by Chen, G., Ployhart, R. E., Thomas, H. C., Anderson, N., & Blise, P. D.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2011 vol. 54, no. 1: 159-181)

 

왜 연구했나

인재전쟁(war for talent)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은 역량 있는 인재의 확보와 유지에 부심하고 있다. 여러 컨설팅 기업들이 핵심인재 확보와 관리를 위한 처방을 내놓고 있으며 경영진은 직원들의 긍정적인 직무태도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인재들의 이직은 계속되고 있다. ‘일하고 싶은 직장(GWP)’ 평가에서 지난 6년간 세 번이나 1위를 차지할 만큼 완벽한 근무조건을 자랑하는 구글(Google)조차도 COO였던 셰릴 샌드버그(S. Sandberg)를 비롯한 많은 인재를 페이스북(Facebook)에 내줬다. 삼성전자, NHN 같은 국내 유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환상적인 근무조건과 처우로 높은 직무만족을 보이던 직원들이 왜 직장을 떠나는가?

 

무엇을 연구했나

메릴랜드대의 첸(G. Chen) 교수 연구팀은 일정 시점의 직무만족 수준이 아니라 변화양상이 문제라는 점에 주목한다. 직원이 경험하는 직무만족은 친한 동료의 이직이나 담당 업무의 변동과 같은 상황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따라서 절대적인 수준은 여전히 높더라도 직무만족이 과거에 비해 하락한다면 이것이 이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무만족도를 5점으로 측정했을 때 4점의 만족도를 보이는 A B, 두 명의 직원이 있다. 두 사람의 현재 만족도는 똑같이 4점이지만 A 5점에서 4점으로 하락했고, B 3점에서 4점으로 상승했다. 이때 A는 비록 직무만족의 절대수준은 높더라도 만족의 감소를 경험하게 되면 이러한 추세가 향후에도 계속되고 자신이 이를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돼 결국 이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직무만족의 절대수준이 높더라도 하향 추세에 있는 직원이 만족수준은 낮아도 상승추세에 있는 직원보다 이직행동과 더 관련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아울러 직무만족의 변화가 향후의 직무특성, 경력기회, 동료관계 등에 관한 직무기대(work expectation)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다시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 매개관계인지를 검증했다. 이러한 효과가 신입자보다는 조직의 상황과 직무역할을 명확히 알고 있는 기존 직원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지 살펴봤다.

 

어떻게 연구했나

연구팀은 첫 번째 연구에서 군(미군, 영국군)과 민간 컨설팅 기업 등 3개 조직을 대상으로 3회에 걸쳐 직무만족과 이직의도를 측정하고 이것이 실제 이직으로 연결되는지를 조사했다. 이 방식은 직무만족과 이직의도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시간순으로 3회를 측정했지만 양자를 같은 시점에서 측정했으므로 이직의도가 직무만족에 반대로 영향을 줬을 가능성(역인과성·reverse causality)을 배제할 수 없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이직의도를 네 번째 시점에서 측정함으로써 1회부터 3회까지 측정된 직무만족의 변화가 이직의도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지를 정확하게 알아봤다. 응답자는 85명의 야간 MBA 학생이었으며 자신이 다니는 직장과 직무에 대해 2주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직무만족, 이직의도, 자신의 직무가 향후 더 나아질지, 아니면 악화될지에 대한 기대(직무기대)를 측정했다. 아울러 응답결과가 근속년수(tenure)에 의해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번째 연구결과, 3개 조직 모두에서 직무만족 수준이 일정할 때 직무만족의 변화는 이직의도의 변화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이직의도의 변화는 실제 이직으로 연결됐다. ,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만족의 정도가 아니라 변화의 정도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어서 보다 엄격한 연구설계를 취한 두 번째 연구에서도 직무만족의 평균수준은 이직의도의 변화와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3회에 걸쳐 측정된 직무만족의 변화는 이직의도의 변화에 영향을 줬다. , 직무만족이 감소하면 이직의도는 증가했고 그 역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직무만족의 이러한 영향은 결국 자신의 직무상황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직무기대에 의한 효과라는 점이 밝혀졌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효과는 근속년수가 낮은 직원보다는 높은 직원들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국 연구팀은 직무만족의 가파른 변화가 이직의도의 변화를 초래하며 이것이 실제 이직으로 이어진다는 연관관계를 명확히 보여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2011
년 대한상의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 직장인 중 이직을 준비 중인 사람이 18%, 이직절차를 진행 중인 사람이 24%에 달한다고 한다. 조직은 이직으로 말미암아 이직자가 받던 보상의 수배에 달하는 손실을 입는다. 따라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직원들의 직무만족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는 한 시점에서의 직무만족 수준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 전망이론(prospect theory)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익(gain)보다는 손실(loss)에 더 큰 가중치를 부여한다. 그러므로 직무만족의 증가보다는 감소가 이직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사람들의 인지적 경향을 고려할 때 초기의 직무만족은 향후의 직무만족을 해석하는 준거점이 되며 과거의 직무만족에서 더 멀리 벗어남을 느낄수록 자신의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기업과 관리자가 주시해야 할 것은 직무만족이 감소하는 변화의 모멘텀(momentum)이다. 이런 점에서 외부기관의 도움을 받는 전사적인 일회성 직원만족도 조사보다는 부서 수준의 간단한 만족도 측정을 정기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직원들의 향후 행동을 예측하는 데 훨씬 유용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현재의 직무만족 수준이 낮더라도 그것이 상승추세에 있는 직원은 향후 직무기대를 높이게 되고 결과적으로 조직에 잔류하게 될 것이다. 

한편 본 연구에서 밝혀진 변화의 효과가 근속년수가 많은 직원에서 더 뚜렷하다는 것은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은 채용단계에서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좋은 처우와 경력개발 기회, 양호한 근무조건 등 온갖 노력을 기울이지만 채용된 후 기존 직원들에게는 그만한 투자를 하는 데 인색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와 인사부서는 이미 한 식구가 된 직원들에게도 끊임없이재리쿠르팅(re-recruiting)’ 노력을 기울인다. 이것은 당신이 우리 회사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이고 함께 일하고 싶은 훌륭한 동료인지, 그리고 다른 누구도 당신을 대신할 수 없다는 확신을 기존 직원에게 심어주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일상적인 리쿠르팅 노력과 일관성 있는 관리, 공정한 보상 등이 지속될 때 직원들의 직무만족 수준은 유지되거나 상승할 것이다. 직무만족은 직원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바이탈 사인(vital sign) 중 하나이다. 능력 있는 의사라면 환자의 바이탈 사인이 변화하는 것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크고 작은 선거 때마다 지지율이 뒤처졌던 후보가 역전하는 결과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역전은 상승추세의 힘에서 비롯된다. 현재, 두 후보의 지지도가 40%로 같더라도 한 달 전 50%의 지지도에서 40%로 떨어진 후보보다 30% 지지도에서 40%로 올라간 후보가 결국 승리하게 되는 원리다. 변화의 모멘텀이 중요한 것은 기업과 경영의 세계만은 아닐 것이다.

 

 

 

정명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myhoc@ewh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된 연구 분야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창의성과 집단성과 등이다

 

 

민감한 외부의 눈 갖춘 에어버스, 내적결함 놓쳤다

Based on “IT and firm agility: An electronic integration perspective” by Salman Nazir and Alain Pinsonneault, (Journal of Association for Information Systems, Vol 13. No 2., 2012)

 

왜 연구했나

정보기술(IT)이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주장과 실증적인 증명은 많이 이뤄져 왔다. 그런데 좀 더 구체적으로 정보기술이 기업의 경쟁력을어떻게혹은어떤 과정을 거쳐서향상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할 부분이 많다. 이 논문에서는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인민첩성(agility)’에 정보기술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사례를 통해서 분석하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기업의 민첩성이란 시장과 환경의 변화에 기업이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를 말한다. 당연히 민첩한 기업은 경쟁력과 생존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민첩성은 크게 두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첫째, 시장과 환경의 변화를 읽는 감지(sensing)와 둘째, 이러한 변화에 응답해서 자신의 전략과 행동을 바꾸는 반응(responding)이다. 저자들은 이 두 가지 요소 중에서 정보기술의 종류에 따라서 지원하는 요소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래서 정보기술 중에서 감지를 향상시키는 정보기술은 외적 통합(external integration), 반응을 향상시켜주는 기술은 내적 통합(internal integration)이라고 분류했다 

외적 통합 정보기술은 기업이 외부의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입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시장정보를 획득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이나 공급사슬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공급사슬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 시스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 사례로 Dow Chemical에서는 시장과 공급사슬의 정보를 좀 더 잘 얻기 위해 자신의 시스템을 고객사와 공급업체의 시스템에 직접 연결하고 개방했다. 그래서 고객이 직접 주문을 할 수도 있고 공급업체가 자신의 어카운트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직접 커뮤니케이션도 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시장의 트렌드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됐고, 또한 시장의 니즈와 원하는 제품을 빨리 알 수 있게 됐다. 이런 것이 외적 통합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서 내적 통합 정보기술은 기업 내부의 업무처리를 통합하고 조정함으로써 좀 더 효과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또한 내부의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의 지식을 잘 엮어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최근에 많이 도입된 ERP 등이 기본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한 공조기 제조회사에서는 설계부서와 제조부서의 효과적인 협업을 위해서 특별한 CAD시스템을 도입했다. CAD시스템은 단순히 부품과 제품의 수치나 재질뿐 아니라 설계과정에서 중요한 정보(제품의 요구 내구성, 사양, 필수 기능 등)와 제조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부품의 정렬과 조립 순서, 조립이 어려운 부품의 위치 표시 등)를 같이 표시함으로써 설계부서와 제조부서의 커뮤니케이션을 표준화하고 협업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기술이 내적 통합 정보기술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 논문에 따르면 외적 통합 정보기술은 외부의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흡수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기업이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내적 통합 정보기술은 기업활동의 조정(coordination)과 연동(coupling)을 향상시킨다. , 기업활동에서 내적 통합 정보기술을 잘 사용하는 경우 기업 활동이 유기적으로 진행돼 효율성이 높아지고 긴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또한 기업 내부의 지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업 조직을 하나로 묶어서 유기적으로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기업의 외부, 내부통합의 정도에 따라 아래 그림과 같이 기업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감지 위주의 기업은 외적 통합 정보기술이 잘 갖춰져 있어서 시장의 변화를 신속히 감지하고 이에 따른 사업기회를 잘 포착할 수 있는 반면에 이의 실행에 필요한 내적 통합 정보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업의 실행에서 많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반대로 반응 위주의 기업은 내부 통합 정보기술이 잘돼 있어서 어떤 일의 실행은 효율적으로 할 수 있지만 외부 통합 정보기술이 부족한 관계로 시장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늦다. 산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민첩한 기업은 내부, 외부 통합 정보기술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감지 위주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에어버스 회사를 들 수 있다. 에어버스 회사는 수많은 파트너회사와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서 시장의 변화에 잘 반응해 왔다. 시장에서 초대형 여객기에 대한 수요를 감지하고 개발한 A380이 대표적인 예인데 이 A380은 에어버스 내부통합의 문제점 또한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여객기는 개발 단계에서 전자부품의 호환성 문제로 인해 여러 차례 지연됐다. 내부의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잘 지원하는 내적 통합 정보기술이 잘 작동했다면 피할 수 있는 문제였다. 

반응위주 기업의 사례로는 Stryker Osteosynthesis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정형외과 수술에 사용되는 첨단 의료용품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로 최근에 ERP시스템을 구축해 세 곳의 제조공장과 물류센터를 매우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ERP시스템은 물류센터에서 세 곳의 제조공장의 재고와 물류, 그리고 회사 전체의 재무적 정보를 빠르고 정확히 볼 수 있게 해줬다. 그러나 시장과 공급업체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는 그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업체의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생산량이 필요 이상으로 널뛰기하는 소위채찍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Stryker의 경쟁력을 잠식했다. 

민첩한 기업의 대표적인 예는기술 회사에서솔루션 제공회사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IBM이다. 이 회사는 내부뿐 아니라 외부와도 잘 통합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고객이 회사 웹사이트에 방문하는 순간부터 이 고객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제시하도록 돼 있다. 또한 고객의 주문과 요구사항을 전사적으로 공유하면서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우리는 이 논문을 통해서 정보기술이 기업의 민첩성에 어떤 과정을 통해서 영향을 미치는지를 좀 더 잘 이해할 수가 있다. 마이크로 수준에서 보면 정보기술이 기업에 제공하는 역할은정보의 수집, 처리, 저장으로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매크로 수준에서는 다른 종류의 정보기술은 전혀 다른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경영자는 어떤 정보기술이 자신의 기업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까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그 정보기술이 외적 통합을 하는 것인지, 내적 통합을 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 보는 것도 유용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자라면 자신의 기업의 전략적 방향이 무엇인지를 염두에 두고 현재 자신의 기업에서 부족한 것이 외적 통합인지, 내적 통합인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회사가 어떤 정보기술을 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정보기술에 관련된 의사결정을 위한 좋은 가이드라인으로 보여진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자원기반이론, 이젠 무형자원까지 계량한다
 

Based on “The future of resource-based theory: Revitalization or decline?”, by J. Barney et al. in Journal of Management, 2011, 37(5), pp.1299-1315.

 

왜 연구했나

1960년대 이후 학자들은 기업의 경쟁우위 원천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했다. 가장 대표적이며 광범위하게 활용된 기법으로 S(Structure)-C(Conduct)-P(Performance) 모델을 들 수 있다. 기업을 둘러싼 외부환경, 특히 위협과 기회를 잘 분석하고 파악해 기업 활동을 수행하는 데 최적인 산업환경을 파악하거나, 혹은 기업이 직면한 산업환경에 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 실행에 옮길 경우 만족할 만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모델은 산업의 수익성, 개별기업의 이익률이 산업구조의 영향을 받으며 가장 중요한 경쟁전략은 매력적인 산업 환경이나 구조를 발견하고 이에 맞게 회사나 산업의 환경을 바꾸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 특히 마이클 포터 교수는 매력적인 산업을 규명할 수 있는 유명한 5대 요인 모델(Five Forces Analysis)을 제안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경제학에 기반을 둔 S-C-P 모델에 배치되는 모델이 자원기반이론(resource-based theory)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전략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핵심이론 중 하나이다. 기업의 경쟁우위 원천은 매력적 산업구조를 파악하고 여기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기업이 모방하기 어렵고 희소하며 가치 있는 경영 자원(resource)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자원기반이론은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자원과 능력을 규명하고 이것이 기업 성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설명하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이론으로 인해 기업의 외부적 위협과 기회를 분석하는 것 못지않게 기업의 내부적 강점과 약점의 분석이 크게 부각됐다. 지난 1991년 저명학술지인 <Journal of Management>의 특집(special issue)을 통해 이 이론이 소개된 이후 최근까지 20여 년 동안 자원기반이론은 경쟁우위의 원천을 규명하고자 하는 많은 연구들의 이론적 토대로서 그동안 등한시됐던 핵심역량, 인적자원, 조직자원 등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이들이 기업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규명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최근 <Journal of Management>는 자원기반이론의 지난 20년을 재조명하는 특집을 발간했다. 경영전략을 공부하거나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2011 9월에 출간된 이 특집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전략경영연구, 특히 자원기반이론이 다른 경쟁전략이론들과 어떻게 융합되고 대비되면서 발전해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전략이론의 한 축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먼저 자원기반이론의 등장 배경과 이론의 핵심에 관해서 기술하고 있다. 1991년의 특집을 통해 자원기반이론의 핵심인 자원과 핵심역량의 개념이 상세히 소개돼 있으며 10년 후인 2001년의 특집에서는 이 이론이 경제학, 인적자원관리, 마케팅, 국제경영 분야의 연구에 어떻게 응용돼 있는지 대표적 논문들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연구를 거듭하면서 개념과 측정방법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자원기반이론은 관점(view)에서 명실상부한 이론(theory)으로 승격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식기반이론(knowledge-based view)이라는 더욱 정교해진 이론적 개념이 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배경도 설명하고 있다. 2011년의 특집에서는 자원기반이론이 경영학과 실무에 기여한 바를 크게 5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다른 이론과 차별화될 수 있는 부분으로는 먼저 비교적 다른 이론과 융복합적으로 응용돼 실무진의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는 데 있다. 기업 간, 특히 경쟁사와 경쟁이 아닌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음이 다양한 산업군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되면서 그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협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음이 경영 실무자들에게 인정받기까지 이 이론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다각화를 설명하는 데 기존의 산업구조이론과 제도경제이론과 융합을 통해 실무자들이 실감할 수 있는 설명을 도출해 내는 데 기여했음을 기술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략적 판단의 기준이 기업의 내재적 가치와 자원을 분석해내는 데 있다는 주장이 전략수립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됐고 방어적, 제지적 차원의 전략이 아닌 주도적 공격적 차원의 전략수립이 크게 각광받을 수 있는 원인을 제공했다. 

둘째,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식, 자원 기술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와 관련해 관리자의 역할과 관리방식이 부각됐고 취득한 지식, 자원, 기술을 어떻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과 구체적인 과정, 절차에 대해 많은 제안을 했다. 이와 관련해 기업의 지배구조, 기업가적 기질, 자원의 성격 등과 연관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실질적으로 기업의 입장에서 시사점하는 바가 큰 변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인적자원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단지 가치 있는 인적자원을 개발, 취득하는 것뿐 아니라 기업에 내재돼 있는 경험, 조직 내 개인과 그룹을 둘러싼 다양한 심리적 요소들이 기업의 수익창출에 영향을 미치고 기여하고 있는지 이 이론을 통해 활발히 논의됐다. 동시에 기업 환경이 다른 해외시장에서는 이 같은 특성들이 수익창출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국제경영 분야의 연구영역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넷째, 지난 2000년 이후 기업의 큰 화두의 하나는 지속가능한 경쟁우위(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환경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적으로 기업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의 실현은 모든 글로벌기업의 당면한 숙제가 됐다. 아울러 과연 어떤 형태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이행하는 것이 수익창출에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CSR의 효과성 이슈 역시 기업의 주된 관심사이기도 했다. 자원기반이론을 옹호하는 많은 학자들은 CSR을 기업의 핵심 자원으로 만들어 내부의 각 단계별 가치사슬에 내재화할 수 있는 방안을 활발히 연구한 공로를 세웠다.

마지막으로 자원기반이론은 기업의 암묵적 지식, 경험, 신뢰, 무형자산 등 그 가치를 계량화하기 힘든 자원들의 내재적 가치를 MAP(multidisciplinary assessment process) 같은 기법들을 통해 측정하는 데 기여했다. 이전까지는 이 이론의 한계로 인식돼온 다양한 무형자산의 측정을 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개인과 기업 수준에서의 많은 실증연구가 진행돼 오면서 이론이 더욱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 

자원기반이론은 지난 20여 년 동안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경쟁우위를 획득하기 위한 학계의 다양한 연구의 이론적 수단으로써 큰 기여를 했다. 본 기고문에서 소개하는 논문을 포함해 2011 9월에 게재된 10편의 논문은 Wernerfelt, Peteraf, Hoskisson, Hart 등 자원기반이론을 발전시킨 세계적 학자들이 이 이론이 경쟁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 핵심이슈별로 기술돼 있으며 교양도서나 경영경제잡지를 통해 자주 접해왔던 다양한 경쟁전략 관련 개념들이 어떠한 학문적 논의를 거쳐 탄생됐는지에 관련된 해외논문들이 잘 정리돼 있다.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충분히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선물투자 전략, 모멘텀과 기간구조 결합하라

Based on: Tactical allocation in commodity futures markets : Combining momentum and term structure signals by Ana-Maria Fuertes, Joëlle Miffre and Georgios Rallis. (Journal of Banking & Finance, 34 (2010): pp. 2530-2548 )

 

연구배경

선물(futures)이란 어떤 자산을 미래 특정한 시점에 특정한 가격(선물가격)으로 사거나 팔기로 약속하는 계약이다. 선물은 대표적인 금융파생상품이다. 선물계약은 미래 가격 변동에 따르는 위험을 미리 제거하거나 미래 변동성 방향을 예측해 차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상품 선물(commodity futures)은 자산 매니저들 사이에 대체투자수단 중 하나로 많이 이용된다 

상품 선물은 전략적/전술적 자산 운용 모두에 유용하다. 각종 연구 결과에서 상품 선물에 대한 투자전략을 잘 디자인하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면 많은 학자들이 상품 선물의 기간구조(term structure)나 모멘텀(momentum)을 활용해 비정상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이 같은 기존 연구를 확장해서 기간구조 전략과 모멘텀 전략을 동시에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즉 백워데이션 상태면서 과거에 수익률이 좋았던 상품 선물을 사고 콘탱고 상태면서 과거에 수익률이 나빴던 상품 선물을 공매도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그리고 이 같은 결합된 투자 전략이 아주 높고 안정적인 초과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배경지식

● 전략적 자산운용(Strategic asset allocation)이란 자산 배분 혹은 포트폴리오 구조에 대한 목표를 미리 정해놓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기적 혹은 부정기적으로 자산을 재배분하는 행위를 말한다. 자산 가격이 변하면 자산 간 배분 비율이 변하므로 때때로 조정이 필요하다. 전략적 자산운용의 목표는 고객의 요구나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다 

● 전술적 자산운용(Tactical asset allocation)은 시장의 단기적 투자나 거래 신호를 이용해 자산 배분 혹은 포트폴리오 구조를 신축적으로 조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전략적 자산운용보다 적극적인(active) 투자행위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상품 선물 포트폴리오에 대한 전술적 자산운용 전략을 제시한다 

● 상품가격 기간구조(term structure of commodity prices)란 다른 조건이 동일하고 만기가 서로 다른 선물들을 정해진 시점에서 관찰해 측정한 선물가격과 만기 간 관계를 말한다. 상품 선물의 대표적인 기간구조에는 백워데이션과 콘탱고가 있다 

●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이란 어느 시점에서 만기가 긴 선물(원월물)의 가격이 만기가 짧은 선물(근월물) 가격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이와 반대로 원월물 가격이 근월물 가격보다 높은 현상을 콘탱고(contango)라 한다. 아래 그래프는 백워데이션과 콘탱고의 예를 잘 보여준다

위 그래프는 2004 530일 원유와 금의 기간구조를 보여준다. x축은 만기, 오른쪽 y축은 배럴당 원유 선물가격, 왼쪽 y축은 온스당 금 선물가격이다. 원유는 멀리 떨어진 만기 선물(원월물)의 가격이 가까운 만기 선물(근월물)의 가격보다 낮다. 따라서 원유상품 가격의 기간구조는 백워데이션이다. 반면 금은 원월물 가격이 근월물보다 높다. 따라서 금상품 가격의 기간구조는 콘탱고다. 금은 거의 모든 경우 콘탱고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모멘텀(momentum)이란 주가의 추세를 말한다. 다시 말해 주가가 한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변동하는 경향을 모멘텀이라고 한다. 어떤 자산이 과거에 수익률이 좋았으면 양의 모멘텀을 가진다고 한다. 수익률이 나빴으면 음의 모멘텀이라고 한다.

● 상품선물투자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품 선물 지표의 움직임은 주식시장 지수의 움직임과 비슷하다. 둘째, 상품 선물 시장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비슷하지만 상호 연관성은 낮다. 상품 선물은 다른 투자자산과의 수익률 연관성도 낮다. 따라서 상품 선물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확보 및 분산 투자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셋째, 상품 선물 가격은 인플레이션과 밀접하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중요한 헤지 수단이다 

대표적인 상품 선물 투자전략에는 기간구조를 이용하는 방법과 모멘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첫째, 기간구조를 이용하는 방법은 주로 백워데이션 구조를 보이는 상품 선물을 사고 콘탱고 구조를 보이는 상품 선물을 공매하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백워데이션을 보이는 상품 선물의 경우 만기가 가까워올수록 가격이 오르므로 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positive roll return). 콘탱고를 보이는 상품은 반대다(negative roll return). 둘째, 모멘텀을 이용하는 방법은 과거 수익률이 좋았던 상품 선물을 사고 수익률이 나쁜 선물을 공매하는 방법이다(: 6개월 기준). 이는 과거 수익률 추세가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추정에 의거한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두 방법 모두 초과수익률을 내왔다고 알려진다.

 

어떻게 연구했으며 결과는 무엇인가

저자들은 1979 11일부터 2007 131일까지 37개 상품 선물의 일별자료를 분석했다. 자료는 데이터스트림(Datastream International)과 블룸버그(Bloomberg)에서 구했다. 그리고 모멘텀과 기간구조를 이용한 전략이 각각 초과수익을 낸다는 점과 이 둘을 결합한 전략이 더 높은 초과 수익률을 낸다는 점을 증명했다 

초과수익률은 다요인모형(multifactor model)을 사용해 측정했으며 이는 다음과 같다.

 

Rpt =a+βB(Rbt - Rft)+βm(Rmt - Rft)+Bc(RCt - Rft)+ε Pt

 

Rpt는 매수나 매도 또는 매수-매도를 통한 분석대상 포트폴리오 각각의 수익률을 의미한다. a는 초과수익률이다. Rft 3개월 만기 US T-bill(무위험이자율)을 뜻한다. Rbt는 미국의 채권지수, Rmt 는 미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S&P500 지수, RCt는 대표적인 상품지수인 S&P GSCI(Goldman Sachs Commodity Index)이다. 위 식을 통해 초과수익률(α)을 측정했다. 

단순 모멘텀 전략에서는 각각의 선물들을 이전 월평균 수익률 순위로 정렬했다. 그 다음 상위와 하위로 분리해 보유기간을 모니터링하며 분석했다. 단순 기간구조 전략에서는 백워데이션과 콘탱고를 구별해 분석했다. 강한 백워데이션을 가진 상품 선물은 매수, 강한 콘탱고를 가진 상품 선물은 공매한 후 수익률을 분석했다.

모멘텀만 사용한 전략에서는 평균 수익률이 10.53%, 초과 수익률이 10.14%였다. 기간구조만 사용한 전략에서는 평균 수익률이 12.28%, 초과 수익률이 12.66%였다. 모멘텀과 기간구조를 결합한 전략에서는 21.32%의 평균 수익률과 21.02%의 초과 수익률이 확인됐다. 즉 모멘텀 신호와 기간구조 신호를 결합한 전략이 각각의 방법을 사용할 때보다 2배가량 높은 수익률을 냈다.

 

시사점은 무엇인가

저자들은 모멘텀과 기간구조를 결합한 상품선물의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였다. 또한 단순히 수익률만 분석하지 않고 유동성이나 거래비용도 고려해 이런 요인들로 결과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였다. 이런 점에서 저자들의 전략은 실제 필드에서 활동하는 투자자들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저자들의 매수-매도 모멘텀&기간구조 전략은 매수만 하는 포트폴리오보다 리스크가 더 크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 부분을 감안해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 또한 절대 수익을 좇기보다는 구체적인 목표 수익률을 설정해 손절매(Stop-loss)와 같은 거래방법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사실 저자들이 소개한 전략이 새롭게 보이지는 않는다. 필자도 리먼브러더스에서 근무하면서 기간구조와 모멘텀을 동시에 고려한 투자전략을 만들고 헤지펀드 등과 해당 전략을 실행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잘 알려진 전략이라도 더욱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학술저널에 소개하는 것도 대단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한다. 국내 금융기관에도 뛰어난 퀀트가 많은데 이런 인력들이 연구 결과를 학술저널에 싣고 국내 금융기관의 역량을 대내외에 알려 마케팅과 투자자 교육에 활발히 활용해주기를 바란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 근무 후 이화여대와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삼성자산운용, 국제통화기금,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와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주 연구 분야는 비기술적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행동재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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